2026 다보스포럼 ‘대화의 정신’ 주제로 개막 … 200여개 세션 마련
트럼프 성토장 된 2026 다보스 포럼 “제국주의 야망 고개“
전세계 정재계 인사들이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한다는 세계경제포럼 (WEF) 연차총회가 지난 1월 19일 (현지시간)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막했다.

행사장소 이름을 따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WEF 총회는 올해 ‘대화의 정신’을 주제로 내걸고 닷새 동안 패널 토론과 정상급 특별연설 등 200여개 세션을 마련했다. 그러나 공식 행사보다 개막 이틀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유럽 8개국 추가관세를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이 벌일 장외 다툼에 관심이 쏠려 있다.
WEF에 따르면 56회째인 이번 총회에는 전세계 130여개 나라에서 약 3천명의 정치인과 기업인,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다. 주요 7개국(G7) 중 6개 나라를 포함해 국가 수반급이 65명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과 함께 그린란드 군사훈련에 병력을 보냈다가 10% 추가관세를 얻어맞은 유럽 8개국 중 독일·프랑스·네덜란드·핀란드 정상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나토) 사무총장도 참석한다. 그린란드 갈등의 직접 당사국인 덴마크 정부는 대표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그린란드 영유권과 추가 관세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럽 내에서도 대응 수위에 온도 차가 있어 뾰족한 돌파구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스위스에서는 외국 정상급 인사들을 위해 연방정부가 부담하는 막대한 비용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다. 일간 노이에취르허차이퉁 (NZZ)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이 행사 보안 조치에 매년 4천100만 스위스프랑 (약 757억원)을 쓴다. 올해도 다보스 반경 46㎞를 비행금지 구역으로 지정하고 임시 기차역을 만드는가 하면 행사장에 스위스군 전투기와 헬기, 저격수를 투입했다.
한편 WEF는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한다는 이유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초청을 취소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시작한 2022년 이후 공식적으로 행사에서 배제됐다.

이런가운데 다보스 포럼이 올해는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됐다.
1월 20일 (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WEF 연차총회에서 미국을 향해 “용납할 수 없는 관세를 영토 주권에 대한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국제법이 무시되는 법치 없는 세상으로 치닫고 있다”며 “세계 곳곳에서 다시 ‘제국주의적 야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유럽 정치인들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제국주의를 추구한다”는 표현을 수 없이 사용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러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자제해 왔는데, 이날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바르트 더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패널 토론에서 “우리는 함께 서거나 분열될 것이다”며 “분열된다면 80년간의 대서양주의 시대가 진정으로 끝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 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옥중수고’ 속 표현을 빌려 “괴물이 되고 싶은지 아닌지는 그(트럼프)가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17일 그린란드에 군사훈련 병력을 보낸 유럽 8개국에 10%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린란드 합병 시도에 대응책을 물밑 논의하던 유럽에서는 이때부터 강경론에 급속히 무게가 실렸다.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나토)가 붕괴 위기를 맞았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덴마크 총리를 지낸 아네르스 포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은 트럼프를 향한 아첨을 그만두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날 다보스에서 AFP통신에 “나토만의 위기가 아니라 대서양 공동체 전체의 위기이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략을 바꾸고 트럼프가 존중하는 건 힘과 강인함, 단결뿐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아첨할 때는 지났다. 더 이상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국은 21일 트럼프 대통령 연설을 앞두고 유럽을 상대로 신경전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강경론을 주도하는 마크롱 대통령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메시지에서 오는 22일 주요 7개국(G7) 회의를 소집할테니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파리에서 저녁을 같이 먹자고 제안했다. 트럼프는 이 제안에 응할지 밝히지 않았다.
다보스에 먼저 도착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그린란드와 추가 관세 문제에 대한 유럽의 반응을 ‘히스테리’로 깎아내리며 “심호흡 한번 하라”고 조언했다.
그린란드를 두고 미국과 유럽이 충돌하면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다보스포럼 주최 측은 당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안보 보장·번영 계획안에 서명 준비가 됐을 때만 다보스로 이동할 것”이라며 사실상 불참하기로 했다. 러시아에서는 키릴 드미트리예프 특사가 다보스를 찾아 미국 측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만났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