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근 목사 칼럼
AI 시대의 느린 사고법
최근 저는 우리 시대가 강요하는 정보의 속도라는 함정에 빠져 뼈아픈 실수를 범한 적이 있습니다. 한 교회에서 설교를 하던 중, 평소 즐겨 보던 유튜브 채널에서 접한 소식을 신도들에게 전했습니다. 바로 <가요무대>의 상징과도 같은 김동건 아나운서가 별세했다는 뉴스였습니다. 하지만 그 소식은 교묘하게 조작된 ‘가짜 뉴스’였습니다. 대중에게 친숙한 인물의 비보라는 강렬한 정보 앞에서, 저는 사실 여부를 재차 확인하기보다 익숙한 정보 소비 습관에 따라 그 내용을 그대로 수용해 버렸습니다. 한 사람의 지성인으로서, 또한 신중해야 할 설교자로서 너무나도 쉽게 범해버린 이 오류는 저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심리학자이자 행동경제학의 대부인 대니얼 카너먼은 그의 기념비적인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을 통해 인간의 사고 체계를 두 가지로 통찰한 바 있습니다. 직관적이고 자동적이며 노력이 거의 들지 않는 ‘시스템 1’과,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며 의식적인 노력을 요하는 ‘시스템 2’가 그것입니다. 제가 김동건 아나운서의 가짜 뉴스를 전했던 것은 전형적인 시스템 1의 작동 결과였습니다. 익숙한 패턴과 시각적 자극에 노출되었을 때, 우리 뇌는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시스템 2를 깨우기보다 빠르고 편한 시스템 1의 직관에 의존하려 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마주한 현대 사회의 정보들이 시스템 1의 단편적인 직관만으로는 결코 해독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교묘해졌다는 사실입니다.
현대 사회가 강요하는 ‘빠른 속도’는 우리를 끊임없이 시스템 1의 영역에 가둡니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그것이 진실인지 검증하기보다, 내가 평소 알고 있던 패턴과 유사하거나 믿고 싶은 내용이면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버립니다. 이러한 인지적 게으름은 가짜 정보가 활개를 치는 비옥한 토양이 됩니다.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가 전적으로 신뢰하기 시작한 인공지능 역시 이와 유사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의 생성형 AI는 근본적으로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다음에 올 확률이 가장 높은 단어를 예측하는 ‘패턴 매칭’에 기반합니다. 이는 카너먼이 정의한 시스템 1의 기계적 확장판과 같습니다. AI가 매우 그럴듯한 문장으로 거짓을 말하는 ‘환각 (Hallucination)’ 현상은, 논리적 인과관계가 아닌 단순한 패턴의 익숙함에 기댔을 때 발생하는 치명적인 오류입니다. 결국, 우리가 AI의 결과물을 그대로 믿는다는 것은 우리의 사고를 시스템 1에 완전히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따라서 AI가 비약적으로 발전할수록 우리에게 요구되는 진정한 능력은 더 빠른 속도가 아니라 ‘더 깊은 멈춤’이어야 합니다. AI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지금, 인간은 브레이크이자 조향 장치인 시스템 2를 의도적으로 활성화해야 합니다. 저의 실수처럼 유튜브나 SNS에서 접하는 단편적인 정보에 즉각 반응하기보다, 그것을 한 번 더 의심하고 확인하는 ‘인지적 각성 (Awareness)’을 유지하는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 정보의 근거는 무엇인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은 이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강력한 필살기입니다.
결국 AI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AI보다 빠른 답변을 내놓는 데 있지 않습니다. AI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그 답변 속에 숨겨진 진실을 가려낼 수 있는 ‘느린 생각의 힘’에 있습니다. 대니얼 카너먼이 강조했듯 시스템 2는 게으르지만, 그 게으름을 이겨내고 한 번 더 확인하고 체크하는 수고로움만이 우리를 가짜 정보의 늪에서 건져내어 정확한 진실의 세계로 인도할 것입니다. 느리게 생각하는 용기, 그것이 AI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 지켜야 할 마지막 존엄입니다.
모두 행복한 주일 하루 되시길 기도합니다.
*주: 대니얼 카너먼 (Daniel Kahneman), 『생각에 관한 생각 (Thinking, Fast and Slow)』 – 인간 사고의 이중 체계 (시스템 1과 시스템 2)를 통해 인지적 편향과 의사결정 과정을 심층 분석한 행동경제학의 고전.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저자의 평생 연구가 집대성된 작품으로, 현대 심리학과 경제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는다.
‘바톤 터치’의 지혜
달리기 경주 중에는 여러 명이 힘을 합쳐 달리는 릴레이가 있습니다. 릴레이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자신이 맡은 구간에서 최선을 다해 뛰는 것, 그리고 정해진 지점에서 다음 주자에게 정확히 바톤을 넘겨주는 것입니다. 내 구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더 잘 달릴 수 있다 한들, 바톤을 넘기지 않고 계속 뛰는 것은 경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팀의 결과를 무효로 만들 뿐입니다.
필자는 인생 역시 하나님이 설계하신 거대한 릴레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 속 모세를 보십시오. 그는 120세가 되었을 때 느보산에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의 구간이 끝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정복이라는 다음 구간의 바톤을 여호수아에게 넘겨주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영원히 한 자리에만 두지 않으심을 의미합니다. “메뚜기도 한철”이라는 말처럼, 주 안에서 쓰임 받는 ‘나만의 구간’이 있음을 깨닫는 것이야말로 사역자에게 가장 소중한 지혜입니다. 선풍기 코드가 뽑혔는데도 잔상으로 돌아가는 날개를 보며 여전히 힘이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성찰은 비단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필자 자신에게 적용되는 고백이기도 합니다. 지난 4년간 필자는 성시화 운동에 모든 전력을 투구해 왔습니다. 2023년 고명진 목사님부터 2026년 강헌식 목사님에 이르기까지 귀한 분들을 모시고 집회를 이어왔고, 다민족 십자가 행진을 주도하며 복음의 기치를 높였습니다. 특히 2025년에는 5개월간 국회의사당 앞에서 평등법 반대 운동을 펼치며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상당 부분 80% 정도 막아내는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이 모든 일은 결코 혼자 할 수 없었습니다. 주님의 전적인 도우심과 더불어 백장수 대표본부장님, 박성민 사무국장님 등 부족한 리더십을 믿고 따라준 동역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리더는 모름지기 결과로 증명해야 하고, 그 결과가 있을 때 비로소 인정을 받습니다. 감사하게도 주변에서 다시 한번 회장직을 맡아달라는 권유도 받곤 합니다.
하지만 필자는 ‘나의 구간’을 명확히 아는 사람입니다. 저의 사역 구간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는 6월 말, 저는 기꺼이 바톤을 넘기려 합니다. 나의 달리는 구간이 끝난 후에는 뒤에서 말없이 달리고 있는 다음 주자를 위해 기도하고, 물질로 후원하며, 묵묵히 돕는 조력자가 되고자 합니다. 이것이 앞서간 전임자가 해야 할 가장 아름다운 뒷모습이라 믿습니다.
저보다 더 힘차게, 더 멀리 달릴 다음 주자가 나오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바톤을 넘겨준 후 멈춰 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주자의 등 뒤에서 박수를 보내는 그 기쁨 또한 인생 릴레이의 소중한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 순기능과 역기능
숨 막힐 듯한 업무 압박감, 풀리지 않는 인간관계의 갈등, 그리고 끊임없이 우리를 따라다니는 불안감까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스트레스는 마치 그림자처럼 늘 함께합니다. 때로는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자극이 되기도 하지만, 그 무게가 지나치면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소중한 관계까지 망가뜨리는 침묵의 살인자가 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스트레스는 암을 만드는 주 원인이 된다고도 말을 합니다.
스트레스는 개인이 특정 상황이나 요구에 적응하거나 대처하려고 할 때 느끼는 신체적, 정신적 반응입니다. 이는 외부 환경적 요인(예: 직장 압박, 관계 갈등)이나 내부적 요인(예: 자신감 부족, 건강 문제)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의 긍정적인 영향
스트레스는 항상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며, 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유스트레스(eustress)”라고 하며,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1. 동기 부여 증가: 스트레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동기를 부여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2. 문제 해결 능력 향상: 어려운 상황에서 스트레스는 창의적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3. 회복 탄력성 강화: 적절한 스트레스를 경험함으로써, 개인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능력을 키우고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4. 성취감 향상: 도전적인 일을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자신감을 높이고 자기 효능감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줍니다.
스트레스의 부정적인 영향
.신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장기적인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전반적인 건강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면역 체계를 억제하여 감기나 독감과 같은 감염성 질환에 쉽게 노출되도록 만들고, 지속적인 혈압 상승과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를 유발하여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입니다. 또한, 소화 불량, 위염,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 다양한 소화기 문제를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며, 수면 패턴을 방해하여 불면증을 유발하고 만성적인 피로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 외에도, 스트레스는 신체의 다양한 부위에 만성적인 통증을 유발하거나 기존의 통증을 더욱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정신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스트레스는 우리의 정신 건강과 감정 상태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불안감을 증폭시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심한 경우 불안 장애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무기력감, 슬픔, 흥미 상실 등의 우울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켜 우울 장애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집중력 저하와 기억력 감퇴를 경험할 수 있으며, 감정 조절 능력을 약화시켜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거나 분노를 느끼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장기간의 극심한 스트레스는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으로 완전히 소진되는 번아웃 상태로 이어져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사회적 관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스트레스는 원활한 사회생활과 대인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신경이 예민해지고 짜증이 늘면 가족, 친구, 동료들과의 소통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또한, 스트레스와 관련된 부정적인 감정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이나 교류를 피하게 만들고, 결국 사회적 고립감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직장이나 학교와 같은 환경에서는 스트레스가 집중력과 업무 효율성을 저하시켜 개인의 성과를 떨어뜨리고, 이는 조직 전체의 생산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관리의 진수
1. 할 수 있는 일은 속히 하기
주어진 일에 직면했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취해야 할 자세는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입니다. 마치 숙련된 항해사가 자신의 배를 능숙하게 조종하되, 예측 불가능한 거센 폭풍우 앞에서는 겸허히 하늘의 도움을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일, 즉 당장 실행 가능한 업무, 필요한 정보 수집, 계획 수립 등은 미루지 않고 신속하게 처리함으로써 불필요한 스트레스의 축적을 막아야 합니다. 능동적인 자세는 성취감을 가져다주고,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 스트레스에 대한 심리적 저항력을 키워줍니다.
2. 할 수 없는 일은 하나님께 맡기기
그러나 우리 힘만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영역 또한 분명히 존재합니다. 결과에 대한 과도한 집착, 타인의 행동 변화, 예측 불가능한 외부 환경 등이 그러합니다. 이러한 영역에 매달려 끊임없이 고뇌하는 것은 마치 꽉 막힌 길을 홀로 밀고 나가려는 어리석음과 같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과 위임의 자세입니다. 이는 단순히 손을 놓고 체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유한함을 인정하고 더 큰 지혜와 능력에 의지함으로써 마음의 평안을 얻는 과정입니다. 마치 무거운 짐을 혼자 짊어지려다 결국 더 강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처럼, 우리의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은 믿음의 대상으로 온전히 맡김으로써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우리는 스트레스의 다각적인 모습, 즉 부정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순기능까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의 핵심 지혜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속히 처리하고, 할 수 없는 일은 초월적인 힘에 맡기는’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회피나 체념이 아닌, 능동적인 노력과 겸허한 수용의 조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다루는 지혜입니다.
결국, 스트레스 관리는 우리 삶의 여정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숙달해야 할 기술과 같습니다. 자신을 돌보고, 주변과의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며, 내면의 평화를 추구하는 노력은 스트레스의 부정적인 영향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강력한 방어막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 글에서 제시된 통찰과 지혜를 바탕으로, 우리모두는 스트레스라는 파도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더욱 충만하고 의미 있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벧전5:7)
개미는 두 개의 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위 (Social stomach): 이 위는 먹이를 저장하는 곳입니다. 개미는 먹이를 찾으면 이 위에 저장했다가 나중에 동료들과 나눕니다. 이는 개미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먹이를 찾지 못한 동료들에게 먹이를 공급하여 군집 전체의 생존을 돕기 때문입니다.
개인적 위 (Individual stomach): 이 위는 자신이 섭취할 먹이를 소화시키는 곳입니다.
개미의 이러한 독특한 소화 시스템은 개미가 효율적으로 먹이를 저장하고 공유하며,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개미의 ‘의 (蟻)’자가 벌레 ‘충(虫)’자에 의로울 ‘의 (義)’자를 합쳐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는 개미의 사회적 위와 먹이 공유 습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하나님께서 위를 하나만 주셨습니다. 그러나 때론 다른 사람들이 힘들고 약할 때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 가장 대표적인 예가 예수님이십니다. 자신을 회생 시키셔서 인류의 죄를 사하기 위해서 십자가에 죽으신것입니다. 오늘도 예수님처럼, 개미들처럼 이웃을 사랑할때 아름다운 사회가 만들어 집니다. 오늘도 이웃을 사랑하는 주일 하루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김병근 목사
시드니성시화운동 대표회장, 엠마오상담대학 학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