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무 목사의 주일묵상
종교를 극복하는 예수 복음
인간은 율법의 옷을 입고 스스로 단정함을 내세우려
기도의 시간, 금식의 고행, 선행의 목록을 허리에 매고
하늘 높은 곳에 나아가려 하는 것은 종교의 길일 뿐이다.
로마서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 선언하노니
율법은 거울처럼 얼굴의 티를 드러낼 뿐,
티를 씻어 주지는 못하니 종교는 거울을 닦는 일이다.
갈라디아서의 단호한 선언 “다시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행위로 의를 이루려는 순간, 십자가는 장식이 되고
은혜는 조건이 되기에 그때 복음은 숨을 곳으로 사라진다.
복음은 위로 오르는 길이 아니기에 요한복음이 증언하듯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신 사건이요
하늘이 내려온 은혜의 충돌, 인간의 사다리는 무너져야 한다.
종교는 자꾸 “내가 무엇을 더 해야 합니까”를 질문케 하나
복음은 “다 이루었다”고 명확하고 단호하게 선언하니,
십자가는 공로의 장부를 찢고 값없이 주어진 의를 입힌다.
에베소서의 고백처럼 구원은 선물이요, 은혜이기에
받는 손이 비어 있을 때만 은혜는 가볍게 내려앉고
가득 찬 공로의 손에는 복음이 머물 자리가 하나도 없다.
종교를 벗는다는 것은 참 경건을 버린다는 뜻이 아니고
자랑을 벗고, 공로를 벗고, 스스로 옳다 여기는 옷을 벗는 일,
그때 비로소 인간은 하늘 아버지를 아바 아버지라 부를 수 있다.
기독교는 종교의 옷을 벗지 않고는 전혀 복음으로 살 수 없음은
복음은 하늘의 행하심이지 인간의 성취가 아니기 때문이라.
종교의 허울을 벗고 가면이 벗겨진 자리에서만 은혜의 구원이 있다.

성경적 동맹 원리와 대한민국의 선택
동맹은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이지만 동시에 양날의 검이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도모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현실 속에서, 최근 요동치는 글로벌 패권 경쟁은 우리에게 동맹의 본질을 다시 묻고 있다.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인류의 오랜 지혜이자 역사적 텍스트인 성경 속 이스라엘의 동맹 원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구약 성경 속 이스라엘의 외교사는 동맹의 대상이 왜 이익을 넘어 가치여야 하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성경의 선지자들은 이스라엘이 눈앞의 실리나 두려움 때문에 신앙과 정의라는 국가적 정체성이 전혀 다른 이방 공산 세력이나 독재 국가들과 결탁하는 것을 엄격히 경고했다. 이사야 선지자는 이집트의 군사력을 의지하려는 움직임을 향해 “그들은 돕는 자도 걸려 넘어지며 도움을 받는 자도 엎드러져서 다 함께 멸망하리라” (이사야 31:3)고 일갈했다.
여기서 도출되는 성경적 동맹의 첫 번째 원리는 체제와 가치를 무시한 야합의 위험성이다. 성경에서 동맹을 뜻하는 것은 단순한 이익 공동체를 넘어선 언약의 개념이었다. 사사기나 열왕기 등에서 이방 민족과의 무분별한 동맹이 비판받은 이유는, 그 동맹이 이스라엘 고유의 정체성과 정의라는 국가적 근간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국제 사회에서 이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의 중요성으로 연결된다. 대한민국에 있어 한미동맹은 단순한 군사적 필요를 넘어 자유, 법치, 인권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함께 피로써 맺은 가치 언약의 결정체다. 미국과의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이 결속을 중심축으로 삼는 것이야말로 우리 안보의 절대적인 기본값이다.
반면, 눈앞의 경제적 이익이나 외교적 가식에 현혹되어 중국이나 북한 등 전체주의, 공산주의 국가들과 과도하게 친밀해지는 것은 치명적인 안보적 위험을 내포한다. 성경 역사에서 이스라엘이 폭정 침략국들과 손을 잡았을 때, 그들은 결코 동등한 파트너가 아니라 이스라엘을 종속시키고 체제를 뒤흔드는 약탈자로 돌변했다. 자유와 인권을 말살하는 공산 세력과의 밀착은 우리의 정체성을 유실시키고, 결정적인 순간에 안보 보장책을 잃어버리는 외교적 고립을 초래할 뿐이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역사적 교훈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나아갈 동맹 원리에 3가지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첫째, 한미동맹의 절대적 강화이다. 우리의 자유 체제를 지탱하는 뿌리인 미국과의 동맹을 고도화하되, 우리가 스스로를 지킬 능력(자강)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강력한 자주국방 능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대등하고 건강한 상호주의적 동맹을 완성해야 한다.
둘째, 공산 권역과의 외교적 경계와 선 긋기이다. 경제적 교류나 외교적 대화는 지속하되, 체제와 가치관이 다른 공산 국가들과 안보적, 정치적 밀착을 도모하는 기회주의적 양다리 외교는 지양해야 한다. 가치가 다른 국가와의 친밀함은 결국 우리의 안보 전선을 교란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셋째, 가치 지향적 동맹의 외연 확장이다. 대한민국의 동맹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되,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진영과의 연대를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보편적 정의와 평화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동맹을 결속할 때 거대한 전체주의 세력의 압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국방을 실현할 수 있다.
안보는 상대방의 선의나 위장 평화 전술에 의존할 수 없다. 성경이 보여준 이스라엘의 실패는, 진정한 안보가 적대 세력과의 타협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고 확실한 동맹과 연대하는 데 있음을 증명한다. 대한민국은 한미동맹이라는 굳건한 반석 위에서, 공산 세력의 위협에 단호히 대처하며 세계 평화를 선도하는 능동적 언약의 동맹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한상무 목사
(시드니생명나눔교회, smhan2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