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영화 ‘변호인’과 국정원의 ‘서울시공무원 간첩 증거조작’의 오버랩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거하지 마라”(출 20:16)
최근 한국에 영화 변호인이 11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가 높기에 그 내용이 궁금해 보았다. 내용인즉 변호인은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고졸출신 세무변호사 송우석(송강호 역)이 변호사로 성공하다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는 과정을 그린 영화였다. 특히 제5공화국의 초기 정권통치력을 확보하기 위해 민주화세력 탄압용으로 불거진 사건, 즉 부산 지역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 교사, 회사원 등의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잡아들여 용공세력으로 몬 ‘부산의 학림사건’ 이른바 부림사건을 정면으로 다루었다. 실제 부림사건 관계자들은 영장없이 체포 및 구속되어 대공분실에서 짧게는 20일부터 길게는 장장 63일 동안 몽둥이 등에 의한 구타와 물고문, 통닭구이고문 등 살인적 고문을 통해 공산주의자로 조작됐다. 독서모임이 반국가단체의 찬양활동으로 조작됐고 술집에서 두 사람이 만난 것이나 친구 개업식에 선물을 들고 찾아간 것도, 망년회를 한 것이 모두 현저히 사회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집회로 규정되어 처벌됐다. 당시 이 사건은 국가보안법이 정권의 안보를 위한 도구로 쓰이는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어 故 노무현 대통령, 김광일 등이 무료 변론에 나서기도 했다. 이 사건은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두환 정권 초기 저항세력에 대한 탄압으로 조작된 사건’이란 정치적 면죄부를 받았으나, 법률적으로는 여전히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부산지법은 2009년 8월에 피해자들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는 면소판결을, 계엄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또 2014년 2월 13일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해서도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런데 요즘 서울시공무원 간첩증거자료 조작사건으로 시끄럽다. 검찰은 2013년 2월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던 유우성(34)씨를 구속기소했다.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이 적용됐다. 1심 재판부는 간첩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화교 신분임을 숨기고 한국에서 정착지원금을 받은 혐의 등은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에 있다. 유씨는 2014년 1월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가 조작됐다며 사정당국의 ‘성명불상자’를 경찰청에 고소했다. 지난 2월 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정부로부터 검찰 측 증거자료가 모두 위조된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고 증거가 속속 드러나면서 국정원과 검찰에 대한 불신이 고조된 상태이다. 이러한 때 이미 검찰은 국정원과의 거리두기를 하며 향방을 주시하는 듯하다. 공권력을 이용해 국보법을 지킨다며 공기관이 국보법을 어기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은 당시 국정원 댓글 의혹과 대선 개입 등으로 국정원 해체론이 계속 불거지자 나왔다. 전형적인 국정원 지키기와 정권 유지를 위한 안보론을 위한 포석과 공작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지난 정권이나 현 정권뿐만 아니라 어느 정권에서든 국가안보를 빙자한 소수의 권력유지를 위해 계속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사상 초유의 외국출입국기록까지 증거를 조작했다는 점에 비추어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하는 거짓 증거만으로도 북한산이 아닌 필요에 위해 만들어진 간첩은 계속 나올 것이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할 수 있다’는 말대로 ‘조작으로 흥한 자, 조작으로 망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거하지 마라”(출 20:16).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