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성[性-sex]의 기원과 진화과정 살펴보기(5)
발정기의 표현
인간 이외의 다른 동물들은 발정기의 표현이 있게 마련이며 발정기에만 성[性-sex] 행위가 이루어지게 된다. 인간만이 발정기의 표현이 없다는 것이다. 침팬지는 발정기가 되면 궁둥짝이 붉은 고무풍선을 감고 있는 것처럼 부풀어 있다. 무리의 수컷은 물론 무리 이외의 수컷에게도 발정기임을 알려서 교미 기회가 있다는 것을 널리 광고하고 있다.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은 발정기에 분비되는 호르몬의 냄새를 강하게 발산시킴으로서 발정기가 왔음을 주변에 알리게 된다. 개의 후각 능력이 뛰어난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필자가 관찰한 결과에 놀라워 한 일이 있다. 필자의 집의 암캐가 발정기가 돼서 온갖 숫캐들이 다 모여들었는데 약 4km 떨어진 마을의 개가 찾아온 것에 놀라워 한 일이 있다. 후각 세포가 인간은 5백만개 정도인데, 개는 약 2억개의 후각 세포를 가지고 있으니 온갖 냄새를 다 구별할 수 있는 것이다. 4km 밖에서 풍겨오는 암컷의 생식기에서 풍기는 냄새를 추적해서 찾아오니 놀랄 일이 아닌가? 돼지도 냄새를 잘 맡는다. 멧돼지 등도 땅속에 있는 구근(고구마)들을 냄새로 찾아서 먹는다. 코끼리 역시 후각이 매우 발달되어 있어서 지하 10m아래 있는 물냄새도 맡는다. 땅속에서 생활을 하는 두더쥐류 등도 후각이 매우 발달되어 있다. 개의 후각 능력은 사람보다 1만 배 이상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개들은 이러한 예민한 후각을 이용해 마약 탐지견, 암 탐지견에서 재난 구조견까지 우리 주변에서 다양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동물들이 성[性-sex]에 이용하려고 후각을 발달시킨 것은 아니지만 후각은 성[性-sex]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다. 발정기의 뉴스를 널리 펼치려는 생물들의 속사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무리를 이루지 않거나 일부일처형 영장류 혹은 일처다부형인 영장류들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발정기임을 드러내지 않거나 신호가 강하지 않다.
폐경[肺經]
폐경은 영장류 중에서 인간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왜 인간의 여성만이 폐경을 하게 되었을까? 인간 여성이 엄마의 뱃속에서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오는 제1난모 세포는 일생 동안 배란을 해도 충분한 양이지만 40-50세 사이에 대부분의 여성은 폐경에 접어든다. 폐경은 육아를 감당할 수 있는 자손 수의 한계에 그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간의 평균 연령으로 봐서 대략 2-4년에 한 명씩 아이를 낳게 되면 가임기간 20년 정도에 5-15명 사이의 아이를 낳게 되는데 문명 초기에 유아 사망률이 높았으니 그 절반 정도만 잡아도 꽤 많은 아이를 길러야만 한다. 50세가 되어 근력이 딸리게 될 때 아이를 길러내는 것은 힘든 일이 된다. 그 보다는 이미 태어나 자라고 있는 아이들에게 그 에너지를 쓰는 것이 효율적이다. 폐경을 하게 된 것은 또한 가족 제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부모와 무리 집단이 아이의 양육에 드려야 할 양육 노력이 무척 크다. 가족 제도에서 폐경이 된 여성이 손주를 돌보게 되면 그 여성의 딸이나 아들은 새로운 자식을 임신하고 번식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가족 제도가 형성되고 3대가 공동생활을 하면서 자연히 아이들의 학습 환경이 마련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생물체가 탄생과 함께 타고 나는 행동이 있다. 주성[走性]과 반사[反射]가 그것이다. 주성은 자극이 오는 방향으로 일정하게 이동하게 되는 것으로 자극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있고 자극의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있다. 반사는 자극에 대하여 무의식적으로 나타내는 행동이다. 하등 생물들은 주성이나 반사 작용을 통해 행동을 이어가지만 고등해 질수록 주성이나 반사보다는 학습을 통한 행동 양식으로 살아가게 되는데 생물종 중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인간은 학습해야할 일이 너무 너무 많아져서 학습 기간도 길어 질수 밖에 없게 된 것이며, 원시 시대의 학습은 가족과 집단에 의존해도 될 수 있었지만 문명화 되면서 교육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자녀들이 학습을 통해 자립할 때까지 거들어 줘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은데 근력이 약화된 노년층이 또 아이를 생산한다는 것은 불가능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아이 생산을 멈추는 폐경은 이와같은 연유[緣由]의 결과라고 보게 된다. 현재의 인류학자들은 인간의 경천동지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영장류들을 보면 모두가 수컷이 암컷보다 덩치가 크다. 덩치가 크다는 것이 적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겠다는 고귀한 목적에서라기보다 다른 수컷과의 격투기에서 승자가 됨으로써 부수적으로 암컷과의 관계의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큰 몸집, 대머리, 저음의 목소리 등 모두가 이를 위한 도구다. 암컷은 이와 반대로 연약한 모습을 견지하고 있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눈에 띄이게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남성이고 여성이고 간에 동안[童顔]화 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해서 외국에서도 왁살(우악)스러운 남자의 모습은 사라지고 있다.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러한 현상을 진화 용어로 유태보존[幼態保存-neoteny]이라 한다. 진화상으로 보면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성인이 되는 기간이 오래 지속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태보존 현상과 함께 가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남성의 여성화 현상이다. 반대로 일부 여성의 남성화도 있지만 남성의 여성화 추세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남성의 여성화도 성격에 따라 생물학적 여성화, 활동적 여성화, 사회학적 여성화로 구분해서 생각해야 하지만 3가지 영역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나 뚜렷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생물학적으로 여성화 돼가고 있는 원인도 그 요인이 다양하겠지만 그 중에 하나로 환경 호르몬을 꼽고 있으며, 문명의 이기와 함께 인체에 누적되는 환경 호르몬은 남성 호르몬의 생성을 위축 시킴으로써 남성성이 약화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남성의 정자수가 감소되고 있다는 뉴스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영국의 “인디팬던트”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 각국 남성들을 조사한 결과 정액 1ml에 포함된 정자수는 50년전 평균 1억6천만 마리에서 6,600마리로 급감하였다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환경 호르몬 때문에 남성상을 발현시키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 호르몬이 위축되니 남자티를 낼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남성의 여성화는 성 풍속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유태보존 현상과 함께 남성들의 모습이 여성화 돼 가고 있는 것도 주목하고 있는 변화다. ‘남성=억세고 강함, 여성=아름답고 약함’이라는 이분법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누군가 감지하고 있다. 직업의 선택이나 조직내의 ‘역할 수행’에서 “금남·금녀”의 성역이 무너져 내림은 물론, 옷차림이나 외모도 ‘중성화’되는 추세다. 그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가 ‘아름다워지려는 남성이 늘어나는 것’.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귀고리, 목걸이를 착용하거나 머리를 길게 기르고 염색한 남성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다. ‘외모 가꾸기는 이제 일부 신세대들만의 자기표현 방법이 아니라 많은 남성들 사이에 이미 ‘일반화된’ 추세다. 한편 여성들 사이에서도 ‘치마와 뾰족 구두, 화장’으로 대변되던 ‘여성적 아름다움’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강하게 일고 있다. 커리어우먼들이 선호하는 활동적인 바지 정장 차림이나 넥타이 차림, ‘편하고 단순한’ 밀리터리 룩의 유행 등이 그것이다. 문화적인 중성화 추세를 언급하였지만 생물학 적인 성의 애매성을 타고난 사람도 많아서 자기가 원하는 성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증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어로 “트랜스젠더[Transgender]” 라고 한다. 사회적, 정신적 성별이 현재의 육체적 성별과는 다르게 느끼는 거다. 예를 들면 몸은 남자인데 자신이 여자라고 느끼는 것을 말한다. 남자로 태어났지만 여자라고 느끼는 걸 “MTF(Male to Female)”, 여자로 태어났지만 남자라고 느끼는 걸 “FTM(Female to male)”라고 한다. 자신을 남성도 여성으로도 정의하지 않거나 중성으로 정의하는 경우도 포괄적으로 트랜스젠더[Transgender]라고 칭한다. 그런데 트랜스젠더 현상이 과거에는 숨겨져 왔으나 이제는 노출시키며 떳떳하게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예 자기가 느끼고 있는 성으로 전환하는 수술을 해서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다. 한국에 성전환 수술의 세계적인 대가가 있다. 부산 동아대 병원 성형외과 김석권(金碩權) 교수다[출처: 월간조선-2012.4.22]. 6년 전에 그는 남성화 수술 300건, 여성화 수술 200건을 해서 세계적인 기록으로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성전환 수술을 하려면 우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합당한 환자라고 결정내려야 한다. 전문 의사와 상담하면서 1년 정도 호르몬 치료를 받고 원하는 성으로 생활해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지 판단해서 결정하게 된다. 한국의 경우,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전환을 원하는 사람은 1,000명, 여성에서 남성으로의 전환을 원하는 사람은 800명 정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지구 생물들 중에는 아주 쉽게 또는 필수적으로 성을 바꾸며 사는 생물들이 꽤 많다. 특히 물에 사는 어류나 연체동물들 중에는 그 비율이 더욱 높다. 이들이 쉽게 성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체외 수정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정한 시기나 조건에 따라 성이 바뀌는 현상을 순차적 성전환[sequential hermaphrodites]이라고 한다. 이런 순차적 성전환은 특히 산호초에 사는 물고기들 사이에서는 대단히 흔한 현상이다. 산호초에 사는 어류들은 대부분 동일종의 개체수가 적고 서식지가 띄엄띄엄 떨어져 있다. 따라서 암컷이나 수컷이 사라지면 번식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그래서 수컷과 암컷 상호간의 성전환의 형태로 진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와 같이 자연계에서 흔한 성전환 현상이 인간에게는 발현되지 않지만 그 요인은 성호르몬 유전자에 잠재해 있어서 트랜스젠더 현상이 나타난다고 봐야 한다.
동성애(同性愛-Homosexuality)
동성애자 문제는 세계적인 이슈가 된지는 오래 되었고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2017년] 대통령 선거때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군대내 동성애 문제를 거론하며 동성애를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를 질문한 일이 있다. 이에 “반대한다”고 답변해서 관련 단체의 항의를 받는 일이 벌어졌었다. 그 후에 계속된 질문을 통해서 두 사람의 생각이 확인되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동성애에 대한 생각은 명확하다. 허용하고 말고 할 찬반의 문제가 아니며 사생활에 속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동성혼에 대해서는 “합법화 하기엔 사회적 합의가 모이지 않았다”고, 차별 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는 “동성혼을 합법화 하는 법인 것처럼 많은 갈등의 원인이 된다”면서 “이 역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보도 되었다. 한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유세와 기자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동성애 논란과 관련, “하나님의 뜻에 반한다. 그래서 안 된다”는 것이고 동성혼 합법화에 대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출처: 기독일보-2017.4.27]. 두 사람의 생각은 한국인들의 일반적인 생각을 요약해서 표현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나저나 자연 동물계에선 동성애가 성전환[Transgender]보다 더 광범위하게 그 종류를 열거할 수 없을 정도 많은 동물들이 동성애를 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동물들에게 동성애는 아주 흔한 현상이다. 동성애 자체가 대단히 민감한 주제이고 터부시 되다보니 생물학자들이 동물에 대한 연구도 19세기까지는 거의 없다. 20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영역이다. 동성애가 조류와 어류, 기생충, 곤충류, 연체동물, 포유류 등 동물 전반에 걸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진화론적 입장에서 봤을 때, 동성애가 번식에 나쁜 영향만을 준다면 그런 개체는 사라졌을 것이고, 역으로 동성애가 번식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진화적 산물의 부수적 효과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새들의 경우 90%이상이 일부일처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종류에 따라서는 10-20%의 새들이 게이[gay] 커플과 레즈비언[lesbian] 커플이 관찰되고 있다는 것이다.
젠더퀴어[Genderqueer]
젠더퀴어[Genderqueer]라는 용어가 있다. 젠더퀴어[Genderqueer]는 젠더를 남성과 여성 둘로만 분류하는 기존의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Gender binary]을 벗어난 종류의 성 정체성을 가지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로, 그러한 성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킬 때에도 사용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자와 여자로 나뉘어지고 이 양분법적인 개념에 고정되어 있어서 이틀에서 벗어나면 이상징후 내지 병적징후로 간주하며 타기[唾棄]하려고 한다. 그러나 좀더 내밀하게 들여다보면 강제할 수 없는 인간의 기본권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인식을 하게 된다. 이제는 세상에 선명하게 들어나게 된 젠더퀴어[Genderqueer]를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젠더의 문제는 다양성으로 봐야 할 때가 되었다. 어떤 기준[남과 여]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발생상의 다양한 조건들이 형성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각자 다르게 부딪치게 되는 다양한 조건들이 다양한 젠더로 나뉜다. 19세기까지 “백인 이성애자 남성”을 인간의 표준 모델로 정하고 이에 어긋난 모든 이들을 변종으로 취급하는 역사가 오늘날도 계속된다. 하지만 인간을 표현하는 유전자는 약 3만 개로 평균적으로 60개의 유전자가 개인별로 다르다. 성염색체를 포함하지 않은 숫자여서 그렇지 성염색체를 포함하면 다른 정도는 조금 더 커진다. 이중에 어떤 유전자가 표준이고 다른 유전자는 비표준이라고 누가 정할 수 있겠는가? 우리 인간은 유전자 차원에서 모두 동등하고 모두 다르다. 남자는 테스테스테론이란 남성 호르몬을 여성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트론이란 호르몬을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겠지만 사실 남녀 모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이들 호르몬을 모두 가지고 있다. 또한 이들을 함께 가지고 있어야만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남성의 정소에서 순수 테스토스테론만 생성하는 것이 아니고 소량이나마 에스트로겐도 생성되는데 개체간의 차이가 있어서 남성이지만 여성성을 나타내는 경우, 이 호르몬의 분비가 평균이상으로 많아지기 때문이다.
Y염색체의 SRY[sex determining region Y gene] 유전자
앞선 글에서도 언급하였지만, “Sex”라는 용어는 해부학적인 성을 의미하는 것이고 “Gender”는 사회적으로 길러진 성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분자 생물학이 점차 발전하면서 종래에 남자하면, Y염색체가 있는 것만으로 족하였으나 그렇게 간단하게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Y염색체에도 그 일부가 남성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찾아낸 것이다. Y염색체 끝 부분에 SRY[sex determining region Y gene]라는 부분이 남성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유전자가 수정된 후 7주째에 남성호르몬 테스테스테론을 급속히 증가시켜서 고환을 만들어 내고 남자다운 모습을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Y 염색체를 가지고 있더라도 SRY 유전자가 없으면 여성이다. 반대로 Y 염색체가 없더라도 SRY 유전자가 있으면 남성이다. XX 성염색체이면서 완전 남성인 특이한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SRY가 수정 과정에서 X 염색체로 이동되는 사고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 생김새는 여성이면서 남성의 특성도 나타내게 돼서 혼동을 초래하게 된다. 2006년 인도 동아시안 게임 여자 800m 경주에서 은메달리스트인 인도의 산티 순다라얀이 그런 경우로 당시 산티 순다라얀은 SRY를 가지고 있다는 것 때문에 메달을 박탈당했으며 현재는 그 규정을 폐지하였다고 한다. 이와같이 염색체상에, 혹은 유전자상에 이상으로 남성이나 여성의 정체성이 애매한 상태로 태어나는 비율이 500명당 1.5명꼴로 태어난다고 하는데 이게 적은 숫자가 아니다.
전문 학자들의 인간 진화 예측
인류가 지구에 출현한 기간을 대략 300만년 정도라고 생각하면 그 중에 299만년은 선사시대에 해당된다. 구석기 시대라고도 말하는 수렴 채취로 살아가던 시대다. 1만년 동안에 신석기혁명과 도시혁명 등을 거치며 문명을 발전시켰고 산업혁명을 거치고 이제는 정보화혁명 와중에 와 있다. 구석기시대까지 생태계의 한 부분으로서 여겨지던 때를 멀리 벗어나 지구 전체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도달했다. 호모사피언스[Homo sapiens]가 엄청난 번식을 하며 생태계의 범주를 벗어나 지구의 역사에 있지 않았던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으니 이 변화가 인류진화의 메카니즘에 작용 않을 리가 없다. 하지만 진화는 오래 걸리는 일이다. 1만년의 변화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찾아오지 않겠지만 우리의 후손에게는 나타날 것은 너무나 분명한 것이다. 그 중에 성[性-sex]의 변화중에 성[性-sex]과 번식[繁殖-breeding]을 분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체내 수정을 통해 난자와 정자를 만나게 하고, 체외 자궁에서 태아를 발생시키는 것이 가능해 질것으로 보고 있다. 임신 10주 정도의 태아가 조산되었을 때 나머지 기간을 인큐베이터에서 성공적으로 이루는 일은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정자은행과 난자은행을 통해 배우자 없이 원하는 자손을 얻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인류에게 익숙해진 부부로서 맺어진 가정의 개념이 바뀌는 징조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과학 발달 뿐만 아니라 이에 못지않게 인간의 인식이 급변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2017년] 9월에 우편을 통해 진행된 “동성 커플이 결혼할 수 있도록 결혼법이 바뀌어야 하는가?(Should the marriage law be changed to allow same-sex couples to marry?)”라는 질문으로 찬반[贊反]을 묻는 국민투표가 있었다. 61.1%가 찬성했다고 한다. 2017년 9월 현재, 전 세계 200여 국가 중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국가는 25개국이며, 동성간 성행위나 동성결혼을 법률로 보호하는 국가가 20세기 후반부터 이른바 경제 선진국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참조: 기독일보, 2018.2.18]. 인류가 자연 생태계를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듯, 성[性-sex] 역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더 많은 낯설은 현상을 보게 될 것이다. 성의 시작이 번식과 무관했던 것처럼 이제 인류는 다시 성을 번식과 무관한 영역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고, 또한 어떤 이들은 성은 여전히 번식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도구로 터부시 할 것이다. 또 다른 어떤 이들에게 성은 타인과의 교류의 요소로 여길 수도 있으며, 성은 별 쓸모없는 요소로 생각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그 중 어떤 것이 서로 유일한 목적일 필요도 없고 절대 요소일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 선택은 1만년의 문명을 거치고 긴 시간의 진화론적인 삶과 더불어 문화적인 삶을 살아나갈 인류 구성원 각자 각자가 개인적으로 선택해나갈 일이다. 다만 자신의 기준을 타인에게 강요하지만 않는 한에 있어서 그 모든 것은 성[性-sex]에 대한 인류의 이해와 활용을 더 넓고 깊게 해주지 않겠는가?[이 글은 “EBS의 짝짓기-김시준·김현우·박재용 지음”을 참조하고 인용하였음] / 성[性-sex]의 기원과 진화과정 살펴보기 완[完]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38khpark@hanmail.net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 성[性-sex]의 기원과 진화과정 살펴보기(5)](https://chedulife.com.au/wp-content/uploads/성의-기원-5.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