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 까뮈 / 육문사 / 2019.8.15
카뮈(까뮈)가 인간 부조리의 문제를 분석해 가며 파 들어간 철학 에세이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부조리 사상을 중심 삼는 세계관의 입장에서, 자살은 불가피한 것인가, 아니면 살아가는 일은 가능한 것인가, 의미 없는 삶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 인간은 삶 속에서 행복과 위대한 업적을 달성할 수 있는가? 등의 문제를 솔직하게 제기하고 있다.
그는 자살을 부정한다. 다시 말해 자살은, 삶에 패배했음을 자백하는 행위이며, 의식을 눈뜨게 하는 부조리를, 인간에게 삶의 근거를 주는 가장 명백한 진리인 부조리 자체를 스스로 허물어 버리는 것에 불과하다. 부조리한 인간은,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삶의 수레바퀴를 굴리고, 현재의 순간에 도취하여 미래에의 무관심을 키워 간다. 카뮈의 부조리 사상에는 적극적인 휴머니즘과 상대적인 낙관론이 내재되어 있다. 부조리 위에 어떤 휴머니즘을 건설하려는 것이 그의 의도이다.
○ 목차
카뮈의 부조리 사상과 《시지프 신화》 ……… 6
저자 서문 …………………………………………… 12
제1장 부조리한 추론(推論)
1. 부조리(不條理)와 자살(自殺) ……………… 19
2. 부조리의 벽 ……………………………………… 29
3. 철학적 자살 ……………………………………… 52
4. 부조리한 자유 …………………………………… 80
제2장 부조리한 인간
1. 돈 후안주의(Le Don Juanisme) ……………105
2. 연극 …………………………………………………116
3. 정복 …………………………………………………126
제3장 부조리한 창조
1. 철학과 소설 ………………………………………138
2. 키릴로프 ……………………………………………152
3. 덧없는 창조 ………………………………………163
제4장 시지프 신화
1. 시지프 신화 ………………………………………172
부룩 I.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에 나타난 희망과 부조리
1.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에 나타난 희망과 부조리 …180
부록 Ⅱ. 철학 에세이
1. 알제(Algiers)에서 보낸 여름 …………………… 200
2. 미노토르─오랑에서의 체류 ………………………217
3. 헬레네의 추방 …………………………………………250
4. 티파사로 돌아오다 ……………………………………258
5. 예술가와 그의 시대 ……………………………………271
연 보 ……………………………………………………………279
○ 책속에서
내게 있어 《시지프 신화》는 《반항인》에서 추구할 예정이었던 한 생각의 시작을 나타낸다. 《시지프 신화》가 자살의 문제를 풀고자 하듯 《반항인》은 살해의 문제를 풀고자 하는데, 이 두 경우에 모두 문제를─어쩌면 일시적인 것이겠지만─현대 유럽에 부재(不在)하는, 혹은 왜곡되어 있는 ‘영원한 가치’라는 것들의 도움 없이 풀고자 하는 것이다. 《시지프 신화》의 근본적인 주제는 이러하다. 즉 삶이 대체 의미를 갖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 것은 정당하고 필연적이다. 따라서 자살의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도 정당하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은 여러 가지 패러독스〔逆說〕들 밑에 깔려 있다. 그리하여 그것을 덮고 있는 그 역설들을 통해 나타나는데, 그것은 이러하다. 즉 인간이 신을 믿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살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15년 전인 1940년 프랑스와 유럽에 닥친 재난의 한가운데에서 씌었던 이 책이 선언하는 것은, 니힐리즘의 한계 내에서도, 그 니힐리즘을 넘어 나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뒤에 써 온 모든 책들 속에서, 나는 그러한 방향을 따르고자 시도해 왔다. 《시지프 신화》는 죽음의 문제들을 제시하긴 하지만, 내겐 결국 사막 바로 한가운데에서 살고 창조하라는 하나의 분명한 권유가 된다.
그러므로 이 철학적 논고(論考)에다가 그간 내가 그치지 않고 써 왔던 일련의 에세이들을 덧붙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러한 에세이들은 나의 다른 작품들에 붙이기엔 좀 군더더기 같기 때문이다. 보다 서정적인 형태를 띤 이 에세이들 모두가 동의(同意)와 거부(拒否)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그 본질적인 진동을 보여 준다. 내가 보기에는 그것이야말로 예술가와 예술가의 힘든 소명(召命)을 규정해 주는 것이다. 이 책의 한결같은 점은, 예술가라면 살고 창조하기 위한 자신의 이유들과 관련하여 빠질 수 있는, 냉철해졌다가 다시 열렬해지기도 하는 그 사색에 있다. 15년이 지났으니, 나는 이 책에 씌어 있는 입장들 중 서너 가지를 넘어섰지만, 그러한 입장들을 불러일으켰던 절박한 상황에 대해서는 계속 충실히 해온 것 같다. 이 책이 영어로 출판했던 나의 모든 책들 중에서 가장 개인적인 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그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다른 어느 책보다도 더 독자의 너그러움과 이해를 필요로 하고 있다. 1955년 3월, 파리에서, 알베르 카뮈. _ 저자 서문
○ 저자소개 : 알베르 카뮈
1913년 알제리의 몬도비(Mondovi)에서 아홉 남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뒤, 가정부로 일하는 어머니와 할머니 아래에서 가난하게 자랐지만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알제리 대학에 입학했지만 1930년 폐결핵으로 중퇴했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에도 생계를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했고 대학을 중퇴한 뒤에도 가정교사, 자동차 수리공, 기상청 인턴과 같은 잡다한 일을 했다. 이 시기에 그는 평생의 스승인 장 그르니에를 만났다. 1935년 플로티누스(Plotinus)에 관한 논문으로 철학 학사 학위 과정을 끝냈다. 아마추어 극단을 주재했고 가난했지만 멋쟁이였으며 운동을 좋아했다.
1934년 장 그르니에의 권유로 공산당에도 가입하지만 내면적인 갈등을 겪다 탈퇴했다. 진보 일간지에서 신문기자로 일했다.1942년에 《이방인》을 발표하면서 단번에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반열에 올랐으며, 에세이《시지프 신화》, 희곡《 칼리굴라》 등을 발표했다.1947년에 7년 동안 집필한 《페스트》를 출간했다. 이 작품으로 그는 비평가상을 수상했고 44세의 젊은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47세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사고 당시 카뮈의 품에는 발표되지 않은 《최초의 인간》 원고가, 코트 주머니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전철 티켓이 있었다고 한다.
– 역자: 민희식
1934년 서울에서 태어남 1957년 서울대학교 불문학과 졸업, 同대학원 불어불문학과 수료 1964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 문학박사 학위 취득 연구논문 “플로베르의 성격과 작품 연구” 1965년 외무부 외교연구원 불어 강사 1966년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강사, 성균관대학교 부교수 1972년 이화여자대학교 외국어교육과 부교수, 교수 1980년 계명대학교 외국어대학 프랑스과 교수 1981년 한양대학교 불문과 교수 1984년 PEN번역 문학상 받음 1985년 프랑스대통령으로부터 문화공로 훈장 받음 1999년 PEN번역 2차 수상 저서: 「프랑스문학사」, 「법화경과 신약성서」, 「불교와 서구사상」, 「토마스복음서와 불교」, 「어린왕자의 심층분석」, 「성서의 뿌리」 역서: 「현대불문학사」, 플로베르 「보바리부인」, 지드 「좁은문」, 뒤마피스 「춘희」, 「에밀」, 「시지프스의 신화」, 「한국시집(불역)」, 박경리 「토지(불역)」, 한말숙 「아름다운 연가(불역)」, 「김춘수시집(불역)」, 허근욱 「내가 설 땅은 어디냐(불역)」, 「불문학사 예술론」, 「행복에 이르는 길」
○ 출판사 서평
인간 부조리의 문제를 파헤친 철학 에세이! 카뮈 자신의 사상의 이론을 정립하고 윤리의 기초를 세우기 위한 노력이 들어 있는 카뮈의 부조리 사상과 《시지프 신화》. 부조리는 인간의 근원적 사고와 삶의 바탕인 동시에 최후의 논리적·미학적 의미를 가능케 하는 도달점이다. 자살은 비겁한 도피 행위이며, ‘나’와 ‘세계’의 대립에서‘나’를 말살함으로써 ‘세계’와의 대립을 포기하는 행위이다.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Le Mythe de Sisyphe)》-부제 카뮈의 부조리 사상과 《시지프 신화》는 인간 부조리의 문제를 분석해 가며 파 들어간 철학 에세이이다.《시지프 신화》에서 카뮈는 부조리에 대한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전개해 나간다. 부조리는 우리가 인간의 내재적 가치와 삶의 가치를 찾으려는 노력과, 부조리 형이상학 내지는 부조리의 모럴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시지프 신화'(Le Mythe de Sisyphe)는 카뮈가 인간 부조리의 문제를 분석해 가며 파 들어간 철학 에세이이다. 이 작품은 그가 27세 되던 해인 1940년 9월에 그 전반부가 완성되고, 그 이듬해인 1941년 2월에 후반부가 탈고되었으며, 1943년에 책으로 발간되었다. 이 작품에는 카뮈가 자신의 사상의 이론을 정립하고 윤리의 기초를 세우기 위한 노력이 들어 있다. 그는 이 작품에서 부조리 사상을 중심 삼는 세계관의 입장에서, 자살은 불가피한 것인가, 아니면 살아가는 일은 가능한 것인가, 의미 없는 삶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 인간은 삶 속에서 행복과 위대한 업적을 달성할 수 있는가? 등의 문제를 솔직하게 제기하고 있다. 그는 자살을 부정한다. 다시 말해 자살은, 삶에 패배했음을 자백하는 행위이며, 의식을 눈뜨게 하는 부조리를, 인간에게 삶의 근거를 주는 가장 명백한 진리인 부조리 자체를 스스로 허물어 버리는 것에 불과하다. 부조리한 인간은,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삶의 수레바퀴를 굴리고, 현재의 순간에 도취하여 미래에의 무관심을 키워 간다. 카뮈의 부조리 사상에는 적극적인 휴머니즘과 상대적인 낙관론이 내재되어 있다. 부조리 위에 어떤 휴머니즘을 건설하려는 것이 그의 의도이다. 앞서 출간되었던 그의 작품들에서 암시되어 있던 인간 부조리의 감정이 이 작품에서는 냉철하게 분석되면서, 일종의 부조리 형이상학 내지는 부조리의 모럴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카뮈는 확고부동한 논리를 가지고 있다. 부조리는 인간의 근원적 사고와 삶의 바탕인 동시에 최후의 논리적·미학적 의미를 가능케 하는 도달점이기 때문이다. 자살은 비겁한 도피 행위이며,‘나’와 ‘세계’의 대립에서‘나’를 말살함으로써‘세계’와의 대립을 포기하는 행위이다. 반면에 사는 것은 부조리를 살아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말한 것처럼, 부조리는 인간의 근원적 사고와 삶의 바탕이므로, 우리는 살아가야만 한다. 그에게 있어 자살은, 사는 것에 대한 이유의 부재(不在)와 인간이 겪는 고통의 무익함을 본능적으로나마 인정하는 것이 된다.
시지프(Sisyphe)의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에 들어 있는 것으로, 카뮈는 그의 부조리 사상을 이 신화에 비유하여 그려내고 있다. 시지프는 인간 중에서 가장 지혜롭고 사려 깊은 사람이었다. 어느 날 모든 신의 왕인 제우스(Zeus)는 아소포스(Asopos) 강의 딸인 아이기나(Aegina)를 유괴해 갔다. 아소포스는 자기 딸이 누구에 의해 어디로 끌려갔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비탄에 잠겨있다. 그때 마침 그 일에 대해 알고 있던 시지프는 코린트(Corinth) 성에 물을 대 준다면 그 비밀을 알려 주겠다고 제안한다. 자기의 계획이 탄로 난 것에 화가 난 전능한 신 제우스는, 모든 신을 모아 회의를 열어 시지프를 처벌하기로 했다. 그의 형벌은 큰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가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려 가면 바위는 다시 굴러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번번이 결과는 마찬가지지만, 시지프는 그 일을 그만둘 수가 없다. 이것이 곧 인간의 운명이요 인간의 부조리인 것이다. 시지프가, 그리고 모든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길뿐이다. 자기가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린 바위가 다시 원점으로 굴러떨어질 걸 뻔히 알면서도 계속 그 행위를 반복할 것이냐, 아니면 자살을 해 버림으로써 시지프의 운명에서 벗어날 것이냐. 여기서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절박한 문제가 제기된다. 그래서 《시지프 신화》의 첫머리에서 카뮈는, ‘진정으로 중요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곧 자살이다’라고 한 것이다.
○ 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
‘시지프 신화’는 알베르 카뮈의 철학적 에세이이다. 시지프 신화 –부조리에 관한 시론 (원제:Le mythe de Sisyphe, 영문: The Myth of Sisyphus)이라는 제목으로 1942년 그의 대표작 ‘이방인’과 같은 해에 발표되었다.
이 에세이에서 카뮈는 부조리에 대한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전개해 나간다. 철학에서, 부조리는 우리가 인간의 내재적 가치와 삶의 가치를 찾으려는 노력과,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하는 (침묵하는 세계) 사이의 갈등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는 여러 장에 걸친 사유의 전개에 따라, 우리는 깨어있는 의식을 통해 자각하는 부조리의 상태 안에서 살아가야 하며, 내세의 삶 등을 말하는 종교적 희망은 단지 비약이며 자살 또한 해결책이 아닌 도피일 뿐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부조리는 우리가 이에 굴하지 않음으로써 의미를 갖게 되는데, 희망이나 자살 따위로 비약함으로써 부조리는 그 빛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카뮈는 여기서 부조리와 투쟁하는 의식의 공간을 사막 한 가운데로 비유하며 집요함과 통찰력을 가지고 사막에서 살아 남아 버텨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신들의 노여움을 사 끝없이 바위를 언덕 위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은 ‘시시포스(불: 시지프, Sisyphus)’ 의 신화를 인용하며 이렇게 끝을 맺는다.
“산정(山頂)을 향한 투쟁 그 자체가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우기에 충분하다. 행복한 시지프를 마음속에 그려보지 않으면 안 된다.”
“The Struggle itself […] is enough to fill a man’s heart. One must imagine Sisyphus happy.”
○ 시지프스 신화 & 현대적 해석
– 시지프의 신화
시지프스는 바람의 신인 아이올로스와 그리스인의 시조인 헬렌 사이에서 태어났다. 시지프스는 올림푸스 신들의 실수를 잘 일러바쳐 신들의 미움을 많이 받았다. 결정적인 것은 제우스가 독수리로 둔갑하여 강신 아소포스의 딸을 납치한 것을 시지프스가 아소프스에게 가르쳐 준 일이었다. 제우스는 저승신 타나토스에게 명하여 시지프스를 잡아오라고 하였으나 시지프스는 타나토스를 감옥에 가둬버리고 말았다. 결국 전쟁신 아레나가 나서서 타나토스를 구하고 시지프스는 저승으로 잡혀오게 되었다. 시지프스는 여기서도 꾀를 내어 저승에서 탈출하여 잠시 이승에서 살게 되지만 결국 하데스에 의해 이끌려 지옥의 형벌을 받게 된다. 시지프스가 받는 형벌은 큰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리는 것이었는데 그러고 나면 바위는 다시 땅으로 떨어져버려 시지프스는 계속 다시 바위를 꼭대기까지 올려놓아야만 했다.
– 현대적 해석
시지프스의 신화는 카뮈에 의해 실존주의적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 유명한 신화이다. 카뮈는 사회의 부조리를 발견하는 것은 자신이 시지프스의 인생임을 자각하는 것이라 하였다. 바로 이 지점에서 카뮈는 2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하나는 자살을 통해 부조리에서 도피하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시지프스의 고귀한 성실을 본받아 노력하는 것 자체에 삶의 의미를 두고 사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카뮈는 철학적 자살에 대한 의미를 정의했으며 2차 세계 대전 이후 세계에 만연한 부조리들에 대한 실존주의적 성찰과 대안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카뮈의 관점에서 오늘날 현대인들의 존재양식에 대해 분석을 해보자면 먼저 자본주의 사회에서 현대인들의 삶의 방식은 시지프스의 그것과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현대인들은 매일 아침 회사에 출근하여 업무를 보고 저녁이 되면 퇴근을 한다. 이렇게 매일 매일 똑같은 일의 반복이 수행된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유사의 반복이다. 이러한 틀에 박힌 과정 속에서 현대인들은 쉽게 자아를 잃고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의 부속품으로 전락하여 돈, 성공, 쾌락 등 일시적인 기쁨을 주는 것들을 숭배하며 영혼을 잃어가는 존재로 전락하기 쉬울 수 있다. 한편으로는 시지프스가 돌을 꼭대기위에 올려 놓은 뒤 내려오는 과정에서 삶의 부조리를 자각하는 순간은 현대인들이 바쁜 일상가운데 독서를 하고 사랑을 하고 기도를 하며 삶의 부조리를 인식하는 순간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점에서 현대인들은 무엇에서 삶의 의미와 존재양식을 찾아야 할지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카뮈가 시지프스가 바위를 혼신의 힘을 다해 밀어올리는 노력과 투쟁은 바로 신들에 대한 간접적 승리이며 고귀한 성실의 결정체라고 칭의하였듯이 우리 현대인들은 하루하루의 일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삶의 부조리를 이겨내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시지프스가 산에서 내려올 때 마다 자신의 비참한 조건에 대하여 생각하고 고통을 인식하여 자아를 지켰던 것처럼 현대인들은 일에만 종속되지 않고 기타 취미활동인 독서, 음악, 예술, 연애 등을 통해 자아를 잃지 않도록 현명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삶의 지향성을 단순한 돈과 쾌락에 두지 말고 자기의 존재에 관심을 갖고 자아의 성장에 목표를 두고 이기적인 자세를 버리고 타인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자세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 알베르 카뮈
1913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몽드비에서 출생하였다. 알사스 출신의 농업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고, 청각 장애인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가난 속에서 자란 카뮈는 초등학교 시절 L. 제르맹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났다. 어렵게 대학에 진학해 고학으로 다니던 알제대학교 철학과에서 평생의 스승이 된 장 그르니에를 만나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
대학시절에는 연극에 흥미를 가져 직접 배우로서 출연한 적도 있었다. 결핵으로 교수가 될 것을 단념하고 졸업한 뒤에는 진보적 신문에서 신문기자로 일했다. 한때 공산당에 가입했던 그는 비판적인 르포와 논설로 정치적인 추방을 당하기도 했고, 프랑스 사상계와 문학계를 대표했던 말로, 지드, 사르트르, 샤르 등과 교류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몰입했다. 초기의 작품 『표리(表裏)』(1937), 『결혼』(1938)은 아름다운 산문으로, 그의 시인적 자질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1942년 7월, 문제작 『이방인(異邦人) L’ tranger』을 발표하면서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저항운동에 참가하여 레지스탕스 조직의 기관지였다가 후에 일간지가 된 「콩바」의 편집장으로서, 모든 정치 활동은 확고한 도덕적 기반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에 바탕을 둔 좌파적 입장을 견지했다. 또 집단적 폭력의 공포와 악성, 부조리함을 알레고리를 통해 형상화한 소설 『페스트』로 문학계의 대반향을 일으켰고 1951년에는 마르크시즘과 니힐리즘에 반대하며 제3의 부정정신을 옹호하는 평론 『반항적 인간』을 발표하여 사르트르와 격렬한 논쟁을 벌이다가 10년 가까운 우정에 금이 가기도 했다. 하지만, 1956년 『전락』을 발표하면서 사르트르에게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1957년 『이방인』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후 최초의 본격 장편소설 『최초의 인간』 집필 작업에 들어갔으나 1960년 자동차 사고로 생을 마쳤다.
실존주의 문학의 정수라 평가받는 『이방인』에는 살인 동기를 ‘태양이 뜨거워서’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는 이가 등장한다. 그는 삶과 현실에서 소외된 철저한 이방인으로, 죽음이라는 한계 상황 앞에서 인간의 노력이란 것이 얼마나 부질없으며 한편으로는 그 죽음을 향해 맹렬히 나아가는 인간존재가 얼마나 위대한지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부조리에 대한 추론을 시작으로 철학적 자살, 부조리한 인간, 철학과 소설, 키릴로프 등 철학적 에세이를 엮은 『시지프의 신화』는 권위에 도전하였다는 벌로 큰 돌을 산 정상에 올리는 행위를 무한정 반복해야 하는 시지프의 죄를 모티브로 하여 일상생활과 예술작품에서 드러나는 부조리한 측면을 명쾌하게 분석한 철학 에세이다.
1947년 출간된 『페스트』는 그 해의 비평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이 작품에서 페스트는 모든 자유가 제한되는 상황 즉 감옥 속의 인간을 상징한다. 카뮈는 주인공인 의사 리외와 그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모순에 찬 삶 평온한 삶 위에 덮친 모순과 허망, 즉 부조리 속에서 그 상황을 직시하고, 낙관적 기대 없이 묵묵히 그 허망과 맞서서 대결하는 인간상을 그렸다.
이런 다양한 작품들 중에서, 알베르 카뮈가 생전에 가장 아꼈던 책은 『반항하는 인간』이라고 한다. 카뮈의 철학적·윤리적·정치적 성찰을 담은 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반항하는 인간』은 『시지프의 신화』와 함께 카뮈의 대표적인 시론(試論)이다. 1951년 출간 당시 프랑스 지성계를 들끓게 했던 이 책에서 카뮈는, 폭력과 테러를 역사적·철학적·정치적 맥락에서 살피며, 테러와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성찰한다.
이 외에도 『적지와 왕국』『행복한 죽음』『정의의 사람들ㆍ계엄령』『결혼, 여름』『태양의 후예』『젊은 시절의 글』『스웨덴 연설ㆍ문학 비평』『최초의 인간』『여행일기』『단두대에 대한 성찰ㆍ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전락·추방과 왕국』『안과 겉』 등의 작품을 썼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