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존재와 다르게 : 본질의 저편
에마뉘엘 레비나스, 엠마누엘 레비나스 / 인간사랑 / 2010.2.25
엠마누엘 레비나스의 소논문들과 다른 잡지에 실린 텍스트들을 함께 묶어 레비나스의 사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레비나스는 본질, 존재자, 차이의 연관성을 흐트리는 예외를 주체성 안에서 식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주체의 실체성에서 내 안의 유일한 것의 단단한 알맹이에서, 결여된 나의 동일성에서 타자를 대속하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을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본질의 차이』라고 명명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개념이다.
○ 목차
역자서문
서론
논점
제1장 본질과 욕심을 버림
1. 존재의 타자
2. 존재와 욕심
3. 말함과 말해진 것
4. 주체성
5. 타자에 대한 책임
6. 본질과 의미화
7. 감성
8. 존재와 존재를 넘어서
9. 주체성은 본질의 양태가 아니다. 이 책이 전개될 여정
전개
제2장 지향성으로부터 느끼기로
1. 문제제기와 타자에 대한 성실성
2. 문제제기와 존재 : 시간과 회상
3. 시간과 담론
a) 감성적 체험
b) 언어
c) 말해진 것과 말함
d) 존재와 존재자의 혼동
e) 축약
4. 말함과 주체성
a) 말해진 것 없이 말함
b) 타자에 대한 노출로서의 말함
c) 자신의 의지에 반함
d) 인내, 신체성, 감성
e) 한 사람
f) 주체성과 인간성
제3장 감성과 근접성
1. 감성과 앎
2. 감성과 의미화
3. 감성과 마음
4. 향유
5. 상처받기 쉬움과 접촉
6. 근접성
a) 근접성과 공간
b)근접성과 주체성
c)근접성과 사로잡힘
d)현상과 얼굴
e)근접성과 무한
f) 의미화와 실존
제4장 대속
1. 원리와 무질서
2. 반복
3. 자신
4. 대속
5. 소통
6. 유한한 자유
주
색인
○ 저자소개 : 에마뉘엘 레비나스, 엠마누엘 레비나스 (Emmanuel Levinas, 1906 ~ 1995)
에마뉘엘 레비나스 (Emmanuel Levinas)는 리투아니아에서 유태인 부모 아래 3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923년 프랑스로 유학해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수학했고, 1928~1929년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후설과 하이데거로부터 현상학을 배운 뒤, 1930년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후설 현상학에서의 직관 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39년 프랑스 군인으로 2차 대전에 참전했다가 포로가 되어 종전과 함께 풀려났다. 1945년부터 파리의 유대인 학교(ENIO) 교장으로 오랫동안 일했다. 이 무렵의 저작으로는 『시간과 타자』(1947), 『존재에서 존재자로』(1947), 『후설과 하이데거와 함께 존재를 찾아서』(1949) 등이 있다.
1961년 첫번째 주저라 할 수 있는 『전체성과 무한』을 펴낸 이후 레비나스는 독자성을 지닌 철학자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다. 1974년에는 그의 두 번째 주저 격인 『존재와 달리 또는 존재성을 넘어』가 출판되었다. 그 밖의 중요한 저작들로는 『어려운 자유』(1963), 『관념에게 오는 신에 대해』(1982), 『주체 바깥』(1987), 『우리 사이』(1991) 등이 있다. 레비나스는 기존의 서양 철학을 자기중심적 지배를 확장하려 한 존재론이라고 비판하고 타자에 대한 책임을 우선시하는 윤리학을 제1철학으로 내세운다. 그는 1964년 푸아티에 대학에서 강의하기 시작하여 1967년 낭테르 대학 교수를 거쳐 1973년에서 1976년까지 소르본 대학 교수를 지냈다. 교수직을 은퇴한 후에도 강연과 집필 활동을 계속하다가 1995년 성탄절에 눈을 감는다.
– 역자 : 김연숙
충북대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 박사 졸업, 교육학 박사학위취득했다. 충북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레비나스 타자윤리학(인간사랑, 2001), 인격(공저, 서울대출판부, 2007), 서양근 현대윤리학(공저, 인간사랑, 2007) 외 다수가 있다.
– 감수 : 박한표
공주사대 졸업, 한국외국어대 석사, 프랑스 파리 10대학 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전 대전 알리앙스프랑세즈/프랑스문화원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건양대 겸임교수, 공주대, 충남대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 『매너, 타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한울 출판사) 외 다수가 있다.
○ 출판사 서평
이 책에서 나는 책임을 주체성의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제일구조로 제시한다. 왜냐하면 나는 주체성을 윤리적 개념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기서 윤리학은 선행적인 실존적 토대에 대한 보충으로 제시된 것이 아니다. 주체적인 것의 매듭이 묶여지는 것은 책임으로 이해되는 윤리에서다. … 역사적이고 객관적인 존재 속의 인간성, 자신 본래의 삼가함과 깨우침 속에서 주체적이며 인간적인 마음의 창을 내는 것은 자신의 존재조건을 버리는 것, 즉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제목인 ‘존재와 다르게’ (Autrement qu’être)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간존재라는 것은 마치 존재들 중의 한 존재가 아닌 것처럼 사는 것이다.
○ 독자의 평
난해하다. 이해 불가한 구절들이 사방에서 나를 공격한다. 전쟁이다! 프랑스 철학자 엠마누엘 레비나스 (Emmanuel Levinas, 1905-1995)의 작품이 오랜만에 내게 치열한 두통을 안겨다 주었다. 그동안 내가 읽은 레비나스의 저작은 모두 네 권, 전공자가 아닌데도 이정도 읽었다면 기특한 편이 아닌가. 『시간과 타자』(1947), 『존재에서 존재자로』(1947), 『신, 죽음 그리고 시간』의 순으로 읽었다. 그런데 이 책『존재와 다르게』(인간사랑, 2010)가 가장 가독성이 떨어졌고 이해가 되지 않은 구절들이 수북했고 설상가상 역자들의 해제도 부재한 관계로 국역본이 어렵다면 영역본이면 좀 이해가 수월하지 않을까 하고 괜스레 영어 원서를 찾게 만들었다.
무한과 유한, 존재와 존재자, 주체성과 주체, 실질과 본질, 동일자와 타자 등을 핵심어로 남발하면서 전개되는 레비나스의 담론은 각 핵심어의 관계도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하이데거에 무지한 것도 아니지만 담론이 너무 압축적이고 애매하다. 레비나스는 존재와 존재자를 구분하고, 실체와 본질을 구분한다. 그리고 ‘존재의 본질’, ‘본질 너머’ 운운 하는데 그것이 일반적인 의미가 아니라 특정한 의미 맥락을 담지한 개념어라서 초월의 영역 혹은 절대의 영역이라는 정도 외에는 파악이 곤란하다. 레비나스의 철학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철학은 지혜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면서 동시에 사랑의 지혜로 정당화되는 것이다.
“철학은 존재의 발견이며, 존재의 본질은 진리이고 철학이다. 존재의 본질은 동일한 것의 효소, 동일한 것의 재포착, 지각의 단위, 회상인 시간의 시간화이다.”(63쪽)
존재의 본질이 뭔지 감 좀 잡았는가? 확실한 것은 존재 너머가 신의 영역이고 궁극적인 타자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레비나스에게 ‘초월’이란 비존재 너머의 양태이고, 비존재의 저편이란 ‘존재와 다르다는 것’이고, 존재와는 다른 것의 양태는 모호성 혹은 수수께끼이고, 궁극의 수수께끼는 일자, 다름아닌 신이다.
솔직히 레비나스가 인간관계를 다루는 윤리학을 다지려고 하면서 이토록 난해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내가 보기에 레비나스의 윤리학은 살아숨쉬는 지상의 윤리학이 아니라 보다 초월적인 ‘본질 너머’의 윤리학에 해당한다. 세상에 떨어져 나온 우리는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대상이 타자에 해당한다. 심지어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만질 수 없는 궁극적인 타자를 설정하면서, 우리 옆에서 살아 숨쉬는 피와 살을 가진 현상계의 존재자를 경시하는 것은 레비나스의 잘못이다.
세계적인 철학자들은 누구나 사상적 계보에 해당하는 족보가 있다. 레비나스의 이름은 헤겔, 후설, 하이데거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레비나스의 가장 주요한 적수는 단연 하이데거이고 그의 추상적인 존재론신학에 반기를 든다. 그렇다고 해서 레비나스가 하이데거의 추상적 사변에 대한 말끔한 분석틀이나 간결한 해석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레비나스의 타자윤리학도 무척 추상적이고 신학적 색채가 농후하다. 아무래도 하이데거의 형이상학적 존재론 담론을 참조하다 보니 그 자신의 담론도 애매모호한 사변적 구성을 갖게 된다. 비록 그가 하이데거의 존재론 혹은 존재신학에 반대한다 해도 레비나스 발화의 상대자는 언제나 하이데거주의자들이기에, 그의 담론을 이해하려면 하이데거를 개념어사전처럼 활용할 수 밖에 없다.
” … 철학은 철학자들의 상호 주관적 운동 사이에서 드라마를 유발시킨다. 상호 주관적 운동은 과학에서의 동료집단들의 대화와 유사하지 않으며, 플라톤의 대화와도 유사하지 않다. 플라톤적 대화는 드라마 자체라기보다는 오히려 드라마에 대한 어렴풋한 회상이다. 드라마는 다른 구도에 따라 그려진다. 경험적으로 이 드라마는 철학사로 정리된다. 철학사에서는 언제나 되풀이해서 말할 것을 가진 새로운 발화자가 등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이 제기한 해석들 속에서 그에 대해 대답해야 할 발화를 다시 시작한다.”(47쪽)
레비나스에게 주체성은 동일자와 타자의 관계와 직결된다. 주체성은 동일자 안의 타자로서 구조화되지만 의식의 양태와는 다른 양태를 따른다. 의식은 언제나 주제에, 표상된 현재에, 에고 앞에 위치한 주제, 현상인 존재에 관련된다. 주체성은 존재와 존재의 타자의 매듭이고 매듭풀기이다. 본질은 욕심이고, 존재는 사이 존재이다. 욕심은 긍정적으로 존재자의 코나투스로 확인된다. 전쟁은 본질의 이익추구의 드라마 또는 몸짓이다. 존재는 전쟁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