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이어족을 연구한 핀란드의 언어학자, 구스타프 욘 람스테트 (Gustaf John Ramstedt, 1873 ~ 1950)
구스타프 욘 람스테트 (Gustaf John Ramstedt, 1873년 10월 22일 ~ 1950년 11월 25일)는 핀란드의 외교관이자 언어학자이다. 알타이어족에 대한 비교 연구 및 저서로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알타이어족 가설에 한국어를 포함시켜 하나의 어족으로 보는 주장으로 유명하다.

– 구스타프 욘 람스테트 (Gustaf John Ramstedt)
.출생: 1873년 10월 22일, 핀란드 에케네스
.사망: 1950년 11월 25일, 핀란드 헬싱키
.학력: 헬싱키 대학교
.저서: A Korean Grammar
.유명한 제자: 펜티 알토
남수오미 주 탐미사리 출신이며, 헬싱키 대학교에서 에밀 네스토르 세탤래로부터 핀우그리아어파를 배운 뒤 알타이어족을 학습하였다. 이후 몽골, 동튀르케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아시아 지역의 학술 탐험대에 참가해 알타이 민족의 언어를 연구하였다.
그 뒤 1917년 헬싱키 대학교의 교수 자격을 취득했으며, 1920년부터 1929년까지 초대 주일 공사를 역임하였다. 이후 1930년부터 1941년까지 헬싱키 대학교의 교수로 다시 활동했으며, 1944년까지 객원 교수를 맡았다.
또한 1891년에 에스페란토를 배웠으며, 핀란드의 에스페란토 협회 회장을 지냈다.
이후 1950년 헬싱키에서 세상을 떠났다.
○ 핀란드의 언어학자 람스테트 (1873.10.22 ~ 1950.11.25)
근대 몽골어학 및 알타이어학의 기초를 확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특히 한국어의 음운사·어휘·형태변화 등을 다른 알타이 제어들과의 비교 위에서 연구하여 한국어의 친족관계에 대한 가설을 수립, 국어학의 발전에도 기여했다.
그는 알타이 제어의 연구 자료를 거의 실제 조사에 의해 스스로 수집한 것으로 유명하다.
1898년 최초의 탐사 여행인 체레미스 탐사부터 1912년 몽골의 우르가 여행까지는 몽골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알타이 제어의 자료를 수집했으며, 일본 주재 핀란드 대리대사로 근무하는 동안 (1919 ~ 1930)에는 한국어와 일본어의 자료를 수집했다.
그가 알타이 제어에서 음운 대응으로 확립하려 했던 것 중 대표적인 것은 *r, *l의 반사형, *p-의 반사형, 어두의 *k-, *g-의 반사형 등의 대응을 들 수 있다.
이중 *p-의 반사형은 이른바 람스테트 법칙으로 불리기도 했다.
*r, *l 반사형의 대응이란 몽골어와 츄바쉬어의 r, l은 터키어의 z, s보다 오래된 것이며, 따라서 터키어의 z, s는 *r, *l의 변화라 한 것인데, 이는 r, l이 *z, *s로부터 변화한 것이라는 그때까지의 통설을 정반대로 수정한 것이다.
*p-의 반사형의 대응이란 기원적으로 *p-였던 것이 터키어, 중세 몽골어, 퉁구스어인 만주어, 골디어, 에벤키어와 라무트어에서 각각 ‘ø, h-, f-, p-, h-‘로 나타난다는 대응례를 말한 것이다.
이 대응에서 한국어는 p-를 유지하고 있어 (붉-, 보름 등), 한국어가 알타이 공통조어에서 비교적 일찍 분화되었다는 가설의 한 근거가 되기도 했다.
어두의 *k-, *g- 반사형의 대응이란 기원적으로 *k-, *g-였던 것들이 터키어, 몽골어, 한국어, 퉁구스어에 각각 ‘k:q, k:q, k (kh), k’와 ‘k:q, g:r, k,g’로 나타난다고 한 음운 대응을 말한다.
이외에도 그가 음운 대응으로 제시한 것은 이른바 P-K대응, 몽골어 어두의 n, d, ǰ, y와 츄바쉬어의 ś, 터키어의 *y의 대응, 구개음화의 적용 등을 들 수 있다.
어휘의 비교는 이러한 음운 대응과 상호 보충적인 것인데, 그가 특히 관심을 두었던 어휘비교는 수사에 관련된 것이었다.
그는 수사비교가 친족관계를 증명하는 데 결정적인 방법의 하나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형태론적인 연구에서는 몽골어, 터키어의 2가지 언어에서 나타나는 18개의 접사를 제시한 것, 동사의 부정에 대한 비교, 동사로부터 파생된 전성명사의 접미사 ‘-i, -m’, 3인칭 대명사 *i, 격, 어간과 어미 등의 비교를 들 수 있다.
특히 그는 한국어의 개별 문법을 다루면서 ‘부동사’라는 개념을 체계화시키고 곡용의 조사들을 터키어 · 몽골어 · 퉁구스어 등과 비교하기도 했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 그는 지리적 격리성 등의 여러 근거를 들어 우랄알타이어족설을 부정하고 알타이어족설을 수립했다.
그는 이알타이어족이 한국어 · 터키어 · 몽골어군 · 퉁구스어군을 포함하는 것이며, 기원적인 본거지는 싱안링 [興安嶺] 산맥 근처라고 했다.
그는 알타이 단일어족의 시기가 지금부터 4,000여 년 전까지 계속되었을 것이라고 하고, 각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들의 위치는 그 발원지를 중심으로 한 마름모꼴을 상정했을 때 북의 꼭지점에 퉁구스인, 동에 한국인, 남에 터키인, 서에 몽골인이 위치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특히 한국어는 이 단일어족에서 매우 이른 시기에 갈라져 나온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가 한국어에 관해 연구하여 발표한 논문 및 저서 중 중요한 것으로는 〈한국어 요론〉(1928) ·〈한국어의 체언적 후치사〉(1933) ·〈한국어의 ‘것’ (kes)〉(1937) ·〈한국어의 위치에 대하여〉(1939) ·〈한국어 문법〉(1939) ·〈한국어 어원연구〉(1949) 등이 있으며, 이들 외에 알타이 제어에 대한 연구 속에서 한국어를 포함시킨 연구로 들 수 있는 것은 〈알타이 제어에 있어서의 구개음화〉(1932) ·〈칼무크어 사전〉(1935) 등이 대표적이다.
○ 저서들

Bergtscheremissische Sprachstudien, Helsinki, 1902 (Hill)
“Über die Zahlwörter der altaischen Sprachen,” JSFOu 24: 1–24, 1905
Kalmückisches Wörterbuch, Helsinki, 1935
“Studies in Korean Etymology,” MSFOu 95, Helsinki: Suomalais-Ugrilainen Seura, 1949
A Korean Grammar. Helsinki: Suomalais-ugrilainen Seura, 1939.
Einführung in die altaische Sprachwissenschaft, ‘Introduction to Altaic Linguistics’, 2 volumes. Helsinki: Suomalais-Ugrilainen Seura, 1952–1957.
○ 한국어연구의 태두 「람스테트」 박사 _ 김방한 교수 (서울대 문리대)
고「람스테트」 박사 (C · J · Ramstedt)는 우리 국어학계에는 이미 잘 알려진 핀란드의 저명한 알타이어학자요, 몽고어학자이다. 특히 우리에게는 한국어 학자로서 관심을 끌었고 주목되었다. 그가 불멸의 업적을 남기고 향년79세를 일기로 영면한 것이 1950년 11윌 25일. 따라서 1970년 11월 25일이 그가 서거한지 꼭 만20년이다.
「람스테트」 20주기를 맞이하여 우리의 입장에서 그의 학문적 공적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우리학계에서 그의 연구가 이숭령 박사에 의해서 최초로 구체적인 소개가 되었고, 그의 생애와 업적이 또한 상세히 소개된 바 있다 (이숭령 · 음운론연구). 그 뒤 국어의 계통연구에서 언제나 「람스테트」박사의 연구를 인용하고 그의 이름을 빠뜨릴 수 없게 되어 있다.
– 20주기 맞아 되새겨본 그의 학문과 업적, 국어 계통연구의 과학적 방법 길 터, 한국어의 알타이어적 요소를 세밀히 분석, 알타이어 연구에 금자탑
그는 터키어·몽고어·퉁구스 어에 관한 개별적 연구부터 알타이어 비교 연구뿐만 아니라 한국어의 문법과 그 계통연구, 또 일본어에 이르기까지 실로 폭 넓은 언어학자로서 그의 저서와 논문들은 그 하나 하나가 모두 중요한 학술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그는 특히 몽고어학과 알타이어비교 언어학을 진정한 언어학적 연구의 궤도에 올려놓아 알타이어학계에 하나의 불멸의 금자탑을 남겼다.
그러나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그가 최초로 국어계통연구의 과학적인 길을 열고 그 방향을 제시했다는데 불멸의 공적을 인정해야한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업적을 간단히 되돌아보기로 한다.
과거 우리말은 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들 장식처럼 말해왔다. 그러나 이것은 터키어·몽고어·퉁구스어 등을 포함한 이른바 알타이어와 우리말의 표면적인 유사성에 의한 것으로 진정한 언어학적 증명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의 주위를 돌아볼 때 모든 면에서 언어구조가 전혀 다른 중국어를 제외하고 한국어와의 비교가능성이 있는 언어는 북쪽의 알타이 제어와 일본어만이다. 그만큼 이들 언어에는 현저한 표면적 유사성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말은 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말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유사성에 불과한 것으로 그 유사성이 과연 동족관계인 친근성에 의한 것인지는 엄격한 언어학적 방법에 의해서 입증되어야 한다. 한국어는 알타이 제어와 그렇게 현저한 유사성을 보여주기는 하나 그것을 엄격한 뜻에서 입증하기가 대단히 곤란했던 것이다. 이 때 고「람스테트」박사는 알타이 어학의 토대를 닦았을 뿐만 아니라 최초로 우리말과 알타이 제어와의 비교에서 국어의 개통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하는 방향을 제시됐던 것이다.
그는 「알타이어학개선」에서 음운 · 형태 양면에서 비록 단면적이긴 하나 한국어가 보여주는 알타이어와의 공통적인 요소를 지적하고 한국어에 있어서의 알타이어적 요소를 언어학적으로 엄밀하게 분석 비교했던 것이다. 그는 또한 여러 논문에서도 한국어의 계통연구를 위한 많은 암시와 연구방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연구와 함께 『한국어 어원연구』는 국어와 알타이어와의 관계를 입증할만한 많은 자료를 제시했다. 여기서 그는 한국어가 알타이어학에서 어느 언어 못지 않게 중요한 위치에 있음을 보여 주었다.
여기에는 물론 한자어를 순수한 우리말로 잘못보고 비교하는 등 외국인 학자로서 범하기 쉬운 과오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 저서는 비단국어의 계통 연구뿐만 아니라 알타이어비교 연구에서도 세기적인 큰 업적으로서 알타이어와 같은 어원인 국어의 어휘를 제시했다. 몇몇 언어의 친근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음운대응의 규칙성, 혹은 음운법칙을 전제로 해야한다. 그러나 알타이어학에서는 특히 우리 말과의 비교에서 그러한 음운법칙의 설정이 극히 곤란하다.
이러한 점에서 위의 『한국어 어원연구』는 앞으로 음운법칙을 수립할 수 있는 많은 자료를 제시했다는데 큰 공적이 있다.
그뿐 아니라 그는 알타이어학에서 「람스테트」 법칙이라고 부르는 음운법칙을 수립했다. 그것은 만주어의 어두음 f-가 현대 몽골어의 「영」 소멸했음을 의미. 중세 몽골어에서는 f-, 또 어느 방언에서는 h-, 터키어에서는 b- 또는 영과 대응하는 것으로 이것은 수조어에서 p- 로 재구성되는 것이다. 이것은 어두에 ㅂ이 있는 국어의 어휘에도 해당되는 것으로 주목된다. 예를 들면 국어 붉(은), 만주어 fulgiyan, 몽골어 ulagan 우리는 여기서 그의 한국어 연구에 기여한 공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우리들 자신의 연구가 더욱 크게 발전해야 할 것을 다짐해야할 것이다. 이 기회에 서울대 문리대 동아문화연구소에서는 그의 20주기를 맞이하여 강연회를 열고 또한 그의 저서와 논문, 그리고 「알타이」학 연구자료와 귀중 도서의 전시회를 준비했다.
○ 국어계통론 (國語系統論)
– 정의
비교언어학의 방법에 의하여 국어와 다른 언어와 친근관계를 연구하는 학문.
– 내용
몇몇 언어가 발생적으로 공통된 기원에서 각각 분열, 변화하였다고 생각되는 경우, 그들 언어는 서로 친근관계가 있다고 하며 또 그들 친근관계가 있는 언어를 동계언어 (同系言語)라고 한다.
그리고 이들 동계언어를 총괄해서 어족 (語族)이라고 부른다. 한국어의 계통론은 우리 국어가 어떤 다른 언어와 친근관계가 있는가를 비교언어학의 방법에 의하여 연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한국어의 주위를 볼 때, 유형적인 면에서 현저한 유사성이 있고 또한 유사한 낱말이 발견된다는 점에서 먼저 주목되는 언어가 알타이제어와 일본어이다. 따라서 한국어는 이들 언어와 친근관계가 있으리라는 생각이 일찍부터 싹트기 시작하였다.
그 뒤 이들 언어와의 친근관계를 증명하기 위한 여러 비교연구가 계속되었다. 특히, 알타이제어와의 비교연구는 광복 이후 국내에서 한국어계통연구의 핵심적인 과제가 되어왔다.
우리 학계에서 한국어의 계통연구는 광복 이후에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하였는데, 이때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이숭녕 (李崇寧) · 김선기 (金善琪) 등의 논문들이다. 그 뒤 한국어의 계통연구가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오르게 된 것은 1960년대 이후부터라 하겠다.
우리들의 계통연구는 처음부터 일관해서 알타이제어와의 친근성을 규명하려는 데 집중되어온 것이 특징이다. 먼저, 이기문 (李基文)은 구체적인 언어사실을 들어 한국어와 알타이제어와의 관계를 개관한 바 있고, 또 지금까지의 이 방면의 중요한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김방한 (金芳漢)은 음운론과 형태론의 몇 가지 면에서 한국어와 알타이제어를 비교한 바 있으며, 또한 한국어의 밑바닥에 잠정적으로 ‘원시한반도어’라고 부르는 어떤 미지의 언어가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제시한 바도 있다.
한편, 한국어와 일본어는 지리적 인접관계 뿐만 아니라 그 현저한 유형적 유사성, 그리고 일견하여 곧바로 알 수 있는 유사한 낱말 때문에 일찍부터 두 언어의 친근관계가 논의되어 왔다. 한국어와 일본어의 비교연구는 주로 일본학자에 의해서 행하여진 바 있는데, 이는 일본어의 계통을 연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19세기 후반 로니 (Rosny, J.) · 달레 (Dallet, C. C.) · 로스 (Ross, J.) 등은 한국어와 우랄알타이어의 유형적 유사성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그것은 피상적인 관찰에 지나지 않으며 구체적인 언어사실을 비교한 것은 아니었다.
그 뒤 한국어와 알타이제어와의 구체적인 비교연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먼저, 폴리바노프 (Polivanov, E. D.)는 1927년에 짧은 논문이지만 최초로 음운과 형태면에 걸쳐 언급하면서 한국어와 알타이제어와의 친근성을 보다 과학적으로 논증하려고 하였다.
여기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음운대응의 규칙성을 설정하려고 한 점이다. 그리고 대응의 예로 든 낱말의 비교에는 오늘날 확실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포함되어 있어서 매우 인상적이다.
이 논문을 발표한 이듬해인 1928년에 저명한 알타이어학자인 람스테트 (Ramstedt, G. J.)는 「한국어에 관한 관견 (Remarks on the Korean Language)」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여서 이 방면의 주목을 끌었다.
그의 가장 큰 공적의 하나는 무엇보다도 투르크어 · 몽골어 · 만주 · 퉁구스어 사이에 친근관계가 있다는 알타이가설 (혹은 알타이어족설)의 기반을 닦은 일이다. 그리하여 진정한 알타이어학은 람스테트와 더불어 시작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의 또 다른 업적은 한국어의 계통에 관한 연구이다. 여러 논저에서 구체적인 언어사실을 들어 한국어와 알타이제어의 친근성을 증명하려고 하였다.
그는 외견상의 유형적 유사성이나 비슷한 낱말을 나열하지 않고, 진정한 비교언어학적 방법에 의해서 일정한 음운대응을 관찰하고, 또 문법형태소를 분석하여 그 일치하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람스테트의 『알타이어학개설 : Einfuhrung in die Altaische Sprachwissenshaft』(Ⅰ·Ⅲ)은 알타이어와의 관계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진정한 출발점이 되었다.
오늘날 국어와 알타이제어와의 비교연구는 모두 이 선구적인 연구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그의 『한국어 어원연구 : Studies in Korean Etymology』(1949)는 한국어와 알타이제어와의 비교문법에 하나의 큰 발전을 가져온 업적으로 평가된다.
람스테트에 이어서 한국어와 알타이제어의 친근관계를 한층 깊이 있게 연구한 학자는 포페 (Poppe, N.)이다. 포페도 탁월한 몽고어학자이자 알타이어학자이다. 람스테트에 의해서 닦여진 알타이어족설은 포페에 의해서 한층 정밀화되었다. 그리고 그의 연구대상에는 한국어도 포함되었다.
그의 『알타이제어비교문법 : Vergleichende Grammatik der Altaischen Sprachen』(1960)은 음운론에 한정된 것이지만 한국어의 낱말을 비교대상으로 들고 있다. 이들 비교의 예들 중에는 결함이 있으나 람스테트에서보다 한층 정밀화되었다는 데 특징이 있다.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 나라에서의 한국어계통연구는 알타이제어와의 비교연구가 그 핵심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람스테트와 포페이다.
그들이 한국어를 알타이통일체에 포함시키고 알타이제어와의 비교대상으로 한국어를 적극적으로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서 한국어는 알타이제어와 친근관계가 있으리라는 견해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람스테트의 여러 논저를 보면 그는 한국어와 알타이제어와의 친근성을 어느 정도 확신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국어의 계통을 그렇게 단순하게만은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람스테트는 “한국어는 앞으로 더 연구를 요하는 불가사의한 언어”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한국어를 용이하게 알타이어군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라고도 말하고 있다. 이 말은 그가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였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한편, 포페의 경우에는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 그는 람스테트의 『한국어 어원연구』에 대한 1950년의 서평에서 람스테트의 이 연구에 의해서 한국어와 알타이제어와의 친근성은 의심할 바 없다고 언명하였다.
그 뒤 1960년 『알타이제어 비교문법』에서는 알타이제어와 한국어의 관계가 그다지 확실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한국어에 적어도 알타이어의 기층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하며,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1965년, 『알타이어학개설 (Introduction to Altaic Linguistics)』에서 포페는 비로소 한국어의 계통에 관한 그의 견해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게 된다. 그는 한국어의 위치는 그다지 확실하지 않다고 전제한 다음, 한국어의 계통에 관해서 다음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첫째, 한국어는 알타이제어와 친근관계가 있다. 둘째, 원시한국어는 알타이통일체가 존재하기 전에 분열하였다 (즉 분열연대가 매우 이르다.). 셋째, 한국어에는 알타이어 기층밖에는 없다.
즉, 한국어는 기원적으로 비 (非)알타이어인데, 이것이 기층언어인 고대알타이어를 흡수했든가, 혹은 기층언어인 알타이어 위에 얹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포페가 제시한 세 가지 가능성은 탁월한 알타이어학자인 그가 보기에도 한국어의 계통이 얼마나 두꺼운 안개 속에 싸여 있는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지금까지의 한국어의 계통연구는 먼저 막연하게 한국어와 알타이제어의 친근성을 전제로 하고, 또 알타이어와의 비교연구에 의해서 이루어져왔다. 그 결과 한국어에서 알타이제어와 공통된 요소를 발견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가 과연 한국어와 알타이제어의 친근성을 증명하기에 충분한 것인가는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한국어에서 알타이어의 요소가 발견되면서도 음운대응의 규칙을 설정하기가 어렵고, 또 일치하는 어휘가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연구방법에 어떤 결함이 있지 않은가 하는 반성을 촉구하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어의 계통연구는 현재 어느 면에서 큰 벽에 부딪히고 있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것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여러 문제가 다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람스테트는 『알타이어학개설』에서 알타이조어시대에 있어서의 4어파의 친근관계를 다음과 같이 추정하고, 이들은 4,000년 전에 분열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는 한국어를 알타이어족의 한 독립된 어파로 본 것이 특징적이다.
한편, 포페는 그의 『알타이제어 비교문법』에서 다음과 같은 계보도를 제시하였다. 이 계보도에 의하면, 한국어가 알타이어족에서 한 어파를 이루며 알타이조어에서 직접 분열하였으며, 그 분열시기가 대단히 이른 것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한국어가 투르크어 · 몽고어 · 만주 · 퉁구스어와 다른 특유한 변화과정을 밟았을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이것은 그 자체의 도식적인 명확성은 있으나, 한국어 부분은 오히려 한국어계통연구의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이기문은 『국어사개설』(1972)에서 계보도를 제시한 바 있다.
여기서 부여·한조어를 가정하고 이것이 알타이공통어에 거슬러 올라가는지, 혹은 그것과 자매관계에 있는지는 앞으로 더욱 연구되어야 할 과제로 보고, 부여 · 한조어의 위치에 대해서는 결론을 삼가고 신중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김방한은 한국어의 위치가 그것을 도식화할 정도로 확실하지는 않으나, 한국어가 퉁구스어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을 수 있는 개연성이 가장 높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는 한국어와 알타이제어와의 비교에서 당면하는 여러가지 곤란성의 근본적인 요인을 해명하려고 하였다.
그리하여 비알타이어일 가능성마저 있는 기층언어를 가정하고 그것을 ‘원시한반도어’라고 불렀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한국어와 알타이제어 사이에 공통적 요소가 있음이 확실한데, 이들은 두 언어군의 친근관계를 시사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과제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설득력 있는 증거를 보강, 제시하는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의 연구가 실질적으로 람스테트의 연구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므로, 거기서 더 발전하기 위하여 그들이 제시하지 못한 새로운 대응의 예를 우리 손으로 발견하여야 한다. 그리고 차용관계를 구별하는 것이 강조되어야 한다.
매우 이른 시기의 차용일 경우에는 그것을 식별하기가 극히 어렵다. 이 밖에 중국어 이외의 다른 차용어에 관하여서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종래의 알타이어족설과 한국어와 알타이어족과의 동계설에 대해서 근래 그것을 전적으로 거부하거나 아직 증명되지 않은 가설임을 강조하는 견해가 나타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종래의 알타이어족설이나 한국어와의 동계설을 거의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반론도 그만큼 클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견해사이 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종래의 견해를 전적으로 부정하기도 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아직 증명되지 않은 가설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알타이어족설과 한국어의 친근 관계를 전적으로 부정한다고 하더라도 그들 사이의 친근 관계를 작업 가설로 설정하고 비교해 볼 수 있다. 그것은 지금까지 확실하다고 지적된 공통적 요소가 비록 수적으로 빈약하기는 하지만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 요소가 차용 관계가 아니라면 우연한 일치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 빈약한 증거가 한국어와 알타이제어와의 친근성을 입증할 만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어가 알타이제어 혹은 알타이어족과 친근 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과 같이 또한 그러한 친근 관계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어의 계통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견해와 더불어 몇 가지 방법론적 문제가 제기된다. 알타이제어의 비교 연구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어와의 비교 연구에는 방법론적 문제가 많이 내포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역사·비교언어학적 관점에서 그다지 진지하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방법론적 토대가 확고하지 않으면 자의적인 혹은 일면만의 합리성을 띤 추리 결과가 신기루처럼 보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또한 이러한 점을 이론적으로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실제 연구에서는 여기서 벗어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인구어 비교언어학은 실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놀라울 정도의 정밀하고 정확한 업적을 거두었다. 따라서 이 방법론이 다른 언어의 연구에서도 기준이 되어 왔다.
그러나 언어에 따라서 언어 구조 자체의 차이 뿐 아니라, 이용할 수 있는 자료의 질과 양에도 여러모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인구어 비교언어학에서 수립된 방법론의 보편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리하여 인구어 비교 방법이 다른 언어에는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학문적 확고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다른 언어의 비교 연구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면, 그 범위나 한계가 어디 있으며 또 어떤 언어 현상에 관해서 그러한가를 구체적으로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구체적으로 지적되기 위해서는 먼저 인구어 비교언어학에 관한 폭 넓은 지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식 없이 막연하게 인구어 비교언어학에서 수립된 방법을 다른 언어 연구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마치 구름을 잡으려는 것과도 같다.
방법론적 확고한 지식없이 특히 한국어와 같은 아직 계통이 불명확한 언어의 계통을 연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편 세계의 여러 언어에서 그들 언어의 계통 연구가 어떻게 행해지고 어떤 문제들이 거론되었는가를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한국어의 계통 연구가 현재 수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에 걸친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진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다. _ 집필자 : 김방한 (1995년)
– 참고문헌
『국어사개설』(이기문, 민중서관, 1972)
『한국어의 계통』(김방한, 민음사, 1983)
Vergleichende Grammatik der Altaischen Sprachen (Poppe,N., Wiesbaden, 1960)
「한국어형성사」(이기문,『한국문화사대계』 3,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 1967)
「한국어와 만주어의 비교연구 1」(성백인,『언어학』 3, 1978)
Remarks on the Korean Language (Ramstedt,G.J., Memoires de la Societe Finno · Ougrienne 58, Helsinki, 1928)
Einfuhrung in die altaische Sprachwissenschaft (Ramstedt,G.J.,Memoires de la societe Finno · Ougrienne 104, Helsinki,1952∼1957)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