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서풍의 노래 : Ode to the West Wind, 서풍에 부치는 노래
퍼시 비시 셸리 / 선영사 / 1994.1.1
‘서풍의 노래’ (Ode to the West Wind, 서풍에 부치는 노래)는 쉘리 나이 26세 때 (1818년)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지은 것이다.

1장은 ‘땅에 부는 서풍’을 향하여 “질병으로 변색한 무수한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생명의 파괴자임과 동시에 생명의 보존자인 서풍은 내 말을 들어보라”는 말을 하고 있다.
2장은 ‘하늘에 부는 서풍’을 보고 “비와 번개의 사자인 구름을 나뭇잎 뿌리듯 하늘 가득히 흩어지게 하고, 이윽고 다가올 밤을 천정으로 하는 무덤- 즉, 끝나 가는 한 해의 죽음을 만드는 것은 서풍 너이다.”라고 애도(哀悼)의 말을 하는 조가(弔歌)이다.
3장은 ‘바다에 부는 서풍’을 노래한 것으로 ‘베이이 샛강’에 있는 ‘浮石의 섬’에서 본 지중해의 잔잔하고 잠든 정경을 묘사하고 있다.
4장은 시인의 현재 상태를 말하며 왜 서풍에게 자기의 말을 들으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말하고 있는데 “나도 나뭇잎처럼, 물결처럼, 구름처럼 생생하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말과 함께 “나도 지난날에는 서풍처럼 거칠고 민첩하고 거만했지만 시대의 중압에 의하여 짓밟히고 결박되어 자유를 잃었다”고 말하고 있다.
5장은 서풍에게 자신의 소원을 말하는데 “거칠고 격렬한 정신이여, 내 사상을 씨앗으로 새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하여 낙엽처럼 사방에 흩어지게 하고 내 입술에 불어 아직 눈뜨지 않은 대지를 향해 예언의 나팔을 불수 있게 해달라고” 말하면서 “봄은 가까운 시일 안에 반드시 온다”는 말로 시를 끝맺고 있다. 서풍에게 퍼뜨려 달라는 사상이 무엇이냐 하면 “인간은 원래 자유로운 존재이다” 라는 것으로 “인간 해방”의 외침인 것이다. 그러면서 인류에게 있어서 ‘봄’ 즉, 모든 인류가 자유롭게 될 날이 머지 않았음을 강조하고 있다.
‘겨울이 오면 봄 또한 멀지 않으리’라는 마지막 구절로 해서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셸리는 이 시에서 서풍에게 자신의 자유주의 사상을 온 인류에게 퍼뜨려 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그는 바람을 인간의 억압된 상태를 풀어 주고 자유를 전달해 줄 대상으로 보고 있다. 그의 자유에 대한 신념, 권위에 대한 도전, 그리고 시인의 사명이 예언자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19세기와 이후의 시인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 저자소개 : 퍼시 비시 셸리 (Percy Bysshe Shelley, 1792 ~ 1822)
퍼시 비시 셸리 (Percy Bysshe Shelley, 1792년 8월 4일 ~ 1822년 7월 8일)는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으로 잉글랜드 서식스 주 필드플레이스에서 태어났다.
명문 이튼을 거쳐 1810년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 이듬해 「무신론의 필연성」을 써서 출판한 일로 퇴학 처분을 받았다.
이 무렵 16세 소녀 해리엇 웨스트브룩과 사랑의 도피 끝에 결혼한다.
1812년 1월, 첫 편지를 시작으로 정치사상가 윌리엄 고드윈과 만나며 그의 사상에 깊이 영향을 받는다.
당대의 문인들과 사귀며 지적으로 성장하고, 급진적 정치운동에 투신한다.
첫 장편 철학시 「매브 여왕」을 비롯해 사회 개혁적인 산문들을 발표한다.
1814년 여름 해리엇과 헤어지고 고드윈의 총명한 딸 메리와 사랑에 빠진다.
함께 유럽을 여행하고, 1816년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바이런과 만나 우정을 쌓는다.
그해 11월, 해리엇이 자살하고 난 뒤에 메리와 재혼한다.
1818년 3월, 고국을 영원히 떠나 이탈리아를 방랑하며 가장 중요한 작품들을 써낸다.
장편 시극 「사슬에서 풀려난 프로메테우스」, 「첸치 일가」, 단편시 「종달새에게」, 「서풍의 노래」, 빼어난 산문 「시의 옹호」 등이다.
1822년 7월, 폭풍우에 배가 전복되는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라틴어 묘비명 ‘Cor Cordium’ (마음들 중의 마음)이 말해주듯이, 그는 생명과 사랑의 시인이었으며 열정적인 사회개혁가였다.
○ 출판사 서평
1820년에 발표되었다. 전체 5장으로 이루어진 ‘서풍의 노래’는 운율을 지닌 장문의 서정시로서 오드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각 장은 4개의 3행 연구와 한 개의 2행 연구로 되어있어 형식적 엄밀함이 돋보인다. 이 시에서 “서풍”으로 명명된 바람은 계절의 순환을 나타내는 자연의 의미와 자유를 향한 개혁을 나타내는 정치적 의미, 그리고 시인의 창조력의 쇄신을 나타내는 시적 의미라는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는 이미지이다. 셸리는 ‘시의 옹호’에서 “시인은 세계의 인정받지 못한 입법자다”라는 말을 하여 사회와 대중에 끼치는 시와 시인의 예언적 역할을 강조하였다. 낭만주의 시대의 이러한 독특한 시론대로 시인은 이 시의 결구에서 서풍의 거칠 줄 모르는 힘을 빌려 인류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전망과 예견을 모든 사람들에게 널리 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표현한다.
‘서풍의 노래’는 퍼시 셸리가 26세 되던 때인 1818년부터 이탈리아에서 살았는데, 그가 피렌체에 체류할 때 지은 것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낭만주의 시인이면서 사회혁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 사회개혁에 대한 정열과 정치적·도덕적 개혁에 대한 자신의 사상을 서풍의 상징성에 빗대어 밀도 깊게 보여준다. 서풍, 즉 바람은 만물을 일으켜 세우는 원초적 이미지의 상징이며, 동시에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인간의 열망을 거센 목소리로 상징한다.
“오, 거센 서풍ㅡ그대 가을의 숨결이여,/보이지 않는 네게서 죽은 잎사귀들은/마술사를 피하는 유령처럼 쫓기는구나.”로 시작되는 제1장은 땅에 부는 서풍, 즉 가을바람에 대해서 노래한다. 제2장은 “저무는 해의 만가”로서 하늘에 부는 서풍을 노래한다. 제3장은 시가 씌어질 때 시인이 살았던 이탈리아 지중해의 정경을 묘사하며, 그 바다에 부는 서풍을 노래한다.
제4장은 서풍의 거침없음에 의탁해야만 하는 시인 자신의 현재 상태를 노래한다. 제5장은 서풍으로 하여금 시인의 사상과 의지를 전 우주를 향해 거침없이 외치라고 격렬하면서도 아름다운 말로 노래한다. 그것은 인간은 원래 자유로운 존재임을 알리고자 하는 ‘인간해방’의 외침이다.
마지막 시구 “겨울이 오면 어찌 봄이 멀 것이랴?”는 시의 주제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경구로서, 오늘날에도 정치적·사회적 억압으로 삶이 고달플 때 새로운 힘과 기대를 가지게 하는 희망의 노래로 기억된다.
퍼시 셸리는 역동적인 에너지와 결합된 이상주의를 독특하게 펼쳐보인 영국의 낭만파 시인이다. 윌리엄 고드윈 (William Godwin)의 영향을 받아 사회개혁에도 정열적이었던 그의 시에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주도하는 강력한 힘이 내재되어 있다. 대표적인 작품에 ‘첸치 일가’ (1819), ‘사슬에서 풀린 프로메테우스’ (1820)가 있으며, 낭만주의 시론으로 유명한 저서 ‘시의 옹호’ (1821)가 있다.

○ 서풍의 노래 / 서풍에 부치는 노래 : Ode to the West Wind
1
오, 사나운 서풍, 너 가을의 숨결이여!
너의 존재 앞에서 휘몰리는 죽은 잎새들은
눈에는 안 보여도 마술사에게 쫓기는 유령의 무리와 같도다 .
누런, 검은, 파리한, 혹은 빨간 열기띄운
열병에 걸린 저 무리들, 오, 너는
그 무리들을 검은 겨울의 잠 자리로 몰아친다.
그러면 그들 날개돋친 씨앗들은 그 무덤 속에
시체되어 차디차게 사그라져 잠드나니,
너의 하늘빛 봄 누이가 꿈꾸는 대지위에
그 나팔을 붙어대어(향기로운 꽃봉오리를 풀뜯는
양떼처럼 활짝 공중으로 휘몰아서)
산과 들을 생기솟는 빛깔과 향기로 가득 채우는 그날이 올 때까지.
거센 정신이여, 그 어디든 떠도는 너는
파괴자이며 또한 보존자, 들으라. 오, 나의 말을.
2
네가 흘러가면 가파른 천공에는 난동이 일고,
그러면 흩어지는 구름은 대지위에서 썩어가는 낙엽처럼
하늘과 대양에 얽힌 가지로부터 우수수 떨어진다.
비와 번개의 사자들, 너의 하늘거리는 물결의
푸른 표면엔, 어느 사나운 ‘미내드’의 머리 위에
치솟은 빛나는 머리단처럼,
희미한 지평선 언저리에서
천당 끝 닿는데 이르기까지
다가오는 폭풍우의 머리카락이 휘날린다.
너, 한 해가 저물어 밤을 불러오는 만가여,
너의 온갖 증기 한데 뭉친 막강한 힘은
거대한 둥근 무덤되고 그 천정을 이룰지니,
이제 그 凝固한 대기로부터,
새까만 비와, 불길과, 우박이 터져나오리라. 오, 들어보라!
3
‘베이이’만에 뜬 浮石의 섬가에 누워
수정물결 감도는 파도소리에 잠들어
여름날의 꿈에 잠겼던 푸른 지중해를 일깨운 너,
눈 앞에 그려만 보아도 감각이 아찔해지는
하늘색 이끼와 향기로운 꽃속에 파묻힌
옛 궁전과 탑들이 물결에 반사되어
꿈결에 그려 보는 지중해를 일깨운 너,
네가 길을 나서면 강대한 대서양의 잔잔한 물결 또한
스스로 쪼개져 나가 길을 터주고
저 아래 바닷가엔
바다꽃, 즙없는 잎새 우거진 습기찬 바다숲이
너의 목소리 듣고 겁에 질려 졸지에 백발되고
온 몸을 떨어 잎을 떨어뜨린다. 오, 들어보라!
4
내 만일 휘날리는 한 잎 낙엽이라면,
내 만일 너와 함께 날아가는 날센 한 조각 구름이라면,
너의 힘에 짓눌려 헐덕이면서도 너의 힘찬 맥박을
함께 나누는 파도라면, 그 자유만 너보다 못할 뿐일진대,
내 아직도 내 어린 시절같아,
너의 하늘 방랑길 친구가 되었으련만,
그래서 하늘 달리는 너를 앞지르는 것이
결코 공상만은 아니었던 그 시절의 나라고 할지라도,
나는 이토록 간절한 소망의 기원속에서 너와 겨루지는 않으리라.
오, 이 내 몸 일으켜다오. 파도처럼, 잎새처럼, 구름처럼!
나는 인생의 가시밭에 쓰러진다! 나는 피흘린다!
짓누르는 시간의 중압이 나를 사슬로 묶고 굽혀 버렸도다.
길들줄 모르고, 민첩하고, 자존심 강한, 너무나도 너와 같았던 나를
5
이 내 몸 너의 거문고 되게하라, 숲이 그러하듯이
내 잎새들이 숲의 그것처럼 떨어진들 그 어떠랴!
너의 장대한 조화로운 소음이 내 몸과 숲을 올려
심오한 가을의 음조를, 슬픔속에도 깃든
감미로운 애조를 얻을진저, 너 맹렬한 정신이여,
이 내 정신 되어다오 ! 네가 나 되어라, 격렬한 자여!
나의 죽은 사상을 마른 잎새 휘몰아치듯,
우주로 날려 신생을 재촉하라!
그리고 이 시를 주문삼아
꺼지지 않은 화덕에서 재와 불꽃을 날리듯
이 내 말을 온 누리에게 퍼뜨려 다오!
내 입술을 통해 잠깨지 못한 대지를 향해 부는
예언의 나팔이 되라! 오, ‘바람’ 이여,
겨울이 오면 봄이 멀 수가 있겠는가?

………………. 원문 ……………….
1
O wild West Wind, thou breath of Autumn’s being,
Thou, from whose unseen presence the leaves dead
Are driven, like ghosts from an enchanter fleeing,
Yellow, and black, and pale, and hectic red,
Pestilence-stricken multitudes: O thou,
Who chariotest to their dark wintry bed
The winged seeds, where they lie cold and low,
Each like a corpse within its grave, until
Thine azure sister of the Spring shall blow
Her clarion o’er the dreaming earth, and fill
(Driving sweet buds like flocks to feed in air)
With living hues and odours plain and hill:
Wild Spirit, which art moving everywhere;
Destroyer and preserver; hear, oh, hear!
2
Thou on whose stream, mid the steep sky’s commotion,
Loose clouds like earth’s decaying leaves are shed,
Shook from the tangled boughs of Heaven and Ocean,
Angels of rain and lightning: there are spread
On the blue surface of thine aery surge,
Like the bright hair uplifted from the head
Of some fierce Maenad, even from the dim verge
Of the horizon to the zenith’s height,
The locks of the approaching storm. Thou dirge
Of the dying year, to which this closing night
Will be the dome of a vast sepulchre,
Vaulted with all thy congregated might
Of vapours, from whose solid atmosphere
Black rain, and fire, and hail will burst: oh, hear!
3
Thou who didst waken from his summer dreams
The blue Mediterranean, where he lay,
Lulled by the coil of his crystalline streams,
Beside a pumice isle in Baiae’s bay,
And saw in sleep old palaces and towers
Quivering within the wave’s intenser day,
All overgrown with azure moss and flowers
So sweet, the sense faints picturing them! Thou
For whose path the Atlantic’s level powers
Cleave themselves into chasms, while far below
The sea-blooms and the oozy woods which wear
The sapless foliage of the ocean, know
Thy voice, and suddenly grow gray with fear,
And tremble and despoil themselves: oh, hear!
4
If I were a dead leaf thou mightest bear;
If I were a swift cloud to fly with thee;
A wave to pant beneath thy power, and share
The impulse of thy strength, only less free
Than thou, O uncontrollable! If even
I were as in my boyhood, and could be
The comrade of thy wanderings over Heaven,
As then, when to outstrip thy skiey speed
Scarce seemed a vision; I would ne’er have striven
As thus with thee in prayer in my sore need.
Oh, lift me as a wave, a leaf, a cloud!
I fall upon the thorns of life! I bleed!
A heavy weight of hours has chained and bowed
One too like thee: tameless, and swift, and proud.
5
Make me thy lyre, even as the forest is:
What if my leaves are falling like its own!
The tumult of thy mighty harmonies
Will take from both a deep, autumnal tone,
Sweet though in sadness. Be thou, Spirit fierce,
My spirit! Be thou me, impetuous one!
Drive my dead thoughts over the universe
Like withered leaves to quicken a new birth!
And, by the incantation of this verse,
Scatter, as from an unextinguished hearth
Ashes and sparks, my words among mankind!
Be through my lips to unawakened earth
The trumpet of a prophecy! O, Wind,
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

○ 독자의 평 1
셸리 자신이 “이 작품은 온화하며 생기를 주는 거친 바람이 가을비로 쏟아질 수증기를 모으는 어느 날, 플로렌스 근방의 아르노(Arno)를 둘러싸고 있는 숲에서 착상되었고 쓰여졌다. 내가 예상했던 대로 해질녘에 시잘파인(Cisalpine)지역에 특유한 굉장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와 우박이 뒤섞인 거친 폭풍우가 시작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른 낭만주의 시인들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일어나는 바람은 계절의 순환과 연결되어 내적인 변화의 외적인 표상으로 제시된다. 즉 무감각으로부터 정신적 활기, 상상적 불모로부터 창조력의 폭발로의 내적 변화를 나타낸다.희랍어나 라틴어, 그리스어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에서도 바람, 숨결, 영혼, 영감 등이 동일하거나 관련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셸리의 서풍은 정신이며 가을의 존재의 숨결이다. 그것은 봄에 재생시키기 위하여 가을에 지상과 하늘과 바다에 있는 것들을 파괴한다. 이 중심 이미지에 식물과 인간과 신의 죽음과 재생이라는 다양한 순환 개념이 섞여 있다.
○ 독자의 평 2
작가 퍼시 비시 셸리 (Percy Bysshe Shelley, 1792년 8월 4일 ~ 1822년 7월 8일)는 영국을 대표하는 낭만주의 시인이면서 사회혁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 사회개혁에 대한 정열과 정치적 · 도덕적 개혁에 대한 자신의 사상을 서풍의 상징성에 빗대어 표현했다.
서풍 – 만물을 일으켜 세우는 원초적 이미지의 상징이며, 동시에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인간의 열망을 거센 목소리로 상징한다.
제 1장에서는 서풍을 가을의 숨결에 비유하고 있다. 그리고 서풍에 의해 떨어진 낙엽들을 역병에 걸린 무리들로 보고 있다. 즉, 여기에서 볼 수 있듯이 서풍은 죽은 잎들을 제거해주는 존재로, 파괴자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서풍은 이러한 파괴자적인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지 위에 봄을 찾아오게 하며, 씨앗을 보존했다가 다시 되살려내는 보존자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를 시를 쓸 당시의 정치적인 상황에 비추어 보면, 서풍은 병든 사회를 개혁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시인은 이러한 파괴적인 힘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라보며, 새로운 탄생을 위해 파괴는 필수적이라고 여긴다. 즉, 개혁을 통해서만 바람직한 국가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제 2장에서는 서풍이 하늘에서 위력을 보여준다. 여기서 서풍의 실체는 혁명적 변화의 동적이고 거대한 힘이며, 서풍이 몰고 오는 폭풍우는 새로운 세계를 여는 혁명의 움직임이다. 이 폭풍우는 곧 비, 불길, 우박을 내려 구시대적인 악습을 소탕할 것이다. 이들은 혁명의 힘으로써 시인의 삶이 드러나는 상징물이다. 또한 서풍의 힘으로 모아진 수증기의 힘은 압제자와 독재자를 파괴시킬 새로운 혁명의 정신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서풍은 광명의 세계를 여는 혁명의 정신이며, 기존의 타락한 독재체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희망의 세계를 가져 올 혁명가인 것이다.
제 3장에서 시인은 서풍의 거센 힘을 동경하면서 그를 가리켜 “통제할 수 없는 자!”라 부른다. 시인은 곧 어린 시절 거칠 것 없이 뻗쳐오르던 자신의 힘을 상기하고 지금껏 세파에 시달려 무력하게 쓰려져 현재에는 사슬에 묶인 신세가 되었지만 어렸을 때는 자존심을 굽힐 줄 모르고 그 무엇으로도 통제할 수 없던 힘을 가졌던 자신이 마치 서풍과도 같았다고 한탄한다. 이어 제 5장에서는 그러한 서풍의 거센 정신을 자신에게 불어넣어 줄 것을 간절하게 기원한다.
– 명문장
… 거센 정신이여, 네가
나의 정신이 되어라! 네가 내가 되라, 맹렬한 자여!
내 죽은 사상을 온 우주 위에 휘몰아다오.
새로운 출생을 재촉하는 시든 잎사귀처럼!
그리고 이 시의 탄원으로
흐트려다오, 꺼지지 않는 화로의
재와 불꽃처럼, 인류에게 나의 말을!
내 입술을 통해 잠깨지 않은 대지에
예언의 나팔이 되어다오! 오 바람이여,
겨울이 오면, 봄이 멀 수 있으랴?
시인은 새로운 생명을 잉태할 봄을 몰고 올 거센 서풍에게 미래를 예언할 자신의 말을 전해줄 전령이 되어달라고 강력하게 탄원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