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잡초학(2) 엉겅퀴 이야기
가시가 있는 엉겅퀴 꽃
엉겅퀴가 지방에 따라서 귀한 식물로 대접받는 경우도 있지만 필자의 고향인 경기 여주지역에서는 잡초 중에 잡초로 거들떠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잡초에 관심이 부쩍 높아진 탓인지 엉겅퀴정보를 검색해 보니 잡초가 아니라 식재료인 나물 중에 나물에다 약초 중에 약초로 묘사돼 있어서 놀라워하였다.
시드니의 주택가 주변에도 엉겅퀴가 있다. 간간히 눈에 띄는데 한국에서 자생하는 엉겅퀴와 동일종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엉겅퀴라는 이름은 순 우리말로 알려져 있다. 옛 문헌에는 엉겅퀴를 ‘한거’ 또는 ‘큰거새’, ‘대거새 (大居塞)’, ‘항가새’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름에 들어간 ‘한’, ‘항’은 모두 크다 (大)는 의미이고 ‘거’, ‘거새’, ‘가새’는 모두 가시를 뜻한다. 엉겅퀴의 옛 이름인 ‘큰거새’, ‘항가새’ 등은 ‘큰 가시가 있는 꽃’이라는 뜻이다. 엉겅퀴의 ‘엉’도 어원상으로는 ‘크다’라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옛 이름인 ‘항가새’와 현재의 식물명인 ‘엉겅퀴’는 같은 뜻으로 엉겅퀴의 가장 큰 특징인 큰 가시에서 유래한 것이다. 또한 엉겅퀴를 ‘가시나물’이라고 부르는 것은 쉽게 손댈 수 없을 정도로 딱딱한 가시가 나 있지만, 예로부터 어린 순을 나물로 먹어왔기 때문이다.
월간 원예라는 웹사이트 (영어: website)에서 서술된 것을 보니 전혀 다른 의미의 어원으로 묘사하고 있다. 엉겅퀴라는 이름은 피를 멈추고 엉키게 하는 풀이라는 뜻에서 부쳐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엉겅퀴를 보면 두 번 놀란다고 한다. 처음에는 전 식물체에 붙어 있는 작고 큰 날카로운 가시에 놀라고, 두 번째는 그 험상궂게 생긴 식물체에서 피어난 여인의 연지 분처럼 부드럽고 포근한 자주색 꽃 때문이라 한다. 관련학회의 공식적으로 확인된 어원은 찾지 못했다.
엉겅퀴의 번식력
엉겅퀴는 우리나라의 각처의 산야에 퍼져있는 내한성 다년초이다. 한편 엉겅퀴는 번식력이 왕성하여 잠시 한눈파는 사이에 온 밭이 가시밭이 되어 작물재배를 불가능하게 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그래서 19세기의 호주에서는 엉겅퀴를 제거하지 않는 농민을 엄벌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전 세계에는 약 250종의 엉겅퀴속 식물이 있고 그중 한국에는 약 10종이 자생한다. 키는 50 ~ 100cm 정도이며, 근생엽은 경생엽보다 크며, 타원형 또는 피침상 타원형이고, 길이 15 ~ 30cm, 나비 6 ~ 15cm정도이다. 경생엽은 우상으로 갈라지고 결각상의 톱니와 더불어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꽃은 6~8월에 피며, 지름은 25 ~ 35mm이고, 가지 끝과 원줄기 끝에 1개씩 달리고, 색은 자주색, 적색, 분홍색 등이다. 열매는 3.5 ~ 4.0mm의 수과이며, 결실기는 9~10월이다. 10㎖의 종자 수는 1500립 정도의 소립종자이다.
엉겅퀴가 지구상의 식물 중에서도 흔한 탓인지 동서양을 불문하고 전설도 많고 동서양을 불문하고 관찰과 연구가 진행되었다. 모든 식물이 나름대로 특색이 있겠지만 엉겅퀴는 잡초라고 방기 (放棄)할 수 없는 기능성식물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어겅퀴와 관련된 전설 (傳說)이 있다.
옛날 어느 산골에 법 없이도 살만큼 착한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러나 결혼한 지 5년이 지나도 아이는 생기지 않았다. 그러자 부인은 절에 가서 불공도 드려보고 정화수 (井華水) 떠놓고 빌어도 봤으나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꿈에서 할머니가 나타나서 엉겅퀴 꽃을 보여주면서 이 꽃 뿌리를 캐다가 달여서 남편에게 먹이라고 하고 사라졌다. 다음날 부인은 할머니가 시키는 대로 했더니 바로 임신하게 되어 예쁜 아들을 얻었다고 한다.
스코틀랜드에서는 10세기에 덴마크가 스코틀랜드를 침략했을 때 덴마크의 한 병사가 적의 기밀을 탐지하려고 맨발로 성에 접근해 갔다. 그러다가 엉겅퀴를 밟고 아파서 소리를 질렀는데 그 바람에 스코틀랜드 군사들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총공격을 퍼부어 승리를 거두었다.
꽃말로 전해지는 이야기도 있다. 한국에서는 날카로운 가시로 무장한 모습이 근엄 (謹嚴)하게 보여서 인지 근엄과 엄격 (嚴格)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으며, 아울러 고독하게 보였는지 고독이란 꽃말도 가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엉겅퀴가 스코틀랜드를 구했다는 뜻에서 구국 (救國) 또는 독립 (獨立)이라 한다.
엉겅퀴가 화훼로서는 암석정원이나 화단에 주로 심고자생식물 애호가들은 어릴 때 적심하여 분화로 재배하기도 한다. 이따금 잎에 가시가 적고 화색이 선명하고 흡수가 잘되는 계통을 선발하여 절화재배 하는 수도 있다. 또 어린 순은 나물로 먹기도 하고 식물체는 염료 (染料)로 이용하기도 한다. 번식방법은 실생 및 분주로 번식한다. (출처; 월간원예(http://www.hortitimes.com).
한반도에는 10여 종의 엉겅퀴 류가 분포한다.. 대표적인 것이 ‘곤드레나물’로 유명해진 고려엉겅퀴다. 고려엉겅퀴는 세계적으로 한국에서만 자라는 고유종으로서 잎에 가시가 덜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엉겅퀴는 최근 골다공증의 예방과 항산화, 항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꽃은 5~6월에 머리 모양의 꽃차례에 빽빽하게 모여 달리고, 다 자라면 50 ~ 100cm 정도 된다.
엉겅퀴류는 대표적인 밀원식물 (蜜源植物)이기도 하다. 꽃이 피면 나비류, 벌류, 풍뎅이류 등 다양한 종류의 곤충이 꿀을 먹기 위해 찾아온다. 나비 중에서는 호랑나비류와 왕나비류가 엉겅퀴의 꽃을 특히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절별로 다른 종류의 엉겅퀴가 곤충에게 꿀을 제공하는데, 엉겅퀴와 가시엉겅퀴는 봄철에, 고려엉겅퀴와 큰엉겅퀴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운다. 큰 가시가 있어 먹지 못할 것 같지만 예로부터 식용식물, 약용식물로 이용되어 온 엉겅퀴. 유용한 자원일 뿐만 아니라 먹이식물로서 다양한 곤충의 생존과도 연관된 고마운 식물 중 하나다.
어겅퀴 건강식품화 (임실생약 심재석 대표이사)
건강기능식품이 주목받으면서 약초류 재배 농가도 늘고 있다. 최근 주류를 이루는 것은 산수유, 홍화씨, 오가피, 헛개나무, 다시마, 청국장, 석류, 천마, 흑마늘, 민들레, 꾸지뽕, 울금, 돼지감자 등이다. 최근에는 산야에 자생하는 가시엉겅퀴가 간과 혈행 개선에 좋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라북도 임실에 엉겅퀴에 명운을 걸고 매달려 있는 인물이 있다,
30년 넘게 약초재배와 가공 사업을 하면서 최근 가시엉겅퀴 건강식품화에 성공한 임실생약 심재석 대표이사다. 수익성이 있을법한 생약을 손 안 대본 게 없을 정도로 많은 시도를 하였지만 번번이 실패를 거듭하다가 엉겅퀴에서 실마리를 찾아 현재는 엉겅퀴 하면 임실생약의 심재석으로 요지부동의 명성을 확고히 한 상태가 되었다.
심제석씨는 그의 어머니가 하던 말씀을 기억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의 모친은 가을이면 엉겅퀴를 캐서 감주를 만들어 그의 부친이 장복을 하게 하였으며, 그 효과로 그 이듬해에는 허리나 어깨가 아프다는 말을 덜 하였다는 것이다. 그의 모친 말씀이 “엉겅퀴 한 가마니면 앉은뱅이도 일으켜 세운다”고 하셨다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엉겅퀴에 매달릴 수 되었다는 것이다. 그 후에 그는 2007년부터 엉겅퀴재배와 약효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며 엉겅퀴가 자연상태에서는 무성하게 잘 자라는데 막상 농작물로 재배하려고 하니 잘 안됐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어느 누구도 엉겅퀴 재배를 하지 않았고, 당연히 재배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 시행착오가 무지하게 많았지만, 지금은 멸종위기 엉겅퀴를 국내 최초로 재배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엉겅퀴 연구가 농촌진흥청과 지식경제부의 국가연구과제에 선정됐기 때문에 엉겅퀴 개발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그의 엉겅퀴사업은 탄탄대로를 걷게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전북대 식품영양학과, 의학전문대학원, 수의과대학, 전주대 대체의학과 등과 함께 효능 연구, 제품 개발 등을 진행했다고 한다.
엉겅퀴가 혈전을 없애고, 간 기능을 개선하며 관절염과 요통에 탁월하다는 등 7개 논문이 학회지에 발표된 바 있고, 엉겅퀴 엑시스와 차, 파스, 크림 등 그의 임실생약 제품이 5개가 시판되고 있기도 하다.
서양엉겅퀴인 밀크씨슬의 어원에 관련된 전설
성모 마리아가 엉겅퀴 나무 그늘에서 예수에게 젖을 먹이다가 몇 방울의 모유가 녹색 잎에 떨어져 흰 무늬가 생겼다는 전설이 있고. 그래서 마리아 엉겅퀴라고도 불리워지고 있다고 한단다. 그런가 하면 엉겅퀴의 줄기를 자르면 하얀 진액이 나오기 때문에 밀크씨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있다. 유럽에서는 밀크씨슬을 2000년 전부터 약용으로 사용해왔으며, 동양에서도 한방 약재로 오래전부터 약용식물이었다.
밀크씨슬 효능이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이유는 바로 ‘실리마린 (Silymarin)’ 성분 때문이다. 실리마린은 밀크씨슬에서 추출한 씨앗을 일컬으며, 밀크씨슬로 만들어진 간 보조제의 대부분은 실리마린을 가공하여 만들어진다. 실리마린은 활성 산소의 생성을 막아주는 항산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간이 손상되는 것을 억제해주며, 면역력을 상승시켜주기에 감기 등의 전염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밀크씨슬은 우리나라에서 ‘엉겅퀴’라고 불리는 여러해살이 풀로, 성모 마리아가 엉겅퀴 나무 그늘에서 예수에게 젖을 먹이다가 몇 방울의 모유가 녹색 잎에 떨어져 흰 무늬가 생겼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어 마리아 엉겅퀴라고도 불린다. 이 엉겅퀴의 줄기를 자르면 하얀 진액이 나오기 때문에 밀크씨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밀크씨슬을 2000년 전부터 사용해왔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한방 약재로 사용하여 왔다. 밀크씨슬 효능이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이유는 바로 ‘실리마린 (Silymarin)’ 성분 덕분이다. 실리마린은 밀크씨슬에서 추출한 씨앗을 일컬으며, 밀크씨슬로 만들어진 간 보조제의 대부분은 실리마린을 가공하여 만들어 진다. 실리마린은 활성 산소의 생성을 막아주는 항산화 역할을 합니다. 이 때문에 간이 손상되는 것을 억제해주며, 면역력을 상승시켜주기에 감기 등의 전염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잡초학을 개척한 고려대 강병화 박사의 공헌 등으로 잡초라고 짓밟혀오던 식물들의 생리작용의 신비가 실체를 드러내게 된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박광하 (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북랩)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