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목사의 특별기고

호주한인생명의 전화와 자살예방
가끔 삶의 고통이 너무 크게 다가와 자살을 선택하는 이야기를 한인 사회에서도 종종 듣게 된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생명의 전화에도 가족 중에 자살을 경험하고 나서 가족 관계가 힘들어져서 연락을 하는 경우 또는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우에 전화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가끔은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호주에 2018년도 조사에 의하면 그해에 3,046명이 사망하였는데 이것은 매일 8명이 평균적으로 자살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살로 인한 사망자가 길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경우의 2.5배가 넘는다고 한다. 연세가 드신 분들은 질병으로 인한 고통이 너무 커서 자살을 선택하기도 하는 데 젊은 사람 (15세에서 44세)의 사망의 주요한 원인 중에 하나가 자살이라고 한다. 호주에 비해서 한국은 자살률이 훨씬 더 높다. 한국은 OECD 평균 자살률인 11.3명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24.6명으로 2003년부터 2019년까지 한 해를 제외하고는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2018년도 자살자는 1만 3670명이라고 한다.
자살을 하는 사람들은 주위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자살을 일반적으로는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 동안의 삶의 관계를 다 정리해 나가며 조용히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실상 예방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은 우발적인 자살을 하기도 하고 충동적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힘든 때 누군가가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삶을 다시 선택하게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자살을 예방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 일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호주에서는 “R U Ok”라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서 누구나 에게 있을 수 있는 힘든 시간을 사람들과 연결됨으로 인해 이겨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운동은 자살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R U OK”라는 질문은 삶에서 갈등하고 있는 어떤 사람과도 의미 있는 연결 고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며 그 사람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이 질문을 하기 위해서 상담 전문가가 된다고 하거나 지식이 많을 필요는 없다. 다만 다음의 과정으로 도울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괜찮아요?” 또는 “너 괜찮아?”라고 질문을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질문을 해서 상대방이 이야기를 하게 되면 그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 그리고 세 번째 단계는 행동하도록 격려하는 것 그리고 나서 마지막 단계로 잘 지내는 지를 확인을 하는 것이다.
평소에 잘 지내던 친구나 이웃이 무엇인가 힘들어 보이고 평소의 모습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또는 가족 구성원 한 사람이 침울해 보이고 의기소침해 보일 때 위의 단계를 통해서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 눈과 귀로 상대방의 어려움에 관심을 보이며 다가가서 질문을 하면 그들은 대부분 누군가의 지원으로 인해 용기를 얻고 도움을 청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떤 때 우리는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이 평소의 모습이 아니라고 느낄 수 있을까? 그것은 다음과 같은 때다. 말을 하는 데 혼란스럽고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이어서 진정이 잘 안되어 보일 때, 또는 미래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하고 현재의 짐에 대해서도 염려할 때, 외롭고 자신감이 없어 보일 때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통에 갇혀 있고 집중되어 있을 때다.
그 외에 사람들로부터 떠나 혼자 있으려고 하고 컴퓨터에만 너무 많이 시간을 보내거나 평소에 관심을 가지던 것을 싫어하거나 외모나 위생에 관심이 없고 수면 습관이 바뀌는 것, 아무것도 집중을 못하는 것 등도 해당이 된다. 이런 모습과 더불어 관계의 갈등이 있거나 주요한 건강 문제가 있거나 직장의 압력이나 스트레스, 재정적 어려움, 누군가의 상실 등도 도움이 필요한 경우다.
청소년기를 겪으면서 아이들에게 이런 모습이 보이면 부모들은 그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아이들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질문하며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이 필요한데 생각 외로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다가 나중에 큰 문제가 생긴 후에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내 주위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이런 변화가 있다면 눈 여겨 보고 그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돌보는 선생님의 경우, 평소에 말을 잘 듣고 학교의 과정을 잘 따라오던 학생이 갑자기 휴학을 하고 싶다고 말하거나 과제를 제 날짜에 맞추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그 때 바로 “R U Ok”라는 질문을 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최근에 필자가 일하는 학교에 어떤 학생 한 분이 공부가 전혀 집중이 안되고 도저히 못하겠다고 하는 일이 생겼다. 몇 년간 아무 문제가 없이 공부를 하던 학생이었기 때문에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연락을 했더니 가까운 사람을 최근에 상실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닥친 감정적 홍수로 인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분과 소통하는 과정이 “R U OK”의 과정과 거의 흡사했다. 그 분에게 연락해서 괜찮은 지를 물어보았고 그 분이 상황을 이야기했을 때 잘 들어주고 격려를 해서 상실의 회복의 과정을 위해 도움을 받는 길 (의뢰 처)을 설명해 주었고 상황을 더 지켜보고 확인하는 과정을 가졌다.
호주 한인 생명의 전화로 다시 돌아가보면 이런 삶의 위기와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R U Ok” 라고 질문해 줄 수 있는 선생님들이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25명의 선생님들이 귀한 자신의 삶에서 시간들을 떼 내어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고 한 사람의 생명이 소중하기에 그 생명을 지키고 위기에서 구해 내고자 하는 마음에서 자원 봉사로 상담해 주는 일을 한다. 생명의 전화 선생님들 대부분은 정식 상담 학위를 가지고 있거나 사회 복지 또는 교회에서 사역자로 일하는 전문인 들이다. 그러므로 내가 도움을 줄 수 없다면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생명의 전화번호를 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바라기는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생명의 전화를 기억하고 소개해 주는 것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혼자서 어두운 곳에서 고민하지 말고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할 수 있고 나아가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R U Ok?” 운동을 삶에서 실천해 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이 좁은 교민사회에 사는 사람들이 위로와 따뜻한 사랑으로 인해 살맛이 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생명의 전화: 02 9858 5900, www.koreanlifeline.org, info@koreanlifeline.org)
– 후원 계좌: Korean Lifeline BSB: 062 252 ACCN: 1010 8148
– 상담자 지원: 0430 045 078
행복한 의사소통
남편: 아내가 잔소리가 많고, 끊임없이 무엇인가 요구하고 있어요. 그래서 도망가고 싶어요.
아내: 남편과 깊은 대화를 하고 싶지만, 마치 벽을 보고 독백하는 것처럼 느끼고 소외감과 외로움으로 괴롭습니다.
일반적으로 상담소를 찾는 분들의 공통적인 아픔의 목소리입니다. 이 경우에 두 가지 명심할 것이 있는데, 첫째는 상대의 입장에서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상대의 입장에 설 수 있다면 문제의 대부분은 이미 해결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감정이 격하면 격할수록 상대의 입장에 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필요를 외면하고 있는 상대의 문제가 너무도 크게 보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상대에게 가하고 있는 압력과 잘못은 크게 보이지 않고 또한 아무리 보아도 정당해 보이기만 합니다. 그런데 상대의 입장에 서보지 못한다면 결코 해결점을 찾기는 어렵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상대의 입장에서 보기 시작하면 신비하리만큼 놀라운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렇게도 밉기만 했던 상대가 불쌍하고 애처롭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도 이해할 수 없었던 상대가 안쓰럽고 상대를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물론 이렇게까지 진행되기 위해서는 성령님의 도우심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그 후에는 신비롭게도 그렇게 크게 보이던 문제가 너무도 사소한 문제로 변해버립니다. 다시 상대를 향한 사랑과 존경이 우러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상대의 변화가 아니라 자신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자신이지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도 사람을 바꿀 수 없습니다. 모두 스스로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을 뿐입니다. 상대가 변하면 즉 남편이 혹은 아내가 변하면 혹은 나의 자녀가 변하면 내가 행복할 텐데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변화되기를 기다기 보다는 먼저 자신이 변해야 합니다. 그 변화에 있어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언어와 대화방식을 바꾸는 데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너무나 많은 책임을 지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응당 져야 할 책임조차 피하려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세상과 갈등이 생기면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세상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남의 탓을 하는 후자는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었어, 이렇게 해야만 해”, “상대가 그랬기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어”와 같은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후자의 경우는 자기보다는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스스로 자기를 분석하지 않습니다. “애들아! 너희 때문에 미치겠다. 내가 이혼하지 못하고 사는 것도 너희 때문이야. 내 결혼 생활이 이 모양인 것도 내가 성공하지 못한 것도 너희 책임이야” 또는 “당신 때문에 내가 화나잖아” 이런 진술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상대방을 비난하는 말들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기 행동뿐만 아니라 자기 감정에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아무도 당신을 화를 나게 만든 것이 아니라 당신이 화 내는 것을 선택했을 따름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선택한 그것에 대해 자신이 책임이 있습니다.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행복과 기쁨을 선사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자신을 돌아보고 상대의 입장에 서고, 자신의 행동과 감정에 책임을 지는 배움과 훈련을 통해 사람들과의 소통에 성공하는 삶을 충분히 영위하고 누리시어 이 땅에 이루어진 천국의 기쁨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행복한 의사소통은 그냥 되어지는 것 아닙니다. 배움이 필요합니다. 나 자신이 훈련되므로 인해서 제일 먼저는 배우자와의 관계가 좋아지고, 더 이해하게 되고 더 사랑하고 존경하게 되어 더욱 더 친밀한 관계가 되어 배우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해집니다. 나아가 자녀들에게 그 혜택이 또한 더해집니다. 자녀들과의 관계가 좋아집니다. 자녀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찾아오고 더욱더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적극적으로 부모님께 나누고 있는 자녀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부모를 존중하고 신뢰하여 자신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함께 나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자녀들은 잘못된 길로 나아가거나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더 나아가 주변의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아집니다. 인생의 문제의 80% 이상이 관계의 문제인데 이 관계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행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아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마음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지혜로운 삶을 영위하시기를 바랍니다.

김훈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학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