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걸리버 여행기
원제 : Gulliver’s Travels
조나단 스위프트 / 문학수첩 / 1992.7.7
–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로 잘못 알려진 걸리버 여행기 완역본
주인공인 선장 걸리버의 다양한 모험세계를 흥미있게 그린 책으로 거인국인 브롭딩낵 기행과 소인국인 릴리퍼트 기행,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 라퓨타, 럭낵, 글럽덥드립, 일본기행, 말들의 나라 기행 등을 담았다.
자유분방한 상상력 때문에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애독되고 있다. 특히 오늘날에는 첫 2권인 소인국과 대인국 편이 다소 고쳐져서 아동물 (兒童物)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원래는 모두가 통렬한 인간 매도 (罵倒)의 풍자적 작품으로, 그 점에서는 마지막의 말나라편이 가장 뛰어나다.
이 나라에서는 이성을 가지고 나라를 지배하는 존재가 말이며, 인간에 해당하는 야후 (Yahoo)라는 동물은 말에게 사육되고 있든, 야생이든 간에 매우 추악 · 비열 · 불결하고 뻔뻔스러운 종족으로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은 과거 · 현재 · 미래와 동서고금을 통해서 적어도 인간인 이상 그것은 모조리 혐오해야 할 동물이라는 철저한 불만으로 일관되어 있다. 또한 인간증오의 정신과 비범한 착상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특이한 작품이다.
○ 목차
발행자가 독자에게
선장 걸리버로부터의 편지
제1부 작은 사람들의 나라 – 릴리퍼트 기행
제2부 큰 사람들의 나라 – 브롭딩낵 기행
제3부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 – 라퓨타, 발니라르비, 럭낵, 글럽덥드립, 일본 등의 나라 기행
제4부 말들의 나라 – 휴이넘 기행
해설
조나단 스위프트와 ‘걸리버 여행기’ 신현철
○ 저자소개 : 조너선 스위프트 (Jonathan Swift)
1667년 11월 30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나기 7개월 전에 아버지가 사망해 백부 고드윈 스위프트의 보호 아래 자랐다. 더블린의 킬케니 스쿨을 마치고 1682년 트리니티 칼리지에 입학해 1686년에 졸업했다. 학교를 마친 스위프트는 1688년 유명한 정치가이자 학자로 당시는 정계에서 은퇴한 윌리엄 템플 경의 개인비서로 들어갔다. 그후 1694년 아일랜드로 돌아가서 집안의 전통에 따라 성직을 얻어 킬루트 성당의 녹봉을 받아 생활했다. 1696년 다시 템플 경에게 돌아왔고, 템플 경이 세상을 떠난 뒤 또다시 아일랜드로 돌아가 1710년까지 더블린 근처 라라카의 교회 목사로 일했다.
1710~1714년에 스위프트는 삶의 절정기를 맞는다. 토리당의 기관지 격인 신문 「이그재미너」의 편집장을 맡아 마음껏 붓을 휘두르며 정치평론 ‘동맹국의 행위’ 등으로 필명을 높였다. 그러나 1714년 앤 여왕이 죽고 토리당이 집권에 실패하자 더블린의 성 패트릭 성당에서 칩거했다. 그러나 아일랜드가 영국 정부의 그릇된 정책 때문에 궁핍에 빠지자 아일랜드의 구제와 부흥을 주장하는 팸플릿을 만들기 시작했다. 1724년 「드레이피어의 서한」과 함께 1726년에는 『걸리버 여행기』를 런던에서 출간해 드디어 확고하게 그의 이름을 떨쳤다. 1730년대 말엽부터 정신착란 증세가 나타나, 1742년에는 발광상태에 빠졌다. 1745년 10월에 세상을 떠나 성 패트릭 성당의 묘지에 묻혔다. 주요 저서로는 대표작 『걸리버 여행기(Gulliver’s Travels)』(1726)를 비롯해 『통 이야기』, 『책의 전쟁』, 『스텔라에게의 일기』 등이 있다.
그의 대표작인 『걸리버 여행기』는 국내에서 주로 아동소설로 분류돼 왔고, 전체 내용 중 ‘소인국’ 과 ‘거인국’ 편만 축약된 채 소개되어 왔다. 그러나 원작은 ‘소인국’ 과 ‘거인국’ 편 외에 ‘하늘을 나는 섬나라’ ‘말의 나라’ 등이 포함된 전 4부작으로, 18세기 영국의 정치현실을 신랄하게 꼬집은 성인용 대작이다. 인간성의 기본적 모순인 이성적 억제와 동물적 충동 사이의 대립을 토대로, 자유와 전제국가, 진정한 신앙과 환상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인간의 왜소한 모습을 풍자한 것이다.
– 역자 : 신현철
경북 영주에서 출생하였으며, 199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에 당선, 현재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죽은 병사의 전설』, 『마르크스와 데리다』, 『공모자』, 『개구리를 먹어라』, 『치즈 내것 만들기』 등이 있다.
○ 평가
어린이만을 위한 동화로 잘못 알려진 풍자소설의 최고 걸작! 한때 우리의 암울한 정치사와 관련, 지금껏 완역되지 못했던 세계 아이러니 문학의 최고봉! – 동아일보
부정부패한 정치현실을 신랄하게 꼬집은 성인용 대작. 당대뿐만 아니라 오늘날에 더더욱 호소력이 있는 호쾌한 풍자소설의 고전! – 조선일보
○ 언론소개 : 우리 출판사 첫 책 – ㈜문학수첩 ‘걸리버 여행기‘(1991)
출판업자가 감방에 갈 각오로 낸 책이라면? 김종철 시인이 2백70여년 전에 나온 ‘걸리버 여행기’에 새삼스레 관심을 쏟게 된 것은 이런 호기심에서였다.
문학사에 빛나는 최고의 풍자소설인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가 출판 당시 작가를 보호하기 위해 가명으로 발표되었고, 그 뒤 신성모독적인 내용이 문제가 되어 출판업자가 구속되었다는 사실을 안 뒤로 김씨는 이 책의 완역에 사명감 같은 것을 느꼈다.
그래서 그는 이 출판사 저 출판사로 찾아 다니며 번역 소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누가 이렇게 고리타분한 책을 읽겠느냐”거나 “글쎄, 어린 아이들이나 읽을 책이라 곤란하다”는 반응만 돌아왔다.
청하 출판사를 경영하던 장석주 시인은 여러 차례 권유에 지쳤는지 “그렇다면 직접 출판사를 만들어 해보시지 그러십니까”라며 김 시인의 입을 막았다.
이에 오기가 생긴 김 시인은 그 자리에서 장 시인에게 출판사 이름을 하나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니까, 문학수첩은 장 사장이 ‘출판연감’을 뒤적이다 만들어낸 이름이었다. 김 시인은 수첩이라는 표현이 주는 ‘작은’ 이미지가 내심 마음에 걸렸다.
그때 김 시인은 세속적인 야망에 너무 이끌려왔다는 반성에서 2년 가량 창작에 매달리면서 연작시 ‘못에 관한 명상’을 발표하던 중이었다.
출판사 사장으로 변신하면서 그는 한 가지 원(願)을 세웠다. 10년 안에 한국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출판사가 되고, 그 후로는 이 땅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출판사로 남겠다는 각오였다.
1991년 출간된’걸리버 여행기’완역본은 김 사장의 예상대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왜 이 책을 신성모독적이라고 평가하였는가? 왜 이 책을 마음대로 삭제하여 아동용 도서로 왜곡하였는가? 왜 이 책을 금서로 취급하고 저자에게 야유를 퍼부었는가?’ 이런 공격적인 광고 카피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잔뜩 건드렸다. 3개월 사이에 5만부나 팔렸다.
그 덕에 김 사장은 주머니 돈을 끄집어낼 기회를 잡지 못했다고 한다. 그 뒤 이 책은 ‘서울대 고전 1백선’에도 선정되었으며 지금까지 55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을 계기로 문학수첩의 출간 방향은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읽는 책’으로 잡혔다. 안톤 슈낙의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과 ‘사랑 이야기’, 테리 케이의 ‘하얀 개와 춤을’, 발터 뫼어스의 ‘푸른 곰 선장의 13 1/2의 삶’ 등이 대표적인 책들이다.
문학수첩이 ‘해리 포터’시리즈를 주저 없이 선택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출판 철학과 무관하지 않다. 이렇게 볼 때 해리 포터의 성공은 ‘걸리버 여행기’의 발간에 이미 씨앗이 뿌려졌던 셈이다.
김종철 사장은 “정치인을 보따리 장사 등으로 비유하는 스위프트의 혜안을 보면 그저 부러울 뿐”이라며 “이제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으니 앞으로는 우리 출판의 역사에 길이 남을 책들을 많이 내겠다”고 말했다. _ 정명진 기자 (2003.8.22)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