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정체성에 나타난 원주민의 역사 문화유산의 가치와 확장성에 대한 문제점(2)
※ 본 논문은 「역사문화연구 제46호」(2013년)에 게재된 학술논문으로 호주의 지역적 특수성과 이미지를 대표하는 원주민의 대량학살, 토지강탈 및 잃어버린 세대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함께 현재 호주 국가정체성에 미치는 원주민사회의 긍정적, 부정적인 사안들을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지역 역사문화 연구에 관한 학계의 이해와 관심을 도모하고자 한다. 신문형식상 각주는 생략한다.
II. 원주민 역사와 문화 기반의 호주 정체성
이장에서는 국가정체성 개념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살펴보고, 호주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원주민 역사와 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분석을 1. 국가정체성 개념, 2. 원주민 깃발의 대표적·상징적 가치, 3. 원주민 예술문화의 예술적·정신적 가치, 4. 원주민 성지의 지질학적·자연 명소의 가치, 5. 원주민 역사와 언어의 교육적·학술적 가치, 6. 원주민 문화의 경제적·통합적 가치 순으로 시도 하였다.
1. 국가정체성 개념
국가정체성은 국가체제가 존속하는데 필요한 기본적 요소이며, 국가에 대한 보람과 자랑스러움, 충성과 애국심, 국민적 단합과 연대의식이 실제생활에 적용되는 의미를 포괄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국가정체성의 본질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영속적인 속성을 포함하고 있는 국가정체성은 국가와 민족의 발생, 소멸, 그리고 재구성되는 단계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와 달리, 임의적·가변적인 속성을 포함하고 있는 국가정체성은 국가와 민족을 상징하는 신화와 언어, 역사, 문화, 예술 등의 구성적 요소를 통해 구성원의 소속감과 안정감, 삶의 의미 형성에 기반을 제공하는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에 있어 국가정체성에 따른 국가이미지는 사회·경제·문화적 차원을 넘어서 사회통합과 국가위상의 제고 및 원활한 대외활동 등을 통해 기여하는 바가 크다. 국가정체성과 이미지에 대한 인식과 편견에 따라 해외투자 유치와 국제행사 개최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관광객들의 목적지 선택에 있어서 판단 기준과 결정여부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소비자입장에서 제품의 원산지는 구입과 평가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판단 근거를 마련한다.
오늘날 다양성과 혼종성으로 명명할 수 있는 호주의 사회, 문화, 역사, 그리고 구성원은 보편적 가치를 토대로 둔 국가의 정체성 변화 시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현 시대에 맞는 호주의 국가정체성을 분석하는 측면에서 볼 때 원주민의 오랜 역사와 문화유산을 ‘브랜드화’하여 글로벌 영역에서 적극적인 국가이미지로 소통할 수 있는 호주의 대표적 상징과 기능적 역할의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호주 원주민들은 독특한 영적 믿음과 땅에 대한 경외심을 갖고 있었으며 풍요롭고도 다양한 문화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꼽히는 예술적 전통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 원주민 문화는 호주의 국가적 정체성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도서민은 예술, 미디어, 학계, 스포츠, 사업 등 많은 분아에서 크게 기여하고 있다.(Australian Government, Life in Australia, 2007)
2. 원주민 깃발의 대표적·상징적 가치
호주의 백호주의 정책이 공식적으로 폐지된 1971년 같은 해 지정된 원주민 깃발은 ‘호주의 대표적 상징물’로 좌상의 1/4에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이 자리 잡은 기존의 호주국기와 함께 공식국기로 인정되면서 원주민의 인권 회복과 종족의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결국 여전히 백인우월 주의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호주정부가 천대와 멸시받는 계층의 원주민 존재를 국가적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여건이 조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림 3] 세계 3대 미항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마주보고 게양된 호주국기와 원주민 깃발(左)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 400m 육상경기에서 우승한 원주민 출신 Cathy Freeman(右)
특히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를 점화했던 원주민 출신 Cathy Freeman선수가 호주의 하계올림픽 참가 이래 100번째 금메달을 호주 국민에서 안겨주는 동시에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홈 경기장에서 원주민 깃발과 호주 국기를 어깨에 메고 흔드는 모습은 한(恨)많고 설음 많았던 원주민들의 혼을 일깨우고 호주의 국가정체성을 고취시킬 수 있었다. 전 세계 레저스포츠의 천국으로 불리는 호주에서 스포츠란 호주식 삶의 방식을 실현하는 가장 중요한 문화적 매개로 활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스포츠를 통한 원주민사회 참여기회 확대와 사회통합에 대한 관심이 주목되어지고 있다.
3. 원주민 예술문화의 예술적·정신적 가치
아래 <그림 4>는 원주민 예술문화를 기반으로 뚜렷하게 나타난 호주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1920년 설립된 호주국책 콴타스(Qantas)항공은 네델란드의 KLM과 아비앙카 항공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세 번째 오래되었으며, 영어권 나라에서는 가장 오래된 항공사로 ‘하늘을 누리는 캥거루’ 마크로 유명하다.
[그림 4] 원주민의 예술 작품(左), 호주 국책 콴타스항공기 동체에 그려진 원주민 예술(右)
기업의 구호(Slogan)인 ‘호주의 정신(The Spirit of Australia)’을 내걸며 글로벌 항공사간 제휴를 통해 기업 성장 및 호주브랜드 이미지를 전 세계에 구축하고 있다. 특히 고대 호주 원주민들의 혼과 정신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고스란히 살려 보잉747 동체에 원주민의 토속적인 예술 감각을 도색한 장식하면서 ‘캥거루의 꿈(Dream of Kangaroo)’이란 주제로 호주 원주민의 문화적 유산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 있다. 호주 원주민은 세상의 자연만물이 창조되었던 시절을 ‘꿈(Dream)’으로 믿고 있다. 대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원주민의 신비한 종교적 토착신화인 ‘드림타임(Dream Time)’은 오랜 역사동안 원주민의 꿈 이야기와 ‘노래길(Songline)’를 통해 그들의 “영혼이 온 장소나 자신의 토템을 자신의 꿈처럼 생각”하는 전설을 전하고 있다.
이에, 하늘을 향해 나는 ‘캥거루의 꿈’의 전 세계 순방은 고대 호주 원주민의 신화를 바탕으로 한 예술문화와 최첨단의 항공기술이 접목된 현대적 예술작품으로 기업의 대외홍보와 호주의 국가이미지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원주민의 꿈을 품은 호주의 정신’과 ‘호주의 정신을 대표하는 원주민의 꿈’의 동반자적 개념이 잘 묘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다음호에 계속>
강재원 박사(시드니동산교회다문화선교부 /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 사회과학과 국제학대학원 박사)
현> 세계스포츠선교회 호주지부 총무(태권도 공인 7단), 다문화정책 및 사회심리학 논문 다수발표, 현재 3H(Healing, Hope and Heaven) 프로젝트 진행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