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정체성에 나타난 원주민의 역사 문화유산의 가치와 확장성에 대한 문제점(3)
※ 본 논문은 「역사문화연구 제46호」(2013년)에 게재된 학술논문으로 호주의 지역적 특수성과 이미지를 대표하는 원주민의 대량학살, 토지강탈 및 잃어버린 세대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함께 현재 호주 국가정체성에 미치는 원주민사회의 긍정적, 부정적인 사안들을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지역 역사문화 연구에 관한 학계의 이해와 관심을 도모하고자 한다. 신문형식상 각주는 생략한다.
II. 원주민 역사와 문화 기반의 호주 정체성
이장에서는 국가정체성 개념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살펴보고, 호주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원주민 역사와 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분석을 1. 국가정체성 개념, 2. 원주민 깃발의 대표적·상징적 가치, 3. 원주민 예술문화의 예술적·정신적 가치, 4. 원주민 성지의 지질학적·자연 명소의 가치, 5. 원주민 역사와 언어의 교육적·학술적 가치, 6. 원주민 문화의 경제적·통합적 가치 순으로 시도 하였다.
4. 원주민 성지의 지질학적·자연 명소의 가치
호주 원주민의 성지인 꿈의 무대는 호주관광청에서 소개하고 있는 16개의 ‘호주를 상징하는 대표 명소’에 잘 나타나고 있으며, 전 세계 자연적 가치 및 탁월한 지질학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지역으로 등록되어 있다. 특히 전 세계 관광객을 대상으로 원주민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는 그들의 꿈 이야기를 담은 호주 대표 명소 대해 다음의 홍보 내용과 그림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원주민들에게 호주의 대지는 단순히 언덕과 절벽, 개울과 바위, 연못을 품고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들에게 대지는 흙과 그 위의 생명들, 자연과 계절, 이 모든 것을 만들어준 신비로운 천지창조의 이야기 “드림타임” 그리고 영혼과 노래가 하나로 응축된 신비로운 결정체입니다 … 그래서 호주의 자연엔 지금도 신화가 숨 쉬고 있습니다 … 너른 대지와 암석지대가 신화의 무대가 되고 걸음걸음 신비로운 탄생의 역사 속을 거닐게 될 것입니다. 원주민들의 성지를 방문하고, 경이로운 세상을 직접 생생하게 느껴보세요(호주관광청 한국어 공식사이트 참조).
[그림 5] 울룰루 / 에어즈록(Uluru / Ayers Rock)에서 원주민 신화를 체험하고 있는 관광객(호주관관청 2013, 左)과 2012년 KBS TV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 소개된 벙글 벙글 협곡(Bungle Bungle Range, 右)
호주를 상징하는 대표 명소에서는 세대를 거쳐 전래되어온 원주민의 창조신화가 다양한 스토리텔링 및 상징적 활동을 통해 전 세계 관광객들을 원주민의 정신적 종교적 스토리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호주 원주민의 신화는 원주민 종족에 대한 정체성 유지와 원주민 역사와 문화유산을 후손세대에게 전승하는데 직접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호주의 가장 상징적인 자연 아이콘으로 유명한 울룰루(Ululu) <그림 5, 左>는 전통적 드림신화가 그려진 원주민의 성지로 ‘그늘이 지난 곳’을 의미하며, 호주 대륙 중앙 사막지대에 우뚝 솟은 호주의 배꼽으로 알려져 있다. 영어지명인 에어즈록(Ayers Rock)로도 불리는 이곳은 1993년부터 원주민 언어와 영어 표기순서로 병행하여 공식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원주민 문화유산에 대한 원주민 언어의 공식명칭 유지는 과거 유럽 식민지하에 의해 강제로 빼앗겼던 그들의 전통적 영토의 합법적인 소유권(호주 원주민의 전통적인 재산권을 허용하는 원주권법<Native Title Ace>이 1993년 제정 됨)과 주권을 주장하는 중요한 법적 근거를 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2006년 UN 인권위원에서 채택한 원주민권리, 즉 고유한 지식, 문화, 그리고 전통적인 방법에 대한 존중이 환경의 적절한 관리 등, 지속가능한 개발에 기여한다고 인정하고 있음을 감안 할 때 원주민은 호주 대표 명소를 돌보는 당사자로 인정하여 협력하는 호주정부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5. 원주민 역사와 언어의 교육적·학술적 가치
원주민의 역사는 수세기 동안 영국의 식민지 지배에서 1901년 연방국가로 독립한 호주의 짧고 단순한 국가역사와 전통의 단면을 채워주는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2010년 3월 실시한 호주 원주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내용을 담은 새로운 교과 과정 개편과 함께 원주민 전통과 언어 유지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따라 원주민 언어를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는 학교가 호주 전역에 걸쳐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오늘날 호주사회에서 원주민 역사와 언어교육 확대는 과거 유럽백인들이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온 원주민을 개화시킬 명목으로 수세기에 걸쳐 원주민 자녀들을 강제로 학교에 입학시켜 원주민 언어의 사용을 금하는 한편 영어 사용과 기독교를 주입시켰던 동화정책의 잘못된 모순의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선행연구에서는 원주민 언어가 원주민 정체성과 종족에 대한 의식을 분명히 하고 높은 학교 교육 참여율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원주민 언어가 능통한 자녀세대일수록 알코올, 마약, 도박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훨씬 낮다는 보고에 따라 원주민 언어교육에 대한 필요성 인식과 사회적 지지가 높아가고 있다.
[그림 6] 원주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원주민 교사
기존에 전해 내려오던 약 250여 종류의 원주민 언어가 대부분 사멸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3년 4월 9일 뉴사우스웨일즈주정부는 다섯 개의 원주민 지역사회 언어와 문화를 선발하여 집중적으로 연구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관련학계의 관심을 고취시키고 있다(현재 뉴사우스웨일즈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대표 원주민 부족 언어는 Wiradjuri, Bundjalung, Dharawal, Gamilaraay, Dharug, Gumbaynggirr, Wadi-wadi, Yuwaalaraay, Paakantji, Thunghutti, Dunghutti 등이 있다). 그 밖에 호주 원주민의 발달(기원)에 관한 연구는 문화인류학, 언어학, 역사학, 고고학, 인문지리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학제간 융합연구를 시도하는 학계의 관심 대상이기도 하다.
6. 원주민 문화의 경제적·통합적 가치
호주 원주민경제정책연구원은 원주민 예술문화 산업규모 확대를 통해 원주민 예술인의 활동의 저변확대와 원주민 고용인력 창출효과를 높임으로써 호주의 국가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호주 원주민 지역축제가 점차 활성화됨에 따라 원주민의 예술문화와 전통 토산품의 가치를 이웃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자연스럽게 마련되고 있다.
예를 들어, 빅토리아주 수도인 멜번 시내 중심지에서 1955년부터 호주 노동절 휴가기간을 이용하여 펼쳐지는 Moomba(영어로 Let’s get together and have fun)축제에는 매년 약 2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참여하고 있다. 원주민 전통예술, 전통춤, 전통음악 밴드, 원주민 퍼레이드와 현대적 감각을 살린 다양한 수상레저 스포츠와 불꽃놀이 및 부대행사에 다양한 이주민사회가 참여하고 있다.
[그림 7] 원주민 부메랑(左), 전통악기 디쥬리드(中), 지역민과 함께하는 원주민 축제(右)
이러한 원주민 지역축제는 원주민 문화를 보전하고 계승한다는 의미와 더불어 향토자산 활용과 호주사회의 공동체 의식과 동질성을 확인해주는 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문화발전의 원동력은 주민의 삶의 양식과 각 지역의 문화에 근원’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보편성과 독창성이 공존하는 원주민 문화축제에 다양한 지역 주민이 참여함으로써 호주의 국가정체성을 대표하는 문화축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사례를 통해 호주의 정체성에 나타난 원주민의 역사와 문화유산은 국가정체성에 관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대표적·상징적 가치, 예술적·정신적 가치, 지질학적·자연 명소의 가치, 교육적·학술적 가치, 경제적·통합적 가치가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이러한 가치들은 영국 식민지 유산에서 벗어나 호주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재발견하고 200개국 이상의 다양한 민족배경의 이주민과 주류사회 구성원의 사회통합과 호주의 정신에 근간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 할 수 있다.<다음호에 계속>
강재원 박사(시드니동산교회다문화선교부 /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 사회과학과 국제학대학원 박사)
현> 세계스포츠선교회 호주지부 총무(태권도 공인 7단), 다문화정책 및 사회심리학 논문 다수발표, 현재 3H(Healing, Hope and Heaven) 프로젝트 진행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