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정부 셧다운 35일 넘겨 ‘역대 최장 기록’, 14번째 예산안 또 부결
항공대란에 저소득층 지원 끊겨, “셧다운 장기화시 공역 닫을 수 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일시적 업무 정지)이 11월 5일(현지시간) 사상 최장 기록을 달성했다. 집권 공화당과 야당인 민주당이 예산안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지난 10월 1일부터 시작된 셧다운에 돌입해 이날 36일째로 접어들었다. 종전 미 역사상 최장 기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당시 2018~2019년 이어진 35일 간 셧다운이다.
미 정치 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전일 미 상원 본회의에서 공화당이 발의한 14번째 임시예산안(CR)은 찬성 54표, 반대 44표로 부결됐다. 상원 예산안 통과를 위해서는 찬성 60표가 필요하다. 양당 간 일부 합의 움직임도 포착됐지만 표결 결과는 기존과 달라지지 않았다. 캐서린 코르테스 매스토(민주·네바다), 존 페터먼(민주·펜실베이니아), 앵거스 킹(무소속·메인) 상원의원이 공화당과 뜻을 함께 했고, 랜드 폴(공화·켄터키) 상원의원은 이번에도 지출 법안에 반대하며 공화당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번 셧다운의 핵심은 건강보험제도 ‘오바마케어(ACA)’ 세액 공제 혜택 연장 여부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이에 동의해야 임시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공화당은 정부가 정상 가동될 때까지 이 문제를 협상하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셧다운 장기화로 피해는 불어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셧다운으로 약 4200만 명이 혜택을 받는 ‘보충 영양 지원 프로그램’ (SNAP) 자금이 고갈돼 가구당 평균 월 180달러 (약 26만원)의 지원이 중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SNAP를 부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자금이 배분되기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저소득층 아동 대상 교육프로그램인 ‘헤드 스타트 (Head Start)도 이달 1일부터 예산이 끊기면서 일부 시설이 문을 닫았다.
법 집행관, 군인, 공항 보안요원, 항공 관제사 등 연방 공무원들은 급여를 받지 못하거나 강제 휴직 상태다. 미국 내 현재 근무하는 항공 관제사 1만3000명은 필수 근무 인력으로 분류돼 무급으로 일하고 있는데, 관제사들이 결근하거나 휴가를 가면서 인력 부족으로 항공편 지연과 결항이 속출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셧다운 이후 320만 명 이상의 승객이 피해를 입었다. 특히 미국 최대 여행 성수기인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있어 셧다운이 계속될 경우 항공 대란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셧다운이 추가로 일주일 더 지속될 경우 미국 경제에 110억달러 (약 15조 9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정부 통계가 중단되면서 중앙은행인 미 연방준비제도 (연준, Fed)는 고용과 경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셧다운은 1981년 이후 15번째로, 최장기일뿐만 아니라 양상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로이터는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하원은 9월 19일부터 휴회 중이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워싱턴을 자주 비웠다”고 지적했다. 셧다운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휴전 합의, 아시아 순방 등을 진행하며 외교 현안에 집중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