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서의 뒷담화
Hole 12 (패러다임 전환)
Par 4 Blue Red
거리 307m 277m
인덱스 14/33 9/30
패러다임이란 사고의 틀을 가리키고, 패러다임 전환이란 사고의 틀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갖고 있던 가치 세계관을 타파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찾는 것이다. 즉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골프에서도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골프를 흔히 모순의 게임(a game of opposites)이라고 하는데, 특히 초보일때는 주변의 조언이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몇 가지 모순되는 조언을 살펴보자.
공을 띄우려면 공을 내려쳐야 한다(올려치면 공 위를 치는 톱핑이 된다).
멀리 보내려면 부드럽게 쳐야한다(세게 칠수록 거리가 더 줄어둔다).
왼쪽으로 스윙하면 공은 오른쪽, 오른쪽으로 스윙하면 공은 왼쪽으로 간다(왼쪽 스윙은 공의 왼쪽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슬라이스, 반대 경우에는 훅).
우리 몸에 내재된 반사 신경과 골프 스윙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혼란이 초래된다. 스윙 뿐 아니라 골프 자체의 발상 전환이 필요한 시기가 온 것이다.
이솝 우화에 ‘개미와 베짱이’란 교훈적인 이야기가 있다. 개미는 여름내내 열심히 일해서 겨울에 잘 먹고 잘 살았는데, 베짱이는 여름내내 기타 치며 놀다가 먹을 것 없는 엄동설한이 되자 개미에게 와서 구걸해 살았다는 우화다.
그런데 ‘신판 개미와 베짱이’는 반전 스토리이다. 여름에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한 개미는 겨울도 되기 전에 신경통, 류머팀즘, 관절염, 허리 디스크, 일중독 스트레스에 걸려 죽고 말았다. 한편 여름내내 띵가띵가 놀기만 했던 베짱이는 가을에 신곡을 발표, 대박을 터뜨려 돈 방석에 앉아 겨울내내 운전기사에 가정부까지 두고 호사를 누렸다는 말 되는(?) 이야기다. Work Smart Not Hard이다.
요즘 평균 수명을 고려해보면 우리들은 특별한 변고가 없는 한 90살 넘게, 아니 100세 인생이니 백세까지는 살 것이다. 은퇴 후 최소로 잡아 30년은 넘게 살 것이다. 은퇴 후 어떤 인생을 살아갈 것인지는 경제적 능력이 모든 것을 좌우할지도 모른다. 연금이나 저축한 돈이 더욱 절실해진다. 30년 이상을 수입없이 살아가기는 녹녹하지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경제적 여유도 중요하겠지만 후반부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가치관의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골프를 치면서 문득문득 이 좋아하는 운동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자문해본다. 체력적인 문제와 더불어 경제적인 문제도 은근히 걱정이 된다. 어떻게 하면 골프를 더 오래, 더 자주 칠 수 있을까? 중년이 되면서 화두가 하나 더 늘었다.
골프를 좋아하는 후배 부부는 은퇴 후 품위있는 골프 라이프를 준비하기 위해 말레이지아 영주권을 취득한단다. 한국도 아니고 호주에서 내리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나름대로 자신의 후반기 삶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모습이 부럽기까지 하다.
요즈음 어느 골프장을 가더라도 젊은이들은 별로 보이지 않지만 80대 넘은 노부부의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나이들어 건강을 지키면서 삶을 좀더 윤택하게 보내기에 골프만큼 좋은 운동이 흔치않다.
갈수록 대화도 없고 무늬없는 부부의 삶이 푸른 골프장을 걸으며 함께 땀을 흘리며 미소로 대화할 수 있다면, 골프는 노화방지를 위한 100세 시대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마이클 림mcilim@hotmail.com
백세 인생이라는 재미있는 노래를 들으며, 이제는 백세까지 사는 것이 희귀한 일이 아닌 것 처럼 느껴진다. 환갑 전이라기보다는 왠지 50대 후반이라는 표현이 조금은 살갑게 들리는 나이다. 앞으로 40년을 더 산다는 것이 끔직한 일이기는 하지만 뭔가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초조함을 느낀다. 골프는 내 인생의 후반전을 좀더 활기차게 보내기 위한 선택이고, 이 컬럼을 쓰는 것 역시 좀더 풍성한 삶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이전에 종교간의 대화 모임이었던 길벗 모임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모임이 있었는데, 아직까지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인생의 도반, 좋은 길벗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돌같이 굳은 심장에 약간의 설렘이 속삭인다. 골프를 통한 새로운 도반, 길벗들이 인생 후반기를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Michael Lim, www.crazygolfdeals.com 한국 마켓팅 담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