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33-2)
앞으로 여러 회에 나뉘어 나가는 이 연재는 옆 이름의 책(도서출판 엠-에드, 2006)에서 저자의 양해를 얻어 발췌한 것입니다.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편집자 주
제6장 해외유학 공부 – 박사 따기 그렇게 어려운가?
2. 왕도는 없으나 고생을 덜할 수는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호주 대학에서 박사 과정 중 중도 포기 또는 탈락하는 비율은 30%이며 그 사유로 ① 불충분한 교수 지도, ② 박사과정에서 견뎌야 하는 오랜 고독한 생활, ③ 재정문제, ④ 가정문제 등이 꼽혔다. 필자는 이 가운데 지도교수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문에 왕도가 없듯이 박사 공부에도 왕도가 없다. 그러나 박사가 될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도 못할 수가 있다. 또 같은 실력과 자질을 갖고 있어도 어떤 사람은 비교적 수월하게 해내지만, 어떤 사람은 고생스럽게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면 누구를 만나 어떤 자문을 받고, 어떤 논문 토픽(연구 제목과 같은 말), 어떤 공부방법을 택하는가가 관건임을 알 수 있다.
지도교수는 학생이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연구를 어떤 방법으로 추진, 어떤 논문을 쓰면 효과적으로 끝낼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교수와 학생이 그 점을 빨리 확인하고, 학생이 연구에 온 정력을 쏟기 시작한다면 박사학위는 따 놓은 당상이다.
그렇게 되면 학생이 엉뚱한 연구로 들어서거나 논문을 쓰다가 좌절하는 일은 드물다. 그러므로 교수와 학생의 노력은 처음 여기 집중되어야 한다. 학생은 그런 과정을 거쳐 논문의 유형, 논문제목의 선택과 그에 따른 자료수집, 분석 방법론 등에 대하여 지도교수와 빈번히 만나 상의하고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
이 단계에서 지도교수의 수준이 의심되거나 성의가 없어서 도움 받기가 힘들 것으로 느껴지면 학생은 머리를 써야 한다. 학생이 알아서 연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는 지도교수는 위험하다.
성의가 부족할 때는 교수에 보채야 할 것이고, 아예 가망이 없다 싶으면 바꿀 생각을 해야 한다. 물론 이 때 선택이 가능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도 해당 분야에 나와 있는 다른 사람들의 논문을 많이 읽어 본다면 교수와의 대화를 더 유익하게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앞서 교수는 학생으로 하여금 어떤 연구와 논문을 써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사전 감각을 갖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처음 교수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중요하다. 가령 박사논문은 엄청난 프로젝트이어야 한다는 등의 말로 오도한다면 학생은 현실적으로 해낼 수 없는 너무 거창한 쪽으로 발을 헛디뎌놓는 우(愚)를 범할 수 있다. 이는 뒤에서 논할 [다루기 가능한 범위와 분량/manageability]의 문제다.
사람의 감각은 매우 상대적이다. 남들이 뭐라고 하느냐에 따라 쉽게 바뀐다. 우리나라에 박사가 참으로 희귀하던 1950년대와 60년대만 해도 해외 박사를 따고 돌아오는 사람은 별천지에서 온 사람처럼 보였다. 그만큼 숫자도 적었고, 박사는 여간 머리 좋은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 것으로 알았다. 지금은 그게 아니다. 매년 국내외에서 박사가 몇 천 명씩 쏟아져 나와 박사 실업자를 주위에서 많이 보게 되면서 별거 아니라는 감각을 갖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학문의 잣대로서 박사학위의 수준이나 가치는 예나 지금이나 같다. 수재만이 받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대학 졸업장처럼 누구나 웬만하면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모두가 금물이다. 문제는 결심과 집념이 아닐까 한다. 박사 공부는 10%가 [머리/intelligence]이고 나머지 90%가 [지구력 /persistence]이라고 갈파한 학자가 생각난다.
뒤에서 지도교수의 역할, 논문제목, 논문쓰기 등 여러 제목으로 나눠서 논해보겠는데 이때까지 든 사항들을 더 구체적으로 다뤄 볼 생각이다. 여기 박사방법론은 인문사회과학분야 위주임을 밝혀둔다.<다음호에 계속>
고려대학교 정외과 졸업 (BA)
컬럼비아대학교 언론대학원 졸업 (MS)
매콰리대학교 박사과정 졸업 (PhD)
전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서울특파원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E-mail: karckim@optusnet.com.au
Blog: blog.daum.net/samokim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