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40)
앞으로 여러 회에 나뉘어 나가는 이 연재는 옆 이름의 책(도서출판 엠-에드, 2006)에서 저자의 양해를 얻어 발췌한 것입니다.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편집자 주
제6장 해외유학 공부 – 박사 따기 그렇게 어려운가?
5. 논문의 유형을 알면 박사가 보인다
(라) 사례연구 [case studies]
전쟁, 폭동, 혁명 등 과거와 현재 일어난 사건과 사고를 사실대로 기술함으로써 거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변수간의 관계를 증명하려는 연구이다. 인물에 대한 연구도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더십과 한국의 경제발전 및 근대화간 연관을 찾는다면 사례연구가 될 수밖에 없다. [공동체모델 교육은 성공할 것인가/Does Communal Education Work?], [키부츠의 사례연구/The Case of the Kibbutz]와 같은 논문제목은 모두 사례를 들어 할 수 있는 연구에 속한다.
역사적 사례를 모아 보면, 한 나라의 힘이 강해져 인접국가와 힘의 균형이 깨질 때 전쟁이 일어난 것을 알 수 있다. 나치 독일의 군사적 팽창에 따른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이 그랬다. 국제정치학 연구는 대개 이런 방법을 택한다.
사례연구는 과거 사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법률학, 경영학, 회계학 등의 분야에서 볼 수 있는바 현재 사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영미국가에서 법 관련 연구는 주로 법의 적용이나 해석을 사례를 들어 하는 것이 보통이다. 특정 국가의 비즈니스 경영 스타일의 특징을 밝히기 위해 대표적인 기업을 선택하여 사례를 자세히 든다면 물론 사례연구가 된다. 한국의 대기업 안에서 일어난 노사분규 사례를 들어 거기에서 어떤 이론을 찾아낸다면 이 또한 그런 예이다. 아래는 사례연구가 될 만한 두 가지 제목이다.
(a) [1967년 아랍-이스라엘 간 대결: 아랍 쪽에서 본 관찰/The Arab-Israeli confrontation of June 1967: An Arab perspective]
(b) [한국에서의 외국인 투자/Foreign investments in Korea]
(c) 언론 소유의 집중: 미국의 경험에 대한 관찰/Media concentration: some observations on the U.S experience]
(d) [3개 임의사회단체에 대한 연구/A study of three voluntary organizations]
(e) [외국 학생의 미국 대학생활의 적응 과정, 한국 학생의 사례/Challenges to adjustment to colleges in the United States: experiences of Korean Students]
(마) 관찰에 따른 연구 [observation studies, participant studies]
동물과 어린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는 질문지와 면접에 의한 조사가 적절하지 않다. 물어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관찰법은 이런 때 대안으로 활용된다. 어린 아이들이 텔레비전에 나오는 폭력 장면에 많이 노출되면 난폭하게 된다는 가정을 증명하고자 하는 연구는 적어도 일부 관찰연구가 되어야 한다. 어린이의 난폭성 여부를 알기 위하여 일정 기간 동안 어린이의 행동을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류문화학 연구는 대부분 관찰에 따른 연구가 된다. 문화가 다른 집단 또는 한 나라 안에서도 특정 마을의 씨족들 속에 들어가 같이 살면서 이들의 생활을 자세히 관찰하고 기술한다면 그렇다. 관찰자는 물론 자신의 경험과 통찰력에 의지하여 관찰한 사항을 해석하고 어떤 결론을 내리거나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관찰연구는 사례연구와 거의 같아진다.
상관관계연구의 경우도 자료수집이 어렵고, 또 어렵게 얻은 자료의 신뢰성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인 면접과 관찰법 등을 병합하게 된다.
(바) 추측적 연구 [speculative studies]
국제관계, 국내정치, 국내경제 분야 연구에서 [시나리오/scenario]란 말이 흔히 쓰인다. 장래 제3차 대전이 일어날 것인가 아닌가의 해답을 과학적으로 얻을 길은 없다. 북한이 적화통일 전략을 포기했는지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이때의 분석은 여러 가지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가상/speculation] 아래 논해보는 수밖에 없다. 많은 한국의 정치학자들이 남북한 문제를 이러한 방법으로 연구하여 학위를 받았다. 많은 남북한 관계나 동남아 정세를 전망하는 세미나가 이런 추측적 연구에 따르고 있다.
요즘 서방과 이슬람 세계와의 여러 가지 충돌 사건들을 보면서 흔히 인용되는 사뮤엘 헌팅턴의 ‘문명 충돌’ 이론도 그러하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와 석학들이 인류사회의 장래를 예언하는 논문은 대부분 추측적 연구다. 경험과 통찰력에 의한 하나의 시나리오이지 어떤 방법으로도 현 시점에서 증명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사) 비교연구, 이문화 간 비교연구 [comparative studies, cross- cultural studies]
같은 연구를 문화나 지역이 다른 여건에서 [되풀이 하는 연구/replication studies]가 있다. 가령 미국에서의 연구와 그에 따른 이론을 문화가 다른 한국에 적용해 봐서 같은 결과가 나오면 좋고,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는 여러 가지 새로운 설명과 해석을 낳게 된다. 이와 같이 서로 다른 문화권과 지역간의 제도와 행태적 유사점과 차이점, 거기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면 이질문화간 비교연구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동·서양인들간 의식구조와 행태적 차이에 대한 연구가 많은데 그런 예이다. [한국과 미국인 기업 경영자들간의 토론방식의 차이/Contrasts in discussion behaviors of Korean and American managers]와 같은 연구도 그러하다. 폭동이 잘 일어나는 지역들을 서로 비교하여 그 공통점을 찾는 [폭동을 경험한 도시들의 사회적 특징에 대한 비교연구/The social characteristics of riot cities: A comparative study]와 같은 제목도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정치학, 법학, 행정학, 회계학, 조세학, 언어학, 교육학, 문학 등 분야에서도 학자들이 서로 다른 국가의 정부형태, 법제도, 행정제도, 조사제도, 회계제도, 교육제도, 작품간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비교한다면 그런 연구다. 요즘 국제화 바람을 타고 해외와 한국에서 이런 비교연구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아) 철학적 [philosophical], 역사적 [historical], 정책연구 [Policy-oriented research]
인간 활동 가운데는 과학적 분석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신앙, 가치관, 정서 사유, 사상, 정책이 그런 영역이다. 기독교에 따르면 이 우주와 그 안에 사는 모든 생명체는 하느님의 피조물이며 그의 원대한 계획에 따라 움직인다. 그런 하느님의 세계를 과학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이런 연구는 철학과 미학과 신학 등의 몫이다. 정책은 늘 가치 지향적이다. 현실이 아니라 목표이다. 정책 또한 마찬가지지만, 구체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정책은 그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과거나 현재의 사실을 내세우는 한도에서 과학성을 활용하며, 그 점에서 철학이나 신학 분야와는 좀 다르다.
역사적 연구도 과거에 일어난 기록을 찾아 구체적 사건을 수치적으로 분석한다면 일부 또는 전부가 실증적 및 수량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연구는 궁극적으로 과거의 사례를 거울삼아 장래 대한 혜안을 찾는 것이 보통이므로 가치 지향적이며 철학적이라고 생각해서 여기에서 다루기로 했다.<다음호에 계속>
김삼오 박사(커뮤니케이션학 박사)
고려대학교 정외과 졸업 (BA)
컬럼비아대학교 언론대학원 졸업 (MS)
매콰리대학교 박사과정 졸업 (PhD)
전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서울특파원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E-mail: karckim@optusnet.com.au
Blog: blog.daum.net/samokim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