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41)
앞으로 여러 회에 나뉘어 나가는 이 연재는 옆 이름의 책(도서출판 엠-에드, 2006)에서 저자의 양해를 얻어 발췌한 것입니다.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편집자 주
제6장 해외유학 공부 – 박사 따기 그렇게 어려운가?
5. 논문의 유형을 알면 박사가 보인다
(자) 서술적(기술적) 연구 [descriptive studies]
연구 유형을 설명적 연구와 서술적 연구의 둘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렇다면 설명적 연구가 아닌 것은 모두 서술적 연구인 셈이다. 이점을 서두에서가 아니라 마지막에서 지적하기로 한 이유는 이해의 복잡성을 피하기 위한 편의 때문이었다.
서술적 연구는 현상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찾아내고 설명하는 게 아니고, 현상을 있는 대로 적는 연구이다. 문제의 [기술/description/記述]이고 [처방/prescription]이 아닌 연구다. 그렇다면 위에서 설명적 연구를 뺀 모든 연구가 엄밀히 따지면 거기에 속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 약간의 혼란이 가능하다. 위 방법론 가운데 상당 부분은 문제해결 방안이나 대안을 제시한다. 위 사례연구, 관찰연구, 역사적 연구의 상당 부분이 그러하다. 그리고 많은 서술적 연구가 수량적이고 일부 논리와 분석을 토대로 한 설명과 처방을 담고 있다.
그 경우에도 엄격한 과학적 방법에 따라 원인을 찾는 게 아니라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엄격이란 말을 특별히 쓴 것이다. 서술적 연구에서 수량을 말할 때는 대개 몇 프로가 어떻게 했다든가(또는 질문서에서 몇 프로가 뭐라고 대답했기 때문에) 어떻다는 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적 분석이 어려운 대부분의 사회과학 연구가 서술적이다.
문학 작품은 연구라고도 부를 수 없을 만큼 전형적으로 서술적이다. 실태와 진상에 대한 보고서 또한 기술 작업의 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연구, 역사적 사실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연구, 정책을 다루는 연구, 장래를 논하는 연구가 모두 그러하다. 현장에 나가 자료를 수집하지 않고 책만 이용하는 문헌 중심의 연구는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그러므로 국가, 민주주의, 민족, 사상, 가치, 역사, 사회문제 등 거시적이거나 실증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연구는 거의 서술적 연구가 된다. 앞에서 든 것들 말고도 여기에 속할 만한 연구제목의 예를 들어보면 아래 같다.
(a) [인도의 계급제도 아래 신분 유동/Social mobility in the caste system in India]에 대한 연구
(b) [빈민아동:보건, 영양, 학업 실패율/Disadvantaged children : health, nutrition, and school failure]에 대한 연구 (이하 연구란 말 생략)
(c) [도시로의 인구 이동과 인척관계/Urban migration and kinship ties]
(d) [종교의 영향을 평가한다/Assessing the impact of religion : A critical review]
(e) [1970년대의 성행태/Sexual behavior in the seventies]
(f) [‘퓨처 쇼크’ 가설의 실험/A test of the future shock-thesis]
(g) [소가족제도를 위하여/The case for small family]
(h) [조선의 개국:중국 외교에 대한 한 연구(The opening of Korea : A study of Chinese diplomacy]
(i) [한국 민주주의 실패/The failure of Korean democracy]
(j) [혁명기 농민의 역할/The role of the peasantry in revolution]
(k) [저개발국의 장래/The future of underdeveloped countries]
(l) [1960년대의 이슈/The issues of the sixties]
(m) [중국과 일본의 근대화/The modernization of China and Japan]
모두가 특정 시기, 특정 지역, 특정 분야에서 일어난 사실들을 실증적 자료를 가지고 다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원론적으로는 말로 기술하고 논의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차) 결어
필자는 왜 이때까지 연구방법론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했을까? 단지 방법론 설명을 위한 설명이 아니다. 연구와 논문을 위하여 어떤 방법론이 가능할까, 어떤 방법론을 이용할까에 따라 논문의 유형이 달라지고, 그러기 때문에 우수한 연구와 논문을 쓸 수 있기 위하여는 먼저 이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하서다. 연구자는 논문제목을 정하고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연구는 얼마나 과학화가 가능한가?”, “과학화가 가능하더라도 필요한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는가?”, “나는 과학적 연구방법론에 익숙한가, 통계처리 방법을 알고 있는가?” 등이 그것이다. 과학적 방법론에 익숙하지 않고 또 연구제목이 과학적이 될 수 없다면 서술적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
한국 유학생들은 한국인으로서의 이점을 살려 고국과 해외에서 쉽게 접근이 가능한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제목을 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사회학, 인구학, 언론학 분야에서는 자료수집이 비교적 쉬운 현지 한인사회를 이용하여 하는 연구가 많아졌다. 또 많은 유학생들이 한국의 특정 분야에 대해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과 통찰력을 활용하여 유학하고 있는 나라의 제도 또는 현황과 비교하는 연구를 한다.
실증 적 연구 가운데는 자료를 자신이 수집하지 않고 이미 남이 모아 놓은 것을 가져다가 분석하는 것도 있다. 그렇게 하면 시간과 노력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이때 이미 남이 한 것과 다른 방법으로 분석하고 해석을 한다면 그 연구도 사계의 기여가 되는 것이다. 경제학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상당수 한국 유학생들이 한국은행과 재정경제원 (과거 경제기획원)이 갖고 있는 과거의 자료를 가지고 [재분석연구/second analysis]를 했다. 그 밖에도 한국에서 각 분야에 오랫동안 실무자로 있던 사람이 그런 경험을 이용하여 정책연구를 해서 논문을 쓴 경우가 많다.<다음호에 계속>
김삼오 박사(커뮤니케이션학 박사)
고려대학교 정외과 졸업 (BA)
컬럼비아대학교 언론대학원 졸업 (MS)
매콰리대학교 박사과정 졸업 (PhD)
전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서울특파원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E-mail: karckim@optusnet.com.au
Blog: blog.daum.net/samokim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