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걸 칼럼
골프 유감
골프 즐기던 목사님 목회하던 ‘B’ 지역의 교회 행사에 초청받아 갔다가, 소위 ‘골프 접대’라는 것을 난생 처음 받게 되었을 때, 골프 초년병 목사들을 그 교회 집사님들이 조를 나누어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조는 아니고, 뒷 조에서 교육을 담당했던 여집사 한 분이-한국 유명 방송사 아나운서이셨데요-, 동료목사에게 골프라는 운동에서의 메너와 규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진심어린 마음으로 잘 가르쳐 주셨데요.-차마 그 의미는 지면에 옮길 수 없는, MB#, Tax# 라는 실제 예를 들면서- 숙소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만 들었어도, 메너와 룰의 중요성이 실감이 났습니다.
그 후로 주로 목사들과 함께 골프를 하면서, 메너와 룰에 취약한 것이 늘 불편했습니다. 경력으로 신학적으로, 목회적으로 정말 말짱해 보이는 목사들이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저질선에 이미 오랜 습관이 되어 있는 모습에, 한참 재미났던 골프에 슬슬 염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양아치 조폭들도 하다 걸리면 죽는다는 ‘알까기’에서부터, ‘발치기’, ‘손쓰기’, 그걸로 ‘순간이동’-그거 다 보여요- 그리고 ‘카운트 더하기’,.. 참으로 그 세계에도, 우리의 근본 죄성처럼 다양하고 추잡한 방법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큰 참담함은, 시정이 잘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방구 뀐 놈이 더 성질내는 아이러니도 거기 있고요..
인간 죄성이 어디 가겠습니까? 근본이야 거기서 거기지 않겠습니까?
속성과 성품이 그 수준이면 그러면 내기, 시합 이런 것을 안하고 그냥 운동 삼아 하면 되는데, 꼭 이런 이들이 시합과 내기는 나서서 하자 그래요..
무서워서가 아니고 더러워서 가만이 있게 되다가도 성질이 자꾸 바치데요..
얼마나 이기고 싶었으면, 반칙도 불사할까? 이해 모드에 가까이 가다가도, 스트레스 풀러 가서 오히려 받는 일이 쌓이니..
이거 까발렸다고 제 발 질리는 분들이 틀림없이 떠들어 대겠지요. 그렇게 말하는 순간, “네가 바로 그 놈이라”(삼하12:7) 된다는 것 아셨으면.. 충정으로 봐 줬으면..
“그러길래 목사들이 골프는 왜 해?” 하고 신나 하는 이들도 생기겠지요..
정직하게만 하면-목회와 골프 둘 다-, 골프는 목사들이 해야 맞지 않을까요?
주변에, 골프의 깊이가 더해가는 이들이 하나씩 늘어가고 있네요
이글에, 싱글에, 홀인원 까지..
기록이라면 순전해야 진짜 기록이지 않겠습니까?
제대로 하고 기록이라야 영광이고 기념이 되지 않겠습니까?
결과는 이혼인데, 그 결혼이 기념이 되겠습니까?
모목사, 밥도 싸고 기념 라운딩도 해 줬는데, 홀인원 패 안 만들어줘서 미안 해!
앞으로도 없을거야!
내 홀인원 두 번해서 까도록 할께!
카운터 제대로 하고 공 건드리지 마!
벙크 안에서 앞에 있던 남의 볼 쳐 50m 보내놓고, “아, 미안” 그러고 지 볼 다시 치는 걸 보고 뭐라 그랬더니, “내가 이겼다” 그랬던 것도 아니고, “무효로 하자, 없던 걸로 하자” 했는데도, 한사코 “지가 이겼다”고 우기는 데, 그것도 “은혜”를 거기 적용하면서..
그래서, 신학적으로 성질이 더 났던 것이지요.. 아무리 신학이 달라도 그렇지 그걸 은혜에다 갔다 붙이니.. “목회도 은혜로 해야한다” 나, 뭐라나.. ‘은혜교회 목사냐?’, ‘은혜이해’의 수준이 그것 밖에 안되는데, 거기다 ‘은혜 골프’라니..
골프에선 참겠던데, 신학적으로 못 참겠더라..
이런 신학이해도 왜? 흠이 없겠어요..
골프 의심이, 신학 의심에, 신앙 양심 의심으로 까지 가니, 이 운동 때려 치울까 하다가도.. 그래도 여전히 손에 클럽 쥐고 흔드는 걸 보니 골프에 매력이 있는 것 같네요.
시드니와서 처음 사역했던 교회 장로 한 분이, 두 가지 권유 하셨어요..
호주 일주를 직접 차 가지고 한번 해 보라는 것과, 골프를 배우라고.. 그런데 그 분이, “청소하는 이들도 하는 골프” 라고 표현 하시길래, 속으로 “교회 장로라는 분이, 웃낀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교회 청소를 직업으로 사업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교인 중에 청소를 업으로 하면서 열심히 살아 헌금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 교회 목사라는 분이, 후배목사에게 “아무리 힘들어도 청소는 하지 말어” 했다는 소리를 듣고 그 목사도 웃낀 분으로 보고 있습니다. 호주와서 청소도 안 해 본 것들이..
청소를 사업으로 하는 집사 한 분과 두어 번 라운딩을 해 봤는데, 그 분 정말 정직하게, 깨끗한 골프를 잘 치시더라고요..
이게 골프 애찬 인가요, 골프 비판인가요?
아, 그리고 하나 더.., 골프 룰 운운하면, 꼭 이런 소리들 하더라고요.. “우리가 PGA 프로가?”, 물론 아니죠.. 무슨 당연한 말씀을.. 우리 주제에, 무슨 PGA 프로 골퍼라뇨? 만약 PGA에서 우리가 늘 하는 것 한번만 걸려도 영원히 퇴출입니다. 여기서 골프룰이라 함은, 여기 7-80 넘은 호주 노인들도 지키며 치는 Social Golf 게임 룰(즉 동네골프 룰)을 말하는 것입니다.
김영걸 목사(베데스다 장로교회 시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