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칼럼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시선
하나님의 시선
어느 수도원에 조금 모자라고 조금 부족한듯한 수도사가 있었다. 그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를 무시하고 조롱하였고 심지어는 비난하기까지 했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주교가 수도사들의 자격을 검사하기 위해 중요한 시험을 제안하였다.
주교는 수도사에게 담대함과 용기와 지혜가 요구된다면서 작은 카나리아 한마리를 모든 수도사에게 나누어주었다. 시험은 어느 누구의 눈에도 들키지 말고 지혜롭게 카나리아를 죽이고 그 증거를 해가 지기 전까지 가져오는 것이다. 수도사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카나리아를 받아들고 나갔다. 그들은 산으로 들로 또는 캄캄한 광이나 지하로 가서 그들에게 주어진 시험을 치르고 돌아왔다. 그러나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지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앞서 언급한 좀 모자란 수도사가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그럴줄 알았다고….그 부족한 수도사가 지혜와 용기가 있을리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모두가 기다림에 지쳐 포기할때쯤 그 수도사가 들어왔다. 그는 모두의 예상처럼 카나리아를 죽이지 못하고 그대로 들고 돌아왔다. 주교가 그에게 물었다. 어찌된 일이냐고?…… 그는 대답하였다. 산으로 가도 들로 숨어도 광이나 지하로 가도 하나님의 시선을 피할수는 없었다고…..
필자가 존경하는 한 사모님의 시 중에 ‘아주 위험한 시간’ 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그 시는 남편 목사님이 외출을 나가고 자녀들이 학교에 가고 어느 누구의 시선도 없이 자유롭게 혼자 되는 시간….죄성이 살아나고 게으름이 꿈틀거리며 하나님이 아닌 자신을 예배하게 되는 시간….. 그 시간을 그분은 아주 위험한 시간이라고 명명하며 이웃을 위해 기도하고 정결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켜달라고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고 있는 내용의 것이다. 그분의 놀랍도록 솔직하고 아름다운 고백에 필자는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었다. 사실 그 시의 고백처럼 우리는 매일 매순간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때로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얼굴로 때로는 헌신하고 희생하는 얼굴로 때로는 모든 것을 포용하고 이해하는 듯한 큰바위 얼굴의 선인같은 얼굴로 …..상황과 필요에 따라 가면을 쓰고 그 모습이 나의 전부인척 연극을 하곤 한다. 그러나 그 연극은 혼자있는 자유로운 시간에 막이 내린다. 시기와 욕심으로 얼굴이 사납게 일그러지기도 하고 걷잡을 수 없는 음란함으로 생각과 마음으로 수없이 간음을 저지르기도 하고 간교한 계산과 이기심으로 여우같은 눈을 번뜩이기도 한다. 이러한 어두운 얼굴이 되살아나는 때는 어김없이 혼자 있는…..어느 누구의 시선에서도 자유로운 시간이다. 시인이 말한 아주 위험한 시간….인 것이다.
혼자가 아니여도 위험한 시간은 또 얼마든지 있다. 필자가 상담을 하거나 미술 심리 치료를 위해 내담자를 만나면 참으로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어쩔수 없었다고….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많은 사람들이 죄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면서도 무릎을 끓고 유혹에 넘어지는 죄를 저지르곤 한다. 유혹은 천가지 만가지 달콤한 얼굴로 다가온다. 탐욕과 욕망 음란과 이기심 그리고 무지와 게으름 그리고 교만이 우리의 삶 구석 구석에서 창부처럼 채맛자락을 흔들며 유혹을 하고 있다. 이에 흔들리고 넘어지면 어쩔수 없었다고 자신이 원했던 것은 아니였다고 숱한 변명을 늘어놓지만 모두 변명일 뿐 죄는 죄일 뿐이다. 한가지를 용납하게 되면 두가지가 손쉬워 진다. 한번을 눈감게 되면 두번 세번 죄는 되풀이 되기 싶고 어느덧 죄에 무감각해지고 걷잡을 수 없는 늪에 빠진 자신의 영혼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죄에 익숙해지는 시간, 변명과 합리화를 늘어놓게 되는 시간…. 이 모든 시간들 역시 아주 위험한 시간인 것이다
그렇다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그 위험한 시간들에 나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4시간 누군가와 함께할 수도 없는 일이며 매일 매순간 기도하며 경건을 훈련하며 지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가지 이다. 하나님의 시선…그분의 시선이 어느 순간 어느 자리에나 함께하고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다.
지금 이자리 이 순간 이 때 ….하나님의 시선이 나를 지켜보고 있음을 분명히 인식할 때 우리는 굳건하게 우리의 마음을 지킬 수 있다. 어느 단 한 순간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그분은 우리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우리를 단 한순간도 버려둘 수가 없으시다. 아픈 마음으로 우리의 연약함을 지켜보시고 계시며 보혜사 성령님으로 하여금 우리를 강건하도록 돕고 계신다.
유혹이 있는가? 혹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한없이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가? 기억하여야 한다. 아니 잊지 말아야 한다. 단 한순간 어느때도 그분의 시선이 우리를 떠난 적이 없음을.
김은희(시인, 미술심리치료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