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모임 시드니시나브로, 10월 모임 실시
10월 11일 ‘침묵’(엔도 슈사쿠), 25일 ‘예루살렘의 아이히만’(한나 아렌트) 발제
다음모임은 11월 8일(금), 중고서적 기증과 구입도 환영
매월 둘째, 넷째 주 금요일 오후 5시 30분 모임을 갖는 독서토론모임 ‘시드니 시나브로’(지도 구본영 교수)가 10월 모임을 10월 11일(금)과 25일(금) 오후 5시 30분, 호주한인교회(62 The Boulevarde, Strathfield)에서 엔도 슈사쿠의 ‘침묵’,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발제·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10월 11일(금) 모임에서 발제한 전현구 목사(시드니조은교회)는 엔도 슈사쿠의 ‘침묵’을 발제하며 서론부에 “어떤 주어진 이야기 속에서 어떤 존재가 ‘존재함’을 전제로 한다면, 하이데거는 그의 저서 ‘존재와 시간’에서 ‘침묵’은 말의 하나인 존재양식으로서 ‘어떤 사항에 대해 타자를 향해 명확하게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고. 에우리피데스도 ‘침묵은 참된 지혜의 최상의 응답이다’이라고 했듯이, 소설 ‘침묵’에서 보여주는 침묵의 근원은 무엇이고, 어떤 존재로 표현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침묵’의 줄거리 요약, 독서 후기 등을 이어 갔다.
엔도 슈사쿠(遠藤周作; 1923년 3월 27일~1996년 9월 29일)는 일본작가로 종교는 천주교이며 세례명은 바오로이다. 유년시절에는 아버지를 따라 만주에서 주로 생활을 했고 12세때 천주교 세례를 받는다. 1941년 죠치 대학(上智大学) 예과(予科)에 입학, 재학중 동인지 죠치(上智) 제1호에 평론 ‘형이상학적 신, 종교적인 신’을 발표하였다.

1942년에 죠치 대학을 중퇴하고, 게이오기주쿠 대학(慶應義塾大学) 문학부 불문과를 졸업한 뒤인 1950년에 프랑스로 유학했으며 귀국한 뒤 비평가로써 활동했고, 1955년 발표한 소설 ‘하얀 사람’이 아쿠타가와 상(芥川賞)을 수상하면서 소설가로써 두각을 보였다. 그리고 기독교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많이 집필하였으며, 대표작으로 ‘바다와 독약’(海と毒薬), ‘침묵’(沈黙), ‘사무라이’(侍), ‘깊은 강’(深い河) 등이 있다
일본 막부시대 천주교도의 탄압을 다룬 기독교 소설인 ‘침묵’(1966)은 17세기 영국의 청교도문학인 천로역전처럼 기독교의 교리와 사상을 옹호하는 호교론이 아닌, 1) 이 세상에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가?, 2) 왜 고통받는 백성들을 외면하는 하나님을 무기력하게 바라봐야하는가? 3) 왜 의지가 박약하여 종교적 신념을 지킬 수 없는 기독교인을 배교자라고 비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예수회 선교사인 로드리고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하면서도 억지로 답을 구하려고 하지 않는 면이 인상적이었다.
소설의 서사는 물흐르듯 자연스러우면서도 잠입/발각/고문/배교로 요약되는 줄거리는 박해 현장에서 경험하는 로드리고에 대한 심층적인 내면 묘사와 함께 전개된다. 로드리고는 무고한 신자들이 심각한 고문을 당하거나 순교하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동일한 질문을 반복한다.

“주여, 당신은 왜 침묵하고 계십니까? 당신은 왜 언제나 침묵하고 계십니까?”
견디기 힘든 최악의 상황과 하나님의 침묵이 교차하는 가운데 로드리고는 예수의 얼굴이 그려진 성화를 발로 밟지 않으면 신도들이 고문을 당하는 딜레마 속에 빠지게 된다. 로드리고는 성화를 밟지 않는 것이 믿음의 행위이자 순교와 다름없다고 생각해왔지만 그러나 그는 최후의 순간에 성화 속의 예수가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말을 듣고 마침내 성화를 밟는다.
“밟아도 좋다. 네 발의 아픔을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밟아도 좋다. 나는 너희에게 밟히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고, 너희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십자가를 짊어진 것이다.”
소설은 결국 로드리고는 “자신이 싸운 것이 자기 자신의 믿음에 대해서였다는 걸”(p286) 깨닫고 그 싸움의 결말에서 로드리고는 하나님이 침묵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주여, 당신이 언제나 침묵하고 계시는 것을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침묵하고 있었던 게 아니다. 함께 고통을 나누고 있었을 뿐.”
결론부에서 “이 소설에서 조화롭게 잘 구성된 두개의 기둥은 갈등하며 고통받는 배교자 신앙과 여기에 냉정하게 침묵하시는 하나님 사이의 긴장관계에 있다. 이런 관점에서 작가가 ‘침묵’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 가지다. 첫째로 주인공 로드리고의 배교는 단순한 배교가 아니라 전통적인 신앙인의 ‘형식’에 반대하는 배교였다. 교회라는 집단 공통체에서 신부라는 사회적 종교적 직분이 주어진 명분과 대의까지 버리고, 순교라는 신앙의 마지막 숭고한 이상까지 뒤로하고 현실적으로 눈앞에서 무고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는 길을 택하는 것이, 로드리고에는 새로운 신앙의 지평을 여는 예수의 길이었다. 둘째로 엔도 슈사쿠는 기독교가 숭고한 순교자뿐만 아니라 약자의 신앙인 배교자도 신앙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Dl 소설 속에는 종교인들이 생각하는 순교자가 선(善)이고 배교자는 악(惡)이라는 도식이 존재하지 않는다(김응교 ‘그늘’). 셋째로 엔도는 하나님은 침묵하지 않으신다고 분명하게 말한다. ‘나는 침묵하고 있었던 게 아니다. 함께 고통을 나누고 있었을 뿐. ‘… 그분은 결코 침묵하고 있었던 게 아니다. 비록 그분이 침묵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나의 오늘까지의 인생은 그분과 함께 있었다. 그분의 말씀을, 그분의 행위를 따르며 배우며 그리고 말하고 있었다.’ 엔도 슈사쿠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욥기의 주제처럼 ‘고난가운데서도 하나님을 배신하지 않는 신앙’이 아니라, 하나님은 인간의 고통과 아품에 침묵하지 않고 인간의 실패한 삶에도 함께하신다는 것이다 즉 엔도에게 있어서 신앙인의 인생 삶 그 자체가 하나님의 응답이고 말씀이다. 로드리고와 기치지로의 상반된 인생의 삶들이었지만 공통점은 마지막 순교로 하나님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침묵’은 ‘침묵의 소리’로 하나님은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 ‘침묵 속의 소리’를 듣는 것이 진정한 침묵이다.”라고 마무리 했다.
‘침묵‘ 발제를 마친 후 1) 침묵을 상황윤리 입장에서 토론해보자! 2) 일제 강점기때 종교 탄압이었던 신사참배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3) 영화 미션에서 두 신부의 공통점은 무엇이었나? 4) 오늘날 순교란 어떤 의미인가? 등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10월 25일(금) 독서 발제한 김광덕 교수(빅토리아대)는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Eichmann in Jerusalem: A Report on the Banality of Evil / 번역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을 발제하며 서론부에 “아이히만(Adolf Eichmann)은 살면서 단 한번도 법을 어긴 적이 없고 항상 최선을 다했다. 유대인들에게는 악마 같은 존재였지만 아이들에게는 포근한 아버지이자 충실한 남편이었고 또한 성실한 이웃이었다”고 언급했다. 아이히만은 슈츠슈타펠 중령으로 수많은 유대인들을 죽인 학살 계획의 실무를 책임졌던 인물인데, 그는 재판과정에서 자신은 상관인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가 시킨 대로만 했을 뿐이라며 전혀 잘못한 것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었다. 이 책이 충격적인 이유는 수많은 학살을 자행한 아이히만이 아주 사악하고 악마적인 인물일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매우 평범했다는 점이다. 아이히만은 개인적으로는 매우 친절하고 선량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아이히만은 아르헨티나 어느 저녁 퇴근길 버스 정거장에서 이스라엘 비밀경찰 ‘모사드’에게 체포되어 이스라엘로 보내진다. 1961년 온 세상이 지켜보는 와중에 이스라엘의 법정에 서게 된다. 50대 중반의 평범한 아저씨 아이히만은 법정에 “도대체 무엇을 인정하란 말입니까?” “저는 남을 해치는 것엔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관심이 있는 건 맡은 일을 잘하는 것 뿐입니다.”라고 주장했다. 가스실이 설치된 열차에 대해서는 “그 열차를 만든 건 지시 받은 업무를 잘 처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저의 열차 덕분에 우리 조직은 시간 낭비 없이 일을 처리할 수 있었죠”라고 말했다.
법정에서 “당신의 죄를 인정합니까?”란 물음에 “나는 잘못이 없습니다!” “단 한 사람도 내 손으로 죽이지 않았으니까요” “죽이라고 명령하지도 않았습니다” “내 권한이 아니었으니까요” “나는 시키는 것을 그래도 실천한 하나의 인간이며 관리였을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나?”란 믈음에 “월급을 받으면서도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양심의 가책을 받았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아이히만을 지켜본 6명의 정신과 의사들은 “그는 나보다 더 정상이며 심지어 준법정신이 투철한 국민이었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8개월간의 지루한 재판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지켜본 한 사람, 아이히만과 동갑인 한나 아렌트다. 예루살렘으로 압송된 아이히만은 기소되어 1961년 4월 11일 공개재판이 진행되었는데 이 재판은 전 세계에 생중계 되었다. 한나 아렌트는 이를 지켜보면서 아이히만에 대한 평론을 책으로 쓴 것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Eichmann in Jerusalem)이다. 책의 형식은 아이히만의 재판 참관기이지만, 부제인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가 이 책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한나 아렌트는 “그는 아주 근면한 인간, 그리고 이런 근면성 자체는 결코 범죄가 아니다. 그러나, 그가 명백한 유죄인 이유는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라며 ‘생각의 무능’(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의 무능을 낳고,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이란 죄악을 지적했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년 10월 14일~1975년 12월 4일)는 독일 출신의 정치 이론가로 독일 하노버의 유대인 집안에 출생, 쾨니히스베르크 (이마누엘 칸트의 고향)와 베를린에서 자랐다. 마르부르크 대학에서 하이데거의 밑에서 철학을 공부, 그러나 나치에 적극 협력하던 그에게 깊은 환멸을 느끼게 되어 그를 떠나 하이델베르크로 이주해 그곳에서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카를 야스퍼스의 지도를 받았다. 파리에 잠시 피신했다가 1941년 미국으로 망명, 1950년에 미국 시민권자로, 1959년에 프린스턴 대학에서 전임 교수직에 지명받은 최초의 여성이 되었다.

저서로는 ‘전체주의의 기원’(The Origins of Totalitarianism, 1951년), ‘라헬 바른하겐 : 유대인 여성의 삶’(Rahel Varnhagen: The Life of a Jewish Woman, 1958년),‘ 인간의 조건’(The Human Condition, 1958년), ‘과거와 미래 사이’(Between Past and Future, 1961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Eichmann in Jerusalem: A Report on the Banality of Evil, 1963년), ‘혁명에 관하여’(On Revolution, 1963년),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Men in Dark Times, 1968년), ‘공화국의 위기: 정치에 있어서 거짓말’(Crises of the Republic: Lying in Politics, 1969년), ‘시민적 불복종’(Civil Disobedience, 1969년), ‘폭력의 세기’(On Violence, 1969년), ‘정신의 삶’(The Life of the Mind, 1978년) 등이 있다(“The sad truth is that most evil is done by people who never make up their minds to be good or evil.” _ Hanna Arendt)
발제 후 “신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일이 악행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독서토론모임 시드니시나브로의 다음모임은 오는 11월 8일(금) 오후 5시 30분, 호주한인교회(62 The Boulevarde, Strathfield)에서 모인다.
독서토론모임 시드니시나브로는 독서에 관심있는 분 누구나 환영한다. ‘시드니 시나브로’의 목적은 “독서를 통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해외생활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함”이며, 목표는 “창의적 사고와 합리적 사고, 그리고 융합적 사고를 통하여 삶의 비전을 구체화시키기 위함”이다. 운영방식은 독서안내자가 책을 선정하여 소개하면 독서회원 각자가 주1회 장별로 읽고 요약하여 발표한 후 상호의견을 교환하는데, 모임은 매월 2, 4주째 금요일 오후 5시 30분(다과 제공)에 모인다.
구본영 교수와 함께하는 독서토론모임에 관심있는 분들은 전화(0415 706 784)나 이메일(kbymb@hanmail.net)로 문의하면 된다.
또한 ‘시드니 시나브로’는 도서기증을 환영한다. 또한 시나브로의 총무 임기호 목사는 스트라스필드 지역에서 중고책방도 운영해 해외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고가의 책자를 저가에 구입하도록 돕는다. 도서기증이나 중고서적 구입을 원하는 분들은 아래의 문의처로 연락하면 된다.
– 독서토론모임 시드니 시나브로 11월 모임 및 중고도서 기증·구입 안내
일시: 2019년 11월 8일(금), 22일(금) 오후 5시 30분
장소: 호주한인교회(62 The Boulevarde, Strathfield)
모임: 매월 2, 4주째 금요일 오후 5시 30분(다과 제공)
문의: 아래와 같음
.지도 구본영 교수(0415 706 784, kbymb@hanmail.net)
.총무 임기호 목사(0414 228 660, kiholim72@gmail.com, 중고서적 기증·구입 문의)
.간사 임운규 목사(0425 050 013, woon153@daum.net)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