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글
손민용의 유학 체험기
나의 삶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 할 수 있을것이다. 제주도에서의 평범한 어린아이 그리고 호주라는 나라에서 외국인으로 분류되는 ‘international student’로 말이다.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바다, 이웃, 그리고 학교친구들로 둘러싸여서 도시남보단 ‘바다소년’의 생활을 만들어가던 나였다. 공부보단 노는 것을 좋아했던 아이, 그래서 부모님 몰래 학원을 빠지고 친구들과 동네를 어슬렁 거리면서 평범한 10대 제주도 소년의 삶을 살아가던 나에게 갑자기 호주유학의 기회가 오게된다. 처음의 나는 호주를 생각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고 내가 처음으로 생각한 호주의 이미지는 영국 연방국가, 백인들, 영어, 캥거루들이었다.
하지만 나의 생각들은 처음 호주 땅을 밟고 처음 호주 공기를 마시는 동시에 모두 다 산산조각 깨져버렸다. 내게 보이는 첫 호주 사회는 백인들을 다 삼켜버린 듯한 많은 동양인들, 중동인들, 인도인들을 보게 되었다. 시드니 거리는 크게 한국과는 색다른것이 존재하지않는 공간이였다. 한국, 중국, 아랍어로 주로 이루어진 간판들을 비롯하여 주변에서 들려오는 한국어, 고개를 들어보면 보이는 한국인들 때문에 모든 것이 마치 그냥 한국같았다. ‘과연 호주에서 영어는 배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더불어 걱정과 함께 만 15살의 어린 제주도소년은 현실을 경험함과 동시에 호주에대한 환상 또한 사라져 버렸다.
어딜가든 호주에서 나는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의 외국인이자, international student로 분류되었다. 그 말인 즉슨 호주인들과는 다르게 알게 모르게 차별을 받았고 불편한 점들도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일단 외국인이라는 신분으로 겪는 가시적인 문제는 언어의 차이였다. 호주유학생활은 나에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였고 나는 꿀 먹은 벙어리리였다. 나의 유학 생활은 Parramatta High School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처음에 여기에 왔을 때 주변사람들이 나에 대해서는 물론 전체적인 내 유학생활도 많이 걱정을 했다. 학교가 성적으로만 따진다면 좋은학교가 아니기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기회가 된 것인지, 학교에 동급생 한국인이 나까지 합쳐서 고작 두명밖에 없었다. 학교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학생들이 공부보다는 운동을 좋아해서 사실 근본적으로 학교에서 공부에 집중을 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드는데 너무 힘들었고, 공부와 휴식 사이에서 적당한 타협점을 찾는데 많은 애를 썼다. 하지만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지금은 친구들과 있을때는 재미있게 놀고 쉬며, 수업 및 자습을 할때는 집중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방법을 알게되었다.
현재 나는 학교에서 ESL, Extension 1 and 2 mathematics, French, Economics, Physics를 공부하고있고 성적또한 내가 만족할 만큼은 얻고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호주 고등과정에서 좋은점 중에 하나가 한국과는 다르게 과목을 선택해서 그 과목들만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철저히 준비를 한 후, hsc를 볼 수 있다는것이다. 또 다른 장점은 고등과정에서 공부는 정말 중요하지만 공부에 모든것을 걸만큼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 또한 알게되었다. 따라서 공부를 새롭게 시작하는 자세부터가 달랐고 그 덕분에 내가 영어를 배워나가는데 많은 도움이되었다. 친구들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언어를 흡수하고 공부는 물론, 운동을 하면서 친해지며 배운 영어가 이제 나에게는 마치 보석과도 바꿀 수 없는 ‘나의 소중한 것’이 되었다. 영어는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제2의 언어가 아닌, 내가 호주에서 만난 친구들 및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만들고 쌓아간 추억이 돼 버렸다.
사실 호주에 온 근본적인 원인은 영어를 배우기위함 이었지만 내가 호주유학을 통해서 얻어가는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은 내가 잊어서도 잃어버려서도 안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다민족 국가에서 살면서 다양한 문화로부터 온 사람들과 만나면서 문화의 다양성 뿐만이 아니라 한국에만 있었다면 알 수 없었던 것을 경험하며 배워간 것같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생김새의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생각들을 갖고있는 사람들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예전에는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가치관이 다르고 행동이 맘에 들지않으면 거리를 두고 싫어했었는데 이젠 이해를 할 수 있고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 또한 생겼다. 유학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편견과는 다르게 그저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닌,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서 나의 내적인 면을 성장시키는 고귀한 보물과도 같으며 나는 내가 선택한 이 길을 누구보다 후회하지 않으며 앞으로 내가 넘어야 할 산이 많을지라도 내 자신을 믿고 한걸음 더 내딛을 것이다.
* 윗 글을 올려주신 손민용군<사진 가운데>은 3개월간의 언학연수 후에 9학년 네번째 텀부터 호주 파라마타 공립고등학교에 등록하여 공부해 오고 있으며 현재 12학년 재학중이며 앞으로 엔지니어링을 대학에서 공부할 것을 고려중에 있다.
손민용 학생(Parramatta High Schoo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