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영광마을 이야기
함께 그리는 작지만 아름다운 풍경화
요 몇일 아침과 저녁 나절로 땀을 좀 흘리고 있습니다. 영문인즉, 성전 뜨락을 가꾸는 일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사서 고생하는 것 같기도 하고 괜한 일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외모를 가꾸기 보단 내실 있는 교회 모습에 좀더 힘과 열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들로 그리 내키진 않았지만 용기를 내어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즐겁고 신나는 일로 변했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매일 저녁 어스름에 동네 사람들이며 교인들께서 오가며 힘드시냐고? 혹 사람을 불러, 사서 함께 일하시지 그러느냐고 하시기까지 하셨습니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말 빈말(?)이 아니라 제겐 더없이 신나고 재미난 일입니다. 그래, 잠잠히 제 자신에게 묻습니다. 땀으로 물든 옷을 해 입고도 입가에 미소 짓는 제 자신에게 묻는 질문말입니다.
“백전도사 정말 즐겁고 기쁘오? 왜 그렇게 웃고 있소?”
혼자에게 던진 말에 눈 앞엔 환한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돌 나무로 아로새긴 성전뜨락, 정자에 깔린 해변의 검고 하얀 자갈 뜰, 그 위에 걸터 앉아 발 지압을 하고 있는 교회 성도들의 모습, 평상에 둘러 앉은 밝은 미소와 기쁨을 보았습니다. “힘드는데? 사람이라도 사서 거둘까요?” 노심초사 전도사의 고전(苦戰 ??)을 지켜보시니 마음 편치않으시겠죠? 하지만, 힘들기는요. 즐겁고 감사하죠. 그 비결은 이것입니다. 그림을 그리면 힘들지 않습니다. 성도님들과 함께 하는 하나님의 집의 아름다움을 그리는 작은 풍경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전 그림이 있습니다. 함께 그림을 그려가시지 않겠어요? 그 그림 하나면 충분합니다.
보물
마을 입구에 한 노인이 날마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낡은 냄비에 진흙탕 물을 넣고 막대기로 휘젓는데 한참 뒤 냄비에서 묵직한 금덩이를 꺼내는 것이 아닙니까? 이를 지켜보던 청년 하나가 노인에게 물었지요.
“어떻게 금을 얻을 수 있는지 알려 주시지요.”
“그거야 하나도 어려운 일이 아닐세. 여기 보통 냄비와 막대기가 보이지? 아무 데나 있는 흙덩이를 샘에서 길어 온 물에 섞어 막대기로 휘젓다보면 바닥에 묵직한 덩어리가 뭉쳐지지, 그걸 손으로 꺼내기만 하면 된다네.”청년은 그 길로 돌아가 냄비와 막대기를 구하고 샘에서 물을 길어와 진흙을 넣고 노인이 일러 준대로 냄비를 휘젓기 시작했지요. 종일 자리에 앉아 흙탕물을 저으며 바닥을 살폈지만 아무 소식도?…. 청년은 이내 다시 노인을 찾아 “일러 주신대로 해 보았지만 원하는 금을 얻을 수 없었노라”고… 이야기를 들은 노인은 청년에게 어떻게 했는지 자기 앞에서 보여 달라고 했고 청년을 유심히 바라보던 노인은 아차! 하며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빠트렸다며, 이 말을 남겼지요.
“물을 휘젓는 동안, 절대로…
금덩어리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일세.”
짧지만 깊은 여운을 주는 우화 한 편, 마지막 노인의 말,‘금을 얻으려면 금에 대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기막힌 역설의 가르침을 만납니다.
평범한 냄비와 흔한 막대기 그리고 흙과 물이 만나 금덩어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허황된 이야기로 다가오지만 값진 보물은 그렇듯 우리네 평범한 일상 속에 담겨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다만, 우리의 일상을 지극한 마음으로 대하는 것, 매일을 그렇게 극진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일상을 마침내 보물답게 하는 것, 평범 속에 깃든 특별함, 오죽하면, 우리 주님께서는 천국, 하나님 나라를 일러‘밭에 감추인 보화’라고 하셨겠는지요?
고르고 맑은 가난으로 삶을 일구어 가는 매화 영광 마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