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면역(4)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합니다”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세상에 스트레스 받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 보다는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습관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면역력이 높아야 각종 질병에 잘 걸리지 않고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소리다. 문제는 면역력을 높이는 연구도 있고 내노라 하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있다. 그 중에 다소 과학적이지 않을 것 같은 “웃음”의 치유법을 권유한다. “웃음”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면역력을 높이는 몇개의 연구사례가 있다. 일본 오사카 의대 이와세 박사팀은 최근 웃음치료가 암세포를 잡아먹는 자연살해세포(NK세포)를 14% 증가시키고,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은 “1∼5분 정도 웃으면 NK세포가 5∼6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로마린다 의대도 비슷한 실험에서 웃음으로 인해 NK세포가 24~40%정도 상승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웃음은 교감신경(긴장)과 부교감신경(릴렉스)을 시소처럼 안정한 상태로 교차시키기 때문에 백혈구가 활성화(power up)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나 긴장을 받으면 교감신경이 우위[優位]가 되고 이 때 세균이나 죽은 세포를 먹어치우는 과립구가 늘어나는데 이는 수명이 평균 2일로 자폭시 다량의 활성산소를 발생해 각종 질병발생의 부작용이 따르게 된다. 반대로 긴장을 풀면 부교감 신경 우위가 되고 T세포, B세포 등의 임파구가 활성화되어 면역력이 증가하게 되어있다. 이 외에도 스트레스는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 부신피질호르몬(일명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분비케 하는데 이는 흉선을 위축해 T세포의 성숙을 방해하며, 이미 만들어진 T세포를 파괴하는 등 면역반응을 전반적으로 억제한다. 1960년대 초, 로버트 구드라는 의사는 환자에게 최면술을 걸어 면역계가 어떤 영향을 받는가를 확인키로 했다. 그는 최면상태에 있는 사람의 양팔에 알레르기 환자의 혈청을 주입한 후 다시 알레르겐을 주사했다. 이론상, 양팔에는 모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 똑같이 붉게 부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으로 피험자에게 다음과 같은 암시를 걸었다. “당신의 한쪽 팔에는 반응이 일어난다. 그러나 다른 한쪽은 안 일어난다.” 결과는 의사의 암시대로였다. 이 실험은 면역계가 마음의 작용만으로도 간단히 조작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마음을 강하게 먹으면 면역계까지도 생각대로 된다는 뜻이다. 화를 잘 내는 사람, 타인과 감정적인 충돌을 빚기 쉬운 사람, 원기가 없는 사람은 질병에 잘 걸리거나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고 한다. 항상 웃는 얼굴로 “감기 따위에는 안 걸려”, “암 따위에는 지지 않아”, “나의 NK세포는 남보다 강해”라고 말하라고 권고한다. 이 이상 효율적인 면역력 향상 작전은 없다는 것이다.
교원병[膠原病]-류마티즘
교원병(collagen disease)은 교원섬유에 변화를 동반하는 만성 관절 류머티즘을 말한다. 스웨덴의 노먼 커즌즈 박사는 어느 날 갑자기 전신성 교원병[膠原病]에 걸렸는데 온몸에 통증이 느껴지면서 마치 불에라도 덴 것처럼 염증이 발생했다. 의사는 치유할 가망성이 없다고 두 손을 들었지만 커즌즈는 포기하지 않았다. 직접 의학서적과 논문을 읽고 연구한 후, 스테로이드 제제를 모두 끊어버렸다. 그 다음 코미디 영화나 유머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고 웃음으로 자신의 치유능력을 향상시켜 결국 교원병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노먼 커즌즈는 “웃음의 치유역”의 저자로 알려진 저널리스트[journalist]다. 웃음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한 생리작용을 촉진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웃음의 치유력에 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사람 중에서 노먼 커즌즈를 빼놓을 수 없다. 비록 억지로 웃어도 면역세포의 작용은 활발해진다고 한다. 항상 싱글벙글, 플러스 사고로 사는 것이 면역력을 높이는 비결이라 하겠다. 류마티즘이란 관절, 뼈 및 근육 등에 통증을 초래하는 모든 질환을 말하며, 결체조직 질환 또는 교원병이란 용어도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류마티즘이란 용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노만 커즌즈에게 걸린 병도 류마티흐 질환이다. 류마티스 질환은 100여가지나 되는 질병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환자의 임상증상과 검사소견을 종합하여 정확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 임상에서 흔히 류마티즘과 류마티스 관절염이 혼동되고 있는데, 류마티스 관절염은 100여가지나 되는 류마티스 질환중의 대표적인 질환의 하나일 뿐이다.
가슴샘[흉선-胸腺, 영어: thymus]
일반인[common people]들이 잘 모르고 있는 인체의 기관[器官]중에 가슴샘[흉선-胸腺, 영어: thymus]이 있다. 면역계의 특별한 기관이자 척추동물의 내분비샘 가운데 하나이다. 가슴샘은 가슴 한가운데 위치하는 가슴뼈(흉골)의 바로 뒤, 좌우 폐의 사이, 심장의 바로 앞에 존재하는 면역 기관으로, 가슴샘이라고도 하며, T림프구가 생성되는 장소이다. 가슴샘은 좌엽과 우엽의 2엽으로 되어 있으며, 편평한 삼각형 모양이다. 가슴샘의 크기는 태어날 때 12∼15g이던 것이, 사춘기에 30∼40g으로 최대 크기에 도달했다가, 점차 퇴화하여 70대에는 약 6g 정도로 된다. 나이가 들면서 가슴샘의 크기가 작아짐에 따라 가슴샘의 기능도 또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슴샘에서는 골수에서 만들져서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 등 이물질[異物質]에 대처능력을 갖추지 못한 T림프구를 훈련시키는 신병훈련소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가슴샘을 거처야 무기가 지급되고 전투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가슴샘은 가슴샘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샘의 기능도 있는데, 가슴샘 호르몬은 미성숙 림프구가 T림프구로 분화하고 성숙하는 과정에 관여한다. 가슴샘 호르몬의 분비량은 20대 이후부터 점차 감소하기 시작하는데, 가슴샘 호르몬의 분비량이 줄어들면, 면역력이 약해지고 바이러스 감염, 자가 면역(自家 免疫) 질환, 그리고 암 등에 걸리기 쉽게 된다. 그런 까닭에 가슴샘 호르몬은 이전부터 B형 간염, C형 간염, 류마티즘 관절염, 여러 가지 자가 면역 질환 및 암에 대한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은 인류의 오랜 숙원 중 하나다. 천년만년 불노장생의 심리가 진시황 뿐이겠는가? 인간은 누구나 원천적으로 장수하고 싶어 하기에 과학자들도 자연히 수명을 늘릴 실마리가 있다 하면 파고들게 마련이다. 가슴샘에도 수명을 늘릴 단서가 있다고 보는 기관이다.
질병치료는 몸의 항상성(恒常性)
가슴샘(흉선)에서 생성되는 한 호르몬이 면역력을 강화하고 이에 따라 건강수명도 늘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여러 개 나왔다. 미국 예일대 의대 연구진은 실험 결과 가슴샘에서 분비되는 FGF21(fibroblast growth factor 21) 호르몬이 쥐의 수명을 40%까지 늘리고, 이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약화되는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연구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한 바 있다. 이 호르몬은 “비만과 암, 당뇨병 등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노인들의 면역 기능을 크게 향상시켜 수명을 40% 이상 연장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수명이 있다. 매일 일정한 양의 세포가 죽어나가고 그만큼의 세포가 생겨난다. 위장세포의 수명은 대단히 짧아 2시간30분밖에 되지 않는다.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는 48시간 정도이다. 반면 적혈구는 120일, 뇌세포는 60년 정도 된다. 체세포의 평균 수명은 25-30일 정도이다. 세포의 재생주기는 피부 28일, 두피 60일, 인체장기 120-200일, 손발톱의 뿌리 부분까지 성장하는데 6개월이 걸린다.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약이나 수술이 아니다. 질병을 만든 것도 나의 몸이고 질병을 치유하는 것도 나의 몸이다. 결국, 질병치료는 몸의 항상성(恒常性)을 되찾는 것이다. 항상성은 외부환경이 변하더라도 인체 내부의 환경은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질이다. 신경계와 호르몬의 작용을 통하여 유지되며 최고 조절중추는 간뇌의 시상하부이다. 몸이 항상성을 되찾으면 질병이 치유 된다. 어떤 질환을 앓더라도 질병에 집중하지 말고, 몸과 마음의 조화와 균형에 집중하여야 한다. 몸이 항상성(恒常性)을 되찾으면 스스로 면역체계를 가동하여 질병을 치유한다.
Health = Balance이다
면역체계는 질병으로부터 몸의 보호 작용을 하는 세포와 내장기관의 균형 잡힌 네트워크를 말한다. 이러한 방어세포들은 편도나 비장, 림프절, 골수, 흉선(가슴샘) 등의 신체 여러 기관에 존재한다. 질병을 유발하는 외부 침입자를 발견하면 이를 파괴하기 위해 항체가 만들어진다. 면역체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 우리 몸은 무방비 상태가 되고 만다. 무조건 약부터 먹지 말고 면역체계를 강화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는 운동, 다이어트, 건강한 식사, 충분한 수면 등이 있다. 매일 적당한 운동을 하면 감염 퇴치를 위한 몸의 세포 숫자가 크게 증가한다. 과체중이나 비만은 질병의 위험을 높이는데, 과도한 지방세포는 신체 조직에 손상을 주는 염증을 초래한다. 당분이나 포화지방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세균을 퇴치하는 면역 세포를 억제한다. 너무 짜거나 단 음식을 피하고 항산화제가 풍부한 좋은 음식을 적당히 먹어야 한다. 부족한 수면은 질병을 퇴치하는 몸의 능력을 떨어뜨린다. 최소한 7시간 이상은 수면을 취해야 한다. 우리는 중요한 기본을 무시하고, 별난데서 비결을 찾으려고 한다. Health = Balance이다. 자연은 무리를 허락하지 않는다. 면역력은 내 몸이 만든 천연약이다. 감기는 큰 질병을 막는 방파제이다. 인간은 미지에 대한 과장된 두려움이 있다. 건강은 상태가 아니라 태도이다. 건강은 삶의 기쁨 속에서 피어난다. 두려움은 삶의 즐거움을 만들지 못한다. 누구도 건강을 장담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답은 가까이 있다. 내 몸은 진화(적응)의 산물이다. 배가 고프면 먹고 싶은 것을 자신에 맞게 배고프지 않을 정도만 즐겁게 먹어야 산다. 나를 치유하는 몸의 소리에 귀를 열어라. 회복한 항상성(恒常性)은 면역체계를 잘 가동하여 우리들에게 온전한 생명, 온전한 몸, 온전한 삶을 선물한다. 건강증진과정은 개인이 최적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수준을 유지하도록 행동을 변화시키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태도와 인지를 발달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좋은 습관을 갖도록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여 행위를 변화시키며 환경적 지원을 통해 통합적으로 생활양식이 변화되도록 지속적인 개인의 노력속에서 정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며 더구나 면역력은 더 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38khpark@hanmail.net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