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우한(武漢) 신종(新種)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와 백신(vaccine)

코로나-19 (우한[武漢] 신종[新種] 코로나 바이러스)
1, 2차 세계 대전도 이렇게 난리 법석을 떨었을까? 한국의 뉴스를 보고 있으려면 세계 대전이 난 것 같은 감을 지울 수 없다. 시간대로 속보가 나오고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게릴라를 수색하고, 혐의자를 체포하여 수용소에 감금한 후 범죄를 추궁하고 족치는 꼴이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전쟁을 도발한 진범은 “우한(武漢)코로나 바이러스”다.
이 글을 쓰기위해 자료 모으고 준비하는 1주 여일간 병명(病名)에 관한 논란도 있었던 가운데 한국 정부와 WHO(세계보건기구)가 공식 명칭을 확정하였다. WHO는 ‘COVID-19’로 결정하였으며, COVID-19의 ‘CO’는 코로나, ‘VI’는 바이러스, ‘D’는 질병, ‘19’는 발병 시기인 2019년을 뜻한다. 한국 정부는 코로나-19로 하였다. 바이러스(virus)가 육안으로 확인 할 수 없는 놈인데 이것이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유튜브에서 어떤 신부님의 “코로나-19”에 관한 강연을 시청 하였는데 지구의 종말의 전조(前兆)가 아닌가 하는 언급을 해서 놀란 일이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미 오래 전 부터 있어온 존재였지만 그 정체를 밝힌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바이러스라는 존재가 무생물이냐 생물이냐를 판가름하기 조자 애매한 존재이며,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 종 중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생명체의 극히 초보적인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육안으로 도저히 확인 할 수 없는 이 존재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구조가 간단해서 쉽게 변신한다. “코로나-19”도 과학자들이 그 동안 확인한 바이러스와는 모양새가 다른 종(種)이다. 기본적 구조가 입자와 같은 존재인데 이 미미한 알갱이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생물체는 변이를 통해 진화하고 있지만 바이러스 만치 신속하고 자주 변이는 일으키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종잡을 수 없이 변이를 거듭한다. “코로나-19”도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변종이라 “코로나-19”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질병의 피해수치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전국 통계를 발표하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월 10일 0시 현재, 중국내의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4만171명, 사망자는 908명이라고 밝혔다.. 이 와중(渦中)에 미국에서는 “코로나-19”가 문제가 아니라 독감(毒感)이 더 위중(危重)하다는 기사가 있어서 관심이 집중되었다. 2019년에 미국 내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한 사람이 1만 명을 넘어섰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우한 폐렴’에 이어 ‘미국 독감’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확산되고 있는 두 질병(‘우한 폐렴’과 ‘미국 독감’)은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미국의 독감
미국 독감(인플루엔자) 감염의 경우, 사망자 수의 절대값은 1만 명대로(4일 기준) 높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미국 질병 통제 예방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2019-2020 시즌에 미국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 수는 최소 1,900만 명에서 최대 2,60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망자 수는 최소 10,000명에서 최대 25,0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 수의 비율은 ‘우한 폐렴’보다 낮은 0.05%~0.09%선이다. 백신의 유무 역시 두 질병의 예방에 차이점 중 특기할 사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우, 아직까지 백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미국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의 경우, 사전 예방 할 수 있는 백신이 존재한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질병 취약 연령대인 65세 이상 인구의 독감 예방 백신 접종률이 한국 등의 국가들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매년 발생하며 백신이 존재하는 독감과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인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으나 독감이나 “코로나-19”는 기본적으로 생체시스템은 같은 것이며 쉽게 변이를 한다는 것이다. 독감 백신이 만들어 져도 신종 독감 바이러스가 생기면 기존의 백신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며, 새로 탄생한 바이러스에는 다른 백신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의 과학자들이 “코로나-19”의 정체를 밝혀내기는 했으나 이를 배양해서 백신을 만들기 까지는 짧아야 1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쓴 “총, 균, 쇠,”라는 책에서, 세균(박테리아)이 인류의 질병을 만드는 과정을 세균의 입장에서 바라본다. 세균처럼 인간에 전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입장에서 보면 최선은 살아남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숙주로 삼은 인간이 죽는 확률, 이른바 치사율이 높으면 바이러스의 생존 공간도 사라진다. 다이아몬드는 “질병은 지금도 새로운 생존 및 번식방법을 진화시키고 있다”며 점액종 바이러스와 매독 등을 사례로 들었다. 점 액종 바이러스는 섬유아세포로부터 생성되는 양성종양으로 섬유종과는 다르며 세포간질에 다량의 점액의 존재가 특징이다. 성병(性病)인 매독(梅毒)은 유럽에서 15세기말 초기 환자들을 수개월 새 죽음에 이르게 했지만 이젠 지금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질병으로 진화됐다는 것이다. 피해자를 더 오래 살려두는 방향으로 진화함으로써 더 많은 피해자들에게 바이러스 자신의 후손을 퍼뜨릴 수 있게됐다는 설명이다. 서울대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홍윤철 세계보건기구(WHO)정책자문관이 10일 싱크탱크 여시재와의 인터뷰에서 “숙주가 급작스럽게 사망하면 바이러스도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숙주 사망률(치사율)이 낮은 바이러스가 더 생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눈, 코, 귀가 없고 형태도 분명치 않는 바이러스가 후손은 퍼뜨리면서 숙주가 죽으면 함께 멸종되는 것을 바이러스는 인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바이러스의 공진화
그 기원을 알 수 없지만 바이러스도 다른 유전체와 마찬가지로 진화한다. 바이러스 진화의 예는 토끼의 점액종 바이러스를 들 수 있다. 점액종 바이러스는 1950년에 호주에서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야생토끼를 없애기 위해 도입됐다. 이 사업은 초기에는 성공적이었으나 불과 2년 만에 이 바이러스는 더 이상 작용하지 못하게 됐다. 최초의 바이러스와 2년 뒤에 감염된 야생 토끼에서 분리한 바이러스를 비교한 결과 두 바이러스 사이에 큰 차이점이 존재했던 것이다. 최초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토끼의 99% 이상이 2주안에 죽었으나 2년 뒤에 분리된 바이러스의 80%는 치사율이 70~95%로 감소했고, 감염된 토끼의 생존 기간 역시 2배로 증가했다. 즉 점액성 바이러스 집단이 독성이 약한 형태로 진화된 사례다. 일반적으로 에이즈 AIDS라고 알려진 에이즈후천면역결핍증후군(後天免疫缺乏症候群 영어: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 AIDS-에이즈)는, HIV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병하면 나타나는 전염병이다. HIV는 바이러스의 이름이며, 에이즈는 HIV에 감염된 환자가 발병하면 나타나는 증상들을 일컫는다. 이 병은 문등병(한센병)에 버금가게 무서운 질병으로 인식 되었었지만 최근에는 치료법 등이 개발되면서 어느 정도 공포감을 불식(拂拭)시킨 전염병이다. HIV에 대한 항바이러스제 개발로 감염된 사람들의 수명이 연장되고 생활의 질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완전한 치료법이나 백신은 없는 형편이다. 에볼라(Evola) 바이러스는 그 동안 HIV에 견줄 정도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최근에 서아프리카에서의 창궐은 HIV 보다 더 위력을 떨치고 있으며 그 증상이 처참하고 전염성이 강해 책과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혈액, 조직과 체액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고 출혈열을 일으킨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50% 이상의 치사율을 보일 정도로 공포스럽다. 치료방법이 없기 때문에 발병되면 격리 공간에서 생사의 갈림길을 운명에 맡길 뿐이다. 최근 ‘뉴욕 타임즈’에 실린 에볼라 관련 기사의 제목이 “에볼라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두렵다”라는 표현에서 이 질병의 심각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연관돼 있는 한 감염성 질병을 공유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감염성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은 결코 박멸시킬 수 없다. 단지 조절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인간은 백신과 다른 방법들을 이용해 감염성 질병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자취를 감춘 천연두 같이 질병 박멸에 대한 인간의 꿈은 인수(人獸) 공통 질병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다른 동물 종에 살고 있는 질병 매개체는 그 동물을 박멸시키지 않는 한 공존할 수밖에 없다. 많은 전염성 바이러스가 박쥐에게서 감염되고 있으며 인간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박쥐는 생태계에서 엄청난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박쥐로부터 비롯되는 질병이 많다고 해서 박쥐를 박멸 시킬 수는 없다. 해결책은 이러한 질병의 실체를 이해하고 잘 다루는 수밖에 없다.
한편, 인간에 감염된 병원체도 다른 동물을 감염시킬 수 있다.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고릴라, 침팬지와 원숭이 등은 과학자나 관광객이 옮긴 병원균에 의해 감염됐다. 참조; (김환규 칼럼, 전북대·생명과학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진원지(震源地), 우한(武漢)
“우한(武漢) 신종(新種)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원지(震源地)는 중국내륙의 도시인 우한(武漢, 병음: Wǔhàn)이다. 후베이성의 성도이며, 중국 중부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이다. 간단히 “한(漢)”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도시는 유별나게 야생 동물을 사고 파는 큰 시장이 있다. 야생 동물 종류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고 관련 식당이 널려 있는 곳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이곳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공인 되었다. 그렇다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탄생 범인을 확증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진범(眞犯)이 누구인지 밝히지 못하고 있다. 첫 번째로 용의 선상에 떠 오른 자가 박쥐다. 야생 동물로 인해 새로운 바이러스가 생긴 것은 사스가 시작이다. 박쥐에서 사향 고향이, 인간 순으로 바이러스가 전염됐다. 메르스는 박쥐에서 낙타, 낙타에서 인간으로 바이러스가 감염됐다. 현대에 들어 발병된 신종 바이러스는 모두 야생 동물을 먹는 식문화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예부터 야생 동물을 먹는 식문화를 고급문화로 취급했다. ‘예웨이(野味)’라고 불리는 야생 동물 식문화는 오래전 중국의 귀족들만 누리던 식문화였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일반 시장에서도 야생 동물을 쉽게 구해서 요리를 할 수 있을 만큼 일반화되어 있다. 힘과 정력을 지닌 야생 동물을 먹으면 그 기운을 고스란히 얻을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됐다고 알려졌다. 특이하고 귀한 재료일수록 더 귀한 대접을 받았다. 지난 달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가오 푸 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우한의 화난 시장에서 팔린 박쥐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은 박쥐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 복을 먹는다는 의미로 요리해 먹는다. 이 과정에서 박쥐 몸에 살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사스, 메르스, 에볼라 바이러스의 1차 숙주가 박쥐라고 알려져 있다. 박쥐는 137종의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61종은 사람에게 옮길 수 있는 인수 공통 바이러스다. 박쥐는 습한 동굴에서 무리 생활을 해 기생충과 바이러스가 퍼지기 이상적인 환경에 살고 있지만 박쥐 자신은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 전문가들은 박쥐가 긴 세월동안 진화를 통해 바이러스에 대한 적응력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박쥐는 하늘을 나는 유일한 포유류로, 날개짓을 통해 체온이 40도까지 상승해 몸 안의 바이러스가 증식 되지 않고 억제된다. 포유류는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인터페론이라는 항바이러스 단백질이 체내 생성된다. 박쥐는 인터페론이 항상 활성화 돼 있어 바이러스의 분열을 막는다. 박쥐는 하늘을 날며 다른 야생 동물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고, 그 과정에서 중간 숙주를 통해 바이러스는 더욱 강력해진다. 출처 : 세이프타임즈(http://www.safetimes.co.kr)
신종코로나 중간 숙주는 천산갑(穿山甲)? … 中연구진 “99% 일치”
코로나-19바이러스가 멸종위기 포유류인 천산갑을 거쳐 사람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중국 대학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화난 농업 대학 연구진은 2월 7일 “야생 동물한테서 추출한 1000개 샘플을 검사한 결과, 천산갑에서 나온 균주 샘플과 확진 환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게놈 서열이 99%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예방과 통제에 큰 의미가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천산갑은 멸종 위기 종이지만 중국 등에서는 고가에 밀거래되고 있다. 고기나 비늘 등이 보양에 좋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 밀렵이 끊이지 않는다. 코로나-19바이러스는 박쥐에서 시작해 매개 동물을 거쳐 인간으로 전파됐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가오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연구팀은 지난달 22일 연구 보고서에서 “코로나바이러스-19”의 자연 숙주는 박쥐일 수 있다”며 “다만 박쥐와 인간 사이에는 알려지지 않은 중간 매개체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코로나-19 진원지로 지목된 화난 시장에서는 천산갑, 악어, 고슴도치, 사슴 등 각종 야생 동물이 판매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실험의 샘플이 화난시장에서 나온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학 측은 천산갑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백신 개발에 수십 년이 걸린다고?
처녀들만 맞는 예방주사가 나왔다. 지난 5월 미국 제약회사 머크(Merck)에서 개발한 최초의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Gardasil)이다. 세계 과학계와 언론은 가다실 개발을 환영하며 ‘암 정복의 길에 한 발을 내딛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가다실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재미동포 과학자인 브라운 암센터 김신제 박사가 백신 개발의 아이디어를 처음 낸 것은 1989년. 김 박사의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성을 입증 받고 긴 실험과 확인을 거쳐 마침내 백신으로 상용화돼 나오기까지 무려 17년이나 걸린 셈이다.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조류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에이즈(AIDS) 등 많은 질병이 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한다. 그러나 이들 모두 백신이 없다. 백신 개발이 왜 이렇게 힘든 것일까?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바이러스가 세포 안에서 작용하는 기작(機作)을 반드시 알아야 하며, 이론을 실제에 적용하는 과정에서도 막대한 비용과 노력,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도 에이즈나 사스, 암을 정복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진들이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의 경우 아직도 몸속에서 면역계를 어떤 식으로 회피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 해답을 찾아낸 뒤에도 많은 문제가 남아있다. 완성된 백신을 대량으로 안전하게 상품화시켜 시중에 내놓기까지 더 긴 시간이 걸린다. 왜냐하면 백신의 특성에 따라 생산 방식과 효과를 검증하는데 필요한 시간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백신은 영국의 제너가 1796년 천연두 예방법을 발명하는 과정에서, 면역 물질을 암소에서 추출해 우두 예방접종 환자를 치료하면서 발견했다. 이 때문에 백신(vaccine)이란 말은 라틴어로 ‘암소’를 의미하는 명사 ‘바카’(vacca)에서 유래했고, 이 용어는 파스퇴르가 예방접종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하면서 일반화됐다. 질병의 원인인 병원균을 건강한 사람에게 주사하는 것을 지금은 예방 차원의 조치로 당연히 받아들이지만 옛날에는 이를 납득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제너가 우두의 고름을 이용해 천연두 예방 접종에 성공한 당시에도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후 20세기에 들어 콜레라, 장티푸스, 파상풍, 독감, 척수성 소아마비, 홍역 등의 질병에도 다양한 백신이 개발됐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호흡기 질환인데,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 형태가 다르다. 따라서 유행 바이러스 예측이 어려운 탓에 백신을 제때 원활히 공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도 독감 백신이 부족해 소규모 병의원에서는 예방접종이 힘들다고 하는데, 이런 때일수록 독감 백신만큼 효과적인 예방책은 손 씻기임을 기억하는 것도 좋겠다. – ‘KISTI의 과학향기’ 제466호.
백신을 눈 깜짝할 사이에 만들 수 없다
지금까지 개발된 많은 백신은 달걀에 바이러스를 집어넣어 배양해서 만드는 과정을 거쳤다. 달걀에 바이러스를 넣어 계속 키우면 바이러스의 독성이 조금씩 약화된다. 이렇게 허약한 바이러스를 사람 몸속에 넣으면 별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전멸된다. 하지만 우리 몸의 면역계는 바이러스를 퇴치한 ‘기억’이 면역 세포에 남아 있어 다음에 독성이 더 강한 바이러스가 와도 이겨낼 수 있다. 독감 백신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 방법의 가장 큰 단점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당연히 수익성과 생산성도 낮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방법이 모든 바이러스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달걀에서 배양되지 않거나 독성이 약화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동물, 식물, 균류 등 다양한 세포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배양한다. 배양된 바이러스 자체를 주입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단백질(주로 표면 단백질)을 만들어서 주입한다. 그런데 어떤 단백질을 만들어야 효과적인 백신을 만들 수 있을지를 모르기 때문에 이를 검증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번에 나온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은 맥주 양조에 쓰는 효모 세포를 이용해 개발했다. 바이러스의 껍질을 구성하는 단백질 가운데 하나인 ‘L2’라는 단백질만을 따로 생산해 몸속에 주사하면 우리 몸의 면역계는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한 것으로 인식해 이 단백질을 인식하는 항체를 대량으로 생산한다. 이렇게 항체가 몸속에 많이 만들어지면 나중에 실제로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침입해도 쉽게 물리칠 수 있다. 연구팀은 L2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바이러스의 L2 유전자를 효모에 이식해 이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단백질을 얻어 백신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백신이 만들어진 후 안전성을 검사하는 것은 백신 제조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차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백신은 사람 몸에 직접 접종하기 때문에 생산 과정에서 엄격한 무균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반복 임상 실험을 해서 일정한 제품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대개 임상 실험은 많은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머크, 화이자(Pfizer) 등 큰 제약 회사가 주로 맡고 있다. 생쥐 등 소형 동물의 임상 실험으로 시작해서침팬지의 임상 실험까지 십년 가량 소요되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도 여러 차례 시행한다. 각국의 시험을 거쳐 시판 허가를 받기까지의 과정도 까다롭다. 만약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견되면 문제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백신 생산에는 여러 제약 요소가 있기 때문에 긴 시간이 걸린다. 결국 해답은 백신 개발 과정을 더 단축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는 길이다. 임상 실험 과정은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개발 방법은 연구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더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신 개발은 아이디어의 싸움이다. 그 승자는 어쩌면 이글을 읽는 독자들 중 한 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38khpark@hanmail.net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북랩)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