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코로나 바이러스의 돌연 변이 양상 (樣相)

성 (性 – sex)의 기원 (基源)
인간은 남자와 여자, 두성으로 이루어저 있다.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개, 고양이, 소, 새 등도 암컷과 수컷의 두 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많은 종류는 암수의 구분이 없는 경우도 많다. 지구상에 처음으로 생명체가 나타난 40억년 전부터 약 30억년 사이에는 지구상에 성이 없었다. 모든 생물은 최초부터 성과 관계없이 번식 (繁殖)을 했다. 기회가 되는대로 열심히 영양분을 모아서 자신의 유전 물질을 두 배로 불리고 리보솜 (ribosome-단백질 합성을 담당하는 세포내 소기관)을 늘려서 스스로를 반으로 나누었다. 그래서 두 개의 자기 자신이 두 개가 되는 세포 분열이 시작되는 것이다. 세포 분열이 번식이며 새로운 두개의 독자적 세포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초창기의 생명체를 원핵생물 (原核生物 – prokariote)이라고 한다. 이런 과정은 부모와 유전자형도 표현형도 같은 자손만을 만들뿐이다. 나누어진 세포중 누가 부모고 누가 자식인지 모르니 자손이라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생명체가 번식을 목적으로 생존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번식을 열심히 한 생물들이 후손을 남기게 된 것이다. 생명체가 지구상에 나타난 순간부터 생명체의 운명은 번식을 자신의 가장 중요한 임무로 부여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 번식은 성 (性 – sex)과 무관한 것이었다.
생명체의 다양성
그렇다면 어떻게 지구상에 그렇게 다양한, 자신의 조상과 다른 여러종류의 생물이 나타나게 되었을까? 모든 생물이 다양성을 폭발시키게 된 것은 진핵 생물로의 진화와 성 그리고 다세포 생물의 출현이며 원핵 생물들도 끊임없이 다양해졌다. 이들은 돌연 변이와 유전자교환을 통해 다양성을 만들었다. 돌연변이 (mutant)는 다양한 이유로 세포 분열, 즉 번식 때마다 나타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뒤흔들어 놓고 있는데 이들 생명체가 아닌밤 중에 홍두깨 격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고 끊임없는 생명체의 진화와 변화 과정속에서 계속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번식을 통해 자손을 퍼뜨리려는 것이 목적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영상 (image)을 보면 마치 프라타너스 열매 표면의 가시처럼 보이는 돌출물이 촘촘히 붙어 있는데 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영상화한 모형이다. 코로나 감염은 이 스파이크단백질에서 시작된다. 바이러스가 인간의 세포안으로 침투하려면 성벽 (城壁) 같은 세포막을 뚫어야 하는데 세포막의 구멍을 뚫는 생화학적 메카니즘이 정교 (delicate)하다. 자기와 같은 자손을 증식하려면 생체의 설계도인 유전물질을 복제 (複製)해야 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스파이크가 비밀 열쇄를 간직하고 있다.
인지질막 (燐脂質膜)
바이러스는 인지질막이라는 외막안에 유전물질인 RNA나 DNA를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그렇지만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복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숙주 세포의 물질을 사용해서 똑 같은 바이러스를 제조하는 것이며 이과정이 진행되는 것을 의학적인 표현으로 감염 (感染) 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 (host)에 부착하려면 특수 수용체 (特殊受容體) 단백질이 있어야만 한다. 이는 마치 고정 간첩 처럼, 첩자 (諜者)가 있어야 하는데 그 이름이 ACE2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줄여서 ACE2)라는 특수 단백질이다. ACE2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SARS-CoV-2)의 돌기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체 세포에 감염되기 위해 인식해 결합하는 단백질이다. 어린이들이 바이러스에 잘 않걸리는 것은 ACE2는 특수 단백질이 적게 생기기 때문일 것으로 추론되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생존과 증식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을 것이며 그 과정속에서 속성상 변이가 출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인지 (認知) 할 수 있다.
오미크론의 등장
그 결과로 영국발 알파 변이, 남아프리카발 베타 변이, 브라질발 감마 변이, 인도발 델타 변이에 이어 최근 세상을 발칵 되집어 놓고 있는 오미크론이 있는데 (오미크론 변이; SARS-CoV-2 Omicron variant, SARS-CoV-2 바이러스의 변종이다. 초기에는 뉴 변이라고 불렸으며, 2021년 11월 24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WHO에 처음 보고되었다) 델타형 (인도) 변이보다 전염력이 센 오미크론 (Omicron) 변이의 출현으로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세계 보건 기구 (WHO)에 따르면 WHO는 지난 11월 26일 (현지시간) 긴급 회의를 열고 새로운 변이를 오미크론으로 명명한 뒤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현재 우려 변이는 알파 (영국발), 베타 (남아프리카공화국발), 감마 (브라질발), 델타 (인도발)에 이어 오미크론이 가세해 5개가 됐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델타 변이주가 감염력과 위중증 전환율이 높다.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 내에서만 생존하고, 생물의 몸 밖에 있을 때는 죽은 상태나 다름이 없어 ‘반생명체’라고 불린다. 바이러스의 종류에는 2가지가 있는데, RNA형 바이러스와 DNA형 바이러스다. DNA형 바이러스는 두 가닥의 이중 나선형 인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RNA 바이러스는 한 가닥의 실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 RNA가 DNA보다 복제 과정에서 변이가 발생하기 쉬운 이유다. 바이러스는 자기의 유전자를 감싸고 있는 단백질을 ‘숙주 세포의 단백질과 합쳐버리는 특징이 있는데, 숙주 세포와 바이러스의 단백질이 합쳐지게 되면 숙주 세포는 이후부터 자신의 유전자가 아닌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이용해 단백질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이른바 ‘자손 바이러스’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런데 바이러스는 스스로의 유전자를 복제하면 할수록 자신의 유전자를 조금씩 바꾸는 성질이 있다. 이를 ‘돌연 변이’라 부른다. 돌연 변이는 바이러스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스스로 변이를 하기보다는, 본인의 유전자도 정확하게 복제를 하지 못해 생기는 오류에 가깝다. 복제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오류가 발생해 잘못된 유전자 변화가 생기면, 기존의 바이러스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최근 등장한 오미크론 변이 역시 오미크론은 변이에 변이를 거쳐오며, 기존에 나왔던 주요 유전자 변이를 다 포함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 관련한 돌연 변이를 델타 변이 보다 2배 더 보유하고 있다. 기존 변이보다 전파력과 면역 회피성이 강력할 것이라고 추정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적자 생존의 원리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 관리학과 교수는 “바이러스는 적자 생존의 원리에 따라 (환경에 적응을 잘 하는) 우세한 종은 잘 살아남고, 적응을 못하는 바이러스는 쇠퇴하게 된다”며 “변이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변이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을 감염 시키면서 감염을 이어나가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한 변이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기 전에 우세한 변이가 먼저 감염을 시켜버리게 되면, 약한 변이는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기회가 점점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소멸하게 된다. 델타 변이가 알파 변이를 대체한 이유도 이와 같다”며 “결국은 전파력이 바이러스의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런 측면을 고려해 보면 오미크론은 델타 변이를 대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이런 변이는 바이러스가 단시간에 많은 사람을 감염시킬 때 더 빠르게 일어난다. 전문가들은 이번 오미크론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 인간 면역 결핍바이러스 (HIV) 환자를 빠르게 감염시키고, 몸 속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오래 머물면서 수차례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 교수는 뉴스1에 “오미크론 변이가 면역 저하자, 백신 미접종자 등에게서 주로 발견된 점을 고려하면, 백신 접종 완료자, 건강한 성인에게는 크게 위협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며 “백신 접종률이 높은 다른 국가에서의 상황을 살펴봐야한다”고 조언했다.
백신 접종의 필수성
바이러스의 전파와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백신’의 접종이 필수적이다. 백신은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위력을 약화 시키거나, 그 일부를 토대로 사람에게 투여하면 면역 작용을 하는 항체를 만들게 한다. 이 항체는 똑같은 바이러스가 몸에 다시 침투했을 때 이전의 기억을 바탕으로 쉽게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다. 오미크론을 비롯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나타나는 현 상황을 고려한다면, 기존의 예방 접종이 효과가 적을 가능성도 있다. 돌기 단백질에 붙는 항체가 몸에 형성이 되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데, 돌기 단백질이 기존의 바이러스보다 많이 바뀌게 되면 예방 접종이 효과를 못보는 ‘면역 회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가 높아지게 되면, 오미크론 변이가 감염시킬 수 있는 장벽이 높아지므로 백신 접종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백순영 교수는 “추가 접종을 받더라도 돌파 감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오미크론, 델타 변이를 토대로 ‘개량 백신’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지만, 손씻기, 환기하기, 백신 (기본) 접종 (완료)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하 (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38khpark@hanmail.net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 (북랩)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