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황금개띠의 해[2018년]의 이야기(1)
무술년
한달전 2018년 1월초, 매스컴에서 금년 새해는 황금개띠의 해에 관한 많은 보도가 있었다. 새해도 한달이 지났지만 다시 새해를 이야기하지 안할 수 없는 것은 2018년 2월 16일의 설날이 다가 오기 때문이다. 약력과 음력을 동시에 기억해야 되는 한민족[韓民族]의 뿌리깊은 문화의 역사를 어쩔수 없는 일 아닌가? 2018년은 무술[戊戌]년으로, 12지[支]인, 개[戌]띠의 해다. 천지운행을 간지[干支]로 나누고 음양[陰陽], 오행[五行]에 결부하여 계절을 헤아리고 미래의 운명에 관한 예측을 해오기 수 천 년이다. 중국과 베트남, 한국 그리고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통용된다. 각 나라가 내용은 조금 다르지만 12지와 함께 음양[陰陽], 오행[五行]의 연결점에서 인간의 운명이나 숙명 같은 것이 결정될 수 있다고 보기도 하며, 12지[支]에 동물을 연관시켜, 운명을 점쳐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의 대화중에 소위 팔자[八字], 더 나가서 사주팔자[四柱八字]라는 말을 하게 되는데 한 인간이 태어난 해[年], 달[月], 날[日], 때[時] 4개의 간지[干支]를 사주[四柱]라고 하는 것이며, 여기에 덧붙여서 1개의 간지가 정유[丁酉]나 무술[戊戌] 등 2글자로 되어 있기 때문에 4주[四柱]라고 하는 4간지를 합하면 8[字]가 되는데 이 팔[八]속에 한인간의 숙명과 운명이 함축돼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 상세하고 명확한 설명은 명리학의 전문가들의 몫이지만 음력과 양력의 경계선에 태어나게 된 사람들은 음력에서 이야기하는 띠[선샤오]를 잘못알고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이를 상식적으로라도 알 필요가 있다. 간지를 따져서 앞으로 100여년간의 일월성신 절기를 보는 달력을 만세력[천세력이라고도 한다]이라고 하는데 필자의 선친께서는 새해가 되기가 바쁘게 읍내 시장에 가서 만세력을 사다가 담벼락에 매달아 놓고 토정비결도 봐주고 절기를 확인하며 농사일을 챙기시곤 하였다. 이 만세력에서 묵은해[舊年]와 새해[新年]의 구분을 정월 초하루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입춘[立春]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2018년에 태어난 사람이라도 입춘[立春-금년은 2월 4일] 전에 태어난 사람은 무술[戊戌]생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유[丁酉]년 닭띠의 해로 보는 것이다. 현금에 와서 띠에 관심도 낮아지고 중요한 것도 아니지만 매스컴에서는 새해만 되면 단골 메뉴로 띠에 관한 보도가 따르게 된다. 더구나 금년은 보통 개띠가 아니라 황금[黃金]개띠라고 한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10간[干]을 색깔로 나누고, 5행[木火土金水]으로 나누는데 무술[戊戌]의 무[戊]는 황색이고 5행으로 토[土]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에 별야별 해석을 하며 믿거나 말거나 운명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의 노년층은 어쩔 수 없이 강아지 이야기며 황금개띠 이야기를 하게 된다. 세계의 각 민족에 따라 가축화된 동물의 종류가 다소 차이가 있지만 개는 어느 민족이나 가축으로 주택을 공유하며 기르고 있다. 학자들이 그 이유를 학술적으로 연구한 논문이 많이 나와 있으며 공통적인 것은 개와 사람의 먹이가 거의 공통적이기 때문에 개는 인간의 주거영역에서 가깝게 서식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 가장 친근한 가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가축화 역사
동물의 최초 가축화에 대한 고고학적 증거는 기원전 1만년 전 이라크의 팔레가와라(Palegawara) 고분에서 인간과 개의 관계로 증명되었다. 하지만 로렌스란 학자는 인간과 동물과의 동반적인 삶은 약 5만년 전이라고 주장하는 등 학자에 따라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연대별 동물의 가축화에 대한 추측은 개가 약 1만년 전으로 가장 먼저 이루어졌으며, 그 이후 양과 염소는 8,000년 전, 소와 돼지는 7,000년 전이며, 쥐와 생쥐, 잉꼬 등은 1,000년 전에 가축화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문화가 바뀌고 인구의 급격한 변화는 개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996년 65세 고령자는 총인구의 6%, 2002년에는 7%, 2015년 10%로 추정되고 있어 노령인구의 급증은 자명하며, 핵가족화된 현실에서 자식과 떨어져서 노인부부 또는 혼자 사는 독거노인 세대가 늘 수밖에 없고, 이들은 심한 소외감과 고독감을 느끼기 때문에 대화의 상대로 애완동물을 가족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통계청의 보고에 의하면 40대 이혼율이 높아지고 혼자 사는 나홀로 가구와 여성 가구수가 늘어나는 추세로 이러한 가구주들은 대부분 외로움과 적적함을 애완견을 가족개념인 반려동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가장 자연적이면서 인간과 의사를 소통하고 따뜻한 마음을 교감할 수 있는 애완동물 즉, 가족의 개념으로 실내공간에서 인간과 생활을 같이하는 반려동물의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에서 2008년 애완견을 사육하고 있는 가정수가 약 200만 가구에서 500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고 하며, 사육 등에 소요되는 비용은 약 년 2조에 달한다고 한다. 호주는 세계에서 애완동물 소유율(가구당)이 가장 높은 나라로, 국내 총가구의 60%이상이 애완동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글로벌 조사전문기관인 “Euromonitor”에 의하면, 호주 애완용품 시장의 총 매출규모는 약 6억5900만 달러(AUD)로(2016년) 지난 5년간 지속 증가해 왔으며, 향후 5년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 2021년에는 그 규모가 약 7억69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같은 개가 가족화되어 가고 있는 사회적 변화와는 다르게 한국은 개와 관련된 골칫거리가 있다.
개고기의 식용문제
황금개띠의 해에 한국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게 되면서 개의 식용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이 문제와 관련해서 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요 쟁점[爭點]을 간추려 본다. 지난해[2017년 9월 22일] 개식용 합법화’를 요구하는 대한육견협회 회원 400여명이 세종로 공원에서 ‘개고기 합법화’를 요구하는 집회가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정부는 식용견 사용 농민을 말살하는 정책을 당장 중단하고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개는 축산법에선 가축으로 분류돼 있지만 식품 가공법에서는 빠져 있다. 그래서 개고기는 합법도 불법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가 되어 있기때문에 동물보호단체들과 계속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주장하며 “이제 정부가 식용견과 애완견을 분리하는 등 법제정에 나서야 하며 그래야 개를 먹는 사람들과 개를 키우는 사람들과의 충돌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동물권 단체 케어 회원들이 집회장 주변에서 개식용을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렸다. 개고기 불법화에 관한 주장은 국내보다 대외적인 지적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멀리는 88올림픽을 앞두고 시행된 대대적인 보신탕 음식점의 단속부터, 김동성 선수에 관한 개고기관련 비하, 브리짓 바르도의 한국제품 불매운동까지 대내외적인 비난여론이 거세게 몰아친 일이 있었는데30년만에 또 홍역을 치르게 되었다. 왜냐하면 강원도 평창에서 2018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동계올림픽이 열리지 않는가? 아시아의 여러 나라는 개고기를 식용하는 나라들도 있지만 서양 사람들은 대부분이 개고기 먹는다고 하면 미개인으로 보는 시각이 있으니 난감한 문제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가축화된 많은 동물중에도 개는 애완동물의 위치보다 한단계 더 밀접한 관계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 반려동물이다.
한국인의 개의 인식
한국인들은 반려동물 중에서도 그 위상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추세와는 딴판으로 개를 대견스럽지 않게 대하는 뿌리깊은 정서도 있다. 외국에서도 개를 욕설에 끌어다 붙인다고 하지만 한국의 문화와는 거리가 멀 것이다. 필자는 감히 내뱉지 못하지만 사람같지않은 행동을 하는 인간을 보면 속으로 “개새끼”라고 하고 싶은 때가 종종 있다. 이것이 어떤 연유로 생긴 것일까 추적해 본다. 기본적으로 ‘개새끼’라는 욕설은 말 그대로 개의 새끼라는 의미로 쓰인다. “개 아들놈”, “개자식”, “개 같은 새끼” 혹은 “견공자제분-犬公子弟分”이라는 표현도 쓴다. 하지만 개새끼의 개가 강아지와 상관없는 접두어[接頭語]다. 개새끼에서 “개-”란 “야생 상태의” 또는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다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다. 예를 들면 개복숭아, 개살구에서 쓰인 “개-”는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야생에서 나는 것을 뜻한다. 즉, 개새끼란 ‘야생의(교육받지 못한) 막 되어먹은 자식’, ‘질이 떨어지는 자식’, ‘사람 같지만 사람이 아닌 자식’이란 뜻에서 출발했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흔히 개떡이라고 말하는 그 개는 가짜라는 것이다. 개떡은 겨와 쑥 등을 넣어 대충 만들어서 허기를 달래는 쌀을 넣지 않은 가짜떡이라는 의미가 있다. 애초에 ‘가짜’라는 단어는 거짓됨을 뜻하는 ‘거짓 가(假)’에 ‘글자 자(字)’를 붙여, ‘가자’라고 쓴 것이 발음이 거세지면서 ‘가짜’가 된 것이기 때문에 ‘가(假)의’라는 수식어가 줄여져 ‘개’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서 개새끼가 파생됐다면 말 그대로 가짜자식, 약간의 패드립[패륜+Adlip-부모조상까지 욕하는 의미의]의 뉘앙스[nuance]가 풍긴다. 한국문화에서 개가 친숙한 반려동물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마구 다뤄도 되는 하찮은 존재로 취급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반려동물과 애완동물
한국에서 개가 반려동물로 신분상승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다. 한국의 “농촌 진흥청 국립축산 과학원”에서 반려동물[伴侶動物, companion animal]을 해설한 내용이 있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로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하여 애완동물을 사람의 장난감이 아니라는 뜻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로 개칭하였는데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를 주제로 하는 국제 심포지엄에서 처음으로 제안 ‘1983년 10월 27-2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를 주제로 하는 국제 심포지엄이 동물 행동학자로 노벨상 수상자인 K.로렌츠의 80세 탄생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오스트리아 과학 아카데미가 주최한 자리에서 개, 고양이, 새 등의 애완동물을 종래의 가치성을 재인식하여 반려동물로 부르도록 제안하였고 승마용 말도 여기에 포함’ 현대 물질문명 사회가 가져온 폐해중 하나로 우리 인간들은 자기중심적이 되고 인간성이 고갈되어 가는 반면 동물들은 항상 천성 그대로 순수하기 때문에 이런 동물과 접함으로써 상실되어가는 인간본연의 성정(性情)을 되찾으려 하는 발로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애완동물[愛玩動物, pet animals]은 ‘사랑스러워 구경하고 싶은 동물’을 의미하며, 영어로 해석하면 ‘옆에 두고 만지면서 귀여워할 수 있는 동물’을 말한다. 지구상에서 인류의 등장은 약 200~300만년 전으로 알려졌으며, 지구의 기후변화를 겪으면서 각종 생물들의 발생과 소멸이 지속되었다. 인간은 수천 년 동안 많은 종류의 야생동물을 가축화시켰으며, 이러한 동물들은 인간의 문화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최초로 포획된 야생동물은 인간의 식량 자원이나 의류를 공급할 목적으로 사육되고 가축화 되었지만 동시에 애완 반려동물화 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 가축화와 애완 반려 동물화는 동시적이며 한편으로는 별개의 과정을 거쳤을 가능성이 높다. 고기나 털 그리고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동물은 산업동물로 산업화 되었으며, 애완 반려 동물화에 적합한 동물들은 방향 전환하여 애완 반려 동물화로 개량시키게 되었다. 즉, 야생동물의 가축화 과정에서 최초에 생포된 일부 야생동물을 목적없이 사육했을 것이고, 사육하는 과정에서 동물들은 사람을 따르고 각 동물별로 역할이 주어지면서 가축화와 애완동물 및 반려동물화로 변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다음호에 계속)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38khpark@hanmail.net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 황금개띠의 해[2018년]의 이야기(1)](https://chedulife.com.au/wp-content/uploads/황금개띠.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