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칼럼
이민자부모를 위한 “쉬운” 기독교교육이야기(3)
Q: 학교식-주입식 신앙교육이 갖는 치명적인 한계는 무엇인가요?
A: 기독교교육의 핵심인 신앙의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제한되는 것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이야기하였듯이) 디지털세대의 매스셀프커뮤니케이션 모델과 구성주의적 학습 (Constructive Learning)을 촉진하는 새로운 교육과정 패러다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것이 기독교교육에서 성취해야 할 교육적 전문성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교회와 학교는 여전히 아날로그기반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으로 기독교교육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연히 복음의 전파, 인간의 응답, 삶의 변화를 위한 교사와 학생간, 그리고 학생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는 학생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양육하는데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현행 기독교교육과정을 분석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박상진은 대다수의 한국교회들의 기독교교육과정은 여전히 랄프 타일러의 학교식 교육과정에 근거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타일러는 1949년 “Basic Principles of Curriculum and Instruction” 이라는 소책자에서 학교교육을 위한 과학적 커리큘럼 모델을 제시하였는데, 이후 이 이론은 일반교육뿐만 아니라 기독교교육 분야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타일러의 교육과정이론은 다음에 자세하게 다룰 것이다. 이 시간에는 타일러의 모델이 디지털세대들을 교육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메리 보이스 (Mary Boys) 는 타일러의 모델은 프레더릭 테일러 (Frederick Taylor) 의 과학적 경영이론 (the scientific management theory) 에 근거해 있다고 주장한다. 테일러는 자신의 이론에서 기술공학적인 합리성 (technocratic rationality) 을 강조하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가정에 근거한다: (1) 진리는 객관적인 어떤 것이며 아는 자 (knower) 와 별개로 존재한다; (2) 현실은 작은 부분들로 나뉘어 질 수 있고, 작은 부분들의 합은 전체 현실과 동등하다; 그리고 (3) 구체적인 목표들은 특정한 결과들을 보장해준다. 이러한 가정들은 근대 객관적 인식론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파커 팔머 (Parker Palmer) 는 근대 인식론은 진리를 인격적이기 보다 객관적이고, 공동체적이기 보다 개인적이며, 참여적이기 보다 실증적인 것으로 이해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지식에 대한 근대적 이해에서 진리는 “소유되고 조작되는 한 대상 (an object to be manipulated and owned)” 이다. 테일러의 과학적 경영이론과 그것이 근거하고 있는 근대 객관적 인식론에 뿌리를 둔 타일러의 교육과정 패러다임은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야기한다. 우선, 효과적으로 교육 목적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목적과 수단의 분리를 초래하게 되었다. 또한 학교나 교사들에 의해 제시된 외적인 목표들로 교육의 과정을 제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의 참여와 관심은 쉽게 무시되기 쉽다.
이러한 타일러의 커리큘럼은 아날로그세대의 매스커뮤니케이션에 근거하고 있다. 타일러의 모델 안에서의 학습자는 전형적인 매스오디언스로서 매스미디어인 교사의 전달을 수동적으로 수용하고, 소비한다. 교실 수업은 교사의 일방적 전달로 채워지고, 학생 상호간의 협력과 협동을 위한 여지도 없다. 타일러의 커리큘럼이 기반하는 근대 인식론이 생각하는 지식 자체가 공동체적인 팀웤이 아닌 개인의 객관적인 탐구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교회들이 여전히 타일러의 학교식-주입식 지식전달중심 교육과정을 사용하여 신앙교육을 하고 있다. 저는 박사학위논문에서 2세 신앙교육을 위한 새로운 기독교교육과정 모델을 제시하였다. 관련정보를 얻기 위해 멜본에 소재한 네 개 한인교회를 선정하고, 각 교회의 학생부의 현행 커리큘럼을 분석하였다. 또한 네 개 학생부의 담당 목회자, 교사들, 2세 학생들, 28명을 심층인터뷰 하였다. 현행 커리큘럼 분석 결과, 네 개 학생부는 모두 타일러의 지식전달중심 교육과정모델에 기반한 기독교교육을 시행하고 있었다. 또한 목회자들과 교사들의 교육과정이해 또한 타일러의 학교식-주입식 모델에서 크게 벗어나있지 않았다.
이민교회와 가정은 2세들의 이중적인 문화와 삶의 자리, 이중 정체성 형성이라는 독특성과 디지털세대라는 시대적 특성을 고려하면서 그들을 교육하고, 복음을 전해야 한다. 이들의 상황에 무관심하거나 무지하여 그들의 라이프 컨텍스트와 상관없는 교육이 행해진다면 그들은 자신의 마음 문을 열지 않을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독교교육을 복음의 전파, 인간의 응답, 삶의 변화가 어우러지는 전 과정이라 할 때, 이 전 사건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일어난다. 따라서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은 건강한 기독교교육이 갖춰야 할 교육적 전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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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수 목사 (호주 이민교회교육연구소장/ 오션그로브연합교회담임, Ph.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