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부모를 위한 “쉬운” 기독교교육이야기(9): 가정의 신앙교육
A: 가정은 신앙교육이 시작되는 곳이자 마무리되는 곳입니다.
가정은 기독교교육의 가장 중요한 자리이다. 그러나 기독교교육이 주일학교 중심의 학교식 교육으로 변질되면서 가정에서의 기독교교육은 취약해져 갔다. 오늘날 학교식 교회교육의 문제점들과 한계가 제시되고, 그와 함께 가정에서의 기독교교육의 중요성과 기독교교육자로서의 부모 역할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제임스 파울러의 신앙발달 이론만 보더라도 가정교육과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쉽게 알 수 있다. 파울러가 제시한 첫 번째 신앙은 직관적/투사적 신앙이었다. 3세에서 7세까지의 유치부 아동들이 직관적/투사적 신앙을 갖게 된다. 이 시기 신앙의 특징은 부모를 통해 하나님을 이해하게 되고, 부모의 삶을 모방하면서 신앙인의 삶을 배우게 된다. 이 때 형성된 직관적/투사적 신앙은 앞으로 성장하며 성숙하게 될 신앙의 토대가 된다. 이 시기에 부모로부터 인격적인 하나님의 이미지를 얻고 건강한 신앙인의 삶을 배우게 되면 이 이미지는 평생 간다. 반면, 부모로부터 무서운 하나님 혹은 심판하시는 하나님을 느끼고, 건강하지 못한 신앙인의 모습을 배우게 되면 신앙의 성장과 성숙에 큰 장애물이 된다. 이처럼 유치부 시기의 신앙교육은 지식이 아닌 이미지를 배우는 과정으로 가정과 부모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다.
유치부 시기를 지나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동들은 신비적/문자적 신앙으로 성장한다. 이제 글을 배워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초등학생들은 성경과 신앙서적들을 읽으면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의 폭을 넓혀간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에 대한 이미지 또한 새롭게 확장해 간다. 그러나 아직 형이상학적이고 철학적인 사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이미지의 심화와 확장은 여전히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여전히 가정에서의 삶과 부모를 통한 하나님 이해는 큰 영향을 미친다. 직관적/투사적 신앙보다는 부모 외의 신앙 소스들을 성경과 책들을 통해 접할 수 있지만, 부모 외의 신앙 소스들을 통해서 부모의 신앙과 삶을 비교/ 판단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부모를 존경할 수도 있고 혹은 부모로부터 위선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부모에 대한 판단과 이를 통한 감정의 도는 청소년기에 최고조에 이른다. 청소년 때에 부모에게서 신앙의 위선을 발견하게 되면, 반항심과 함께 신앙에 염증을 느끼게 되고 하나님을 멀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싶은 열정도 잃게 되고, 결국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하고 청소년기를 지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청년이 되어 성찰적 신앙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청소년기 신앙 안에 고착될 수 있다.
이처럼 가정의 분위기와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청소년기까지, 더 나아가 그 이후의 신앙 발달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많은 기독교교육 학자들은 기독교교육자로서의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여 왔다. 근대 기독교교육 학자들 중에는 호레이스 부쉬넬이 그 선구자이다. 부쉬넬은 부모가 기독교교육자로서 자녀를 어렸을 때부터 기독교인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지금 들으면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부쉬넬이 살았던 1800년대 초반에 부모의 자녀를 위한 기독교교육은 매우 생소하며 급진적인 주장이었다. 왜냐하면 강경한 칼빈주의 신학에 기초한 부흥운동이 한창이던 당시에는 어린아이가 교육을 통해 기독교인으로 양육된다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인간은 철저한 죄인이기에 회심하지 않으면 결코 하나님을 알 수 없는데, 이 회심은 보통 십대 중반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믿었다. 따라서 회심하기 전의 아동들이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녀들을 태어나면서부터 기독교인이 되도록 길러야 한다는 부쉬넬의 주장은 파격적이었다. 그는 회심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기독교적 양육을 통한 순종과 훈련의 결과로 보았다. 이 때, 기독교적 양육이 일어나는 자리로 가정을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부쉬넬은 아주 실제적인 지침을 부모들에게 제시하여 가정에서의 기독교교육을 강조하였다. 그는 6가지 구체적인 교육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부모는 신체적인 양육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 이라고 말한 바울의 권고처럼 신체적인 훈련은 건강한 영혼을 위해 필요한 교육이다. 둘째, 부모는 사랑으로 처벌해야 한다. 사랑으로 그리고 인격적인 방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자녀가 기독교인으로 성장하는데 매우 중요한 길이다. 반면, 비인격적인 처벌이나 감정적인 처벌은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셋째, 부모는 놀이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교육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넷째, 부모는 성경 지식을 주입하기 보다 성경이 자녀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잘 해석해줘야 한다. 성경과 교리를 무조건 암기하게 했던 당시의 주일학교식 방법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다섯째, 부모는 자녀들과 따뜻하고 인격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 부쉬넬은 인격적인 대화는 설교보다 더 효과적이라 했다.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배우고, 자신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부모-자녀간의 진지한 대화는 인격적인 관계를 형성함으로 신앙 교육에 핵심적인 토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부모는 기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특히 부쉬넬은 가족들의 공동의 기도를 강조하였는데 공동의 기도를 통해 가족들은 같은 마음, 같은 방향을 공유하게 된다.
이상의 6가지 신앙 교육방법은 오늘날 가정의 기독교교육에도 유익한 지침이다. 이러한 방법들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리가 있는데 바로 가정예배이다. 가정예배에서는 자연스럽게 부모-자녀와의 대화, 기도, 성경에 대한 해석이 일어나며, 또한 놀이와 신체훈련, 심지어 잘못에 대한 회개와 처벌이 교육적으로 디자인될 수 있는 시간이요, 공간이다. 부모가 자신을 기독교교육자로서 인식하고 가정을 신앙교육의 장으로 만들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가정예배를 드려야 한다. 필자는 지난 7년 동안 매일 가정예배를 드렸다. 첫 아이가 3살 반 정도, 둘째 아이가 1살 반 정도 때부터 특별한 일이 없을 때는 가정예배를 드렸다. 아이들이 커 가면서 다양한 가정예배 형식을 사용하였고, 영어나 한국어로 된 다양한 리소스들을 활용하였다. 가정예배를 통해 얻게 된 가장 큰 축복은 가정의 신앙공동체화이다. 가정이 신앙공동체가 되면서 네 가지 열매를 맛 보았다.
첫째, 아이들의 신앙 성장이다. 가끔씩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어떻게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둘째, 아이들과의 깊이 있는 대화이다. 짧고 단순한 리소스를 통해 매일 말씀을 읽고 느낀 점을 나누고, 매일 감사제목과 기도제목을 나누면서 아이들과의 대화의 폭과 깊이가 나날이 심화/확장되고 있다. 셋째, 가정예배 초창기부터 아이들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가정예배를 인도하게 하였더니 아이들의 예배 참여도와 리더쉽이 개발되었다. 지금은 초등학교 5학년, 3학년이 되었는데, 이제는 아주 능숙한 예배 인도자들이 되었다. 넷째, 아이들의 한국어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두 아이들 모두 이곳에서 태어난 2세들이다. 그러나 예배시간을 통해 자신의 삶과 경험, 생각과 질문 등을 한국말로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생각하고 대화하는 훈련을 하게 되었다. 물론 예배 시간에 한국어 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대화는 한국어로 하되 읽기 자료는 주로 영어자료를 사용해왔다.
이처럼 가정은 신앙 양육의 요람이다. 이 요람을 건강한 신앙공동체로 가꾸어가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가정에서 하나님을 배우고 신앙을 가꾸면, 더욱 균형 잡힌 신앙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위해서 부모의 기독교교육자로서의 인식이 중요하고, 또한 가정예배가 정착되는 것이 필요하다.
박종수 목사
(호주 이민교회교육연구소장 / 오션그로브연합교회담임, PhD)
호주 이민교회교육연구소: www.secondgenedu.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