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단상
인간의 탐욕이 살아있는 생명을 죽인다!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그 원인은?
지난 1월 17일, 전라북도 고창에서 발병한 AI(Avian Influenza, 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검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설 연휴기간 동안 사람과 차량의 대규모 이동에 따른 AI 확산 우려에 충청, 전북, 경기 화성, 경남 밀양 등의 양계업 관련 농가는 가족의 귀향길 조차 봉쇄 당했다. 현재까지 AI 감염이 확인된 농장은 37곳으로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해 매몰 처리분 된 오리와 닭은 280만 마리로 늘었다.
AI는 가금류가 걸리는 독감
사실 ‘AI’는 닭이나 오리 등 가금류가 걸리는 독감을 말한다. ‘조류인플루엔자’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조류독감’이라고 하면 마치 조류에 독감이 걸려 이를 먹으면 사람도 감염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용어 선택이 소비자의 혐오감을 불러일으켜 가공가금류 판매에도 타격을 미치는 주는 것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가금류 업계의 숨은 뜻이기도 하다. 물론 섭씨 70도에서 30초, 섭씨 75도에서 5초만 끓이면 조류 바이러스가 사멸돼 식품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AI사태가 터지자 치킨매장이나 오리고기 전문점은 손님이 평균 30~50%까지 줄었다고 한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도 소비자들의 두려움을 떨치기는 역부족이란 얘기다.
AI는 특별히 전파속도가 빠르고 병원성이 다양한 점이 특징이다. 국가 간의 경우, 감염된 철새의 배설물로 인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정부도 역시 AI 발병의 원인으로 철새들을 지목하고 있다. AI가 최초로 발생한 고창의 동림저수지변 가창오리들이 떼죽음했고, 죽은 가창오리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한 연구조사에 의하면 가창오리와 철새들이 AI의 주범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한다. AI의 잠복기는 1주일에서 10일인데, 동림저수지를 비롯하여 한국에 가창오리가 날아온 것은 지난해 11월, 만약 가창오리가 AI의 주범이라면 이미 지난해 11~12월에 AI가 발생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지난해 11월 날아온 철새들이 2~3개월 지난 시점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것은 철새들이 AI를 옮긴 주범이 아니라 한국에 날아온 이후 AI에 감염됐다고 봐야 한다. 그러므로 철새들이 AI로 죽은 원인은 동림저수지 주변의 오리 농장에서 발생한 AI균이 저수지로 흘러들어가 철새들을 감염시켰을 가능성과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니던 가창오리가 AI에 오염된 오리축사 주변에서 AI에 감염되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철새도 잘 먹고 튼튼해야 질병에 걸리지 않을 것인데 먹을 것이 없다보니 굶주린 철새들이 먹을 것을 찾기 위해 주변 오리농가를 기웃거리게 되고, 면역성이 약해진 철새들은 오리·닭 농장의 가금류로부터 AI 질병이 전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AI는 공장식 축산 때문, 그렇다면 어떻게 AI가 발병하는가?
지난 2010년 가을, 경상북도 안동에서 발생하여 전국으로 퍼져나간 구제역으로 348만여 마리의 가축이 매몰됐다. 다시 3년여 만에 찾아온 AI로 280만 마리가 넘는 닭과 오리를 생매장하는 이 끔찍한 재앙의 근본 원인은 철새가 아니라 바로 인간의 탐욕이라고 이 보고서는 고발하고 있다.
더 싼값에 고기를 먹기 원하는 소비자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한 축산 농가의 ‘공장식 축산’이 빚은 합작품이라는 것이다.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닭과 오리를 키우다 보니 면역성 저하로 인한 전염병은 당연한 결과다. 그리고 한국의 축산업은 너무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사육 두수를 키우는 열악한 환경에 있다. 그로 인한 항생제 등의 약물 남용이 심각함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나라별 1ha당 사육되는 소의 경우 한국 31마리, 일본11.67마리, 오스트레일리아 3.5마리, 미국 9.54마리이고, 돼지는 1ha당 한국 96마리, 일본 26.53마리, 오스트레일리아 0.29마리, 미국 6.65마리다. 한국의 축산업이 얼마나 밀집된 공장 축산이며 결과적으로 AI나 구제역과 같은 질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고보면 호주에서 구제역이나 조류인풀루엔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해보지 못했다. 좁은 국토에서의 불가피한 방법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기존의 공장식 축산이 개선되지 않는 한 AI와 구제역의 재앙은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그리고 효과도 의문시되는 방역과 살아 있는 수많은 생명들의 살처분이라는 끔찍한 재앙 역시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이에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사랑실천협회 등 4개 단체는 지난 24일 공동 성명을 통해 “2003년 국내에서 AI가 처음 발생 이후 2003년, 2006년, 2008년, 2010년 10년 동안 2~3년 주기로 반복되며 총 약 25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닭과 오리의 숫자는 겨우 121마리에 불과하여, 건강하고 멀쩡한 닭과 오리 99.99%가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이름으로 대량 학살된 것”이라며 끔직한 예방적 살처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AI와 구제역의 재앙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먼저 공장식 축산에 대한 근원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먹거리에 대한 존중과 절제
환경운동가인 최병성 목사는 AI와 구제역 발생에 대해 정부만이 아니라 우리의 책임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2002년과 2009년의 소·돼지·닭의 가축생산액 통계를 비교해보면, 육류소비에서 돼지는 2002년 2조9164억 원에서 2009년 5조4734억 원, 소는 2조1363억 원에서 4조948억 원으로, 닭은 7294억 원에서 2조229억 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그리고 이렇게 늘어나는 육류 소비에 맞추기 위해 좁은 공간에 양육하는 공장식 축산이 증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더 이상의 재앙이 반복되지 않도록 육류소비를 조금씩 줄이는 일에 동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복을 받아 누려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자원을 고갈한다면 그것을 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구 온난화, 기후 이상 등으로 우리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우리가 탐욕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지구는 살아날 수 없다. 교회가 아름다운 창조세계를 지켜나갈 때에 이 땅에 생명이 살아나게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하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자연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곧 사람의 건강을 이루는 방법이기도 하다. 풀 한포기에서 삶을 배우고, 나무 한 그루에서 생명을 배우며, 살아있는 모든 것에 대한 경외함을 갖는 것이 우리 삶의 근원이며 책임임을 잊지말자.
크리스천라이프 편집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