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진 박사의 특별기고

고난을 통한 보상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실패했기에 겸손을 배우고,
상처받았기에 공감할 줄 알게 되며,
절망했기에 희망의 소중함을 깨닫고,
혼자가 되었기에 진정한 자립심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나더라도,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삶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정교하게 얽혀 있고
고통은 당신이 큰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찾아온 것일지 모릅니다. – 랄프 왈도 에머슨, 보상 Compensation
짧게 한국을 방문하며 필자가 속해 있는 한국 인형 학회의 학술 대회에 대면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한국 인형 학회를 창시하신 최광현 교수님의 강좌에서 교수님은 자신의 스톤 세라피의 실제에서 위의 시를 소개했다. 위의 시를 마음으로 읽으며 정말 좋은 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간에게는 어려움과 아픔이 있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고 그것이 주는 선물과 같은 보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어 받아들일 때 어떤 경험이든 그 경험이 성장의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다시 생각하며 ‘공평하신 하나님이 남에게 없는 것을 나에게 주었다‘라고 노래하던 송명희 시인의 고백을 떠올려 본다.
얼마 전 본다이에서 유대인 학살과 같은 총기 사건이 있었고 그 자리에 한 한국이 가정이 있어서 트라우마를 경험하게 되었는데 누군가는 유대인 행사에 왜 한국인이 가서 그런 어려움을 겪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 한국인 가정은 많은 유대인들이 죽음에 처하는 그 자리에서 온 가족이 보호를 받고 생존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함을 경험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더 깨닫게 되고 고통 가운데 가족을 잃어버린 유대인들의 마음을 더 함께하며 많은 삶의 부분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나쁘게 보면 한 없이 나쁜 경험일 수 있으나 그 후에 그들이 경험하는 ‘보상’의 부분이 분명히 있었던 것이다.
호주에 있다보면 신분이 아직은 안정되지 않아 다른 한국인들에 비해 삶을 지탱하기 위해 더 힘들게 노력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열심히 일을 하지만 일을 해서 버는 돈의 많은 부분이 집세와 아이들의 학비로 충당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자녀들이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르바이트를 빨리 시작하여 사회 생활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주어 아르바이트는 생각 조차 하지 않고 있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어릴 때 부터 일을 해서 작은 금액이지만 페이를 받고 재정을 관리하는 법을 어릴 때 부터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상황에서 힘든 일을 겪어가면서 얻는 보상이 있다. 이 아이는 편안하게 자란 아이보다 사회생활을 더 일찍함으로 사회생활에 더 빨리 눈을 뜨게 되고 책임감을 배우게 되는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큰 ‘보상’이 될 수 있다.
최근 아들이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아들은 헤어짐의 아픔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고 깊은 수렁에 빠진 듯 느껴졌다. 분명히 정서적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었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마음이 전해왔다. 그런 아들의 마음을 전달받는 내 마음마져 아프게 느껴졌고 우울과 불안함이 마음을 흔들어 놓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 시간이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 아들이 그런 말을 했다. 비록 헤어졌지만 자신은 여자 친구에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자신은 무조건적인 사랑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다고 말이다. 아마도 헤어지지 않았다면 자신이 무엇이 부족 했는지 그리고 또 무엇이 축복이었고 유익했는 지를 알 지 못했을 것이다. 그 아이는 비록 아픔을 경험했지만 서두의 시에서 고백하고 있는 것처럼 진정으로 홀로서는 법을 배워나가고 있다. 그것이 이별의 아픔이 우리에게 주는 ‘보상’이다.
남편과 나는 호주에서 ‘호주카리스대학교’라는 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해 가고 있는데 때로는 정부의 방침에 변화로, 때로는 환경으로, 또 때로는 관계의 어려움으로 크고 작은 위기들을 겪어왔다. 그런데 위기 때마다 우리에게 주어진 보상이 있었다. 예를 들면, 일하던 학교의 어려움으로 새로운 학교를 설립할 수 있게 되었고 코비드 때 힘들었지만 온라인 공부에 학생들이 더 많이 들어 올 수 있었고 또 함께 파트너로 일하던 학교와의 관계를 종결하면서 선교 사역을 시작하게 되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어떤 힘든 때 크리스챤 좋은 변호사를 만나게 되어 좋은 조언들을 얻게 되는 일도 있었다. 또 다양한 사람들을 경험하면서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깨어지기 쉬운 지를 알고 소중하게 생각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법도 배울 수 있었다. 돌아보면, 어려움을 겪는 당시는 분명히 힘들지만 그 어떤 어려움도 보상이 없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께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인생은 보상이 함께 하는 삶이기에 기뻐하는 자와 웃고 슬퍼하는 자와 슬퍼하되 그것이 끝이 아닌 것을 알고 인생의 주어진 단 맛도 쓴 맛도 다 나의 것으로 여기며 그 안에서 감사하며 살아내라고 말하고 싶다. 실패와 상처와 절망과 외로움은 인간 모두에게 주어진 근본적 이슈지만 그 안에는 보상을 통한 성장과 아름다움이 있음을 기억하라고 말이다.
한국에 잠시 방문하는 동안 아버지 기일이 있다. 세 번째 맞는 아버지의 기일에 엄마의 모습은 많이 달라져 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으로 바짝 말라있던 어머니, 혼자서 어떻게 남은 삶을 살아가실까 걱정했던 어머니, 자주 외로움을 호소했던 어머니는 삼년이라는 세월 속에 보상을 경험하고 계셨다. 이제는 재정도 혼자서 관리하시고 혼자서 씩씩하게 잘 다니시고 영적으로 많이 성장한 모습으로 감사하게도 다시 옛날 처럼 볼에 살이 차올라 있다. 엄마의 삶에도 어김없는 보상은 있었고 그것이 주는 ‘성숙’ 이라고 하는 내면의 아름다운 열매가 보여진다. 그 보상을 짧지만 한국에 있는 동안 엄마와 누릴 수 있는 축복이 내게 주어진 것에 감사한다.
‘불안정하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변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라는 말이 위로가 된다. 아픔과 불안정은 우리 모두가 좋아하진 않지만 그 안에 ‘보상’과 ‘변화’가 있기에 오늘, 참 위로가 된다.

서미진 박사
(호주카리스대학 부학장, 호주한인 생명의 전화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