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레이첼 카슨 평전 : 시인의 마음으로 자연의 경이를 증언한 과학자
린다 리어 / 샨티 / 2004.11.1
- 『침묵의 봄』으로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무지를 역설했던 레이첼 카슨 전기
책은 카슨의 외로운 투쟁과 더불어 그녀의 성장과정과 위대한 우정을 덧붙여 좀 더 인간적이고 흥미로운 카슨을 재구성한다. 인간의 성찰과 노력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 나갈 수 있는가 보여주는 책이다.
아름답고 정확한 문체로 자연의 경이를 전하고,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고, 살충제 사용 금지법을 이끌어냈을 뿐 아니라 ‘지구의 날’을 제정하도록까지 이끈 레이첼 카슨의 평전이다. 평생을 걸쳐 자연의 경이와 그 안에 놓인 인간의 역할에 대해 시인의 마음으로, 과학자의 정확한 시선으로 글을 쓰면서 환경 운동을 펼쳐온 카슨의 생을 미국 워싱턴 대 환경 역사학 연구 교수인 린다 리어가 10년간의 꼼꼼한 연구 조사를 거쳐 세상에 내놓았다.

○ 목차
- 야생 동식물은 내 친구
- 눈부신 비전
- 과학을 향한 결단
- 무엇에 관해 쓸 것인가
- 오직 글쓰기로만 살아가기
- 바다로의 회귀
- 마리 로델과의 운명적인 만남
- 마음에 절실하게 와 닿는 주제
- 믿기지 않는 일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혼자 살아가는 것은 없다
- 고조선과 저조선 사이에서
- 누구나 꿈은 원대하게!
- 다시 살충제 문제로
- 붉은 여왕
- 아흔 살까지 살 수 있다면
- 엄숙한 책임감
- <침묵의 봄>에 대한 시비 논란들
- 제왕나비를 잊지 않으리
○ 저자소개 : 린다 리어
환경 사학자로 다양한 글을 쓰는 작가이다.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역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환경역사학을 가르쳤다.
지은 책으로 10여 년에 걸쳐 취재해서 쓴《레이첼 카슨 평전》《베아트릭스 포터》등이 있다.
레이첼 카슨의 공식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시에 살고 있다.
– 역자: 김홍옥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소비자아동학과와 같은 대학 교육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광양제철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우리교육ㆍ삼인 출판사 등에서 근무했다. 옮긴 책으로 《우리를 둘러싼 바다》 《지구 한계의 경계에서》 《경이로운 반딧불이의 세계》 《곤충의 통찰력: 해충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 《화폐의 신: 누가, 어떻게, 세계를 움직이는가》 《아나키즘: 이론에서 실천까지》 《레이첼 카슨: 환경운동의 역사이자 현재》 《경제성장과 환경 보존, 둘 다 가능할 수는 없는가》 《우리의 지구,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가》 《파괴의 씨앗 GMO: 미국 식량제국주의의 역사와 실제》 《가르침의 도》 《가르침의 예술》 《제약회사는 어떻게 거대한 공룡이 되었는가》 《레이첼 카슨 평전》 《교사 역할 훈련》 《신과의 만남, 인도로 가는 길》 《유인원과의 산책》 등이 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 책 속으로
‘많은 사람들이 과학 저서가 이렇게 열화와 같은 반응을 얻어낼 수 있다는 데 놀라움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과학’이 자신만의 방에 갇혀 있고 일상 생활과 무관하다는 통념이야말로 바로 제가 도전해보고 싶은 점입니다. 우리는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적 지식을 실험실에 고립된 채 살아가는 성직자 같은 소수만이 향유하는 특권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사실일 수 없습니다. 과학적 자료들은 삶의 자료 그 자체입니다. 과학인 실제적인 삶의 일부입니다. 과학은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의 내용이자 이유이자 방법입니다. 인간을 둘러싼 환경과 그것을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주조해 준 힘에 대한 이해 없이는 결코 인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350쪽
‘저를 감상주의자로 취급한 대도 상관없습니다만, 저는 자연의 아름다움은 개인이나 사회의 정신적인 성장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적인 어떤 것으로 이 세상의 천연적 특성이 시시각각 대체될 때마다 우리의 정신적인 성장은 그만큼 지연된다고 저는 믿습니다.’ -410쪽
‘꽤 급작스럽게 제 마음 속에서 거대한 변화가 일었어요. 이제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이 한꺼번에 착착 맞추어지듯이 모든 게 가능할 것처럼 보여요! 더 이상 제 자신을 괴롭히지 않기로 작정하다니 정말 믿어지지가 않아요. 마치 기도에 대한 응답처럼 느껴져요. 답을 구하는 기도를 따로 드리진 않았지만, 제 삶 자체가 바로 기도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누구라도 뭔가를 이루려면 모름지기 꿈을 원대하게 품어야 한다고, 크게 생각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어왔습니다. 이제 마치 ‘그렇게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것처럼’ 그 길이 제 앞에 훤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요.’-466쪽
‘저는 ‘여성’이 하는 일, ‘남성’이 하는 일이 따로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사람’이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질 따름입니다.’-664쪽
카슨은 생명체들간의 상호 관련성, 생명체와 환경의 상호 관련성으로서 ‘자연의 조화’를 이야기했다.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은 카슨의 강력한 언명으로 끝을 맺었다. ‘우리는 아직도 정복의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껏 우리 자신을 거대하고 엄청난 우주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한 존재로 여길 만큼 충분히 성숙하지도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 세대는 자연과 손을 맞잡아야 합니다. 인류는 과거에 한 번도 그래 본 적이 없지만, 이제 자연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을 정복하는 성숙한 면모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704쪽
‘무엇보다 그 제왕나비들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뭔가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린 듯한 그 여유로운 날갯짓을요. 우리는 그들의 몸짓과 생애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죠. 저들이 다시 돌아올까? 우리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삶을 마감하는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일 테니까.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가 참 행복한 광경을 목격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했을 때 아무런 슬픔도 느끼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어떤 생명체가 삶의 마지막 주기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그 마지막을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죠.
제왕나비의 마지막은 몇 달 밖엔 안 된다고 알려진 그들의 수명 속에서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스스로의 수명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아마도 마지막에 대한 예측이 좀 다를 수 있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결국 발상은 동일하죠. 불가해한 주기가 자연의 추이를 따르다가 명이 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 결코 불행해 할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요.
이게 바로 오늘 아침 제가 경쾌하게 펄럭이던 작은 생명체에게 배운 점입니다. 저는 그 사실을 깨닫고 아주 깊은 행복감에 젖었습니다. 바라건대 그대도 저와 꼭 같은 심정이길.’ -715쪽

○ 출판사 서평
카슨은 1907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스프링데일에서 태어났다. 환경과 인간의 어울림을 중시하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자연을 벗삼아 자랐다. 어려서부터 글쓰기 재능을 인정받았던 그녀는 작가가 되고 싶어 영문학도가 되었으나 대학에서 만난 생물학자 메리 스콧 스킨커의 영향으로 전공을 생물학으로 바꾸었다. 우등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도 장학생으로 입학하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박사 과정을 중퇴하고, 1935년부터 17년간 미국 정부 소속의 ‘어류 및 야생동물국’에서 수생생물학자 겸 편집자로 일한다.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아버지, 조카들만 남겨놓고 일찍 죽은 언니를 대신해 어머니와 조카들까지 부양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글쓰기에 대한 열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덕분에 서른 네 살 (1941년)에 첫 책 《바닷바람을 맞으며 Under the Sea Wind》를 집필했고, 그로부터 10년 뒤 (1951년)에 바다의 생물학, 화학, 지리, 역사 등을 다룬 《우리를 둘러싼 바다 The Sea Around Us》를 썼다. 이 책으로 그해 ‘내셔널 북 어워드’를 비롯한 중요한 상들을 휩쓸면서 세계적으로 문학적 성과를 인정받게 된다. 그 뒤 공무원직을 사직하고 글쓰기에만 전념하여, 1955년에는 핵폐기물의 해양 투척의 위험을 전 세계에 경고한 책 《바다의 가장자리 The Edge of the Sea》를 출간하고, 1962년에 《침묵의 봄 Silent Spring》을 출간한다.
환경 오염은 오랫동안 카슨의 마음을 우울하게 했던 문제였는데, 살충제로 인해 생명의 불모지로 변해버린 작은 마을에 대해 이야기한 허킨스의 편지가 카슨의 《침묵의 봄》 집필 결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이미 카슨은 유방암으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괴롭히는 것은 유방암만이 아니었다. “봄이 와도 새가 울지 않고, 알을 낳아도 부화시키지 못하는” 사례들을 조사하고 폭로하다 보니 살충제를 비롯한 여러 화학 물질 제조 기업들과 그들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는 연구자들의 공격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주장은 의학, 화학, 생태학, 약학 등의 충실한 자료에 바탕한데다 감성을 울리는 시적 표현이 가득해 설득의 힘이 컸다. 환경 문제에 회피와 무지로 일관하던 미국 사회에 이 책이 던진 충격과 영향력은 엄청난 것이었다 (《침묵의 봄》은 출간과 더불어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베스트셀러 1위의 자리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슈바이처 메달을 비롯한 8개의 상을 받았고, 《뉴욕 타임스》 등 영향력 있는 매체에서도 크게 다루었다). 과학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삶을 무조건 풍요롭고 윤택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에 사람들은 비로소 커다란 의문과 회의를 품게 되었다. 마침내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은 환경 문제를 다룰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였고, 1969년 미국 의회는 국가환경정책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암연구소는 당시 살충제로 크게 각광을 받던 DDT가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증거들을 세상에 발표하였다. 미국 내 각 주들은 DDT의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고, 《침묵의 봄》을 읽은 한 상원의원이 케네디 대통령에게 자연 보호 전국 순례를 건의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구의 날’이 제정되었다. 지금도 ‘지구의 날’은 우리 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기념되고 있다.
카슨은 당시 여성 과학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도 맞서야 했다. 그러나 ‘환경 (자연)과 여성’의 긴밀한 유대 관계에 대한 깊은 자각을 바탕으로 그처럼 아름답고 빈틈없는 작품을 써낼 수 있었고, 또 맹목적으로 자연을 파괴하려 드는 ‘힘있는’ 남성 자본들과의 싸움에서도 끝까지 버텨낼 수 있었다. 평생을 자연에 관한 글쓰기에 바치고, 글로써 환경 운동의 선구자가 된 그녀의 삶을 10년간 좇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린다 리어 역시 여성으로서의 꼼꼼함과 레이첼 카슨에 대한 사랑 덕에 이와 같이 돋보이는 평전을 낳을 수 있었을 것이다.
“레이첼 카슨은 결코 무슨 대중 운동에 불을 지필 것 같아 보이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의 고독을 소중하게 여겼으며, 자신의 사생활을 지키고 싶어했다. 조직 활동에는 거의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그녀는 마치 애초부터 증언을 위한 사람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것만 같다. … 이 한 권의 책 (《침묵의 봄》)을 통해 카슨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생명에 대해 자신이 갖고 있던 비전을 사람들과 나누었다. 그녀는 바다에서, 새의 노랫소리에서 생명의 경이와 신비를 발견했다. 이러한 경이와 신비를 위해, 그리고 모든 생명체의 보전을 위해 나선 그녀의 증언은 끝내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내고야 말았다.” ― 지은이 머리말 중에서
지은이 린다 리어는 ‘시적 영감’과 ‘과학적 증언’으로 세상을 감동시키고 “끝내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내기”까지의 과정을 가늘고 섬세한 실로 직조한 옷감 같은 느낌이 들 만큼 촘촘하게 엮어냈다. 레이첼 카슨의 삶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싶어했던 독자들에게는 큰 만족을 가져다줄 책이다. 어려웠던 가정 환경과 끝까지 따라다닌, 뗄래야 뗄 수 없었던 가족이라는 굴레, 글쓰기의 고통과 그 고통 속에서 맛본 깊은 충만감, 책 한 권 한 권이 나오기까지의 작업 과정, 마음을 깊이 나눴던 스승과 또 많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영적 교류를 했던 친구 도로시 프리먼에 관한 이야기도 레이첼 카슨의 인간적인 면을 읽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감사의 말’에 등장하는 숱한 사람들의 면면들을 보아도 지은이가 얼마나 많은, 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조사하고 도움을 받았는지 알 수 있는데, 그것은 가능한 한 자신의 추측이나 느낌, 개인적 판단 등을 배제하고 사실에 기초해 써 내려가는 구절구절에서 빛을 발한다. “린다 리어의 인상적인 조사 작업, 꼼꼼한 자료 전개, 섬세한 감수성, 절제된 열정, 그리고 서정적인 산문은 자연스럽게 카슨의 글을 떠오르게 한다”는 평 (《토론토 글로브 앤드 메일》의 평)을 받기에 손색이 없다.
레이첼 카슨, 그의 용기 있는 외침이 환경 운동의 초석이 되었다면, 10년 세월을 들여 평전을 쓴 성실한 린다 리어 덕에 우리는 40여 년이 지난 지금, 카슨과 우리를 둘러싼 자연을 다시금 돌아보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