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마르크스 캐피탈 리딩 인트로 : 마르크스 자본 읽기 시작 책
에르네스트 만델 / 이매진 / 2019.9.9
- 『자본』 읽기의 새로운 시작점, 펭귄판 『자본』
많은 사람이 고전 읽기에 도전하지만, 완독을 포기하게 만드는 책들이 있다. 고전의 반열에 오를수록 원전보다 해설서가 더 어려울 때도 많다.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도 그렇다. 1867년 제1권이 출간된 『자본』은 이제 날카로운 ‘혁명’의 무기도 아니고 가슴 뛰는 ‘해방’의 묵시록도 아니지만, 이런저런 필독서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다. 여러 언어로 해설서도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의 본질을 가장 적절하게 분석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여전히 문제적이고, 우리는 자본주의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마르크스 캐피탈 리딩 인트로』는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에르네스트 만델 (Ernest Mandel)이 펭귄출판사에서 낸 영어판 『자본』(전 3권)에 각각 쓴 ‘서문 (Introduction)’을 묶어 전세계 최초로 출간한 책이다. 1976년, 1978년, 1981년에 쓴 이 서문들에서 만델은 각 권의 저술 계획과 구성, 핵심 내용은 물론 ‘재생산 도식’이나 ‘전형 문제’를 비롯해 『자본』이 출간된 뒤 마르크스주의 진영과 비마르크스주의 진영 사이에서 논쟁이 된 쟁점들을 꼼꼼히 살핀다. 추상에서 구체로 내려오는 서술 체계를 갖춘 『자본』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자본』을 둘러싼 대부분의 논쟁이 저술 계획과 서술 체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마르크스의 주요한 발견이나 이론의 단면을 비판한 탓에 오류를 저질렀다고 지적하고, 『자본』 각 권이 이론과 현실에서 지니는 함의나 위상을 짚는다.
애초에 한 권의 책으로 계획되지는 않았지만 『자본』을 읽는 데 중요한 텍스트로 인정받는 이 책은 2002년에 번역이 끝났지만, 저작권자를 찾지 못해 출간을 미뤄야 했다. 벨기에에 사는 만델의 두 번째 아내 안느 스프리몽 (Anne Sprimont)하고 연락이 닿아 저작권 계약을 맺기까지 15년이 걸렸다. 먼지 쌓인 초역 원고를 꺼내어 손보고, ‘자본 읽기 시작 책’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옮긴이 주를 더한 뒤 고 김수행 선생이 번역한 한국어판을 대조해 『자본』을 처음 읽거나 다시 읽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하는 데 2년이 더 흘렀다. 그리고 지금, 마침내 ‘『자본』 읽기의 새로운 시작점’이 펼쳐진다.

○ 목차
제1권_ 자본의 생산 과정
- 『자본』의 저술 목적
- 『자본』의 연구 방법
- 『자본』의 집필 계획
- 『자본』 제1권에 관한 계획
- 마르크스주의적 노동가치 이론
- 마르크스의 주요 발견 ― 잉여가치 이론
- 마르크스의 자본 이론
- 마르크스의 자본축적론
- 마르크스의 임금론
- 마르크스의 화폐론
- 『자본』과 자본주의의 운명
제2권_ 자본의 유통 과정
- 『자본』 제2권이 마르크스의 자본주의에 관한 일반적 분석에서 차지하는 위상
- 자본의 세 가지 형태
- 마르크스의 경제 이론에서 자본 회전의 이중적 측면
- 마르크스의 재생산 도식들이 지니는 중요성
- 재생산 도식들의 적용과 남용
-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
- 비생산적 노동자들은 프롤레타리아트에 속하는가
- 사치재 생산, 잉여가치, 자본의 축적
- 상업 자본과 금융 자본은 어떻게 사회적 잉여가치의 분배에 참여하는가
- 마르크스의 재생산 도식들에 관한 룩셈부르크의 비판
- 『자본』 제2권과 자본주의적 과잉 생산 공황에 관한 마르크스의 설명
- 화폐 유통, 화폐 자본과 화폐 퇴장
- 성장과 공황
제3권_ 자본주의적 생산의 총 과정
- 『자본』 제3권의 저술 계획
- 이윤율 균등화
- 전형 문제 ― 환류 논쟁
- 전형 문제 ― 화폐 혼동
- 이윤율 저하 논쟁
- 마르크스주의의 공황론
- 신용과 이자율
- 마르크스의 잉여이윤론
- 자본주의적 농업의 특수성
- 체제로서 자본주의와 계급으로서 부르주아지
- 자본주의의 운명
옮긴이 후기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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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에르네스트 만델 (Ernest Mandel)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이자 트로츠키주의 활동가다.
폴란드계 유대인인 만델의 부모는 로자 룩셈부르크와 카를 리프크네히트가 이끈 스파르타쿠스단에서 활동했다.
2차 대전 때 저항 운동에 참여하면서 나치의 강제 수용소에 수감되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뒤 벨기에의 트로츠키주의자들을 이끄는 지도자가 됐고, 이어 제4인터내셔녈 지도부에 뽑혔다.
사회민주주의 등 개혁주의적 마르크스주의에 반대하면서 정통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이자 실천가의 삶을 살았다.
『마르크스주의 경제 이론 (Traite d’economie marxiste)』(1968), 『후기자본주의 (Der Spatkapitalismus)』(1972), 『자본주의적 발전의 장기 파동들 (Long Waves of Capitalist Development)』(1978) 등을 썼다.
– 역자 : 류현
영국 워릭 대학교에서 국제안보 석사를 마쳤다. 국제개발협력과 남북교류협력에 종사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빈곤과 개발, 인도주의 지원, 안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 《체 게바라, 혁명의 경제학》, 《빈곤의 경제학》,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 《제임스 마틴의 미래학 강의》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1867년 《자본》 제1권이 처음 출간된 때 자본주의적 산업은, 비록 서유럽 일부 국가에서 두드러지기는 했지만, 유럽 전역은 물론이고 전세계를 뒤덮고 있던 자영농과 수공업자들의 바다에 둘러싸인 고립된 섬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카를 마르크스는 《자본》에서 무엇보다 사적 이윤을 위한 생산과 이런 이윤을 자본 축적을 위해 사용하는 방식을 특징으로 하는 성장을 향한 가차없고 거부할 수 없는 충동을 밝혀냈다. 마르크스가 《자본》을 저술한 뒤 자본주의적 기술과 산업은 전세계로 뻗어 나갔다. 더구나 이런 기술과 산업이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물질적 부와 인류가 무의미하고,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일의 부담에서 확실히 해방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기는 했지만, 반면 사회는 극소수 자본 소유자와 자기의 노동력을 이 자본가들에게 판매하도록 강요당하는 다수의 육체노동자와 정신노동자로 양극화됐다. 그리고 부와 권력이 소수의 대규모 산업과 금융 기업에 집중되면서 자본과 노동 사이의 대립이 점차 보편적이 됐다. — p.11
《자본》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기본적으로 다음 세 가지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첫째, 생산자 대중은 경제적 의미에서 생산 수단의 소유자가 아니며 자기의 노동력을 생산 수단의 소유자에게 판매해야 한다. 둘째, 이런 생산 수단의 소유자들은 상품 판매 시장을 점유하고, 이윤이 되는 자본 투자 영역을 선점하고, 원자재 확보를 위해 서로 경쟁하는 각 기업으로 조직화된다 (곧 경제적 의미에서 사적 소유 제도). 셋째, 따라서 이런 생산 수단의 소유자들 (각 기업들)이 더 많은 자본을 축적하기 위해 생산자들에게서 잉여가치를 최대한 착취할 수밖에 없으며, 이런 사실은 일반화한 상품 생산과 일반화한 소외 상황에서 노동의 기계화, 자본의 집적과 집중, 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증대, 이윤율 저하 경향, 주기적인 과잉 생산 위기를 초래한다. 이런 사실을 기준으로 삼아서 보면 서구 사회가 여전히 자본주의 사회이고, 임노동자 계급과 자본가 계급이 여전히 사회의 적대적인 두 계급이고, 자본 축적이 기본 성장 동력이고, 사적 이윤의 착취와 실현이 개별 기업의 기본 정책을 지배한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 p.102
《자본》 제2권에서 우리는 노동자들이 생산한 잉여가치를 포함하고 있는 상품들이 공장 밖을 나와 이동하는 여정을 따라간다. 성장이 ‘나선 모양’을 띠며 폭발적으로, 진정한 쇄도의 형태로 발전한다. 상품을 그 가치대로 판매해야 이윤이 실현될 수 있고 추가 자본이 축적될 수 있다. 더 많은 자본이 더 많은 잉여가치를 낳고, 이제 이런 잉여가치가 더 많은 자본을 낳는다. 상품이 유통 영역에 오래 남아 있게 하는 외부 요인, 또는 생산 과정 자체를 지체시키는 특성 같은 자기 팽창 과정의 걸림돌들은 자본주의적 계급의 사회적 노동 분업, 상업 자본과 은행 자본의 등장, 나아가 상품 운송 속도를 높이고, 세계적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통 과정의 길이를 최대한 단축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인 쇄도하는 성장 때문에 사라진다. 산더미 같은 상품들이 빛의 속도로 세계 도처에 분배되고, 그리하여 꾸준히 증식하는 가치 (화폐 자본)가 전세계 활동 인구 중에서 소규모 인구 (비록 절대 수치로 줄어들지는 않더라도)의 수중에 집중될 수 있다. 오늘날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기업은 아마 1000개 또는 2000개에 지나지 않을 듯하다. — p.200
《자본》 제1권은 자본주의가 근대 프롤레타리아트의 형태로 자기 무덤을 대신 파주는 일꾼을 양성하고, 사회적 모순들이 이 체제의 내부에서 심화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제2권은 자본주의가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을 달성할 수 없고, 자본주의의 성장이 산업 순환 [경기 순환]의 형태를 띠고, 균형은 계속해서 재발하는 불균형의 산물일 뿐이고, 주기적인 과잉 생산 공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렇지만 이 모순들 (그리고 다른 많은 모순들)이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래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기본적인 운동 법칙들이 가공할 공황을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붕괴로 이어지는 분명한 과정은 이 두 권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자본》 제1권과 제2권은 분석의 초기 단계들로, 궁극적인 목적은 자본주의 체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현상적’인 수준뿐 아니라 ‘본질적으로’ 설명하는 데 있다. 총체성에 입각해 자본주의 경제를 설명하기가 바로 《자본》 제3권의 목적이다. — p.206
자본주의 체제가 붕괴한 결과로 등장할 수 있는 형태의 하나인 야만주의는 1920년대나 1930년대보다는 오히려 오늘날에 더 구체화되고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우슈비츠와 히로시마의 공포는 자본주의 체제가 타락한 결과 앞으로 인류가 겪게 될 공포에 견줄 때 사소한 사건의 하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주의를 쟁취하려는 투쟁은 인간 문명과 인류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마르크스가 보여준 대로 프롤레타리아트는 이 투쟁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필요한 모든 객관적인 전제 조건들을 하나로 통합하며, 이런 말은 과거 어느 때보다 지금의 프롤레타리아트에 더 잘 들어맞는다. 그리고 프롤레타리아트는 적어도 세계 사회주의의 승리에 필요한 주관적인 전제 조건들 또한 확보할 잠재력이 있다. 이 잠재력이 실제로 발현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결국 자기들을 사회주의 노선에 따라 한 사회를 재조직화하려는 프롤레타리아트의 자발적이고 주기적인 노력에 통합하고, 프롤레타리아트를 분명한 목표, 곧 국가 권력의 장악과 급진적 사회 혁명으로 인도하는 조직된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의식적 노력에 달려 있다. — p.302

○ 출판사 서평
- 『자본』 읽기의 새로운 시작점, 펭귄판 『자본』 서문
많은 사람이 고전 읽기에 도전하지만, 완독을 포기하게 만드는 책들이 있다. 고전의 반열에 오를수록 원전보다 해설서가 더 어려울 때도 많다.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도 그렇다. 1867년 제1권이 출간된 『자본』은 이제 날카로운 ‘혁명’의 무기도 아니고 가슴 뛰는 ‘해방’의 묵시록도 아니지만, 이런저런 필독서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다. 여러 언어로 해설서도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의 본질을 가장 적절하게 분석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여전히 문제적이고, 우리는 자본주의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마르크스 캐피탈 리딩 인트로』는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에르네스트 만델 (Ernest Mandel)이 펭귄출판사에서 낸 영어판 『자본』(전 3권)에 각각 쓴 ‘서문 (Introduction)’을 묶어 전세계 최초로 출간한 책이다. 1976년, 1978년, 1981년에 쓴 이 서문들에서 만델은 각 권의 저술 계획과 구성, 핵심 내용은 물론 ‘재생산 도식’이나 ‘전형 문제’를 비롯해 『자본』이 출간된 뒤 마르크스주의 진영과 비마르크스주의 진영 사이에서 논쟁이 된 쟁점들을 꼼꼼히 살핀다. 추상에서 구체로 내려오는 서술 체계를 갖춘 『자본』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자본』을 둘러싼 대부분의 논쟁이 저술 계획과 서술 체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마르크스의 주요한 발견이나 이론의 단면을 비판한 탓에 오류를 저질렀다고 지적하고, 『자본』 각 권이 이론과 현실에서 지니는 함의나 위상을 짚는다.
애초에 한 권의 책으로 계획되지는 않았지만 『자본』을 읽는 데 중요한 텍스트로 인정받는 이 책은 2002년에 번역이 끝났지만, 저작권자를 찾지 못해 출간을 미뤄야 했다. 벨기에에 사는 만델의 두 번째 아내 안느 스프리몽 (Anne Sprimont)하고 연락이 닿아 저작권 계약을 맺기까지 15년이 걸렸다. 먼지 쌓인 초역 원고를 꺼내어 손보고, ‘자본 읽기 시작 책’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옮긴이 주를 더한 뒤 고 김수행 선생이 번역한 한국어판을 대조해 『자본』을 처음 읽거나 다시 읽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하는 데 2년이 더 흘렀다. 그리고 지금, 마침내 ‘『자본』 읽기의 새로운 시작점’이 펼쳐진다.
- 전세계 최초 단행본 출간, 만델이 안내하는 『자본』 읽기
만델은 모두 3권인 『자본』의 각 권마다 서문을 썼다. 서문에서는 각 권의 전반적인 서술 계획과 구성을 살피고, 핵심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한다. 『자본』에 담긴 마르크스의 주요한 발견과 이론들을 카를 카우츠키나 로자 룩셈부르크, 폴 스위지를 비롯한 여러 이론가와 실천가들에 연관된 논쟁하고 함께 자세히 소개한 뒤, 이런 쟁점들에 관한 견해를 밝힌다. 펭귄판 『자본』에 실린 각 권 서문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 같다.
1권은 왜 자본이 본질적으로 생산 과정에서 노동자들을 통해 생산되는 가치를 부단히 추구하는지를 보여준다. 경제 성장, 기술 혁신, 연구 개발 투자, 통신 기술의 발전, 제3세계 원조, 판매 정책, 시장 조사의 근본적인 원동력은 잉여가치를 향한 억누를 수 없는 욕구다. 또한 여기에 끝 모르는 개인적 치부 욕구가 부르주아 사회의 근저에서 등장하면서 노동자들과 인류는 점차 소외되고, 사회적 모순이 깊어지면서 생산력이 파괴력으로 전환될 위험도 커진다.
2권은 노동자들이 생산한 잉여가치를 포함한 상품들이 공장 밖을 나와 이동하는 여정을 따라간다. 성장은 나선 모양을 띠면서 폭발적인 쇄도의 형태로 발전한다. 더 많은 자본이 더 많은 잉여가치를 낳고, 더 많은 잉여가치가 더 많은 자본을 낳는다. 상품을 유통 과정에 오래 머물게 하는 외부 요인이나 생산 과정 자체를 지체시키는 특성 같은 자기 팽창 과정의 걸림돌들은, 자본주의적 계급의 사회적 노동 분업, 상업 자본과 은행 자본의 등장, 상품 운송 속도를 높이고, 세계적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통 과정을 단축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인 쇄도하는 성장 때문에 사라진다. 산더미 같은 상품이 빛의 속도로 세계 곳곳에 분배되고, 꾸준히 증식하는 가치(화폐 자본)는 소규모 인구의 수중에 집중된다. 그렇지만 자본주의는 확대 재생산을 계속할 수 없다. 자본주의의 성장은 산업 순환의 형태를 띠고, 균형은 계속 다시 나타나는 불균형의 산물일 뿐이다. 주기적인 과잉 생산 공황은 피할 수 없다.
만델은 이런 모순들이 서로 밀접히 관련되고,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기본적 운동 법칙들이 가공할 공황을 불러오고, 궁극적으로 붕괴로 이어지는 과정이 1권과 2권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는 점을 지적한다. 따라서 3권은 총체성에 입각해 자본주의 경제를 설명하면서 ‘자본주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의 해답을 찾는 데 목적을 둔다. 자본주의 체제가 본질적으로 위기를 달고 살고, 개별 자본가나 각 국가의 노력으로 공황이 발생하는 상황을 막을 수 없고, 사적 소유, 경쟁, 이윤, 상품 생산 (시장 경제)을 폐지하지 않으면 자본주의 체제의 내재적 작동 기제들이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어떤 주어진 법칙이나 낙관적인 이론이 아니라, 프롤레타리아의 자발적인 투쟁과 조직된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의식적 노력에 따라 이 파국이 혁명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만델은 주장한다.
- 처음 읽고, 다시 읽고, 서문 읽고, 『자본』 읽기
마르크스가 쓴 『자본』도, 만델이 쓴 『자본』 서문도 불변의 진리를 담고 있는 교조적이고 도식적인 텍스트가 아니다. 만델이 『자본』의 서문을 쓰기 시작한 1970년대에 자본주의는 2차 대전 이후 이어진 장기 호황을 끝내고 전반적인 침체 국면으로 들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만델은 50년 뒤에는 ‘연합한 생산자들의 계급 없는 사회’가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또한 자본주의 자동 붕괴론이나 사회주의를 향한 평화로운 이행론에 기대는 대신, 가장 높은 수준에서 프롤레타리아의 계급 의식을 표상하는 부르주아 사회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려 시도한 『자본』이 그런 사회가 도래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계급 없는 사회를 향한 만델의 낙관적인 기대는 빗나갔지만, 『자본』을 매개로 삼아 자본과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행동은 지금도 여전히 전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자본』을 읽기 전에, 또는 읽기 위해, 우리는 『자본』 읽기의 시작점으로서 『자본』이라는 난해한 고전의 전체적인 얼개를 이해하고 『자본』을 둘러싼 이론과 현실의 맥락을 조망한 서문을 먼저 읽어야 한다. 에르네스트 만델이 쓴 『자본』 서문은 뒤늦게 우리말로 나왔지만, 『자본』에 처음 도전하려는 독자, 『자본』을 다시 읽어보려는 독자가 『자본』을 읽고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