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 문학과현실사 / 1995.5.1
‘모란이 피기까지는’은 시인 김영랑이 쓴 시집이다.
1934년 4월, 《문학》 3호에 발표되었으며 이듬해 시문학사에서 간행된 《영랑시집》에 재수록되었다.
김영랑의 대표작인 ‘모란이 피기까지는’은 모란을 대상으로 기다림과 절망 또 다른 기대가 시적 순환구조를 이룬다. 절정과 완성의 순간은 바로 추락과 상실의 순간이다. 시인은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은 찬란한 봄에 대한 기다림이지만, 이내 시들어 떨어지는 죽음과 같은 것이다. 기대나 희망은 슬픔으로 어둠과 빛은 결국 하나이며 인간의 삶과 죽음은 숙명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긍정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많은 시는 외로움과 비애와 방황을 그린다. 이는 자신이 운명의 주체가 되어 삶을 개척하고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려는 의지의 존재가 아니라 구속과 억압을 극복하지 못한 노예화된 개인을 뜻한다. 주권을 상실한 민족의 설움을 비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목차
1
모란이 피기까지는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오 – 매 단풍 들것네
내 마음을 아실 이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
제 야
내 훗진 노래
풀 아래 작은 샘
쓸쓸한 뫼 앞에
청 명
2
땅 거 미
함 박 눈
언땅 한길
노 래
비는 마음
~
금 호 강
어느날 어느 때고
지반추억
북
바다로 가자
3
4행소곡
한줌 흙
독을 차고
불지암
두 견
~
하늘갓 닷는데
시냇물 소리
아파누어 혼자 비노라
사개 틀린 고풍의 티마루에
놓인 마음
– 연보

○ 저자소개 : 김영랑
시인, 본명은 김윤식이며 아호는 영랑(令郞)이다. 1903년 전라남도 강진에서 태어났다. 강진보통학교를 졸업하고 휘문보통고등학교를 거쳐 1920년 일본으로 건너가 아오야마 학원 영문학과에서 수학했다. 그 후 1930년 3월 창간한 [시문학]을 중심으로 박용철, 정지용, 정인보 박용철, 정지용, 이하윤, 정인보, 변영로, 김현구, 신석정, 허보 등 여러 시인과 더불어 아호인 영랑 (令郞)으로 활동했다.
1935년에 첫 번째 시집인 『영랑시집』을 시문학사에서 간행했다. 『영랑시집』에는 총 53편의 시가 실려 있으며, 각각의 시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의 제목을 쓰지 않고 일련번호를 붙여 시집에 실었다. 이후 김영랑은 1949년에 중앙문화사에서 『영랑시집』을 출간했다.
김영랑은 조국 해방이 이루어질 때까지 창씨개명과 신사참배 및 삭발령을 거부했으며, 광복 후 신생 정부에 참여해 당시 중앙행정부인 공보처의 출판국장으로 일했다. 1950년 한국전쟁 때 유탄을 맞아 부상을 당해 9월 서울에 위치한 자택에서 4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현재 묘지는 서울 망우리에 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사랑은 깊으기 푸른 하늘」 등 한국적 정서가 담긴 서정시를 많이 발표했다. 대표 시집으로 『영랑 시집』, 『영랑 시선』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김영랑의 생애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런 시대를 겪어온 시대 상황은 당시의 시인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시어로 표현되고 있다. 이육사는 일제의 폭력에 대해 민족적 저항을 직설적으로 외쳤다.
윤동주는 보편적 인류애라는 시각에서 일제 식민체제를 돌아보고 그 폭력성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어 자신에 대한 성찰과 자성으로 몰입하였다.
김영랑의 시는 직설적 표현도 내부를 향한 자성도 아니지만 암울한 시대에 태어난 어두운 그림자를 담고 있다.
그의 시정은 막연한 슬픔과 억눌러진 한을 토로하는 형태이다.
이는 식민지배가 나름대로 고착화되고 익숙해진 1930년대의 시대 상황에서 시인의 상실감은 지배 체제의 억압과 강제성을 증언한다고 할 수 있다.

–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시인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