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세계사의 철학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 지만지 / 2010.4.30
역사는 헤겔이 마지막으로 다룬 역사적 주제이며, ‘세계사의 철학’은 그가 1824년부터 1831년까지 지속한 강의의 이름이다. 헤겔은 세계사를 정신의 실현 과정으로 보면서, 정신과 그것이 실현되는 수단과 재료는 무엇인지, 더불어 세계사의 발전 원리와 시작은 무엇이며, 그 단계별 진행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논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룬 두 편의 들어가는 말은 분량은 길지 않지만, 내용적으로는 세계사에 관한 헤겔의 핵심적인 생각들을 잘 보여준다.
○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1822∼1828년 들어가는 말
1830∼1831년 들어가는 말
A. 세계사의 보편적 개념
B. 역사 속에서 정신의 실현
a) 정신의 규정
b) 실현의 수단
c) 정신의 실현의 재료
d) 정신의 현실성
C. 세계사의 진행
a) 발전의 원리
b) 역사의 시작
c) 발전의 전개
옮긴이에 대해
○ 저자소개 :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1770 ~ 1831)
독일의 철학자이자 독일 이상주의 (理想主義, Idealismus) 철학의 이론을 완성한 거장. 1770년 독일 남부 슈투트가르트에서 궁정관리의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튀빙겐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1793년에 스위스로 가서 당시 베른의 영향력 있는 정치가인 폰 슈타이거 (von Steiger) 집안의 가정교사로 일하며 이 가문이 소장한 방대한 양의 서적을 읽는 기회를 가졌다. 여기서 얻은 폭넓고 심오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활용하여 훗날 그는 자신의 철학체계를 세울 수 있었다.

1801년 독일 동부 예나 (Jena) 대학교의 강사직에 임명된 후 불후의 명저 ‘정신현상학’ (Phänomenologie des Geiste, 1807년)을 썼고, 이어서 두 번째 저서인 ‘논리학’ (Wissenschaft der Logik, 1812년)을 출간하였다. 1816년에 하이델베르크대학교 교수로, 1818년에는 당대의 유명한 철학자 피히테의 뒤를 이어 베를린대학교 교수로 임명되었고, 세 번째 명저인 ‘법철학 강요’ (Grundlinien der Philosophie des Rechts, 1821년)를 출간하였다. 대학 강사 시절인 1802년에 당시 독일문화의 중심지였던 드레스덴을 비롯해, 1822년 브뤼셀, 1824년 빈, 1827년 파리와 프라하, 칼스바트로 여행하면서 수많은 전시, 공연, 오페라 등을 관람하였고, 특유의 독창적이고 진지한 예술 감각을 익혔다. 이를 바탕으로 하이델베르크대학교와 베를린대학교에서 ‘미학 또는 예술철학’ (Ästhetik oder Philosophie der Kunst) 강의를 하였으며, 이 내용을 제자인 하인리히 구스타프 호토 (Heinrich Gustav Hotho)가 정리하여 그의 사후 출간한 것이 바로 ‘미학강의’ (Vorlesungen über die Ästhetik) 이다.
일찍이 스피노자와 칸트, 루소 그리고 괴테의 영향을 받았으며, 열아홉 살에 직접 겪은 프랑스 혁명은 그가 이성과 자유에 바탕을 둔 철학을 과제로 삼는 데 하나의 단초가 되었다. 또한 루소의 사상,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예술 나아가 칸트, 피히테 등 당대의 주요 철학들을 깊이 탐구하면서 근대의 온갖 분열된 상황에 맞서 삶의 근원적인 총체성을 되살리려는 이상을 세웠다.
근대철학과 문화, 사회 안에서 주체와 지식의 대상인 객체, 정신과 자연, 자아와 타자, 권위와 자유, 지식과 신념, 계몽주의와 낭만주의 사이의 긴장과 모순으로 가득 차 있는 현상을 헤겔은 ‘절대정신’을 중심으로 하는 자신의 철학체계 안에서 합리적으로 규명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당대 최고의 철학자로 인정받던 헤겔은 1831년 병으로 사망했지만, 1820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헤겔학파’를 통해 독일은 물론 세계적으로 그의 철학이 널리 전파되면서 후세에 큰 영향을 끼쳤다.
– 역자 : 서정혁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칸트 철학으로 석사 학위를, 헤겔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리더십교양교육원에 재직 중이다. 저서로 『철학의 벼리』, 『논술 교육, 읽기가 열쇠다?선생님을 위한 읽기 교육의 방법과 활용』, 『논증과 글쓰기』(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헤겔의 『예나 체계기획 III』, 『헤겔 예나 시기 정신철학』, 『법철학 강요』, 『교수 취임 연설문』, 피히테의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 K. 뒤징의 『헤겔과 철학사』가 있다. 그 밖에 독일 관념론, 의사소통 교육 및 교양 교육에 관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 출판사 서평
– 헤겔의 마지막 철학적 주제, 역사
역사는 헤겔이 마지막으로다룬 역사적 주제이며, ‘세계사의 철학’은 그가 1824년부터 1831년까지 지속한 강의의 이름이다. 그의 역사철학은 전체론의 관점에서 고정 불변의 역사 발전 법칙을 전제하고, 역사가 최종적으로 도달해야 하는 목적을 이미 전제하고 있는 유토피아주의라고 카를 포퍼(K. Popper)와 같은 철학자에 의해 신랄하게 비판받은 적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헤겔의 역사철학에 관해 잘못 알고 있는 점은 없는지, 또한 이 철학이 우리 시대에 어떤 새로운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에 대해 좀 더 냉철하고도 차분한 성찰은 여전히 유효하며 절실히 필요하다.
– 세계사에 대한 헤겔의 핵심적인 생각
헤겔은 세계사를 정신의 실현 과정으로 보면서, 정신과 그것이 실현되는 수단과 재료는 무엇인지, 더불어 세계사의 발전 원리와 시작은 무엇이며, 그 단계별 진행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논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룬 두 편의 들어가는 말은 분량은 길지 않지만, 내용적으로는 세계사에 관한 헤겔의 핵심적인 생각들을 잘 보여준다. 헤겔은 동양의 세계는 군주 한 사람만이 자유로운 세계이고, 그리스 로마 세계는 소수의 사람만이 자유로운 세계인 반면, 기독교 게르만 세계에서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 자유롭다는 관점은 보였는데, 이는 상당히 자기중심적인 편향된 시각이라고 비판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그의 철학이 우리 시대에 어떤 새로운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에 대해 좀 더 냉철하고도 차분한 성찰은 여전히 절실히 필요하다. 지적하고 싶은 것은, 헤겔의 역사관은 통상적으로 알려져 있듯이 단순한 숙명론이나 낙관적 역사관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의 역사관의 밑바탕에는 ‘냉철한 현실주의’가 깔려 있고, 헤겔은 인간이 역사에서 실현해야 할 자유라는 목적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주체적인 인간의 노력과 투쟁을 무엇보다도 강조하고 있다.
– 개인의 기억과 역사
헤겔에 의하면 시대 구속적인 개인의 행위를 의미 있는 역사로 승화시키기 위해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지나간 것을 망각하지 않는 ‘기억’이다. ‘기억’은 발생한 일을 ‘나의 것’으로 직시하고 소중하게 간직하는 명료한 의식이고, 흘러가 버린 과거를 망각하지 않는 것은 동물과 생각하는 인간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그러므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에 의해 기억된다는 조건에서만 과거와 미래를 잇는 ‘역사로서의 현재’에 참여할 수 있다.
2009년은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를 안겨준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거꾸로 되돌리려는 반역사의 흐름은 반전(反轉)의 투쟁을 통해서만 다시 바로잡을 수 있고, 이 투쟁의 물꼬는 발생한 일을 분명하게 ‘기억’하는 데에서 트일 수 있다. 기억은 지나간 것을 그냥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나 속에서 과거를 현재로 살아 숨 쉬게 하는 내면화의 과정이다. 우리의 고질병이 무관심하며 책임 회피적인 ‘망각’에 그 원인이 있음을 우리 자신은 너무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항상 역사는 역사를 힘겹게 꾸려나가는 우리의 의식과 행동에 걸맞은 딱 그만큼만의 결실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다.
○ 서정혁이 옮긴 게오르크 헤겔 (Georg W. F. Hegel)의 ‘세계사의 철학'(Philosophie der Weltgeschichte)

자유를 향한 헤겔의 투쟁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이성, 이성이 찾아가는 것은 자유, 자유가 요구하는 것은 인간 주체 의식과 목적의식, 그리고 부단한 노력과 투쟁이다.
사람들은 우선 철학이 사상을 가지고 역사에 접근하면서 역사를 사상에 따라 고찰한다고 비난을 퍼붓는다. 그러나 철학이 동반하는 유일한 사상은 이성이 세계를 지배하며 세계사도 이성적으로 진행되어 왔다는 이성에 대한 단순한 사상이다. _ ‘세계사의 철학’, 게오르크 헤겔 지음, 서정혁 옮김, 34쪽.
-역사는 사실인데 이것에 철학이 가능한가?
전통적으로 역사는 우연히 발생한 사실의 단순 기록이었다. 그래서 철학의 탐구 대상이 아니었다. 근대 계몽주의 시대에 들어서자 역사 주체가 인간이라는 생각이 퍼졌다. 인간의 문제이므로 인간사와 그것의 진행 법칙을 탐구하는 역사철학이 학문의 자격을 갖추게 되었다.
– ≪세계사의 철학≫은 어디에서, 무엇을 옮겼는가?
펠릭스 마이너 출판사에서 펴낸 ≪헤겔 전집≫ 제18권 ≪강의 원고들 II≫의 <1822∼1828년 들어가는 말>과 <1830∼1831년 들어가는 말>을 옮겼다. ‘세계사의 철학’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 강의 원고에는 <들어가는 말>뿐인가?
헤겔이 직접 쓴 역사철학 강의 원고는 그것밖에 없다. 강의 내용은 수강생의 필기 노트에 남아 있다. 펠릭스 마이너 출판사는 헤겔의 강의 원고를 ≪헤겔 전집≫으로, 수강생의 필기 노트를 ≪헤겔 강의 선집≫으로 나누어 내놓았다.
– 무엇을 이야기했는가?
역사를 기술하는 세 가지 방식을 설명한다. 근원적 역사, 반성적 역사, 철학적 역사다. 특히 그의 구상을 가장 폭넓게 담은 <1830∼1831년 들어가는 말>에서 정신과 그것이 실현되는 수단과 재료, 세계사의 발전 원리와 진행 단계를 상세하게 서술한다.
– 근원적 역사와 반성적 역사는 어떻게 나뉘나?
근원적 역사는 역사가가 직접 체험하거나 보고 들은 것을 소박하게 기록한 것이다. ≪역사≫를 쓴 헤로도토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쓴 투키디데스가 대표적이다. 반성적 역사는 역사가가 특정 주제에 따라 과거의 사태와 행위를 자신의 정신에서 재구성한 것이다. ≪로마사≫를 쓴 리비우스를 예로 들었다.
– 철학적 역사는 무엇인가?
근원적 역사의 보편성과 반성적 역사의 특수성의 변증법적 종합이다.
–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성’이라고 그는 말했다. 세계사가 이성적으로 진행되었다고 주장한다. 세계사는 완전한 상태를 향해 발전하고 인간에게는 “완전성을 향한 추동력”이 있다고 본다.
– 완전한 상태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자유를 세계사의 궁극목적으로, 세계사를 자유 의식의 진보 과정으로 보았다. 자유를 “인간에게 존재하는 신적인 것”이라고까지 표현했다.
– 자유를 구현한 국가를 세계사에서 찾을 수 있는가?
자유는 동양, 그리스 로마, 기독교 게르만 세계의 단계로 높아졌다고 그는 생각했다. 동양 세계에서는 군주 한 사람만이 자유롭고 그리스 로마 세계에서는 소수의 사람만이 자유로우며 기독교 게르만 세계에서는 모든 인간이 인간으로서 자유롭다고 보았다.
– 헤겔은 자기 사회와 문화가 가장 우수하다는 자만심에 빠진 것이 아닌가?
헤겔의 자만심은 유럽 근대성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된다. 그의 눈앞에는 종교개혁, 계몽주의, 프랑스혁명으로 대표되는 유럽 근대가 있었다.
– 유럽 근대가 헤겔의 이상향이었나?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확립하고, 이성 국가를 건설하는 과제를 완벽하게 실현했다고 생각했다.
– 목적론적 세계관이라는 비판을 반박할 수 있는가?
그의 역사 철학을 단순한 숙명론이나 낙관론적 세계관과 혼동하기 때문에 제기되는 비판이다.
– 헤겔의 역사관이 목적론이 아니라는 반증을 제시할 수 있는가?
냉철한 현실주의가 밑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주체적 인간이 역사에서 실현해야 할 자유라는 목적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과 투쟁을 무엇보다도 강조한다.
– 카를 포퍼는 헤겔 역사철학을 유토피아주의라고 비판한다. 동의하는가?
헤겔의 역사철학이 전체론의 관점에서 고정 불변의 역사 발전 법칙을 전제하고 역사가 최종적으로 도달해야 하는 목적을 전제하는 유토피아주의라고 비판한 것을 알고 있다. 세계사에 출현한 개인의 활동과 성과물을 세계정신이 자기 목적을 실현하는 도구와 수단으로 보는 진보 사관이나, 카이사르나 나폴레옹이 세계정신의 구현자로서 역사를 주도해 왔다는 시각도 문제가 있다.
– 우리에게 헤겔의 역사 의식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개인의 행위를 의미 있는 역사로 승화하기 위해 지나간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고 그는 역설한다.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에 기억된다는 조건에서만 과거와 미래를 잇는 ‘역사로서의 현재’에 참여할 수 있다.
– 당신은 누구인가?
서정혁이다. 숙명여자대학교 리더십교양교육원 교수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