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소농, 문명의 뿌리 : 미국의 뿌리는 어떻게 뽑혔는가
웬델 베리 / 한티재 / 2016.1.25
한때 대학 교수였다가 농부이자 철학자이자 시인이자 소설가가 된 웬델 베리는 미국 보수 사상의 은사로 불린다.

사상적·문화적 보수의 가치를 지키려 했던 웬델 베리가 보존하고 싶어하는 것은 ‘농적 가치’이다.
『소농, 문명의 뿌리』는 농적 가치와 그 구현자인 소농의 존재는 단순히 지나가 버린 과거의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실현되어야 할 가치와 역사적 주체라는 것 보여준다.
○ 목차
서문 7
2판 서문 10
1장 미국의 뿌리는 어떻게 뽑혔는가 19
2장 생태 위기는 덕성의 위기다 45
3장 생태 위기는 농업 위기다 67
4장 농업 위기는 문화의 위기다 91
5장 미래에서 살기: ‘현대’농업의 이념 111
6장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 169
7장 몸과 땅 199
8장 제퍼슨, 모릴, 귀족 289
9장 한계 영역들 341
3판 후기 442
역자 후기 우리는 웬델 베리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452

○ 저자소개 : 웬델 베리
저자 웬델 베리는 한때 대학 교수였다가 농부이자 철학자이자 시인이자 소설가가 된 미국 보수 사상의 은사.
웬델 베리는 우리 시대의 가장 급진적 현대 문명비평가다. 지역과 시대를 넘어 귀기울여야 할 문명비평 담론을 생산한 사상가이자 문필가이지만, 그의 사회적 실천과 글쓰기는 가족이 5대째 뿌리내려 거주해 온 켄터키 주의 작은 카운티의 지역문제들에 기초한다. 농적 가치를 고리로 한 땅과 인간 문명의 관계에 대한 그의 탐구는 50년간의 근대화·산업화를 거치며 극심한 사회 분열과 해체의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볼아보게 한다.
『생활의 조건』, 『희망의 뿌리』, 『포트윌리엄의 이발사』, 『삶은 기적이다』, 『지식의 역습』, 『온 삶을 먹다』 등 웬델 베리는 소설, 시, 에세이를 넘나들며 마흔 권이 넘는 책을 펴냈으며, T. S. 엘리엇 상, 에이컨 테일러 상, 존헤이 상 등을 수상했다.
– 역자: 이승렬
역자 이승렬은 영남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녹색평론』 편집자문위원. 역서로는 『우리 시대 문화 이론』이 있다.

○ 책 속으로
토지를 소유한 개인과 건강한 농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가 작은 것의 생존에 대한 관심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큰 것은 무엇이든 작은 것보다 좋다고 하는 개연적인 경험 법칙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농업 제도는 소농들의 필요와 목표에 적합한 경제와 기술을 무조건 외면했다. – 161쪽
토양의 생명성을 음미하다 보면, 곧바로 그것이 영혼의 생명성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죽음을 통해 생명이 지속된다는 점, 다시 말해 형태를 바꿔 가며 에너지의 흐름이 계속된다는 점을 의식하는 농부는 바로 신심信心 깊은 종교인이다. – 181쪽
농사일과 예술 사이에는 불가피한 친연성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단순한 지식 못지않게 토양의 특성, 흙에 대한 헌신과 상상력에 의존하는 일이며, 토양 조직이 지니는 의미를 해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농사는 실용practical 예술이다. – 182쪽
지금 쟁점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올바른 사용의 문제에 관한 것이다. 에너지 위기는 테크놀로지의 위기가 아니라 도덕성의 위기다. – 196쪽
‘지구촌’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 세계 전체를 아무리 많이 사랑한다 하더라도 이 세계를 온전히 살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이 세계의 작은 지역에서 책임 있게 사는 것뿐이다. 우리가 어디에 사느냐, 누구와 더불어 사느냐에 따라 세계/인류 전체와의 관계가 결정된다. 이처럼 우리는 오로지 우리의 부분성을 책임 있게 받아들임으로써 전체가 될 수 있다는 역설에 이르게 된다. – 253쪽
궁극적으로, 다른 피조물들을 보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우리 자신을 보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는 다른 피조물들을 존중하고 돌보는 것 이외의 다른 방식으로 우리 자신을 존중하고 돌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우리가 땅을 돌보는 것 이상으로 또는 그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돌볼 수 있는 길은 없다. 이것이 이 책에서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이기도 하다. – 254쪽
식물들, 동물들, 재료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일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우리와 같은 동료 피조물로서 대우할 때 우리의 일은 좋은 일이 된다. 그런 일은 통합적이며 치유적이다. 좋은 일을 통해 우리는 오만과 절망의 나락에서 구원되어 인간의 땅에서 책임 있게 자리 잡게 된다. 좋은 일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규정해 준다. 우리는 몸을 사용해 일할 수 없을 만큼 고귀한 존재도 아니지만, 아무 기쁨도 없이 이기적으로 홀로 서툰 일을 하기에는 너무 훌륭한 존재들이다. – 287쪽

대학에 기반한 우리의 성공 공식은 양적 기준으로 만들어짐에 따라 사실상 질적 기준의 후퇴와 문화의 해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자 한다. 대학은 문자 그대로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의 속도로 정보를 축적하고 있지만, 대학의 구조와 자존심은 생산된 정보의 귀향을 제도적으로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거주 지역에서 연구하지 않는다. 교수들과 동료들 앞에서 자존심을 세울 수 있으려면 우리는 출신 지역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 323쪽
마치 사람이 동력 부족과 느린 속도를 구실로 얼마든지 더 나은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계라도 되는 것처럼 ‘노동’의 대규모 해고가 다루어지고 있다. – 328쪽
우리는 장소와 주민들과 다른 피조물들에 대해 행해지는 어떤 폭력도 ‘불가피하다’고 믿지 않는다. 우리는 산업 이데올로기가 지역 적응이나 고향 만들기같이 꼭 필요한 일을 혼란에 빠뜨리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믿는다. – 450쪽
장소와 공동체의 건강성이 경제 행위의 필수불가결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는 것은, 결국 한평생의 세월이 저녁이면 베어질 풀잎과 같은 그저 인간일 뿐인 존재가 무엇이든 영구히 못쓰게 만드는 파괴 행위를 어떻게 스스로 정당화할 수 있는지를 묻는 일이다.
이 지구별에서의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고 지속되게 하려는 노력은 우리의 종種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450쪽

○ 출판사 서평
- 지금 웬델 베리를 읽는다는 것은, 슈마허의 표현처럼, 바람이 불고 물이 들어올 때 띄울 수 있는 배와 돛을 준비하는 일인지 모른다
한때 대학 교수였다가 농부이자 철학자이자 시인이자 소설가가 된 웬델 베리는 미국 보수 사상의 은사로 불린다.
사상적·문화적 보수의 가치를 지키려 했던 웬델 베리가 보존하고 싶어하는 것은 ‘농적 가치’이다.
웬델 베리는 평생의 저작과 고향 땅에서의 농촌공동체 운동을 통해 미국 사회에 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웬델 베리의 첫 저서인 『소농, 문명의 뿌리: 미국의 뿌리는 어떻게 뽑혔는가』(원제, The Unsettling of America: Culture and Agriculture)는 출간 이후 미국 문단과 출판계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이후에 미국의 환경운동계와 시민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웬델 베리가 지키려 했던 농적 가치와 그 구현자인 소농의 존재는 단순히 지나가 버린 과거의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실현되어야 할 가치와 역사적 주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 역자 후기 중에서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우리와 세계의 관계를 바꾸기 위한 최선의 방책을 모색하는 일이다. 웬델 베리 저작의 의미가 바로 거기에 있다.
자본주의 근대에 저항하는 가장 급진적인 방식은 문명의 기초이자 맹아를 돌아보고 문화적 유전자의 훼손을 치유하여 다시금 생성 성장 쇠퇴 부활의 순환 패턴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웬델 베리는 이러한 순환적 치유의 잣대를 기준으로 농기업, 대학, 환경운동단체, 에너지, 테크놀로지 등 다방면의 제도적 관행 또는 절차에 근원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웬델 베리가 대학을 떠난 이유는 대학이 세계의 실패와 상처를 치유하는 지식과 실천을 보여주기는커녕 오히려 세상의 상처를 덧나게 하는 원인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대학이 오늘날 무슨 일을 하는가는 웬델 베리가 기술한 미국 국유지 교부 대학 (주립대학)의 역사에 잘 드러나 있다.
국가가 국유지를 교부하여 대학을 설립한 원래 목적은 농촌 지역의 발전과 농민의 필요 충족이었지만, 오히려 대학은 농촌 공동체와 소농의 파괴에 동원되었음을 미국 대학의 역사는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미국 주립대학 형성 과정은 이처럼 자본 확장과 권력 집중을 제도화하는 과정이었다.
자본 확장과 권력 집중은 세계의 실패다.
학생들에게 전문가적 기술을 교육하는 것으로 그치는 대학은 문명 세계의 실패와 상처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
대학의 보편 정신을 대변한다는 인문학은 변방으로 변방으로 밀려나 이제는 대학의 제도권에서 소멸 단계에 이르렀다.
종합대학으로서의 면모를 위하여 교양의 분칠 작업을 맡았던 시간 강사들은 대학의 노예로 남아 있다.
나는 웬델 베리로부터 무엇을 배웠는가?
인문학과 인문학을 가르치는 시간 강사들을 제도권 안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통합의 원리에 의해 대학을 재건해야 한다.
주변부로 밀려나 있는 인문학과 시간 강사들의 존재는 웬델 베리의 농적 가치를 구현시킬 수 있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대학이 그렇게 할 수 있을 때 대학은 자본의 동맥경화를 치유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대학 안의 인문학자들은 분과학문의 영주로서 자신들의 성벽을 너무 높이 쌓아 올렸다.
그들 스스로 자신의 지위와 안위를 보장해 줄 것으로 믿는 안전판을 허물 수 있을까?
주인과 노예의 신분적 관계를 유지해 온 정규직 교수들과 시간 강사들의 분열은 치유될 수 있을까?
우리는 너무 먼 곳까지 와 버렸는지 모른다.

인문학이 사라지고 실용지식 기술자들에게 점령된 대학은 실용의 폭주를 거듭하면서 무한대의 자본을 필요로 할 것이다.
피터 드러커의 예언처럼 국가와 사회는 대학의 비용을 결국 충당하지 못할 것이다.
전적으로 자본의 힘으로 유지되던 대학은 그 순간 사라질 것이다.
모리스 버먼이 미국의 소멸 이후에나 소로, 루이스 멈포드, 웬델 베리 같은 이들의 사상은 소용이 있을 것이라고 한 것처럼, 웬델 베리의 농적 가치는 대학 소멸 이후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지금 웬델 베리를 읽는다는 것은, 슈마허의 표현처럼, 바람이 불고 물이 들어올 때 띄울 수 있는 배와 돛을 준비하는 일인지 모른다. – 역자 후기 「우리는 웬델 베리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중에서
- 이 책에 대한 주요 언급
이 책은 심오하고 원숙한 문화론이다. 이 책은 또한 생각이 깃드는 서식지다. ― 게리 스나이더
이 책은 지난 10년간 출간된 책 중 가장 설득력있는 저서다. 인간과 땅의 건강한 관계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본서는 가장 혁명적이다. ― 월리스 스테그너
이 책이 묘사하는 미국의 농촌 현실은 곧 인도의 농촌 현실이다. ― 반다나 쉬바
웬델 베리는 다른 누구보다도 자연과 최선의 관계를 맺는 법과 안정되고 유쾌한 문장을 구사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 마이클 폴란
웬델 베리는 치유의 예언자다. ― 『뉴욕 타임즈 북 리뷰』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