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스피노자의 철학
질 들뢰즈 / 민음사 / 2012.2.20
『스피노자의 철학』은 20세기 스피노자 르네상스를 주도한 프랑스 출신 철학자, 스피노자에 관한 연구서이다.
들뢰즈를 비롯한 현대 사상가들에게 있어 스피노자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스피노자의 삶 자체가 `삶의 표현`이라는 것을 비롯해 스피노자의 철학적 투쟁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들려준다.

스피노자의 삶, 윤리학과 도덕의 차이에 관해, 악에 관한 편지들, 스피노자와 우리 등 6개 장으로 엮었다.
○ 목차
일러두기
1장 스피노자의 삶
2장 윤리학과 도덕의 차이에 관해
3장 악에 관한 편지들
4장『윤리학』의 주요 개념 색인
5장 스피노자의 진전
6장 스피노자의 우리
옮긴이 해제
들뢰즈 연보
참고문헌
○ 저자소개 : 질 들뢰즈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페르디낭 알키에, 조르주 캉길렘, 장 이폴리트 등을 사사했다. 1969년 미셸 푸코의 뒤를 이어 파리8대학 철학과의 철학사 주임교수가 됐고, 같은 해 평생의 철학적 동지였던 정신분석의이자 공산주의자인 펠릭스 과타리를 만났다. 1995년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동일성과 초월성에 반하는 ‘차이’와 ‘내재성’의 사유를 통해 기존 철학사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하고, 경험론과 관념론을 새로운 차원에서 종합하여 ‘초월론적 경험론’의 지평을 제시했다.

또한 니체적 관점에서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를 비판적으로 종합하여 생성과 긍정에 기반을 둔 새로운 실천철학의 향방을 제안함과 동시에 예술적 창조의 고유성을 철학적 개념의 생성 원리로 끌어들인 독창적인 예술철학적 작업들을 개진했다.
주요 저서로 『니체와 철학』 『프루스트와 기호들』 『베르그송주의』 『차이와 반복』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 『의미의 논리』 『시네마 1: 운동-이미지』 『시네마 2: 시간-이미지』 『주름, 라이프니츠와 바로크』 등이 있으며, 펠릭스 과타리와 함께 『앙띠 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 『철학이란 무엇인가』 등을 썼다
– 역자 : 박기순
서울대학교 미학과와 동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4대학교에서 『스피노자에서 존재의 역사성과 기호의 정치』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충북대학교 철학과에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스피노자를 중심으로 한 17세기 철학, 프랑스 현대 철학 및 미학이다. 도미니크 르쿠르의 『프랑스 인식론의 계보』(새길, 1996), 질 들뢰즈의 『스피노자의 철학』(민음사, 1999) 등을 우리말로 옮겼고, 스피노자, 들뢰즈, 자크 랑시에르, 알랭 바디우 등에 관한 다수의 글들을 썼다.
○ 독자의 평 1
질 들뢰즈의 <스피노자: 실천철학(Spinoza: philosophie pratique)>을 번역한 것이 이 <스피노자의 철학>이다. 이 책은 「들뢰즈가 스피노자에 있어서 표현의 문제」를 그의 박사학위 부논문으로 제출한 이후 더 정교화하고 세련하게 다듬은 스피노자의 용어를 정리하여 출간한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잘 읽어보면 들뢰즈의 사상 저변에 흐르는 니체와 스피노자의 사유를 읽어낼 수 있다. 예컨데, 그의 욕망(desir) 개념은 스피노자의 力能(potentia)과 자기원인(Causa Sui) 개념을 잘 다듬고 풍부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들뢰즈는 스피노자의 철학을 표현의 문제와 potentia의 문제로 잘 개념화함으로써 마샬 게루, 삐에르 마슈레이, 안토니오 네그리, 알렉산드르 마트롱 등의 스피노자 독해와 더불어 중요한 주해서로 읽힌다. 예컨데 들뢰즈는 ‘표현’의 개념이 스피노자에 있어서 주체의 존재가 그 존재의 표현과 더불어서 항상 나타나고 사고된다는 점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내재성’과, 스피노자 「에티가」I, II부에서 나타나는 형이상학적 체계 가운데 ‘단성성’과 ‘단수성’ 또한 중요한 특징으로 부각시킨다. 즉, 데카르트나 라이프니츠 등 동시대의 대륙 합리론자들과 달리 그는 존재에 있어서 하나의 정합성을 논증하는 위계를 도출해내려 하였고, 그 밑바탕을 ‘내재성’ 개념에서 찾았다. 데카르트가 주체의 문제 및 근대적 과학과 지식의 개념을 문제설정 하였지만, 그는 결국 중세의 초월론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흔히 그의 이론은 이원론으로 평가된다. 그에 반해 스피노자는 연역적 체계 뿐만이 아니라, 내재성에 근거한 형이상학의 체계를 구성하였기 때문에 근대의 문제설정을 넘어섰다고 평가된다. 스피노자는 탈근대의 철학자이고 오늘날에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그 현재성을 확인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스피노자 주해서를 읽는다는 것은 의미있다. 더욱이 그것이 현대 철학자 중 철학자로 꼽히는 들뢰즈의 것이라면 반드시 읽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 인상깊은구절
스피노자의 박사학위 부논문과 달리 이 책은 스피노자에 대한 개념들을 독창적이면서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놓았다. 다음은 역능(potentia)개념에 대한 정리! ….따라서 그는 능력potestas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본질과 동일한 능력potentia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이 능력에 의해서, 신은 자신의 본질로부터 나오는 모든 사물들의 원인이 되고 동시에 자기 자신의 원인, 즉 본질에 함축되어 있는 자신의 존재의 원인이 된다(“윤리학”, 1부, 명제34). 모든 능력은 행위이고, 능동적이며, 현실적이다. 능력과 행위의 동일성은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모든 능력은 변용 능력과 분리될 수 없고, 이러한 변용 능력은 한결같이 그리고 필연적으로 그것을 실행시키는 변용들을 통해 실현된다. potestas라는 단어는 여기에서 그 정당한 사용을 재발견한다. <신의 능력 안에in potestate 속하는 것은, 그것이 신의 본질로부터 필연적으로 도출되기 위해서는, 신의 본질 속에 포함되어 있어야만 한다>(1부, 명제35, 증명)
○ 독자의 평 2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스피노자는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이해하면 굉장히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발언이다. 내일 없어질 지구를 생각하면서 언제 열릴지도 모르는 사과를 심겠다는 의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스피노자의 철학은 이와 같이 독특하다. 내일 죽는다고 할 때 우리가 해야 할일은 그저 죽음을 맞이하는 차분함, 혹은 두려움 등이겠지만, 스피노자에게 죽음은 그의 철학에 있어서 절대적인 부분이 아니다. 물론, 기존의 철학과 신학에서 죽음은 부정이자, 심판의 날이 된다. 내세를 생각한다면 또 다른 시작이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이 될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죄라는 부분이 첨부되면 굳이 새로운 내세의 삶이 기대되지 않을 것이다.
스피노자에게 정신과 신체는 동일선상에 놓여있다. 수직적인 구조가 아니라는 차원에서, 그런 질서가 없다는 차원에서 그의 철학은 평면적이다. 그런데, 이 평면적이라는 말이 평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그렇게 느낄수도 있지만 평등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들뢰즈가 요약한 부분에서는 그렇다. 다만, 유추해 볼 수는 있다. 범신론, 모든 사물에 내재되어 있는 신. 당시 기독교의 전지전능, 모든 질서의 기원이 되는 신과는 그 위상이 다르다. 그런데, 이 신은 어디에나 있고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편재성이 있기에 낯설지만 친근하다. 그리고 그러한 친근한 신이 내재된 인간, 사물 등의 관계 맺음은 수직적이지 않고 수평적일 수밖에 없다.
스피노자의 철학은 과정이다. 그리고 미분적이다. 관계를 통해 변용되고, 관계는 다양하고 그 스펙트럼은 정말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때문에 음악적이고 회화적이 된다. 오선지에 그려지는 세밀한 선율, 그리고 캔버스에 그려지는 개성적인 붓터치. 여기서 말하는 오선지와 캔버스는 공통개념이 될 것이다.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존재들을 연결해 줄 수 있는 그런 ‘끈’ 말이다.
스피노자의 철학은 반감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질서를 거부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스피노자에 대한 관점은 기존의 질서를 비판, 반항하는 자들에게 일련의 지적 지침서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