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열린사회와 그 적들 1, 2
칼 라이문트 포퍼 / 민음사 / 1권 2006, 2권 1998
열린 사회 (The open society)란 전체주의와 대립되는 개인주의 사회이며 사회 전체의 급진적 개혁보다는 점차적이고 부분적인 개혁을 시도하는 점진주의 사회이다.
닫힌 사회 (The closed society)란 불변적인 금기와 마술 속에 살아가는 원시적 종족 사회로서 국가가 시민생활 전 체를 규명하며 개인의 판단이나 책임은 무시되는 사회이다.
포퍼는 열린 사회를 우리가 인 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사회라고 정의하면서 열린 사회의 최대의 적을 역사주의라 불리는 전체로, 역사적 법칙론, 유토피아로 규정한다.
열린사회와 그 적들 2는 43년 초판 출판 이래 다섯 번이나 개정판을 냈을 정도로 저자가 공을 들인 역작이다. 이 책은 점진적 사회 공학을 주장하는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대장전으로서, 열린 사회란 각자 스스로 개인적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유토피아적인 사회를 뜻한다.
○ 목차

– 열린사회와 그 적들 1
개정판 역자 서문
1판 역자 서문
2판 역자 서문
1판 서문
서론
기원과 운명의 신화
1. 역사주의와 운명의 신화
2. 헤라클레이토스
3. 플라톤의 형상 이론
플라톤의 기술사회학
4. 변화와 정지
5. 자연과 관습
플라톤의 정치강령
6. 전체주의적 정의
7. 지도력의 원리
8. 철인왕
9. 탐미주의, 완전주의, 유토피아주의
열린사회에 대한 플라톤의 공격의 배경
10. 열린사회와 그 적들
주
부록: 보완과 비판에 대한 답변
해설: 포퍼의 생애와 철학
찾아보기

– 열린사회와 그 적들 2
예언적 철학의 등장
1.헤겔철학의 아리스토텔레스적 뿌리
2.헤겔과 새 종족주의
마르크스의 방법
3.마르크스의 사회학적 결정론
4.사회학의 자율성
5.경제적 역사주의
6.계급
7.법률제도와 사회체제
마르크스의 예언
8.사회주의의 도래
9.사회혁명
10.자본주의와 그 운명
11.예언에 대한 평가
마라크스의 윤리
12.역사주의의 도덕론
그 여파들
13.지식사회학
14.에언적 펄학과 이성에 대한 반역
결론
15.역사는 도대체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 저자소개 : 칼 라이문트 포퍼 (Karl Raimund Popper, 1902 ~ 1994)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인물 칼 포퍼. 그는 1902년 7월 28일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났다. 그는 유대계 변호사인 아버지로부터 강렬한 지적 호기심을 물려받았지만,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의 혼란 속에서 제도교육에 환멸을 느끼고 고등학교를 중퇴, 한때 목수의 도제로 근무했다. 하지만 억누를 수 없는 지적 욕구로 인해 뒤늦게 빈 대학에 입학하여 수학, 물리학, 역사, 철학, 음악 등을 전공했고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포퍼는 십대 청소년 시절에는 열렬한 마르크스주의자였으며 사회민주당 당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곧 마르크스주의의 전체주의적 성격을 발견하고 마르크스주의와 결별하였다고 알려져있다.
졸업 후에는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이른바 과학철학 분야에서 ‘반증가능성’의 방법을 제시한 첫 저서 ‘탐구의 논리'(1934)를 출간해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그는 1930년대 유럽 사상계의 중심적 위치에 서 있는 오스트리아 빈 학단의 논리실증주의에 맞서 반증가능성을 기축으로 하는 방법론을 전개하였는데 이는 20세기 과학철학의 가장 중요한 공헌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나치의 득세로 인해 외국행을 결심한 포퍼는 1937년에 그 당시 서구 지식인들의 주된 망명지인 유럽과 미국이 아닌 뉴질랜드에 위치한 캔터베리 대학 칼리지의 강사로 부임하여 철학을 가르치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내내 그곳에 머무르며 정치철학 분야의 주저인 ‘역사주의의 빈곤'(1944)을 저술하였으며 또한 이 시기에 그는 기념비적인 책 ‘열린 사회와 그 적들'(1945)을 완성한다.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전체주의의 폭력을 체험한 포퍼는 위험천만한 전체주의 이데올로기의 철학적이며 사상사적인 배경을철저히 파헤쳐 보여 주었으며 ‘열린 사회’의 최대 적으로 플라톤과 헤겔을 지목하며 날카로운 필봉을 휘둘러 전후 사상계에 일대 파문을 던지기도 했다. 1946년에 포퍼는 영국의 런던정치경제대학(LSE)으로 자리를 옮겨 1949년에 논리학 및 과학방법론 담당 교수가 되었으며, 이후 ‘비판적 합리주의’로 명명되는 특유의 신조에 입각하여 철학, 정치, 사회, 과학, 교육 분야의 다양한 주제에 관해 왕성한 연구 및 저술 활동을 전개한다. 또한 그는 비트겐슈타인과의 ‘부지깽이 논쟁’(1946), 아도르노 및 하버마스와의 ‘실증주의 논쟁’(1961), 토머스 S. 쿤과의 ‘과학철학 논쟁’(1965), 마르쿠제와의 ‘혁명/개혁 논쟁’(1971) 등을 통해 한 시대를 풍미한 지성인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자유주의의 열렬한 대변인으로 전체주의와 싸운 사상적 투쟁에 대한 지성사적 공헌이 널리 인정되어 1965년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1969년에 교수직에서 은퇴한 직후에도 지칠 줄 몰랐던 포퍼의 ‘끝없는 탐구’는 1994년 9월 17일, 영국 런던에서 그가 생을 달리하며 멈추게 된다.
그 밖의 주요 저서로는 ‘과학적 발견의 논리’, ‘역사주의의 빈곤’, ‘추측과 논박'(1963), ‘객관적 지식'(1972), 자서전 ‘끝없는 탐구'(1976), 에세이집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1994), 대담집 ‘우리는 20세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1996), ‘파르메니데스의 세계’등이 있으며 이 책들은 29개 나라말로 옮겨져 세계 각국에서 그의 사상을 전하고 있다.

○ 출판사 서평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은 칼 포퍼 (Karl Popper)가 쓴 정치 철학 서적이다. 이 책에서 포퍼는 열린 사회의 적들에 반대하는 논리를 전개한다. 그는 보편적 법칙에 따라 역사가 가열차게 펼쳐진다고 하는 목적론적 역사주의 (teleological historicism) 이론을 비판한다. 이러한 근거에서, 포퍼는 플라톤, 헤겔, 맑스 사상의 전체주의적 특성을 고발한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중에 집필되어 1945년 Routledge 출판사에서 두 권의 책으로 출판되었다: “플라톤의 주문”(The Spell of Plato)과 “예언의 높은 물결: 헤겔, 맑스, 그리고 그 여파”. 이 책은 Modern Library Boards의 20세기 100대 논픽션 중 하나로 선정되어 있다.
– 요약
포퍼는 역사주의를 비판하며, 열린 사회와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한다. 그는 1권에서 플라톤의 위대한 철학과 문체에 빠져 그의 전체주의적 위험성을 간파하지 못한 대부분의 플라톤 연구자들을 비판한다.
그 시대의 대표적인 플라톤 연구 학자들과 달리, 포퍼는 플라톤의 사상을 소크라테스의 사상과 분리하였다. 후기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인도적이고 민주적인 경향을 잃었다는 이유에서였다. 특히, 포퍼는 플라톤이 국가(The Republic)에서 소크라테스가 전체주의에 공감했었던 것처럼 묘사함으로써 스승을 배신했다고 비판한다.
포퍼는 플라톤의 사회와 변화와 불만에 대한 분석을 높이 평가하지만, 그것에 대한 해결책은 거부한다. 그는 신생 아테네 민주주의의 인도주의적 이상을 “열린 사회”를 낳기 위한 진통이라 보았다. 그는 플라톤이 민주주의를 싫어했기 때문에 “거짓, 정치적 기적, 금기적 미신, 진실의 억압, 잔인한 폭력을 옹호했다”고 생각했다. 또, 그가 귀족이자 한때 아테네의 독재자였던 Critias의 친척이었기 때문에, 플라톤이 과두 정치가들에게는 공감하였지만 보통 사람에 대해서는 경멸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플라톤 자신이 이상적인 국가의 철학자 왕 (철인왕)이 되는 것을 꿈꿨다고 봤다.
1권의 마지막 장에서 포퍼는 폭력이나 잔혹함 없이 제도적 개선이 가능한 유일한 정부 형태로서 직접 자유 민주주의를 철학적으로 탐구한다.
2권에서 포퍼는 20세기 전체주의의 뿌리에 헤겔과 맑스가 있다고 주장하며 그들을 비판한다. 포퍼는 헤겔에 대한 쇼펜하우어 (Arthur Schopenhauer)의 비판을 호의적으로 인용한다:
헤겔은 모두 인정하는 위대한 철학자이지만, 멍청하고, 재미없고, 구역질나고, 무식한 허풍선이이다. 그는 가장 터무니없는 어리둥절하고 무의미한 말을 아무렇게나 휘갈기고 주어담는 최고의 대담함에 도달했다.
포퍼는 맑스의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경제학적, 사회학적, 역사학적 통찰력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결정론적 판단이 가능한 과학적 예언’과 ‘그렇지 않은 역사적 예언’을 구분하지 않음으로써, 비이성적인 전체주의적인 관점을 갖게 되었다고 비판한다.
– 평가와 영향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서구적 자유의 가치를 옹호한 대표적인 책이다. 길버트 라일 (Gilbert Ryle)은 포퍼의 주장에 동조하여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유다였다고 말했으며,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은 이 책을 민주주의를 옹호한 매우 중요하고 심오한 책이라 평가하였다.
시드니 훅 (Sidney Hook)은 자유와 열린 사회를 위협하는 역사주의적 관점을 섬세하고 열정적으로 비판했다고 평가하였지만, 플라톤과 헤겔에 대한 비판에는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월터 카우프만 (Walter Kaufmann) 역시 전체주의에 대한 포퍼의 비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플라톤과 헤겔에 대한 해석에는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 칼 포퍼 ‘열린사회와 그 적들’ _ 조송현 (인저리타임)
1. 경제민주화는 열린사회를 위한 필요조건
오스트리아 태생의 영국 철학자 칼 포퍼 (Karl Popper, 1902~1994)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은 전체주의를 비판한 책이다. 철학적·이론적으로 깊고 치밀해 이 분야 최고의 명저로 꼽힌다. 이 책이 저술된 배경은 1930년대 유럽을 휩쓴 나치즘과 마르크시즘의 광풍이다. 나치즘의 박해를 피해 뉴질랜드에 망명해 있던 저자가 이 책을 쓰겠다고 결심한 것은 1938년 봄 히틀러의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침공했다는 소식을 듣는 날이었다. 1945년 발간된 이후 이 책이 세계 각국에 소개되면서 칼 포퍼는 자유세계의 대표적인 사상가로 부상했다.
칼 포퍼가 말하는 ‘열린사회’란 무엇일까? 열린사회 이념은 포퍼의 철학인 비판적 합리주의 사상에서 도출된다. 비판적 합리주의라는 말은 포퍼가 창안한 개념이다. 그래서 칼 포퍼의 이름 앞에는 ‘합리적 비판주의’ 철학자라는 말이 수식어처럼 붙는다.
열린사회의 이념을 알아보기 전에 포퍼의 사상인 비판적 합리주의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이것은 이성을 중시하는 합리주의의 전통을 따르되 이성을 절대적으로 간주하기보다 ‘인간의 이성은 원래 오류를 범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성이 완전하지 않다면 우리는 우리의 앎에 대해 절대적으로 확실한 근거를 갖는다고 주장할 수 없다. 우리는 합리적 논증을 통해 비판적으로 따져 나가면서 진리에 점차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확실하고 절대적인 앎을 주장하는 것은 독단이다.
그렇다면 ‘열린사회’란 어떤 곳일까? 책 서문 앞에 적힌 다음과 같은 문구는 그 개념을 짐작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우리는 금수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인간으로 남고자 한다면, 오직 하나의 길, 열린사회로의 길이 있을 뿐이다.’ 나치의 광풍을 목도한 포퍼가 집필을 시작하면서 외친 내면의 목소리가 아닐까. 전체주의 사회는 인간을 금수처럼 취급하는 사회이며, 우리가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전체주의를 물리치고 열린사회를 열어야 한다는 외침. 달리 말하면 인간다운 사회에 대한 열망이다.
열린사회는 비판을 수용하는 사회이며, 비판을 불허하는 절대적 진리란 용인되지 않는다. 열린사회는 또한 인간의 존엄성을 추구하는 사회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보장이 무엇보다 우선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열린사회는 개인주의에 기초한 사회다. 이기주의 사회가 아니라 타인의 자유도 존중하는 이타적 개인주의 사회다. 사회를 전체의 유기체로 간주하는 전체주의와 대립되는 사회인 것이다.
개인 모두의 자유가 보장되려면 강자의 무제한 자유가 허용돼서는 안 된다. 여기서 자유의 제한과 국가 보호주의가 불가피하게 요청된다. 자유는 국가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 한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포퍼의 ‘열린사회’ 개념은 우리 헌법 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를 떠올리게 한다.
포퍼는 나아가 약자에 대한 국가 보호주의를 경제적 영역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가가 국민을 물리적 폭력으로부터 보호한다 할지라도, 경제적 힘의 오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국가는 국민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포퍼가 주장한 경제적 영역에서의 국가 보호주의는 우리 헌법 119조 ②항에 규정된 ‘국가의 경제민주화 이행 의무’와 일맥상통한다. 오늘날 경제적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란 어불성설 아닌가. 국가가 국민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강자의 횡포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포퍼의 주장은 선구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우리 사회는 과연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졌는가? 대선 때마다 여야 후보들이 경제민주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아직 경제민주화가 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곧 대한민국은 열린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포퍼의 말처럼 우리가 금수가 아닌 인간으로 살고자 한다면 열린사회를 향한,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_ 조송현 (인저리타임)

2. 오늘 우리사회의 ‘그 적들’은 누구인가
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은 두 권짜리인데, 1권은 플라톤의 철학을, 제2권은 헤겔과 마르크스 철학을 비판하고 있다. 칼 포퍼가 이 책에서 생각하는 열린사회의 적들은 바로 플라톤과 헤겔, 그리고 마르크스를 가르킨다.
아니, 플라톤 헤겔 마르크스처럼 위대한 철학자들을 열린사회의 적들로 비판하다니, 무슨 이유에서일까? 그것은 이들이 전체주의를 정당화하는 철학을 제공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포퍼는 이들이 위대한 사상가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는 서문에서 자신의 의도가 그들을 헐뜯고자 함이 아니라며 이해를 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비판하는 것은 ‘우리의 문명이 살아남으려면 위대한 인물에 대한 맹종하는 습관을 타파해야 한다는 확신 때문’이라고 말한다.
플라톤의 혐의는 바로 전체주의의 주창자. 포퍼는 플라톤의 정치철학, 즉 철인정치론은 전체주의와 독재자를 옹호하는 철학이라고 규정한다. 히틀러의 나치가 플라톤의 철학을 뒷배로 여겼다는 사실은 의심할 바 없다.
특히 플라톤의 철학은 유토피아주의를 반영하고 있는데, 그의 이상국가론이 대표적이다. 유토피아주의는 이상국가에 대한 완벽한 청사진을 설계한 후 이 설계도에 따라 사회 전체를 변혁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유토피아주의의 기본적인 특성은 비타협적인 급진주의다. 이것은 사회악을 뿌리 채 뽑아 버려야 된다는 확신이다. 유토피아주의자들은 이상을 실현한다는 미명 하에 폭력을 긍정하게 되고 급기야는 폭력을 찬양하게 된다. 나치가 유대인 학살을 태연하게 자행한 것은 이 같은 유토피아주의 주문에 걸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 전체주의와 유토피아주의를 지탱하는 철학은 역사주의다. 역사주의를 거칠게 정의하면, 세상의 모든 사실과 현상은 물론 그 가치와 진리도 역사의 법칙에 따라 결정된다는 입장이다. 칼 포퍼는 이 같은 역사의 법칙은 반증가능하지 않은 까닭에 참된 과학적 법칙일 수 없다며 비판했다. 역사란 현재 살아 있는 인간들의 자유로운 행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아직 결정되지 않은 미래를 예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포퍼의 입장이다.
플라톤은 역사가 진행될수록 필연적으로 타락하는 것이며, 종국에는 일인 독재정치인 참주제라는 자멸적인 형태가 될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이상국가로 표현되는 국가에서 타락의 진행을 멈출 실마리를 찾는다. 즉 국민은 계급으로 분리되어야 하며, 지배계급은 피지배계급을 ‘사육’하는 수준으로까지 통치해야 하고, 지배계급인 수호자 계급에는 철저한 공산주의를 도입함으로써 국가를 보전하고 타락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칼 포퍼는 이 같은 플라톤의 정치철학을 당연히 전체주의로 규정했고, 플라톤을 고대 세계의 역사주의 대변자라며 비판했던 것이다.
헤겔과 마르크스의 혐의 역시 역사주의 철학이다. 포퍼는 헤겔과 마르크스를 근대 세계의 대표적인 두 역사주의자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잘 알듯이 헤겔과 마르크스는 ‘인간의 역사란 역사의 법칙에 의해 진행된다’고 주장했지 않은가.
역사주의자들이 어째서 ‘열린사회’의 적이 되는 것일까? 역사주의는 존재하지도 않는 어떤 필연적 법칙이나 운명의 틀을 인간에게 뒤집어씌움으로써 인간의 자유와 이성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열린사회’가 추구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이성에 대한 반역을 의미한다.
열린사회와 대척점에 있는 전체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은 민족이나 국가와 같은 전체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정부나 지도자의 권위를 절대화하는 정치사상 및 정치 체제’이다. 대통령이 ‘비상시국’을 입에 달고 다니며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청와대와 고위층에 대한 국민의 합리적인 의혹 제기를 원천봉쇄하는 박근혜 정부야말로 전체주의와 많이 닮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니 이들을 열린사회의 적들이라고 할 수밖에. _ 조송현 (인저리타임)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