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이방인
알베르 카뮈, 까뮈 / 민음사 / 2011.3.25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6권. 20세기의 지성이자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알베르 카뮈(까뮈)의 대표작. 억압적인 관습과 부조리를 고발하며 신화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1942년 ‘이방인’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카뮈는 젊은 무명작가에 불과했다. 낯선 인물과 독창적인 형식으로 현대 프랑스 문단에 이방인처럼 나타난 이 소설은 출간 이후 한순간도 프랑스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빠진 적이 없는 걸작이 되었다.
두 차례에 걸친 세계 대전을 겪으며 정신적인 공허를 경험한 당대 독자들에게 카뮈는, 영웅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서 진실을 위해서는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뫼르소라는 인물을 통해 관습과 규칙에서 벗어난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한다. 현실에서 소외되어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이 죽음을 앞두고 비로소 마주하는 실존의 체험을 강렬하게 그린 작품이다. 김화영 교수가 원문에 가장 가까우면서도 친근한 언어로 번역하였다.
– 20세기의 지성이자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알베르 카뮈. 현실에서 소외되어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초상을 그리다
낯선 인물과 독창적인 형식으로 현대 프랑스 문단에 ‘이방인’처럼 나타난 소설. 젊은 무명 작가였던 알베르 카뮈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이 작품은 현실에서 소외되어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이 죽음을 앞두고 비로소 마주하는 실존의 체험을 강렬하게 그린다. 카뮈는 ‘영웅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서 진실을 위해서는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뫼르소라는 인물을 통해 기존의 관습과 규칙에서 벗어난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한다.
알제에서 선박 중개인 사무실 직원으로 일하는 뫼르소. 그는 교육을 받았지만 신분 상승 욕구나 야심이 없고 생활의 변화를 원하지 않는, 이상할 정도로 주위에 무관심한 청년이다.

그런 그는 우발적 살인을 저지른 후 세상에서 ‘이방인’이 되어 버리는데, 변호사와 재판관, 사제 등 그를 도우려는 누구도 뫼르소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그 또한 주위 세계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카뮈는 이처럼 자신을 둘러싼 것들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뫼르소의 삶, 죽음에 이르러서야 신앙과 구원의 유혹을 떨치고 자기 자신과 세계를 똑바로 마주하게 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억압적인 관습과 부조리 속에 살아가는 고독한 현대인의 초상을 그린다.
○ 목차
이방인
1부
2부
『이방인』에 대한 편지 – 알베르 카뮈
미국판 서문 – 알베르 카뮈
『이방인』을 다시 읽는다 – 로제키요
작품해설 – 김화영
작가연보
○ 저자소개 : 알베르 까뮈 (Albert Camus)

1913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몽드비에서 출생하였다. 알사스 출신의 농업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고, 청각 장애인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가난 속에서 자란 카뮈는 초등학교 시절 L. 제르맹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났다. “나는 자유를 빈곤 속에서 배웠다.”라고 하기도 했는데, 알제리에서 보낸 유년기는 그가 작가적 양분을 공급받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여겨진다.
1923년 프랑스 중등학교 리세에 입학했고, 이후 알제리 대학에 입학했으나 1930년 폐결핵으로 자퇴를 했다. 결핵 발병으로 누구보다 좋아했던 축구를 포기한다. 어렵게 대학에 진학해 고학으로 다니던 알제대학교 철학과에서 평생의 스승이 된 장 그르니에를 만나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 1932년, 장 그르니에가 주도한 조그만 월간 문예지 [쉬드Sud]를 통해 처음으로 첫 에세이 「새로운 베를렌Un Nouveau Verlaine」을 발표했다.
대학시절에는 연극에 흥미를 가져 직접 배우로서 출연한 적도 있었다. 결핵으로 교수가 될 것을 단념하고 졸업한 뒤에는 진보적 신문에서 신문기자로 일했다. 한때 공산당에 가입했던 그는 비판적인 르포와 논설로 정치적인 추방을 당하기도 했고, 프랑스 사상계와 문학계를 대표했던 말로, 지드, 사르트르, 샤르 등과 교류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몰입했다. 초기의 작품 『표리(表裏)』(1937), 『결혼』(1938)은 아름다운 산문으로, 그의 시인적 자질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1942년 7월, 문제작 『이방인(異邦人) L’ tranger』을 발표하면서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저항운동에 참가하여 레지스탕스 조직의 기관지였다가 후에 일간지가 된 「콩바」의 편집장으로서, 모든 정치 활동은 확고한 도덕적 기반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에 바탕을 둔 좌파적 입장을 견지했다. 또 집단적 폭력의 공포와 악성, 부조리함을 알레고리를 통해 형상화한 소설 『페스트』로 문학계의 대반향을 일으켰고 1951년에는 마르크시즘과 니힐리즘에 반대하며 제3의 부정정신을 옹호하는 평론 『반항적 인간』을 발표하여 사르트르와 격렬한 논쟁을 벌이다가 10년 가까운 우정에 금이 가기도 했다. 하지만, 1956년 『전락』을 발표하면서 사르트르에게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26세가 되던 때부터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방인』을 집필하기 시작하여 만 29세이던 1942년 이 소설을 발표한다. 『이방인』 『시지프의 신화』를 발표하며 문학가를 넘어 사상가로도 인정받기 시작했고, 실존주의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오해]와 [칼리굴라]라는 희곡을 쓰며 희곡 작가로도 활동했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57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카뮈는 생전 인터뷰에서 “자동차 사고로 죽는 것보다 더 부조리한 죽음은 상상할 수 없다.”라고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1960년 1월 4일 자동차 사고로 생을 마감한다.
실존주의 문학의 정수라 평가받는 『이방인』에는 살인 동기를 ‘태양이 뜨거워서’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는 이가 등장한다. 그는 삶과 현실에서 소외된 철저한 이방인으로, 죽음이라는 한계 상황 앞에서 인간의 노력이란 것이 얼마나 부질없으며 한편으로는 그 죽음을 향해 맹렬히 나아가는 인간존재가 얼마나 위대한지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부조리에 대한 추론을 시작으로 철학적 자살, 부조리한 인간, 철학과 소설, 키릴로프 등 철학적 에세이를 엮은 『시지프의 신화』는 권위에 도전하였다는 벌로 큰 돌을 산 정상에 올리는 행위를 무한정 반복해야 하는 시지프의 죄를 모티브로 하여 일상생활과 예술작품에서 드러나는 부조리한 측면을 명쾌하게 분석한 철학 에세이다.
1947년 출간된 『페스트』는 그 해의 비평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이 작품에서 페스트는 모든 자유가 제한되는 상황 즉 감옥 속의 인간을 상징한다. 카뮈는 주인공인 의사 리외와 그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모순에 찬 삶 평온한 삶 위에 덮친 모순과 허망, 즉 부조리 속에서 그 상황을 직시하고, 낙관적 기대 없이 묵묵히 그 허망과 맞서서 대결하는 인간상을 그렸다.
이런 다양한 작품들 중에서, 알베르 카뮈가 생전에 가장 아꼈던 책은 『반항하는 인간』이라고 한다. 카뮈의 철학적·윤리적·정치적 성찰을 담은 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반항하는 인간』은 『시지프의 신화』와 함께 카뮈의 대표적인 시론(試論)이다. 1951년 출간 당시 프랑스 지성계를 들끓게 했던 이 책에서 카뮈는, 폭력과 테러를 역사적·철학적·정치적 맥락에서 살피며, 테러와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성찰한다.
이 외에도 『적지와 왕국』, 『행복한 죽음』, 『정의의 사람들ㆍ계엄령』, 『결혼, 여름』, 『태양의 후예』, 『젊은 시절의 글』, 『스웨덴 연설ㆍ문학 비평』, 『최초의 인간』, 『여행일기』, 『단두대에 대한 성찰ㆍ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전락·추방과 왕국』, 『안과 겉』 등의 작품을 썼다.
– 역자 : 김화영 (金華榮)
문학평론가이자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1942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불어불문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프로방스 대학교에서 알베르 카뮈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뛰어난 안목과 유려한 문체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학 작품을 국내에 소개해 왔으며, 고려대학교 불문학과에서 30여 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개성적인 글쓰기와 유려한 번역, 어느 유파에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활동으로 우리 문학계와 지성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했고, 1999년 최고의 불문학 번역가로 선정된 바 있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지중해, 내 푸른 영혼』, 『문학 상상력의 연구 – 알베르 카뮈의 문학세계』, 『프로베르여 안녕』, 『예술의 성』, 『프랑스문학 산책』, 『공간에 관한 노트』, 『바람을 담는 집』, 『소설의 꽃과 뿌리』, 『발자크와 플로베르』, 『행복의 충격』, 『미당 서정주 시선집』, 『예감』,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흔적』, 『알제리 기행』,외 다수가 있으며, 역서로는 『알베르 카뮈 전집(전20권)』,『알베르 카뮈를 찾아서』, 『프랑스 현대시사』, 『섬』, 『청춘시절』, 『프랑스 현대비평의 이해』, 『오늘의 프랑스 철학사상』, 『노란 곱추』, 『침묵』,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팔월의 일요일들』,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짧은 글 긴 침묵』, 『마담 보바리』, 『예찬』, 『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 『최초의 인간』, 『물거울』, 『걷기예찬』, 『뒷모습』, 『내가 사랑했던 개, 율리시즈』, 『이별잦은 시절』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첫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나에게는 그런 얘기가 별로 의미가 없었다. 하루하루의 날들이 얼마나 길면서도 짧을 수 있는지 나는 예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하루하루는 지내기에는 물론 길지만, 하도길게 늘어져서 결국 하루가 다른 하루로 넘쳐 나고 말았다.
P.44
조금 뒤에 마리는 나에게 자기를 사랑하느냐고 물었다. 그런 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이지만,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나는 대답했다. 마리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P.51
나는 사장의 비위를 거스르고 싶지는 않았으나, 나의 생활을 바꿔야 할 하등의 이유도 찾아 낼 수 없었다. 곰곰 생각해 봐도 나는 불행하진 않았다.
P.77
사람들은 내가 말이 적고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난 별로 할 말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말을 안합니다.˝하고 나는 대답했다.
P.91
지내려면 물론 길게 느껴지지만 날들이 어찌나 길게 늘어지는지 하루가 다른 하루로 넘쳐 나서 경계가 없어지고 마는 것이었다. 하루하루는 그리하여 이름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었다
P.95
그때 나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아는 얼굴을 찾아서 말을 걸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마치 같은 세계의 사람들끼리 서로 만난 것이 즐겁기만 한 무슨 클럽에라도 와 있는 것 같다는데 주목했다. 또, 내가 어쩐지 침입자 같고 남아도는 존재인 것 같다는 기묘한 느낌도 들었다.
P.116
간수는 잠자코 있으라고 말하고 조금 있더니 ‘변호사들은 모두 그런다‘고 덧붙였다. 나는, 그것도 또한 나를 사건으로부터 제쳐 놓고 나를 무시해 버리는 것이고, 어떤 의미로는 그가 나 대신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때 나는 벌써 그 법정에서 아득히 멀어져 있는 느낌이었다.
P.128
서로 떨어져 있는 우리의 두 육체 이외에는 이제 아무것도 우리를 서로 이어 주고 서로를 생각나게 하는 것이 없었으니, 어찌 내가 그러한 사정을 알 수 있었겠는가? 게다가 그렇다면 그 순간부터 이미 마리의 추억은 나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을 것이었다. 죽었다면 마리는 더 이상 나에게 관심의 대상이 못 된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내가 죽은 뒤에 사람들이 나를 잊어버린다는 사실도 나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나와 아무 상관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 일은 생각하기 괴로운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P.135
아무도 엄마의 죽음을 슬퍼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또한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 커다란 분노가 나의 고뇌를 씻어 주고 희망을 가시게 해주었다는 듯, 신호들과 별들이 가득한 밤을 앞에 두고,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세계가 그렇게도 나와 닮아서 마침내는 형제 같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내가 덜 외롭게 느껴지도록, 나에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사형집행을 받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 뿐이다.
P.154
엄마는 종종 사람이 결코 전적으로 불행해지는 법은 없다고 말을 하곤 했다. 나는 감옥 안에서, 하늘이 물들고 새로운 날이 내 감방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면, 그 말에 동의하곤 했다. 왜냐하면 실제로 내가 발걸음 소리를 들을 수도 있었을 테고, 그러면 내 가슴이 터져 버렸을 수도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오늘 밤은 제발 개들이 짖지 말았으면 좋으련만. 내 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요.˝
○ 출판사 서평
– 20세기의 지성이자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알베르 카뮈 : 억압적인 관습과 부조리를 고발하며 영원한 신화의 반열에 오른 작품
1942년 『이방인』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카뮈는 알제리에서 태어난 젊은 무명작가에 불과했다. 낯선 인물과 독창적인 형식으로 현대 프랑스 문단에 이방인처럼 나타난 이 소설은 출간 이후 한순간도 프랑스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빠진 적이 없는 걸작이 되었다. 두 차례에 걸친 세계 대전을 겪으며 정신적인 공허를 경험한 당대 독자들에게 카뮈는, “영웅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서 진실을 위해서는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뫼르소라는 인물을 통해 관습과 규칙에서 벗어난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한다. 현실에서 소외되어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이 죽음을 앞두고 비로소 마주하는 실존의 체험을 강렬하게 그린 이 작품은 아직까지도 전 세계 독자들 사이에서 고전 중의 고전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
민음사에서는 불문학 최고의 번역자 김화영 교수가 이십 여년 만에 원문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오늘의 독자들에게 보다 친근한 언어로 “새로 번역하다시피 대폭 수정”한 원고를 ‘세계문학전집’ 266번으로 출간함으로써 『이방인』이 독자들에게 보다 깊은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하였다.
– 전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신화의 반열에 오른 고전
프랑스 파리 갈리마르 출판사의 통계에 따르면 『이방인』은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만 모두 733만여 부가 판매되었으며 연 평균 판매 부수는 19만 부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갈리마르 출판사 설립 이래 백여 년의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에 속한다. 『이방인』은 현재 전 세계에서 무려 백한 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이방인』은 작품 그 자체로 보나 20세기 서사 형식의 역사에 있어서나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는 작품으로 출판 당시부터 하나의 문학적 ‘사건’이었다. 롤랑 바르트는 이 짧은 소설을 “건전지의 발명”과 맞먹는 사건이라고 압축했다. 가에탕 피콩은 “지극히 현대적인 감수성을 완벽에 가까운 고전적인 형식으로 끌어올렸다.”라고 격찬했고 에마뉘엘 무니에는 “뼛속까지 고전적인, 다시 말해서 의도적이고 정돈되고 군더더기 없는 문체를 지향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거의 청교도적인 이 작가는 내면에 분열의 아픔과 어둠을 간직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1945년에 이미 사르트르는 이런 모든 평가를 종합하는 동시에 이 작품의 가치를 꿰뚫어보며 다음과 같은 예언적인 말을 남겼다.
“카뮈의 어둡고도 순수한 작품 속에서 미래의 프랑스 문학의 주된 특징들을 식별해 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어떤 고전적인 문학을 약속한다. 그 문학은 아무런 환상도 주지 않지만 인간성의 위대함에 대한 믿음으로 가득 차 있고, 가혹하지만 불필요한 폭력은 배제하는, 열정적이지만 절제된 문학이다.”
– 삶과 죽음, 부조리한 세상 : 영웅이기를 거부하면서도 진실을 위해서는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순교자 뫼르소
알제에서 선박 중개인 사무실 직원으로 일하는 젊은 청년 뫼르소는 어느 날 마랭고의 양로원에 있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받고 가서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다. 그는 예전 직장 동료였던 마리를 다시 만나 유쾌한 영화를 보고 해수욕을 즐기며 사랑을 나눈다.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뫼르소는 한 아파트에 사는 이웃 레몽과 친해진다. 레몽은 변심한 애인을 괴롭히려는 계획을 세우고, 뫼르소는 레몽의 뜻에 이끌려 이 계획에 동참한다. 며칠 후 뫼르소는 레몽과 함께 해변으로 놀러 갔다가 그들을 미행하던 아랍인들과 마주친다. 그 아랍인들 중에는 레몽 옛 애인의 오빠가 있다. 싸움이 벌어져 레몽이 다치고 소동이 마무리되지만 뫼르소는 답답함을 느끼며 시원한 샘 가로 간다. 그곳에서 우연히 레몽을 찔렀던 아랍인을 만난 뫼르소는 그가 꺼내는 칼의 강렬한 빛에 자극을 받아 자신도 모르게 품에 있던 권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교육을 받았지만 신분 상승 욕구나 야심이 없고 생활의 변화를 원하지 않는, 이상할 정도로 주위에 ‘무관심한’ 뫼르소는 우발적 살인 이후 세상에서 ‘이방인’이 되어 버린다. 진실을 왜곡해 자신을 도우려는 변호사도, 하느님을 통해 뫼르소를 감화하려는 재판관도, 구원을 위해 그를 찾아온 사제도, 그 누구도 뫼르소를 진정 이해하지 못하고 뫼르소 역시 주위 세계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뫼르소는 자기 자신의 사건에서 소외되고 만다. “어처구니없게만 여겨지는 죽음에 대한 거부, 자기 스스로의 밖으로 쫓겨난 듯 자기 자신에 대해 느끼는 낯섦, 그리고 이 세계의 불투명한 어둠, 부조리는 송두리째 여기에 담겨” 있는 것이다.
이렇게 타인에 의해 내려진 사형 선고를 받으며 뫼르소는 마지막 유혹, 신앙과 구원의 유혹을 떨치고 자신의 죽음과 정면으로 대면하게 된다.
– 한국 최고의 불문학 번역가,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의 전면 개정판
프랑스 내에서도 최고의 고전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방인』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은 한국전쟁이 휴전으로 끝난 1953년이었으며 정가는 700환이었다. 당시 전후의 물질적 정신적 폐허 속에서 ‘실존주의’ 철학과 함께 상륙한 이 짤막한 소설은 한국 독자들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근원적 질문 앞에 세웠다.
1999년 우리나라 최고의 불문학 번역가로 선정된 김화영 교수는 작품 해설을 통해 “열다섯 살 때 영문 모르고 처음 읽”은 이 소설이 “줄곧 운명처럼 나의 삶을 동반해” 왔다고 밝혔다. 이십여 년 전 처음 번역했던 『이방인』을 이번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수록하며 김화영 교수는 작품을 “새로 번역하다시피 대폭 수정”했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구별한 “엄마”와 “어머니”의 표현을 원문에 따라 예외 없이 일치시켜 화자의 심정을 보다 적절히 전달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유간접화법의 어감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으며 “잘못된 번역, 어색한 표현을 바로잡았”다. 또한 “구투가 되어 버린 수사를 오늘날 언어 관습에 맞추”는 동시에 “이방인 특유의 문체”를 고스란히 간직하였다.
수십 년 동안 강단에서 이 소설을 학생들과 함께 다시 읽고 가르쳤으며, 이제 새 번역을 내면서 “마치 처음 대하는 독자가 된 듯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는 김화영 교수의 “새로운 번역”은 오늘날 『이방인』을 처음 읽는 독자들뿐만 아니라 이미 한번 만났던 독자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 추천글
.롤랑 바르트 : 카뮈는 신화가 되었다. 그를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는 이제 별 의미가 없다.
.장 폴 사르트르 : 『이방인』은 엄격한 질서를 갖춘 고전 작품으로, 부조리와 관련해서, 그리고 부조리에맞서 쓰인 책이다.
○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The Stranger)

「L’Étranger」. 프랑스의 작가 알베르 카뮈가 1942년에 발표한 소설. 영역명은 「The Stranger」, 「The Outsider」, 「Foreigner」. 프랑스어인 ‘L’Étranger’를 영어로 옮기다 보니 저런 다양한 이름이 나왔다. 실제로 다 존재하는 판본들. 주로 ‘The Stranger’로 알려져 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Aujourd’hui, maman est morte. Ou peut-être hier, je ne sais pas.)”라는 충격적인 문장으로 시작한다. 소설은 안 읽었어도 첫 문장만큼은 아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로 꽤 널리 알려져 있다.
– 내용
프랑스 치하의 북아프리카 알제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던 프랑스인 뫼르소라는 남자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장례 때 어머니의 시신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장례를 치른 직후엔 여자친구인 마리와 노닥거리고 코미디 영화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물론 이 주인공을 단순한 불효 패륜 자식이라고 이해하면 안 될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작품 주제 형상화를 위한 작가의 의도된 설정이다.
다음날엔 이웃집 사람 레몽이 저녁에 초대해서는 자기와 친구가 되자고 한다. 그런데, 이 사람, 불량배다… 그런데 뫼르소는 그냥 신경 안 쓰고 그러자고 한다. 그리곤 레몽이 뫼르소에게 자길 도와달라고 부탁하는데, 도와달라는 일인즉슨 레몽이 자기에게서 돈만 뜯어가고 자기를 성의 없이 대하는 정부(情婦)를 좀 두들겨 패려고 하니 자기 정부를 속일 만한 편지를 써 달라는 것. 뫼르소는 ‘그를 돕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생각해 그를 돕게 되고, 그러다 그 정부의 남자 형제랑 엮였다.
이 ‘남자 형제’가 오빠인지 남동생인지는 프랑스어의 특성상 밝혀지지 않는다. 오빠라는 번역은 엄밀히 말하면 오역. 나이를 설명하는 문맥 없이 ‘그 여자의 brother’라는 말만 던져 놓으면 이게 오빠인지 남동생인지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말의 친족 구분어가 불어나 영어보다 훨씬 세분화된 것. 영어에서는 굳이 따지려면 Older Brother, Younger Sister로 연령을 구별한다.
며칠 후인 일요일에 레몽이 뫼르소와 마리를 해변가로 초대한다. 이 때 뫼르소는 레몽이 사람을 쏠까 봐 레몽의 권총을 대신 가지고 있었는데 레몽에게 보복하러 몰래 뒤따라 온 정부의 남자형제 패거리 중 한 명인 아랍인을 권총으로 사살하게 된다.
그는 처음에는 법정 등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로 끝날 것이라는 결과를 들었고, 국선변호사[3]나 예심판사[4]도 ‘당신의 사건은 별 볼 일 없는 정도로 취급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그 당시의 알제리는 프랑스 식민지였던지라 프랑스인이 알제리인을 죽였다는 것은 어느 정도 감쌀 수 있었으니.
하지만 어이없게도 법정의 주요 화제는 아랍인 살해건이 아니라 뫼르소가 어머니의 장례에 그다지 슬퍼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보였고 놀러 다니기까지 했다는 것이 된다. 이 이야기는 마리가 법정에서 무심코 증언한 것이었는데, 증언하는 도중에 이 증언 때문에 뫼르소가 불리해지는 것을 깨닫고 운다.
또한 뫼르소가 아랍인을 살해한 이유를 설명해야 했을 때, 그 스스로가 상황의 모든 맥락을 생략하고는 ‘햇빛이 눈부셔서 그랬다’라는 말만 하는 바람에 배심원들이 뫼르소를 별 것 아닌 일로 사람을 죽이는 사이코로 오해한 것도 재판이 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데에 큰 영향을 끼쳤다. 무난하게 풀려나거나 가벼운 형벌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그는 어머니의 장례 건과 불충분한 자기 변호로 인해 계획 살해범과 무자비한 인간으로 부풀려지며 사형 선고를 받았다.
종국에는 신부가 찾아와 그에게 죄를 털어놓을 것을 권하지만, 그는 신부의 허위적인 면을 꾸짖고 자신의 죽음이야말로 진실되고, 그것이 자신의 삶을 증명한다며 거부한다. 자신이 가장 바라는 것은 처형되는 날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증오를 퍼붓는 것이라는 걸 이야기하는 거로 막을 내렸다.
– 해설과 이해
삶의 부조리란 개인의 욕구와 사회의 현실에서 오는 것이며, 이 부조리의 인식이야말로 참된 인간의 기본조건이라고 카뮈는 역설하고 있다. 뫼르소는 여러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고, 어머니의 죽음이나 애인과의 사랑에서도 별다른 의식을 못하고, 죽기 직전에서야 의식이 깨어나고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 이 작품의 아이러니이자, 백미, 그리고 비극적인 면모다. 마지막 장면을 통해, 뫼르소는 인간의 기본적 깨달음을 성취한다.
민음사의 뒤 표지에는 ‘진실을 위해서는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순교자 뫼르소’라고 명시했다. 진실을 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은 뫼르소의 성격에서 우러나는 것인데, 예컨대 뫼르소는 아랍인을 쏜 게 뜨거운 태양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뫼르소의 변호사는 뫼르소의 감형을 위해 최대한 말이 되게끔 맞출 것을 제안했으나 뫼르소는 “아뇨,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라며 거짓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뫼르소는 작중의 어떤 사건이나 서술에서도 거짓을 거부하는 정의를 따르고, 작중 모든 일반인의 시점에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그 특유의 고집 아닌 고집을 부리기에 결국 사형을 언도받게 된다.
뫼르소는 세상 일에 별 관심도 없다. 예를 들어, 직장 상사가 새로 생기는 파리 지점에 보내 준다고 하니깐 기뻐하기는커녕 그냥 거절한다… 딱히 갈 이유가 없어서. 심지어 어머니의 죽음마저도 대수롭잖게 여긴다. 이러한 뫼르소의 무감수성은 현대인의 모습을 잘 반영한 실존주의 문학의 면모라고 볼 수 있겠다.
사실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에 유학생이고 문학수업을 이 작품으로 나간다면… 건투를 빈다.아… 안돼 어느 작품이 안 그렇겠냐마는 문학을 전공한 사람들도 카뮈의 작품이나 철학을 해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고백한다. 작품 내에 수많은 상징적 장치가 있고, 부조리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통찰이 깔려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윤리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를 그대로 읽으면 주인공은 그저 ‘부모의 죽음에 슬퍼하지도 않고, 살인을 저지르고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낄 줄 모르는 소시오패스’ 이상이나 이하으로 보일 수도 있다. 사실 작품성은 차치하고서라도, 이 작품의 철학적 사고관을 독자가 이해한다 한들 작중 인물이 누구나 공감하기는 어려운, 범상치 않은(…) 느낌을 주는 건 맞다. 그러나 삶의 살과 열기 속에서 뿌리 박힌 실존의식을 감각의 가능성 및 그것에 대한 소화, 반응에 대응하는 작중의 자아의 부유하는 정체성에 감정이입을 해보면 작품의 의미를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다.
하여간 이러한 카뮈의 철학을 더 쉽게 대해서 이해하려면 여러 전문가의 서평을 참고하여 책을 해석하는 것도 좋다. 이방인을 이해하기에 가장 적합한 책은 저자의 철학 에세이인 「시지프 신화」이며 이 두 권을 같이 읽는 것이 「이방인」을 이해하기에도, 카뮈 철학을 알기에도 좋다.
– 영향
이 장편 하나로 카뮈는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한 사람이 되었으며, 20대라는 나이에서부터 노벨 문학상 후보에 거론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1957년, 44살이라는 무지 젊은 나이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또한 이 작품은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서 판매량도 엄청나다. 현재까지 100가지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전세계 판매량이 수천만 부에 달한다. 프랑스 내에서 700만부, 일본에서 40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주인공의 이름 ‘뫼르소’가 ‘살인(meurtre)’과 ‘태양(soleil)’을 의미하는 단어의 앞부분을 따 조합되었다.
또 번역본으로는 잘 알 수 없지만, 이 소설은 문어체(단순 과거)가 아니라 구어체(복합 과거)로 쓰여진 소설이다. 그래서 그 당시 이와 같은 표현 자체만으로도 큰 충격이었다고 한다. 프랑스어에서는 현재와 관련 없는 과거를 표현할 때에는 단순 과거를, 현재와 관련 있는 과거를 표현할 때에는 복합 과거를 사용한다. 회화에서는 단순 과거를 사용하지 않고 복합 과거만 사용한다. 결국 거칠게 말하자면 단순 과거는 문어체, 복합 과거는 회화체에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 해서 일반적인 소설은 현재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단순 과거를 사용하며, 이것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용법이다.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소설에서 복합 과거를 사용했다는 것은 소설의 내용이 현실과 관련이 있다는 의미가 된다. 카뮈 역시 다른 소설인 『페스트』에서는 문어체를 사용했다.
에드워드 사이드가 대차게 깐 소설이기도 하다. 이유는 인종차별적 내용. 진짜로 인종차별적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중이다.
당연하지만 알제리에서는 무시당한다. 알제리인이 같잖게 나오는 점도 있지만 카뮈가 알제리 전쟁 당시 알제리인에게 탄압을 하지 말고 자치권을 주자고 주장했지만 결국 알제리 독립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람에 당하는 취급을 생각하면 이럴 만하다.
더 큐어의 데뷔 싱글 ‘Killing an Arab’은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제목 때문에 욕을 꽤 얻어먹었다. 결국 ‘Kissing a Arab’이라는 제목으로 개사되었고 첫 앨범에는 실리지 못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