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젊은 여성을 위한 인생론
펄 S. 벅 / 범우사 / 2004.03
‘젊은 여성을 위한 인생론’이란 제목에서 드러나듯 ‘젊은 여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오히려 ‘남녀에 대하여’란 제목이 더 잘 어울린다. 과연 누구를 위한 인생론인가란 물음에 있어서 남자보다는 여자를 위한 글이 더 많았지만 남녀관계의 사회적 의미와 여성이 행복해야 남성도 행복하다는 점을 일깨우기에 남녀관계의 조화를 강조한 책으로 간주하고 싶다.

– 목차
머리말
불화
일부일부제도
여자는 천사인가
남자와 여자의 접촉
여성과 자유
중국과 미국의 가정
남자란
여자란
연보
– 출판사 서평
인생론이란 삶의 철학을 제시하는 글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어떤 인생이 행복한 인생인가 등을 밝히는 글이다. 노인이 젊은이들에게 건네주는 삶의 나침반이 인생론이라고 여기기 쉽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젊은 나이에 인생론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특정 연령층을 목표로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기 어렵다. 얼굴의 주름이 늘어날수록 삶의 길이 뚜렷해지고 깔끔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기에 길에서 방향을 틀어야 하는 순간을 맞이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정독해야 할 책이 바로 인생론이 아닐까 싶다. 국가와 인종과 연령에 따른 맞춤 인생론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불확실한 미래와 방향모색이라는 공통점이 이런 차이들을 초월한다.
저자는 100편이 넘는 문학작품을 남겼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미국 여성작가 펄벅(Pearl S. Buck,1892-1973)이다. 「새진주賽珍珠」라는 중국이름과 더불어 오랜 중국생활로 인해 「파란눈의 동양인」이라 불리던 그녀는 아동복지와 인종차별반대 같은 사회사업을 추진한 여권운동가이기도 하다. 60여년 전 2차세계대전과 파시즘의 위협이란 정황 속에서 쓰여진 인생론이 여전히 유효한지 그 시효성을 질문할 수 있다. 비록 이미 오류로 판명된 내용도 눈에 띄고 번역상의 문제점도 많지만 적어도 다음과 같은 주장들로 인해 여전히 일독의 가치를 지닌다는 결론을 내렸다.
먼저 남녀간의 성차가 국가나 인종의 차이보다 더 근본적이라는 주장이다. 여자의 자유와 평등이 없다면 남자의 자유와 평등은 무의미하고, 여자가 행복하지 않다면 남자도 참된 행복을 기대할 수 없다. 또한 남녀관계가 국민성을 알아보는 척도이며 남녀관계의 질적 수준이 사회의 건강지수를 재는 온도계란 관점을 피력한다. 오늘날 높은 이혼율과 상당수의 독신남녀들을 생각해보면 의미심장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여성들이 자발적 노예가 되어 무책임하고 안이한 생활을 누리려 한다고 비판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결혼을 일종의 도피수단으로 삼아 남성에 의지해 살아가려는 여성의 허약함이나 교활함을 비판한다. 여자의 불행은 바로 가정으로 도망칠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가부장적 질서하에서 억압받은 한국여성들이 뒤늦게나마 쟁취한 정치적 권리가 남녀평등이지만 여전히 남아선호사상과 결혼이란 울타리에 안주하는 성향이 도사리고 있다. 자기 자신이 성장을 계속하고 보다 완전한 인간이 되어간다는 자각이 없으면 보다 좋은 아내나 어머니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물론 여성들도 차이가 있다. 저자는 미국 여성을 세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첫째 유형은 재능있는 일하는 여성으로 자기의 능력을 될 수 있는 대로 신장시키려고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저자는 자기 직업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여성을 가장 바람직한 유형으로 간주한다. 둘째 유형은 가사와 모친의 임무를 다하는 현모양처로 단순한 행복만을 추구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어머니 신사임당이 여기에 속한다. 셋째 유형은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화약을 가진 여자」들로 대다수 미국여성이 이에 속한다. 이들은 남자와 동등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여러 분야에서 남자보다 열세에 처해있다는 불만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정작 밖에서 일자리를 도모하지 않고 가정으로 퇴각하려 한다.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어떤 유형이 많을까. 일하는 여성인가, 현모양처인가, 아니면 백마왕자를 기다리며 불평하는 백설공주인가.
마지막으로 남자도 양육의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자가 양육의 기회를 저버리는 것은 개인적인 불행이요 동시에 사회적인 불행이라고 말한다. 남성들이 단지 돈 벌어오는 지갑과 신용카드의 역할만을 하고 있는 것은 아이들을 기르고 교육하는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이고 또한 아버지가 맡아야하는 교육과 양육의 부재가 미국사회에서 여자다움의 과잉을 빚어내는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한국의 「기러기 아빠」들이 통감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집을 단순히 고급 아파트나 고급 자동차 같은 자신의 물질적 부를 전시하는 전시장이자 휴식공간으로 삼고 아내의 안일과 아이들 교육을 위해 자신들의 생명을 깎아먹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라는 것이다.

– 저자소개 : 펄 S. 벅
미국에서 태어난 지 수개월 만에 선교사였던 부모를 따라 중국에서 10여 년간 어머니와 왕王 노파의 감화 속에서 자랐다. 그 후 미국으로 건너가 우등으로 대학을 마친 그녀는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 남경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1917년 중국의 농업기술박사인 John L. Buck과 중국에서 결혼하여 정신지체인 딸을 낳았는데, 그 딸에 대한 사랑과 연민은 그녀가 작가가 된 중요한 동기였다.1950년作 [자라지 않는 아이]는 그 딸에 대해 쓴 작품이었다. 그 외에도 중국을 배경으로 한 다수의 작품이 있다. 1931년作 [대지大地]로 1938년 미국의 여류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1964년 ‘출생으로 인해 고통 받는 아동들을 위한 비영리 국제기구’ 펄벅인터내셔널을 창시했고, 국내에서는 부천에 보호자가 없는 혼혈 아동과 일반 아동을 위한 복지시설 ‘소사 희망원’을 건립한 바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