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주관, 상호주관, 객관 : Subjective, Intersubjective, Objective
도널드 데이빗슨 / 느린생각 / 2018.1.17
‘주관, 상호주관, 객관’ (Subjective, Intersubjective, Objective)은 현대분석철학의 가장 위대한 철학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도널드 데이빗슨의 철학적 저술을 담은 그의 세 번째 논문집이다.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의 마음에 관한 지식과, 다른 사람의 마음의 내용에 관한 지식, 그리고 공유된 환경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데이빗슨은 이들 세 종류의 지식 각각의 본성과 지위, 그리고 세 지식 사이의 연결과 차이를 탐구하고, 이를 통해 진리, 인간의 합리성, 그리고 언어, 사고, 세계 사이의 관계를 조명한다.
자기 지식은 철학에서 양날의 검이었다. 그것은 다른 종류의 지식에 비해 상대적 확실성을 가진다는 면에서 다른 지식을 위한 토대가 될 후보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 자기 지식에 기초한 철학은 외부 세계에 대한 총체적 착오의 가능성이라는 회의주의로 우리를 이끄는 원천이기도 하다. 그러나 데이빗슨은 이 책에서 자기 지식의 객관성을 보장함으로써 회의주의를 물리칠 방안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와 결속된 또 하나의 흥미로운 통찰 즉 믿음과 사고의 귀속은 의사소통에 기초한다는 논제가 제시된다. 나아가 데이빗슨은 외부 세계에 관한 지식이 지니는 객관성 역시 ‘마음 앞에 놓인 대상’과 같은 오도된 개념을 끌어들이지 않고서도 보장될 수 있음을 서술한다.
그 객관성은 우리 자신의 믿음 그리고 우리가 해석하는 타인이 지닌 믿음, 그 둘이 세계 안의 한 지점을 공히 지향한다는 경험적 사실에 의해 뒷받침된다. 결국 세 종류의 지식은 전통적으로 생각되어 온 것과는 달리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는 환원 불가능한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데이빗슨의 철학을 논의할 때 자주 인용되는 삼각 측량의 유비, 무게와 피부 그을림의 유비, 그리고 스왐프맨 사고실험 등이 담겨 있으며, 퍼트남의 쌍둥이 지구 사고실험, 버지의 관절염의 예, 크립키가 재서술한 비트겐슈타인의 사적 언어 문제 등 분석철학의 중요한 주제들이 데이빗슨의 철학 안에서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만약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내가 알지 못한다면, 나는 다른 사람들의 사고를 가늠할 능력을 상실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사고를 가늠하는 것은, 내가 그들과 같은 세계에서 살며 그것의 대다수의 특징들에 대한 평가를 포함한 많은 반응을 공유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세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본다고 해서 우리가 우리 자신과의 접촉을 상실할 것이라는 어떠한 위험도 없다. 세 종류의 지식은 삼각대의 형태를 지닌다. 만약 어느 한 다리라도 상실된다면, 어떤 부품도 서 있지 못할 것이다.” (420쪽)
○ 목차

논문의 출처와 일러두기
서문
주관
논문1 일인칭적 특권
논문2 자기 자신의 마음 알기
논문3 주관의 신화
논문4 무엇이 마음에 제공되는가?
논문5 불확정론과 반실재론
논문6 자아 개념의 환원불가능성
상호주관
논문7 합리적인 동물
논문8 두 번째 사람
논문9 사고의 출현
객관
논문10 진리와 지식의 한 가지 정합 이론
논문 나중 생각
논문11 경험적 내용
논문12 인식론과 진리
논문13 외재화된 인식론
논문14 세 종류의 지식
도널드 데이빗슨의 저서와 목차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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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도널드 데이빗슨 (Donald Davidson, 1917~2003)
하버드 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81년 부터 사망년도까지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60년대 이래로 오늘날에 이르기 까지 그의 철학은 언어철학, 심리철학, 인식론, 그리고 인과와 행위에 관한 철학을 아우르는 영어권 분석 철학의 전 분야에 걸쳐 폭넓은 영향을 끼쳐 왔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발표된 지식, 마음, 그리고 언어에 관한 논문들을 모은 데이빗슨의 세 번째 저서인 이 책은 현대 분석철학에 관심을 가진 연구자라면 누구나 필독해야 하는 현대의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 역자 : 김동현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서양철학 전공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안양대학교 교양대학 강의교수와 세종대학교 교양학부 강의교수를 거쳤고, 현재 한국교통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출판사 서평
현대분석철학의 가장 위대한 철학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도널드 데이빗슨의 철학적 저술을 담은 그의 세 번째 논문집이다.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의 마음에 관한 지식과, 다른 사람의 마음의 내용에 관한 지식, 그리고 공유된 환경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데이빗슨은 이들 세 종류의 지식 각각의 본성과 지위, 그리고 세 지식 사이의 연결과 차이를 탐구하고, 이를 통해 진리, 인간의 합리성, 그리고 언어, 사고, 세계 사이의 관계를 조명한다.
○ 상호주관성 (Iitersubjectivity)
1. 주관/객관의 문제에 대한 실증주의와 구조주의의 입장
수세기 동안 인식론의 테마가 되어왔던 주체와 대상, 주관과 객관의 문제가 있다. 철학자들은 주관/객관의 분리가 엄청나게 심각한 위기라도 초래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물론 주관/객관의 확연한 분리를 노골적으로 내세우는 실증주의의 인식론에는 허점이 있다. 실증주의는 사물만이 아니라 인간마저도 조잡한 방식으로 대상화시킴으로써 살아 있는 인간을 그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해부해 죽은 인간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실증주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체의 차원을 아예 팽개쳐버린 구조주의 인식론은 더 큰 잘못이다. 존재하는 것이 자명한 주체를 굳이 포기하는 이유는 뭘까?
2. 주관/객관의 문제에 대한 후설의 입장_생활세계
그보다는 현상학적 해법이 훨씬 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후설은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는 것을 ‘자연적 태도’라고 부르며 주관/객관의 분리 이전에 인간은 세계를 총체적으로 인식할 줄 안다고 말했다. “내가 세계를 인식한다는 것은 곧 내가 세계를 직접적이고 직관적으로 발견하며 경험한다는 뜻이다. 나는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내게 그냥 주어져 있는 시각, 촉각, 청각 등의 신체적 감각을 통해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다”(후설,『순수 현상학과 현상학적 철학의 이념』)
이런 관점에서 후설은 생활세계 (Lebenswelt)의 개념을 발전시켰다. 생활세계 속에서 인간은 인식 과정을 상세히 분석하기 전에 이미 자연스러운 태도로 세계를 인식하고 있다. 여기서 하버마스는 상호주관성의 개념을 도출한다.
3. 주관/객관의 문제에 대한 하버마스의 입장_상호주관성
후설의 제자인 하이데거는 현존재라는 개념을 만들어 인간이 세계 속에 존재하면서 동시에 세계를 대상화하는 이중적존재 방식을 취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하버마스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주체의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하이데거 자신은 부정한다 하더라도 그의 방법은 주체의 위치를 세계 외적 위치 (반성적 주체, 초월적 자아)와 세계 내적 위치 (전반성적 주체, 경험적 자아)로 분열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분열된 두 주체를 억지로 매개하려 한다면 또다시 실증주의의 함정에 빠지게 될 뿐이다.
하버마스는 주체의 분열을 애초에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상식적으로 보면 주체는 분열되어 있지 않다. 생활세계 속에서 사람들이 의견을 나누고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은 곧 주체와 대상이 자연스럽게 통합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거꾸로 말하면 주체와 대상이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호주관성이다. 주체는 이미 언어를 통해 상호작용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므로 주관과 객관을 논하기 전에 이미 상호주관적이다.
물론 생활세계에 상호주관성이 작용한다고 해서 개인들 간의 의사소통이 언제나 만족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버마스는 구조주의자들처럼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믿는 것은 잘못이라고 본다. 사회가 존속한다는 사실은 적어도 의사소통이 부분적으로는 기능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문제는 이 의사소통의 통로를 최대한 넓혀 상호주관성이 완벽하게 작용하도록 하는 데 있다.
하버마스는 현대 사회의 의사소통이 체계적으로 왜곡되어 있다고 말한다. “사적 영역은 경제제도에 의해 침해당하고 공적 영역은 행정제도에 의해 침해당한다”(『소통행위 이론』). 사적 의사소통은 자본 축적의 논리에 의해, 공적 의사소통은 관료제에 의해 왜곡되어 있다. 그 결과 생활 세계가 식민지화된다. 그러므로 하버마스의 해법은 생활세계를 자본과 관료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시켜 상호주관성에 의한 투명한 의사소통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다. _ 남경태 『개념어 사전』 (p.210~212 요약)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