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주체의 해석학 : 1981~1982,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의 강의
미셸 푸코 / 동문선 / 2007.3.10

– 미셸 푸코가 1981-1982년 학기에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행한 강연을 정리한 <주체의 해석학>
강연한 것을 녹취해 2001년에 출간한 텍스트이다. 푸코는 고대의 주체화 방식을 기술하면서 근대의 주체화 방식의 불안정성을 드러내고, 고대를 재독서하며 우리로 하여금 근대 주체의 정체성에 대해 자문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우리가 우리 자신과 관계 맺는 방식의 역사성을 보여주면서, 연구 전반을 통해 우리를 우리 자신의 이방인으로 만들어 버리려고 한다. 또한 고대로의 이동을 통해 정치적인 문제를 다시 명확히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 목차
역자 서문
일러두기
강의 1981 – 1982년
강의 개요
강의 상황
개념 색인
색 인

○ 저자소개 : 미셸 푸코 (Michel Paul Foucault)
기존 사회이론의 문제제기와는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기한 프랑스의 사회학자. 프랑스 쁘와띠에에서 태어났다. 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 심리학, 정신병리학 등을 공부했으며, 니체, 하이데거, 바따이유, 바슐라르, 깡길렘, 알튀세르 등의 영향을 받았다. 파리대학 반센 분교 철학교수를 거쳐 1970년 이래 꼴레주 드 프랑스 교수를 지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정신의학에 흥미를 가지고 그 이론과 임상(臨床)을 연구하는 한편, 정신의학의 역사를 연구, 『광기(狂氣)와 비이성(非理性)―고전시대에서의 광기의 역사』(1961)와 『임상의학의 탄생』(1963) 등을 저작하였다. 그 과정에서 각 시대의 앎[知]의 기저에는 무의식적 문화의 체계가 있다는 사상에 도달하였다.
그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구조주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 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사회 구조나 언어 구조 등의 ‘구조’가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구조란 ‘짜여진 어떤 틀’을 말하는 것으로, 인간의 자아나 관념 역시 이 틀 안에서 탄생하고 전개, 소멸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의 모든 논의의 중심에는 인간의 신체가 있었다. 그는 신체야말로 권력의 시발점임과 동시에 저항의 시발점이라고 말한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저서인 『광기의 역사』는 근대 서구사회에 있어서 나병의 쇠퇴와 나병의 폐쇄에 따른 광인을 감금하는 장소가 개설된 사실에서 이론적 비판을 전개한 논문이다. ‘광기’의 개념이 형성되고 유포된 과정을 고고학적 방법으로 추적하여, 이성주의의 ‘차별과 배제의 논리’를 역으로 드러낸다. 어째서 이성은 비이성을 질병으로 치부했을까? 어째서 감금하고 억압하고 마침내 침묵 속에 가두었을까? 이성의 독단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타자/외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켰다.
『감시와 처벌 : 감옥의 역사』에서 푸코는 정신병원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인간적 장치가 아니라 이성중심적 사회가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가치기준으로 광인을 추방하고 감금해온 장소로서 인간에 대한 권력의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억압적 수단의 필연적 산물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감옥은 범죄자들의 단순한 수용소가 아니라 권력의 사회통제를 위한 전략의 소산이며 그 범죄자들은 경제적, 정신적으로 유용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존속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기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언어와 사물』(1966)과 『앎[知]의 고고학(考古學)』(1969)에서 무의식적인 심적 구조(心的構造)와 사회구조, 그리고 언어구조가 일체를 결정하며, 주체로서의 인간이라든가, 자아라고 하는 관념은 허망이라고 하는 반인간주의적(反人間主義的) 사상을 전개하였는데, 이것이 구조주의 유행의 계기가 되었다.
정상적인 자기가 어떤 지식의 배치를 통하여 마련되는지에 대한 분석을 푸코의 초기라고 본다면, 중기에는 니체의 권력, 힘 개념을 재해석하면서 근대 사회에 작용하는 미시권력의 다양한 장치와 테크놀로지를 추적한다. 주로 포스트 구조주의자들을 연구하고 많은 논문을 써온 양운덕 선생은 근대인이 어떻게 태어나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푸코는 권력이야기를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에 대한 답으로 푸코는 규율 지키기와 몸 길들이기를 통해서 근대를 살아가는 ‘주체’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즉 권력이 근대 주체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푸코는 개인의 몸에 작용하는 일정한 관계망 속에서 권력의 작용을 살필 수 있다고 말한다. 푸코에게 있어 권력은 작용할 대상을 일정하게 형성하고 그 대상이 스스로 권력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한다. 즉 권력은 억압하고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생산적, 긍정적인 힘인 것이다.
『성의 역사』는 ‘성’과 그것을 행하는 ‘인간’ 그리고 그것들을 조직하는 권력(혹은 담론 – 힘있는 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저작으로 ‘성정치학’ 논의에 기초가 되는 아주 중요한 저작물이기도 하다. 3부작으로 이뤄진 『성의 역사』에서 푸코는 “성은 억압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성의 역사는 오히려 선동과 증대의 역사다. 억압 대신 선동과 증대가 이뤄지고 거기로부터 수많은 ‘말’ 그리고 ‘권력 망’이 생겨났기 때문에 오히려 성이 ‘억압의 역사’를 가진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 노동력이 이전보다 훨씬 많이 필요하게 되고, 불필요한 노동력을 사용하게 하는 수음을 금지하게 하거나(실제로 그런 캠페인이 있었다), 그것의 사례로 얘기되는 청교도주의나 금욕주의의 전개에 대해 푸코는 우선 의심했으며, 그 이면을 파헤쳤다. 그 결과 일반적인 견해와는 달리 당시에는 ‘성 담론’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고해, 성의학, 정신분석학 등 수많은 지식들이 그것을 이야기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밖에 『광기와 문화』『정신병과 심리학』『비정상인들』『사회를 보호해? 한다』『자기의 테크놀로지』등의 저서가 있다. 또한 푸코를 다루는 저서들도 많이 출간되었다. 푸코는 1984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사망하였다.
– 역자 : 심세광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미셸 푸코에 있어서 역사·담론·문학」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저로 『성과 철학』, 『들뢰즈 사상의 분화』가 있고, 옮긴 책으로 『이성의 역사』, 『주체의 해석학』, 『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공역), 『나, 피에르 리비에르』, 『예술과 다중』, 『미셸 푸코의 휴머니즘』, 『안전, 영토, 인구』(공역)등이 있다.

○ 독자의 평 1
미셸 푸코의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의 강의록은 총 13권으로 알고 있다. 1970년부터 시작된 그의 강의는 1984년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되는데 그 중 내가 읽은 것은 단 3권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 《주체의 해석학》은 1982년에 행해진 강의록을 묶은 것이다. 잘 알다시피 푸코의 역사 연구는 진리, 권력, 자아의 축을 따라 움직인다. 그의 주체는 크게 광기의 주체와 성적 주체로 구분할 수 있고 도덕적 주체의 구성과 주체의 소멸에 대한 논의로 구분할 수도 있다. 어떤 테크닉, 어떤 절차, 어떤 역사적 목표에 입각해 윤리 주체가 자기와의 한정된 관계 속에서 자기 자신을 구축하는지를 아는 것이 관건이다.
일반적으로 푸코의 주체론을 다루려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핵심 텍스트가 둘 있다. 앞서 든 《주체의 해석학》과 세 권의 《성의 역사》가 바로 그런 책이다. 《성의 역사》는 앎의 의지, 쾌락의 활용, 자기 배려라는 부제를 단 세 권의 연작물인데, 여기서 푸코는 성과 주체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마르크스주의와 현상학의 틀을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푸코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기에의 배려와 자기개조이다. 도덕적 존재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진리와 권력과 자아가 역사적 맥락 속에 운행되는 방식을 탐구해야만 한다. 그런데 《주체의 해석학》은 성을 토대로 삼아 주체론 혹은 자아론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생뚱맞게도(?) 플라톤의 《알키비아데스》에 근거하여 생존예술로서의 수신의 윤리를 해석하고 있다.
○ 독자의 평 2
푸코는 82년도 강의를 통해 근대 서구주체 형성메커니즘의 분석을 시도하는데, 그는 새로운 자기와의 관계를 그 자체로 분석하기 위해 고대그리스/로마시대를 재독서하면서, ‘자기인식’개념 안에 예속되어 버린 근대의 주체성에 변화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푸코가 그리는 새로운 주체성은 플라톤의 <알키비아데스>에서 발굴해 낸 ‘자기배려’의 개념 안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자기 배려’를 주체 형성의 유일한 정답으로 내놓기 보다는 주체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증적인 예로 들고 있다. 특히, 그는 주체 형성에서 주체의 발견 혹은 정체성의 문제에만 고립되기 보다는, 세계와의 관계, 타자와의 관계를 맺는 실천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 자기 변형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이 예술작품이 되는 것을 그리고 있다.

○ 독자의 평 3
푸코가 1982년에 강의한 내용을 녹취해 입말로 옮긴 책이기 때문에 마치 실시간으로 강의를 듣는듯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후기 푸코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의 강의’ 시리즈를 계속 번역 출간하고 있는데, 궁금하면서도 어려울까봐 두려워서 섣불리 손을 못 대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푸코 스스로 청중에게 미안해하는 지점) 체계는 부족하지만 실시간 강의로서 흘러가는 논의를 따라가는 독서라 오히려 읽을 만했다. 한 번 완독한 지는 꽤 되었는데 섣불리 서평을 정리하기 두려워서 한 번 더 읽었다. 이제 교수님과 만날 날이 임박했기에 정리하고 있다. 중요한 부분 워드 작업을 병행하느라 품이 많이 들었다.
1. 육하원칙
푸코는(누가) 서구 역사에서 ‘주체’화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계보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왜) 죽기 직전인 자신의 후기인 1982년 1-3월에(언제) 콜레주드프랑스(어디서)에서 많은 청중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무엇을). 제목에 ‘해석학’이 붙은 이유는 어려서부터 도서관 성애자였던 푸코가 고대 문헌들을 파헤치며 플라톤-헬레니즘 로마(스토아, 에피쿠로스, 견유학파 등)-중세 기독교- 근대(데카르트 이후)를 관통하며 ‘주체’화하는 수련법이 어떻게 변형되었는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어떻게).
2. 자기+배려+주체+진실
앞으로 공부하고 싶다고 교수님께 말씀드린 부분은 다음과 같다. 푸코의 ‘자기 배려’와 ‘자기 통치, 타자 통치’, ‘삶을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실존의 미학’, 이에 따른 ‘파레시아스테스’이다. 자기 배려하는 주체는 정치+윤리학적으로 어떻게 말하며 실천하는지 푸코를 읽으면서 공부하고 싶었다. 일단 그는 이 강의에서 주체가 자기에게서 진실을 발견할 때 어떻게 ‘인식’하거나 ‘배려(시선, 명상, 수련)’하는지에 중점을 두고 논의를 펼친다. 삶을 예술작품으로 만들어가는 실존의 미학을 설명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푸코는 역사적 문헌에서 옛 사람들의 자기 배려 수련법을 열거하고 있다. 이 책에서 파악해야 하는 핵심 개념은 자기, 배려, 주체, 진실의 의미이다.
3. 자기 배려(하는 수련법)의 역사적 계보학
푸코가 이 강의에서 주로 참조점으로 삼고 있는 문헌은 플라톤의 “알키비아데스”와 세네카의 “루킬리우스에게 보내는 서신”, 그리고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다. 그 외에도 방대하고 다채로운 문헌들을 다루고 있다.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시기에는 자기가 주체의 진실을 발견하도록 하기 위해 (현실이 아니라 다른 곳에 존재하는) 이미 있고 알고 있던 영혼의 진리를 기억하고 상기하는 방식으로서 재’인식’하도록 요구했다. 목적은 타인을 잘 통치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자기 인식해야 하는 사람은 정치를 앞둔 젊은이였다. 이 자기 인식은 자신이 제대로 교육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에 대해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데서 시작한다.
헬레니즘 로마 시대에는 ‘자기 배려’의 목적과 방식 등이 플라톤의 제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변형된다. 자기 배려는 모든 사람이(물론 현실적으로 여가를 누릴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수련할 수 있었다는 한계는 있다) 생애 전반에 걸쳐 수행해야할 일이 되었다. 자기 배려는 자기에게 시선을 돌려 응시하면서 자기 존재의 진실을 찾아 자기 통치하기(더 이상 타자 통치가 아님)를 목적으로 한다. 이때 신체적 활동에 대한 기술도 중시한다.
중세 기독교로 넘어오면서(가톨릭, 수도원 문화) ‘자기 포기’를 통한 구원이 중요해진다. 이를 위해 매우 체계화된 규칙들을 고안하는데, 고백(고해성사)이나 금욕적인 수련법들(금식 등)을 만든다. 그리고 근대에는 데카르트 이후 객관적으로 자기를 인식하기 위한 ‘방법’을 시도한다.
4. 그리스/헬레니즘 로마 시대 수련법(특히 스토아주의자)
이 책을 읽는 동안 현대인이 ‘자기’라는 개념을 일상적으로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 확인했다. 신자유주의 구조와 문화 때문에 삶을 ‘착취’당하고 있다는 박탈감 때문에 잃어버렸던 자기를 되찾고 싶어서 시도하는 ‘삶의 기술’의 뿌리가 그 옛날 헬레니즘 로마에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푸코는 문헌을 바탕으로 고대인들이 자기 배려를 실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삶의 기술’을 실천하려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초에 좁은 의미에서는 현직 도덕 교사로서 중학생들이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자기 배려를 통해 자기 통치와 타자 통치를 잘 할 수 있는 좋은 삶을 사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넓은 의미에서는 나를 포함한 현대인들이 삶을 예술작품처럼 만들어가기 위해 무엇을 실천할 수 있는지 아는 일이 이 독서의 목적이었다. 그러므로 책을 읽는 동안 헬레니즘 로마 시대 수련법이 현대에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1) 양생술(생리학), 가정관리술(경제학), 연애술: 첫째, 양생술은 신체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현대 신경 생리학을 연상시킨다. 현대인은 몸에 관해 운동, 성형 등/마음에 관해 심리 상담, 명상, 유사종교 수련 등의 노력을 한다. 둘째, 가정관리술은 가장이 살림을 잘 관리하기 위해 실천했던 통치 기술의 일종이다. 현대에는 특히 자본주의적 경제학으로서 재테크가 유행한다. 몸을 움직이는 노동은 줄어드는 추세다. 셋째, 연애술은 결혼 제도 쇠퇴 양상으로 인해 현대적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현대인에게도 연애에 대한 필요는 상존하므로 직접이 아니라 미디어 등을 통한 간접적인 방식으로 필요를 채우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현대인의 노력은 헬레니즘 로마 시대 실천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목적, 방법 등에서 일정 부분 왜곡이나 변형이 있을 수 있다.
(2) 경청, 독서와 글쓰기, 진실을 말하기(스승): 이러한 수련법을 나열하고 있어서 마치 도덕 교과서를 읽는 듯했다. 실제로 나 자신이 삶에서 즐겨 실천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반가웠다. 첫째, 제자는 초심자일 때 침묵과 적극적 경청을 요구 받았다. 플라톤 저작 속 질문하는 등장인물들 모습과는 달리, 초심자인 제자는 배우는 상황에서 논의에 참여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기억 훈련’을 위해 메모 조차 허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제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승에게 몸을 기울여 그의 발언을 격려하며 잘 듣고 있음을 모습으로 나타내거나, 스승의 말이 이해가 잘 되지 않을 때 특정한 제스처를 취하는 일이었다. 둘째, 헬레니즘 로마 시대에서의 ‘여가’란 다소 학문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일단 읽는데, 책을 앞부터 뒤까지 묵독으로 읽는 방식이 아니라 삶에 교훈으로 삼을 만한 문구들을 따서 실제로 위급한 상황이 왔을 때 즉각 꺼내 쓸 수 있도록 몸과 마음에 새기기 위해 읽었다. 그러므로 읽기는 쓰기와 연결되었는데 암송, 옮겨 쓰기, 주변 사람에게 쓰는 편지에 적어 가르쳐주기 등으로 실천했다. 셋째, 진실을 말하는 ‘파레시아’는 이 책에서는 일단 스승만이 할 수 있었던 일로 등장한다. 스승은 제자에게 적절한 때 적절한 방식으로(이에 대해 설득을 위해 화려하게 꾸미는 당대 수사학과 비교함) 솔직히 말해야 했다. 스승이 이렇게 하는 일이 왜 어려웠느냐면 헬레니즘 로마 시대에는 권력자가 ‘고문’으로 스승을 초빙하는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신을 고용한 권력자에게 조언하는 상황에서 솔직히 말하기는 어렵고도 중요했다. 이 과정에서 아첨과 수사학을 피하면서 진실을 솔직히 말하기가 쉽지 않았을 테다.
(3) 위험과 불행을 대비한 장비 구축하기: 그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아타락시아)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에 미래에 나에게 닥칠 수도 있는 불행에 대해 명상해야 한다. 일상적으로는 곧 닥칠 수도 있는 고통에 대해 인내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현대로 치면 ‘의식주 등에서 소박한 삶 살아보기’에 대한 유행을 떠올릴 수 있다. 중요한 점은 현재 풍족한 상태이지만 잠시 고통에 처해보기를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했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점에 있다. 특히 헬레니즘 로마 시대 사람들은 유한한 인간에게 필연적인 불행을 극단적으로 상정해보기 위해 ‘곧 죽음이 닥친다’고 생각하곤 했다. 다시 말해 지금 죽는다면 내가 무엇을 하고 있기를 바라느냐는 마음으로 현재를 살겠다는 의미에서 죽음에 대해 명상했다. 이 행위가 미래를 중시하는 듯해보이지만 사실은 미래를 현재화하는 행위이다. 통제하기 어려운 미래에 대해 주기적으로 명상함으로써 그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훈련'(다분히 신체적 의미로서 운동선수, 항해술, 치료 등에 비유하곤 했음)한다. 또한 매일 아침 저녁으로 의식 점검을 수행하는데 아침에는 그날 해야 할 일의 목록을 확인하고, 잠들기 전에는 그 목록을 적절한 도구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달성했는지 행정적으로 계산하는 방식으로 반성한다.
5. 남겨진 질문들
(1) 자기 배려- 통치 관계(미학-정치 관계)는?
(2) 기술예술(테크네)-도덕-정치 간 관계와 관련하여 자유로운 주체를 강조하는 이유는?
(3) 헬레니즘 로마 시대의 ‘자기 배려’는 플라톤의 ‘자기 인식’과 전혀 다르다고 강조하는 이유는?(헬레니즘 로마 시대는 플라톤 시대나 근대와는 달리 ‘신체적 행위에서 실천 기술’이었음!!/(207쪽) 자기 인식이 그리스에서는 도구였고 자기 배려를 통한 통치가 타자 통치로 연결되었으나, 헬레니즘 로마 시대에는 자기 (배려) 자체가 목적이었음-> 그래서 자기 배려는 삶 전반 관통하게 됨, 앞으로 중세 기독교에서 체계적으로 규칙화된 생활의 기술이나 정화, 영성, 회심으로 변형됨)
(4) “주체는 진실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말의 의미는?
앞으로 읽고 싶은 책은 다음과 같다. 일단 “주체의 해석학”에서 푸코가 참조점으로 삼았던 주요 문헌들을 찾아 읽어야 하나 싶다. 세네카의 “…편지”와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구비해두었다. 그리고 자기 배려하는 수련법에 대해 더 알고 싶어 “비판이란 무엇인가? 자기수양 -미셸 푸코 미공개 선집01″를, 또 이 책에서는 아직 본격적으로 ‘파레시아’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담론과 진실 : 파레시아-미셸 푸코 미공개 선집02”, “현자와 목자 : 푸코와 파레시아”를 읽고 싶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