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지구의 절반 : 생명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제안
에드워드 윌슨 / 사이언스북스 / 2017.12.31
– “지구의 절반을 생명에게 양보하라!” 여섯 번째 대멸종에 맞선 전 지구적 긴급 제안
.여섯 번째 대멸종과 공존의 갈림길, 무엇을 할 것인가?
“파괴라는 경로를 선택한다면, 지구는 돌이킬 수 없이 인류세를 향해 계속 추락할 것이다. 지구가 거의 오로지 우리 자신에 의한, 우리 자신을 위한, 우리 자신만의 행성으로 존재하는 생물학적 최종 시대 말이다. 나는 이 시대를 고독의 시대라는 뜻인 ‘에레모세 (Eremocene)’라고 부른다.” – 본문에서
인류는 이미 기후 변화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2017년 11월, 독일 함 고등 법원은 페루 농민 사울 루치아노 릴루야가 독일의 한 에너지 기업에 제기한 손해 배상 소송을 받아들여 증거 조사를 개시하라고 결정했다. 지방 법원의 각하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이제 법원은 그 기업이 안데스 산맥의 빙하가 녹아 침수된 릴루야의 고향과 기업 활동 사이의 인과 관계를 따지게 될 것이다. 그런가 하면 2015년에는 키리바시 출신의 이와네 테이티오타가 기후 난민으로서 보호를 신청한 것에 대해 뉴질랜드가 거부하고 그를 추방한 바 있다. 두 사건은 모두 전 지구적인 기후 변화가 국제 정치의 첨예한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환경 문제가 인류에게 미치는 파급력은 국가와 대륙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를 해결하려는 인류의 대응책도 마찬가지로 전 지구적인 규모로 전개되어야 한다.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하는 ‘지구의 절반: 생명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제안’ (Half-Earth: Our Planet’s Fight for Life)은 “지구의 절반을 자연에 위임하라.”라고 호소하는 세계적인 자연사 학자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의 전 지구적 처방이자 ‘인류세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책이다. 저자는 지구의 절반을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고 서식지를 보전한다면 현생 종의 약 85퍼센트가 살아 남으리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생명 세계의 청지기’라는 인류의 자기 이해가 뿌리내리지 않는 한, 많은 생명들이 인류의 무자비한 파괴 앞에 스러져 갈 것이다. 구체성과 실효성, 당위성을 두루 갖춘 환경 대책을 고심해 온 이들에게 이 책의 제안은 심도 깊은 논의의 출발점으로 유효하다.
‘인류세 (Anthropocene)’란 홀로세와 구별되는 오늘날의 지질 시대를 지칭하는 명칭이다. 인류가 등장한 후 지구 환경이 과거와 같은 지질 시대로 묶일 수 없을 만큼 확연히 변화했기 때문에 고안된 것이다. 인류를 위한, 인류에 의한, 인류만의 지질 시대를 만들어 낼 만큼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러나 마찬가지로 그 자신 또한 생물 세계의 일원인 생물 종, 인간이란 무엇인가? ‘지구의 정복자’와 ‘인간 존재의 의미’, 그리고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답하고자 기획되었다. 사회 생물학의 창시자이자 퓰리처 상 2회 수상자이며, 인문학과 자연 과학 사이의 ‘통섭’을 제창한 거장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사유를 통해 인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 목차
옮기고 나서 7
머리말 11
I 문제
1 여섯 번째 멸종 21
2 인류에게는 생물권이 필요하다 27
3 현재 살아남은 생물 다양성은 얼마나 될까 37
4 코뿔소를 위한 비가 51
5 지옥의 묵시록 59
6 우리는 신이 아니다 75
7 왜 멸종은 가속하고 있는가 83
8 기후 변화의 영향: 육지와 바다, 공기 99
9 가장 위험한 세계관 107
II 진짜 살아 있는 세계
10 보전 과학 123
11 ‘세상에, 저게 뭐지?’ 종 139
12 알려지지 않은 생명의 그물 149
13 전혀 다른 수생 세계 167
14 보이지 않는 제국 177
15 생물권 최고의 장소 191
16 재정의된 역사 223
III 해결책
17 일깨우기 241
18 복원 249
19 지구의 절반 261
20 병목 지점 통과하기 267
21 무엇을 해야 할까 295
참고 문헌과 더 읽어 볼 책 301
용어 해설 323
부록 I 325
부록 II 329
감사의 말 335
찾아보기 337

○ 저자소개 : 에드워드 윌슨 (Edward O. Wilson, Edward Osborne Wilson)
‘살아있는 최고의 생물학자’, ‘개미생물학의 일인자’. 그를 호칭하는 모든 단어에는 최고라는 찬사가 가득하다. 그가 사회생물학에서 이룩한 업적을 생각한다면 그 어떤 최고의 찬사로도 모자랄 듯. 그는 평생 애정을 쏟은 개미를 비롯한 동물의 집단생물학, 동물행동학, 진화생물학과 사회생물학 등 20세기 생물학 곳곳에서 커다란 발자취를 남겨왔다.
그는 1929년 미국 앨라배마 주 버밍엄에서 태어났으며,개미에 관한 연구로 앨라배마 대학교에서 생물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저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누구보다 쉽고 간단명료하게 서술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으로도 유명해 교수가 된 뒤에도 수학 공부를 학부생들과 함께 했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작문 개인수업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20여권의 과학 명저를 저술한 과학저술가인 그는『인간 본성에 대하여』와『개미』로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 저서로는『사회생물학』『인간 본성에 대하여』,『개미』,『자연주의자』,『생명의 다양성』,『생명의 미래』등이 있다. 공동저서로는『과학자의 관찰 노트』등이 있다.
– 역자 : 이한음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과학 전문 번역을 하고 있다. 2007년 『만들어진 신』으로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바스카빌 가의 개와 추리 좀 하는 친구들』 『생명의 마법사 유전자』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과학탐험대 신기한 스쿨버스’ 시리즈, 『다윈의 진화 실험실』 『북극곰과 친구 되기』 『인간 본성에 대하여』 『핀치의 부리』 『DNA: 생명의 비밀』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우리 몸 100가지』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 미래의 모든 세대에게 숨 쉬는 세계를 물려주기 위하여
“각 종은 숨을 멎게 할 만큼 경이로운 존재, 기나긴 화려한 역사를 지닌 존재, 수천 년 혹은 수백만 년의 기나긴 생존 경쟁을 거친 끝에 이 시대까지 살아남은 우승자, 최고 중의 최고, 자신이 사는 자연 환경의 생태적 지위를 차지한 전문가다.” – 본문에서
이 책은 지구가 처한 문제를 진단하고, 종종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치부되고는 하지만 실은 진짜 살아 있는 생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세 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문제’는 ‘여섯 번째 대멸종’이라 불리는 사건이 임박했다는 암울한 전망에서 출발한다. 칙술루브 충돌을 비롯해 앞서 벌어진 다섯 번의 대멸종과 다른 점은 이번 대멸종이 인간 활동의 결과라는 것이다. 서식지를 파괴하고 침입 종을 확산시켜 생태계를 교란시키며, 환경을 오염시키고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인구를 증가시키며 남획을 일삼은 인간 활동의 결과, 멸종률은 인류가 지구에 존재하기 이전보다 1,000배 증가했다. 따라서 “여전히 거의 알려지지 않은 행성” 지구에서 생명들은 시시각각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저자가 무엇보다 우려하는 바는, 이러한 인간 활동을 정당화하며 문제 의식조차 갖지 않는 사람들과 세계관이다. 저자는 이들을 “인류세 지지자”로 칭하며, 스스로 신이라고 착각하는 그들이 지닌 무책임한 낙관론에 논박한다. 침입 종이 토착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생태계’를 이루고, 멸종된 종을 첨단 과학 기술로 ‘종 복원’하며, 지구상의 가용 에너지를 인간이 완벽히 통제하는 미래 세계는 과연 우리 자신에게 무해하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그 무엇보다도 복잡한 생태계의 상호 작용을 완벽하게 대체할 인류세만의 질서는 과연 실현 가능한가? 저자는 이들이 근시안적이고 “위험한 세계관”을 지녔다고 주장한다. 지구가 현재 세대뿐 아니라 미래 세대까지도 살아가야 하는 터전임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달빛이 없는 밤에 드넓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배 밑에서 거인들이 여전히 눈에 띄지 않게 헤엄치고 있다면, 그들 사이에서 우글거리는 더 작은 생물들도 어떤 놀라운 점을 간직하고 있지 않을까? 과학자들도 바로 그 의문을 품고 있다.” – 본문에서
2부 ‘진짜 살아 있는 세계’에서는 이처럼 “진정한 야생이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인류세 지지자들의 허황된 믿음과는 달리, 진짜로 살아 숨 쉬는 생물들을 현장에서 대하는 자연사 학자들의 연구를 접할 수 있다. 저자는 미국 그레이트스모키 산맥 국립 공원에서 실시된 생물 전수 조사를 표로 제시하는가 하면, 특이한 생태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생물 세계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회색가지나방 애벌레의 뇌를 조종해 다른 숙주를 감염하는 바이러스나, 고래 뼈를 섭취하는 암컷과 그 암컷의 난자를 섭취하는 수컷 오세닥스, “세상에, 저게 뭐지?” 새라고 불린 흰부리딱따구리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더구나 존재하는 것으로 최근에 밝혀지면서 생물을 분류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 고세균에 이르면, ‘진짜 살아 있는’ 이 세계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2부에서는 저자가 자연사 학자 18명과 함께 선별한 “생물권 최고의 장소” 15군데를 소개한다.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며, 연구 및 보호 가치가 현저한 지역을 고른 이 보전 구역의 목록은 ‘지구의 절반’이라는 목표에 구체성을 가미하는 한편 인류의 초국가적 행동을 촉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세계의 많은 주권 국가들이 보호 구역 제도를 갖추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생물 다양성 대부분을 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목록은 대륙과 대륙을 잇는 거대한 보전 구역의 회로를 구성하며 전 지구적인 규모의 보전 계획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우리는 유전적인 토대를 지닌 인간의 본성을 간직하는 한편으로 자기 자신과 생물권의 다른 생물들에게 해를 끼치는 활동을 줄이는 존재론적 보수주의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나머지 생명이 사라지도록 놓아둔 채, 우리 종에게만 중요한 변화들을 일으킬 신기술을 사용할 것인가? 결정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 본문에서
3부 ‘해결책’은 과학에 기반을 둔 사유를 바탕으로 여섯 번째 대멸종을 막기 위한 해결책을 논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안전한 대안은 생물 다양성을 이루는 종들과의 공존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는 존재론적 보수주의이며 생태적 리얼리즘이다. 그 실천적 사례를 우리는 미국 남부 팬핸들의 왕솔나무 숲과 모잠비크 고롱고사 국립 공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곳에서의 환경 복원 작업은 인근 지역 사회의 복지에 기여하고 경제적 가치를 파생해 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한편 복원의 기준점이 임의적이라는 인류세 지지자들의 비판에 대해서, 인간 활동이 일으킨 최초의 변화 이전이라는 기준점을 실제 복원에 적용한 사례로도 꼽을 수 있다.
이 같은 보수주의는 과학 기술의 진보와 모순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기술의 발달에는 생물 다양성을 높이거나 파괴할 잠재력이 병존한다. 즉 기술을 인간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BNR[각 알파벳은 Biology (생물학), Nanotechnology (나노 기술), Robotics (로봇학)를 일컫는다.]을 비롯한 과학 기술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을 구하고, 확대적 경제 성장에서 집약적 경제 성장으로 대체되어 생태 발자국을 축소시키며, 디지털 기술 혁명이 생물 다양성 전수 조사를 더욱 수월하게 할 것이다. 다만 저자는 이러한 과학 기술의 혜택이 생태학과 자연사 학자들에게 온전히 돌아갈 수 있게끔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
– 생명 사랑은 인간 본성이다, 인류세의 유일무이한 청사진
“우리는 생명 세계의 마음이자 청지기다. 우리의 미래는 궁극적으로 그 점을 이해하는 데 달려 있다.” – 본문에서
이타성은 인간 본성이다. 즉 자기 보상적 행동, ‘이기적 유전자’가 인간 본성을 규명하는 유일한 열쇠는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이타성은 인간 개체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종에게까지 확장될 수 있다. 이것이 생명을 사랑하는 성향, ‘바이오필리아’다. 다른 생명들과 공존하기 위한 도덕 규범은 다름 아닌 인간 본성에 아로새겨져 있었음을 저자는 간파한다. 자연 과학이 규명한 인간 본성에서 찾은 생태학적 실천의 단초는 통섭적 사유의 전범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생명 세계의 청지기라는 자기 이해가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는 오늘날, 사태는 그리 녹록하지 않다. 미국의 대통령이 온실 기체를 감축하는 파리 협약 탈퇴를 선언하며 기후 변화 자체를 날조라 말하는 때에,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통섭의 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긴급하고도 대담한 해답을 우리에게 호소하고 있다.

○ 추천평
수십 년을 생물 다양성 보전에 애써 온 저자는 이 책에 서 과감한 주장을 펼친다. 지구의 절반을 우리 인간 이외의 다른 생물들을 위해 할애하자고 말한다.
저자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위기 의식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간 활동으로 야생과 자연은 끊임없이 파괴되고 소멸되어 왔다. 그런데 인류세 (Anthropocene)에 접어든 지금은 지구 전체에서 대규모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뿐 아니라 서식지 파괴 등으로 야생과 자연이 통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게다가 겉으로는 환경을 보호하자고 말하면서, 오히려 야생과 자연을 없애는 일에 앞장서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저자의 위기 의식을 더 심화 시킨다. 이 세상에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은 이미 없으니 사라진 것에 미련을 갖지 말고, 그냥 우리가 지구 전체를 잘 관리하면서 살아가자는 이들이다. 당연히 생태계와 그 안에 사는 생물들 보다는 인류의 행복과 번영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말이 다. 저자는 그런 인간 중심적인 관점이 미래 세대까지 염두에 둘 리가 없다고 간파한다. 오로지 현재 살아가는 이들의 이익만을 염두에 두는 태도다.
그래서 저자는 진정한 야생과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원대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처한 위기의 규모에 걸맞게 크나큰 목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지구의 절반 (Half-Earth)’이라는 목표다.
지금까지 환경 보전 운동이 세계 각지에 국립 공원과 자연 보호 구역을 설정하고, 생태 통로 같은 개념을 제시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해 온 것은 분명하다. 덕분에 멸종되어 사라질 뻔한 조류 등의 생물 약 20퍼센트가 멸종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노력은 위기 상황에 대처하느라 급급한 면이 없지 않다. 어떤 종 하나, 숲 하나, 습지 하나, 서식지 하나가 사라질 지경에 처할 때마다 그런 일을 막고자 애쓰는 데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세계 전체는 생물 다양성 감소라는 위기에 처했다. 그래서 저자는 구체적인 활동 과정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원대한 목표도 세울 때가 되었다고 본다. 바로 지구의 절반이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인류세, 즉 인류를 위한, 인류에 의한, 인류만의 지구라는 개념이 지구 자체를 인간이 모는 우주선이라고 여기는 것이라고 본다. 우주선을 모는 자의 입장에서 보면, 필요할 때 이쪽 자원을 다 방사선을 가리는 데 쓸 수도 있고, 선실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우주선을 급가속하는 쪽으로 돌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일이 지구의 생물들에게 일어난다면? 인간의 순간적인 판단에 따라,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할 약물을 지니고 있었을 식물이 아무도 모른 채 사라질 수도 있다. 우리는 과연 지구라는 행성을 수백만, 수천만 년 동안 안전하게 별 탈 없이 몰 능력과 지식, 판단력을 지니고 있을까? 인류는 자신이 신과 같은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 책은 생물 다양성을 보전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 생물들이 우리에게 직간접적으로 어떤 혜택을 주는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한편으로, 그런 철학적인 의문을 곱씹어 볼 계기도 마련해 준다.

○ 독자의 평
플라스틱은 현대의 물질에서 라스푸틴과 같은 존재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쪼개고, 자르고, 갈기갈기 찢고, 불사르고, 파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호락호락하게 죽지 않습니다. – 스티븐 페니셀 (화학자)
태평양에는 지도에 없는 섬이 있다. 그 섬은 ‘태평양 대쓰레기장 (Great Pacific Garbage Patch)’을 의미하는 영어 약자 GPGP로 불린다. 대략 남한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그 섬의 국명은 ‘Trash Isle(쓰레기 섬)’이며 화폐는 ‘debris(쓰레기 잔해)’이다. 그러나 더욱 치명적인 사실은 쓰레기가 가속화되면 앞으로 2050년이 되면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지구를 ‘골디락스 (Goldilocks)’ 행성이라고 불렀다. 태양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생명체가 존재하는데 적당한 기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생명체가 살아가는데 결코 적당하거나 이상적이지 못한 환경의 위기에 놓이면서 ‘플라스틱 (Plastic)’행성이라는 암울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지구촌 곳곳을 오염시키는 수수께끼를 탐구하다가 예기치 않게 플라스틱이 지구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플라스틱은 값이 싸고 원하는 형태로 만들기 쉽고 원하는 색을 입힐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생활용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플라스틱 컵과 빨대는 가볍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너무도 흔하게 사용하고 있다. 놀랍게도 물티슈에도 플라스틱 성분이 들어가 있을 정도다. 그러니 현대사회에서 플라스틱 없이 산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 우리는 플라스틱과 함께 진화하면서 지구를 인간만을 위한 행성으로 만들었는지 모를 정도다.
그러나 진화의 이면에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수많은 동물들을 죽이는 주범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미세 플라스틱을 먹은 동물들의 처참한 죽음을 보면서 인간의 파괴적인 탐욕을 후회하게 만들었다. 얼마 전에는 우리가 먹는 천일염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 있다는 보도를 들었다. 결과적으로 플라스틱의 역습 때문에 인간이 뜻밖의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비극은 점차로 현실화 되고 있다. 지금까지 지구 행성의 다섯 번의 대멸종은 운석이나 혜성의 충돌, 대규모 빙하기 같은 자연적인 현상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구의 여섯 번째 대멸종은 ‘가짜 신(神)’이라는 인간 때문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살려야 한다는 가치판단을 하게 된다. 플라스틱 지구에서 동물들이 멸종되고 있으며,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까 하는 생각도 충분히 하게 된다. 만약에 인간이 없다고 하면 동물들은 아무런 고통 없이 살아가겠지. 그러나 이러한 간단한 방법이 설득력이 있는 것일까? 인간의 존재를 너무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에드워드 윌슨의’지구의 절반’을 읽으면서 이런 절망적인 원리와 법칙과 다른 것을 발견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지구의 절반을 생명하게 양보하라.”는 저자의 메시지가 너무나도 생생하게 와 닿았기 때문이다.
지구는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시대를 ‘인류세’보다 더 위험한 ‘에레모세 (Eremocene)’’라고 부르면서 오로지 인간을 위한 ‘고독한 행성’이 되고 말았다고 경고한다. 인간이 건강한 생태계를 파괴한 나머지 다양한 생물들이 멸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관점에서 지구에서 종(種) 하나 사라지는 것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적자생존에 따라 인간에 적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것도 괜찮다는 것을 정당하다고 여긴다. 이러한 모순에는 인간을 침입자가 아닌 구원자로 받아들이게 한다. 한편으로 좀 더 탐욕적인 생각에 따르면 생물들을 ‘상품’으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지구의 정복자다. 다양한 문화를 통해 인간의 역사를 발전시키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간들이 풍요로운 생활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생물들은 빈곤해졌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은 반드시 짚고 지나갈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많은 생물들의 종(種)에도 ‘역사’가 있다는 것이다. 종의 역사는 종의 계통도이다. 계통도를 따라 지구의 다양한 생물들의 지도를 작성할 수 있다. 그리고는 환경 보호론자 배리 커머너가 간파한 생태학의 제2법칙인 “우리는 한 가지만 할 수는 없다.” 는 것을 알게 된다. 바꿔 말하면 다양한 생물은 공생(共生) 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분명하면서도 단순한 사실이다.
‘지구의 절반’은 여섯 번째 대멸종의 위기를 이야기하면서 인간의 생태발자국을 줄이는 데 필요한 정신을 새롭게 밝혀 주고 있다. 인간이 야생의 주인이 아니라 청지기라는 사실이다. 그런 만큼 지구의 절반을 생명에게 양보해야 한다. 이러한 지구 전체에 대한 반성적인 노력 없이는 인간의 삶은 있을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의 역습에 맞서 ‘플라스틱 어택 (Plastic Attack)’이라는 소비자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매장에서 물건을 산 후 과대 포장된 플라스틱과 비닐 등을 분리해서 버리고 오는 운동으로 불필요한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안전한 미래를 위해 플라스틱의 낭비를 줄이는 작은 실천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물건을 살 때는 장바구니를, 음료나 커피 마실 때는 플라스틱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한다. 손을 씻을 때는 물티슈 대신 손수건을 사용하는 것이다.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다보니 플라스틱 어택은 매우 힘겨운 도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구의 다양한 생물을 위해 기꺼이 불편을 참아야 한다. 더 이상 생명들을 파괴해서는 우리의 미래는 건강할 수 없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지구의 절반만큼 줄이는 한편 재활용이 더 잘 되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이러한 작은 실천은 지구의 절반이 비로소 자연이 살아 숨 쉬게 하는 착한 소비다. 우리가 자연을 소비하는 위험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지구는 모든 생명의 역사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