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선지서 해석(40)
바닷물을 불러 지면에 쏟으시는 이: 아모스서<2>
가난한 자를 압제함
아모스서에서 다루는 북왕국 이스라엘의 죄들 중에 두드러진 것이 가난한 자들에 대한 압제 (壓制)다. 물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언급되는 죄들, 예를 들어, 우상숭배나 율법에 대한 불순종의 죄들을 아모스 선지자가 다루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빈부와 관련된 죄를 아모스는 강조한다. 먼저 2장 6-8 절을 보면, “그들이…신 한 켤레를 받고 가난한 자를 팔며 힘 없는 자의 머리를 티끌 먼지 속에 발로 밟고 연약한 자의 길을 굽게 하며…모든 제단 옆에서 전당 잡은 옷 위에 누우며…”라고 되어있다. 한글 본문에 ‘신 한 켤레’로 되어 있는 표현은 영어역본들에서는 ‘a pair of sandals’로 나타난다. 가난한 자들의 몸값이 그만큼 헐값이라는 말이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사람이 헐값으로 팔렸다. ‘전당 잡은 옷’은 말할 것도 없이 요샛말로 가난한 자들에게는 ‘재산목록 제1호’에 해당하는 옷이다. 반즈 (Barns)는 이 옷(raiment, cloak, garment)은 가난한 자들이 낮에는 몸에 걸치던, 접을 수 있었던 겉옷인데 밤에는 이불로 덮었던 옷이라고 한다. 반즈는 두 구절을 인용한다. 출 22:26-27에, “네가 만일 이웃의 옷을 전당 잡거든 해가 지기 전에 그에게 돌려보내라. 그것이 유일한 옷이라. 그것이 그의 알몸을 가릴 옷인즉 그가 무엇을 입고 자겠느냐? 그가 부르짖으면 내가 들으리니 나는 자비로운 자임이니라.” 또, 신 24:12-13에, “그가 가난한 자이면 너는 그의 전당물을 가지고 자지 말고 해 질 때에 그 전당물을 반드시 그에게 돌려줄 것이라. 그리하면 그가 그 옷을 입고 자며 너를 위하여 축복하리니 그 일이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네 공의로움이 되리라.” 여호와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이러한 말씀을 주셨건만 이스라엘은 가난한 자에게서 전당 잡은 겉옷을 밤에도 돌려주지 않았다. 가난한 자가 추위에 떨면서 밤잠을 설치든 말든 아랑곳 않았다. 본문의 ‘모든 제단 옆에서 전당 잡은 옷 위에 누우며’는 이방신을 숭배하던 제단이 많았음을 시사한다. 이스라엘 남자들은 우상숭배를 하던 수많은 (호 8:11; 10:1; 12:11) 신전들의 제단들 옆에 침상을 만들고 그 가난한 자의 옷을 이불삼아 신전창기들과 놀아난 것이다 (사 57:5, 7 “너희가 상수리나무 사이, 모든 푸른 나무 아래에서 음욕을 피우며 골짜기 가운데 바위 틈에서 자녀를 도살하는도다. 네가 높고 높은 산 위에 네 침상을 베풀었고 네가 또 거기에 올라가서 제사를 드렸으며…”).
여성들 (‘암소들’)도 가난한 자를 멸시함
눈에 띄는 것은 여성들도 이 죄에 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마리아의 산에 있는 바산의 암소들아, 이 말을 들으라. 너희는 힘 없는 자를 학대하며 가난한 자를 압제하며 가장 (남편)에게 이르기를 [술을] 가져다가 우리로 마시게 하라 하는도다 (4:1).” 아모스는 이스라엘 여성들을 ‘암소들’로 빗대어 표현한다. 이 여성들은 돈 꽤나 있고 어느 정도는 높은 사회적 지위에 있던 사람들로 보인다. 이 사람들도 힘없고 가난한 자들을 학대하고 업신여겼다. 술주정 (酒邪)을 부리며 남편에게 술 심부름까지 시켰다. 동시대 남왕국 유다의 선지자 이사야가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알콜에 쩔어있는 백성을 탄핵했는데, (사 5:11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독주를 마시며 밤이 깊도록 포도주에 취하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 흥미롭게도, 그는 북쪽 왕국 ‘에브라임’에 대해서도 ‘화 있을진저!’를 선포한다 (사 28:1, 3 “에브라임의 술취한 자들의 교만한 면류관은 화 있을진저!…에브라임의 술취한 자들의 교만한 면류관이 발에 밟힐 것이라!”). 아모스와 이사야의 메시지를 종합해 보면, 기원전 8세기에는 남 유다나 북 이스라엘이나 가릴 것 없이 기득권을 가진 남녀들은 날마다 파티를 열어 알콜에 취해 비틀거렸고, 못가진 백성을 괴롭혔음을 알 수 있다. 이 사람들 중에는 물론 지도자들 (호 7:5 “우리 왕의 날에 지도자들은 술의 뜨거움으로 병이 나며”)도, 선지자들 (사 56:9-12 “이스라엘의 파수꾼들은 맹인이요…이 개들은 탐욕이 심하여…오라 내가 포도주를 가져오리라. 우리가 독주를 잔뜩 마시자. 내일도 오늘 같이 크게 넘치리라 하느니라”)도 포함되어 있었다. 선지자들은 오늘로 말하면 목사들이다.
부당하고 억울하게 대우 받는 가난한 자들
부자들은 배를 채우기 위해 가난한 자들을 쥐어짰다. 곧, 부당한 세금을 물리고, 불공정한 재판을 하였다. 아모스는 이런 이스라엘을 질책한다. “너희가 힘없는 자를 밟고 그에게서 밀의 부당한 세를 거두었은즉…너희는…성문에서 가난한 자를 억울하게 하는 자로다 (5:11, 12).” ‘성문’은 보통 이스라엘의 장로들이 재판을 하던 장소였다. 그곳에서 ‘가난한 자를 억울하게’ 했으니 곧 불공정한 재판을 한 것이다. 장로들이 돈을 먹고 그릇된 판정을 내렸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객이나 고아의 송사를 억울하게 하지 말”라고 하셨다 (신 24:17). “곤궁하고 빈한한 품꾼은 너희 형제든지 네 땅 성문 안에 우거하는 객이든지 그를 학대하지 말며 그 품값을 당일에 주고 해 진 후까지 미루지 말라 (14-15절)”고 하셨다. 급료 (wage)를 제때 제때 주라는 것이다. “네가 밭에서 곡식을 벨 때에 그 한뭇을 밭에 잊어버렸거든 다시 가서 가져오지 말고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라” (19절)고 하셨다. “네가 네 감람 (olive)나무를 떤 후에 그 가지를 다시 살피지 말고 그 남은 것은 객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며, 네가 네 포도원의 포도를 딴 후에 그 남은 것을 다시 따지 말고 객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라” (20-21절)고 하셨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듣지 않았다. 아모스는 앞에서 했던 말 (2:6-7)을 비슷하게 반복한다. “가난한 자를 삼키며 땅의 힘없는 자를 망하게 하려는 자들아, 이 말을 들으라. 너희가 이르기를 우리가…은으로 힘없는 자를 사며 신 한 켤레로 가난한 자를 사며 찌꺼기 밀을 팔자 하는도다 (8:4-6).”
기득권자들의 행태
그러면 지위와 부를 누리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가. 이들에게는 겨울 궁이 있었고, 여름 궁이 있었다. 상아 궁들과 큰 궁들이 있었다 (암 3:15). 여름에는 피서 (避暑)할 별장이 있었고, 겨울에는 겨울대로 피한 (避寒)할 별장이 있었다는 말이다. 상아 궁 곧 호화롭고 사치스런 (luxurious) 사저 (私邸)도 있었다는 말이다. 만약 이들이 부하면서도 그 부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 부를 가난한 자들과 공유하였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상아 궁 뿐 아니라 ‘상아 침대’도 있었다. “상아 상 (beds of ivory)에 누우며 침상에서 기지개켜며 양 떼에서 어린 양과 우리에서 송아지를 잡아서 먹고 비파 소리에 맞추어 노래를 지절거리며 다윗처럼 자기를 위하여 악기를 제조하며 대접으로 포도주를 마시며 귀한 기름을 몸에 바르면서…” (암 6:4-6)
가난한 자들을 생각하는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잖았다. 부와 성장을 위해 애쓰면서도 가난한 자들을 생각하는 대통령이 세워졌으면 좋겠다. 공정한 재판, 공평한 세금 징수, 호화와 사치의 근절, 유흥과 알콜과 음란 단속—이런 일들에 힘쓰는 대통령. 물론 이러이러한 사람이 세워졌으면 좋겠다는 여러 면모들 (국방, 치안, 외교, 교육 등)이 많이 있겠지만, 아모스서를 새로운 대통령을 세우는 일에 적용해 보면 이런 결론이 나온다.
최영헌 교수(알파크루시스 신학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