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보는 성경통독 길라잡이
누가·행전(1) – 주님과 같은 길을 가는 제자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라는 말이 있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는 말이다. 오늘날과 같은 과학의 시대에서는 더욱이 믿는 바를 지지하는 증거들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요구들은 고대 사회에서도 동일하게 존재했었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새로운 가르침이 제시될 때마다 그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자 했다. 누가복음-사도행전의 저자인 누가는 그리스도교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어했던 로마고관 데오빌로에게 알려줄 목적으로 많은 시간을 들이며 수고하여 이러한 증거를 발굴하고 제시한다. 누가는 모든 사실(복음에 대한)을 알고 싶어하는 데오빌로로 하여금 당혹해 하지 않고 그가 배운 바에 더욱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필요한 자료들을 모았다. 이 내용들이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 수록되어있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은 많은 분량을 기록하기 힘든 그 시대에 둘로 나눈 한 권의 책이며 따라서 사도행전은 누가복음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두 책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상 어느 한 권을 따로 떼어내어 읽는 다는 것은 현명하지 못할 뿐 아니라 불가능하기도 하다.
이 책이 동일한 저자에 의해 쓰여졌다고 생각 되어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도행전의 서두에 누가복음에 이어지는 글임을 밝히는 내용이 제시된다(행1:1). 둘째, 두 책은 동일 인물인 데오빌로에게 헌정되었다(눅1:3, 행1:1). 셋째, 사도행전은 누가복음에서 제시된 예수님의 이야기를 계속한다. 넷째, 두 책은 예수님의 승천에 관한 이야기에서 끝나고(누가복음) 다시 시작한다(사도행전). 이것은 한 책을 다른 책과 연결하는 고대의 기법이다. 다섯째, 두 책은 유사한 문체와 관심사를 보여준다.
<저자 및 기록연대>
마태복음이나 마가복음과 마찬가지로 누가복음-사도행전은 저자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썼기 때문에 초대교회 전승과 내적 증거를 통해 밝혀야 한다. 누가-행전의 저자에 대한 최초의 성경외적 언급 가운데 하나는 순교자 져스틴에 의한다. 또한 누가-행전의 저자에 대한 명백한 이름으로 언급한 최초의 광범위한 자료는 무라토리 정경목록(2세기후반)과 이어지는 이레니우스(130~200년) 및 누가복음에 대한 반 마르시온 서문(160~180년)에서 발견된다. 또한 교회사에 있어서 누가 외에는 이 책들의 저자로 거론된 사람이 없다. 또한 성경 내적 증거로는 첫째로 누가복음-사도행전에 나오는 풍성한 의학용어들이 사랑 받는 의사 누가(골4:4)에 의해 쓰여진 증거라고 믿어진다. 또한 사도행전에 나오는 “우리본문”(행16:10-17; 20:5-15; 21:1-18; 27:1-28:16)의 자서전적 성경이 바울의 선교여행에 동행했던 자가 누가-행전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전통적 관점을 뒷받침한다. 저자 누가가 신약성경의 27%에 해당하는 누가-행전을 기록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기록연대는 60년도초로 잡는다. 그 이유들로는 누가-행전에 70년에 이루어진 성전멸망에 대한 기록이 없고, 64-66년경에 이루어진 베드로의 순교에 절정을 이룬 네로의 기독교 박해가 언급되지 않고 있으며 사도바울의 죽음도 언급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도행전이 60년대초라면 누가복음은 그 보다 앞설 것이다.
<수신자>
누가복음의 일차적인 수신자는 데오빌로이다. 그는 당시에 높은 지위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사전에 기독교 신앙에 대해 배운 사람이었다(1:4). 따라서 누가는 그에게 배운 것을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고 했다. 아마 이 데오빌로는 누가의 서적 출판 및 모든 제작과정을 돕는 문학적 후견인이자 금전적 후견자였을 것이다. 따라서 누가는 복음서의 수신자가 데오빌로라고 밝혔지만 그 한 사람에게 제한 된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이방인 독자층을 위해 기록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유대식 호칭과 이름을 모두 헬라식으로 바꾸었고 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계보를 유대족장 아브라함에 그치지 않고 인류의 시조인 아담에게서부터 시작한다. 이것은 그리스 로마세계의 이방인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누가가 유대인독자들에 대해 관심을 끈 것은 아니다. 누가복음의 처음과 끝부분에서 언급된 성전에 대한 생생한 강조(눅2:27,37,46; 24:53)와 사도행전에 기술된 기독교에 대한 유대적 표현(행21:20)은 확실히 유대독자들의 공명을 불어 일으킨다. 따라서 누가가 구체적인 독자를 염두해두고 있었을 수도 있으나 누가-행전은 그것을 읽는 모든 사람을 위해 기록된 것이 분명하다.
<강조점들>
누가-행전에서는 신적 당위성이 강조되어 나타난다. “하여야 하리라”, “일어나야 하리라”와 같은 신적 계획의 주도권이 많이 나타난다. 누가복음이 이러한 형태가 18번 나타나고 사도행전에는 22번 나타난다. 이를 통해서 예수그리스도의 사역과 교회의 사역이 하나님께서 결정하시고, 하나님께서 지명하시고, 하나님께서 이루신 것임을 증거한다. 또한 이방인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누가복음에 10번 나타나고, 사도행전에는 무려 43번 나타남으로 본서가 이방인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계획이 어떻게 전진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사회의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어있는데 가난한 자에 대해서 누가복음이 11번 기록되었고 당시 사회적으로 배제된 세리에 대한 언급은 9번이나 등장한다. 또한 특이한 것은 누가-행전에는 당시에 보잘것없는 존재로 각인된 여자들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는 점이다. 누가복음에 28회 이상등장하고 사도행전에는 19번이 등장한다. 또한 누가-행전에는 회개와 돌아옴 그리고 믿게 되었다는 말씀이 많이 등장한다.
<구조의 특징>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은 원래 연속적인 책들이었기에 전개과정에서도 연속성을 보여준다. 누가복음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까지 가시는 길을 보여주고 사도행전은 교회와 복음이 예루살렘에서부터 땅끝까지 이르는 여정을 보여준다. 누가-행전을 크게 보면 다음과 같다.
- 누가복음(예루살렘까지)
1) 서론(1장-2장)
2) 예루살렘 밖에서의 유대사역(3:1-9:50)
3) 예루살렘을 향한 여행(9:51-19:27)
4) 예루살렘에서의 예수님의 사역(19:28-24:52)
- 사도행전(예루살렘에서 세상 끝까지)
1) 예루살렘(1:1-8:1)
2) 유대와 사마리아와 갈릴리(8:1-9:31)
3) 땅 끝까지(10:1-28:31)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누가-행전은 예수님의 사역과 그의 사역을 이어서 복음을 전파하는 제자들의 행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관심중의 하나는 과연 예수님의 사역과 제자들의 사역간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누가-행전은 누가복음에서의 예수님의 행적과 사도행전에서의 사도들의 행적을 정확하게 대비시키며 말씀을 전개한다. 아마 이 구조를 알고 누가-행전을 읽으면 훨씬 본서의 내용을 깊이 있게 숙지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과 사도들의 사역의 대한 대비들>
1) 서문(눅1:1-4/행1:1-2)
2) 성령에 의한 준비(눅1:5-13/행1:3-2:13)-누가복음에서는 성령이 비둘기 같이, 그리고 사도행전에서는 불같이 임함.
3) 설교를 통해 열린 사역(눅4:14-30/행2:14-40)
4) 성취와 갈등의 주제를 강조하는 사역들(눅4:31-8:56/행2:41-12:24)
ⓐ앉은뱅이의 치유(눅5:17-26/행3:1-10)
ⓑ종교지도자들과의 갈등(눅5:29-6:11/행4:1-8:3)
ⓒ백부장이 방문을 요청함(눅7:1-10/행10:1-48)
ⓓ과부와 다시살아남(눅7:11-17/행9:36-43)
ⓔ바리새인으로부터의 비난(눅7:36-50/행11:1-18)
5) 복음전도자가 보내짐(눅9:1-50/행12:25-19:20)
6) 예루살렘으로의 마지막 여행(눅9:51-19:28/행19:21-21:17)
7) 예루살렘에서의 사건과 결말(눅19:29-23:56/행21:17-28:16)
ⓐ환대 받음(눅19:37/행20:17-20)
ⓑ성전에 들어감(눅19:45-48/행21:26)
ⓒ사두개인과 부활(눅20:27-39/행23:6,9)
ⓓ떡을 떼며 축사하심(눅22:19/행27:35)
ⓔ폭도에게 잡힘(눅22:5/행21:30)
ⓕ대제사장 명령에 의해 매 맞음(눅22:63-64/행23:2)
ⓖ네 차례의 심문(두 차례는 유대인에게 두 차례는 이방인에게) (눅22-23장/행23-26장)
8) 결론(눅24:1-53/행28:17-31)-사역이 성경의 성취라는 긍정적 방면으로 맺어짐.
다시 말해서 누가복음에서 주님을 통해 이루어진 일들이 사도행전에서 제자들을 통해 똑같이 이루어짐을 보여준다. 이것을 통해서 누가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누가가 지적하고 일깨우고 싶었던 것은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제자들이 그대로 걸어갔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겠는가? 제자들은 자신들의 꿈과 비전을 성취시키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누가-행전에서 보여주는 것은 예수님이 걸으셨던 바로 그 길을 제자들도 걸었고 지금도 걷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누가는 사도행전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정확히 누가복음에서 예수님께서 걸으셨던 그 길이요, 보여주셨던 그 사건이라는 것이다. 사도들과 제자들은 딴 길을 추구하거나 지향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들은그렇게 예수님께서 걸으신 그 길을 걸어갔을까?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위해 예루살렘을 향해가셨고 예루살렘에서 그 구원을 이루셨다. 그러면 제자들은 어떻게 그 곳 예루살렘으로부터 땅끝까지 가서 주님의 복음을 전하며 구원을 선포할 것인가? 그리고 이 시대의 우리들은 어떻게 그 길을 따라 갈 것인가? 정확히 예수님이 가신 그 길을 따라가라는 것이다. 이 시대를 섬기고 복음으로 변화시키며 사람들을 구원의 잔치로 초대할 방법은 다른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누가와 초대교회성도들이 경험했고, 우리의 믿음의 선조들이 2천년간 경험했던 바로 그 길, 다시 말해 주님께서 걸으셨던 그 길과 삶의 여정을 관찰하고 우리도 그 길에 접어드는 것뿐 다른 것은 없다. 이것이 아마 누가-행전에서 주는 최대의 교훈이고 누가가 의도했던 성경읽기 방법일 것이다. 주님과 같은 길을 갔던 제자들의 모습속에서 지금 우리가 갈 길을 발견하게 된다.
이연재 목사(라이드예수마음교회 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