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보는 성경통독 길라잡이
시편 개관 – 우리의 존재 양식, 우리가 부를 노래
성경가운데 어떤 책들은 찾기가 힘들다. 예배인도자가 회중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나훔서를 찾으라고 이야기하면, 거의 대부분의 회중들은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할 것이다. 그러나 시편을 찾으라하면 그런 염려는 없다. 시편은 성경에서 가장 긴 책중의 하나일 뿐 아니라 또한 성경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 가운데를 쭈루룩 펼치면 대개는 시편이 나온다.
신앙적 차원에서 볼 때에도 시편은 이스라엘과 교회에게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과 같은 존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고대의 찬송가 모음집은 인간이 처하는 가지각색의 삶의 체험을 비추어주며, 그 범위는 왕에서부터 평민에게까지 이른다. 또 시편은 인간의 감정과 상황들의 축소판이나 다름없고 영적 체험들의 전시장과 같다. 따라서 시편은 믿음의 순례를 떠나는 사람들에게 그가 어디있든지 간에 그의 길을 재촉할 뿐 아니라 쉴만한 장소와 안식하며 묵상할 시간들을 제공한다. 인생에 여러가지 사건들이 겹치고 감정이 격해지면, 시편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높아진다. 우리도 그 사건속에 휘말려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시편은 총150편으로 구성된 『고대 이스라엘의 찬양집 모음서』이다. 그래서 공식 또는 개인예배에서 사용되었다. 시편이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엄청난 호소력을 갖는 것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이와 같이 시편이 하나님을 친밀히 예배하는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구약을 이해하고 그들의 삶에 적용하는데 애씀에 있어서 시편만큼 널리 사용되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시편이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해 올 수 있었는가? 종교개혁자인 마틴 루터는 이렇게 말한다. “시편에서 우리는 모든 성도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았으며, 또 하나님과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온갖 은혜에 대한 거룩하고 행복한 생각들로 이루어진 향기나고, 상쾌하고, 활기 띤 꽃들이 만발한 아주 즐거운 정원-정말로 천국-을 들여다 보는 것 같다.”.
또한 시편은 전인(全人)에게 호소를 한다. 시편은 우리의 지성을 훈련하고, 우리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우리의 의지를 지도하며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러기에 믿음을 갖고 시편을 읽을 때 우리는 단지 지식만 더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받게 된다. 다시 말해 시편은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사랑을 깊게 한다.
그러나 우리는 시편을 이해하기가 힘듦을 인식하게 된다. 왜냐하면 시편은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또한 신학적으로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가장 나중에 쓰여진 시편만해도 거의 2,500년전(포로기 후기)에 기록된 것이고 가장 먼저 쓰여진 시편은 3,500년전(모세)에 기록되었다. 연대적 간격과 함께 우리는 또한 문화적 간격도 고려해야 한다. 시편은 근동지역의 한 민족인 이스라엘 사람들에 의해 기록된 것이었다. 또한 신학적 간격도 있다. 즉 시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셔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부활하시기 전에 기록된 것이다. 시편은 성전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동물을 잡아 제사를 드리는 배경하에서 기록된 것이다. 따라서 시편의 시는 우리 시대의 시인 김소월, 박목월의 시처럼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운 것만은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시편의 형성과정과 시편의 장르에 대한 분류, 신학적 메시지등을 탐구함으로 인해 전체적인 조망을 갖는 것이 매우 유익할 것이라고 본다.
<시편의 발달과정과 수집>
히브리시의 역사는 최소한 모세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홍해에서 승리를 찬송으로, 즉 미리암과 모세의 노래(출15:1-18,21)로 기념하였다. 드보라와 바락이 가나안왕 야빈을 이겼을 때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이를 축하했다(삿5). 시간이 흐르면서 히브리인들은 그들의 시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여호수아가 아모리 족속을 이긴 것을 기념하는 것(수10:13)과 다윗이 사울의 죽음에 대해 애도한 것(삼하1:17-27)을 담은 야살의 책은 하나의 시집이 있거나 아니면 최소한 시적인 자료를 담고 있는 책이 있을 것이다. 선지서 중에서도 그러한 노래를 찾을 수 있는데 그중에 몇가지 예로서 이사야5:1-7;23:16;26:1-7, 에스겔19장, 호세아6:1-3, 그리고 하박국3장등을 들을 수 있다. 따라서 구약에 나타난 증거들을 통해 찬송시는 구약시대 전반에 걸쳐 쓰여진 문학장르였다고 볼 수 있다. 시편도 많은 저자들과 다양한 연대를 생각할 때 분명히 수세기에 걸쳐 이루어진 것임에 틀림없다.
구약의 역사에 있어서 시편의 수집과 편집에 주력한 일이 가능했던 시기로는 다윗, 여호사밧, 히스기야 그리고 에스라, 느헤미야 시대로 보인다. 다윗은 레위지파를 성전의 음악을 위해 봉사하도록 임명했고(대하23:2-6), 시편에는 자신의 시가 73편이 실려있다. 여호사밧은 그의 치세기간 동안(BC9세기 초)에 레위인들의 활동이 활발했고, 히스기야는 레위인들의 음악적인 임무를 비롯해서(대하29:25-30) 성전예배를 부활시켰다. 그의 치세기간 동안에 찬송시가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에스라와 느헤미야시대는 예루살렘 성곽이 봉헌되었을 때 노래하는 레위인들이 그 행사를 위해 모여졌으므로 레위인들의 음악활동이 그때까지는 제도화 되었음을 보여준다.
<시편의 구조와 기본 유형들>
시편의 구조
시편은 총5권으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이것은 모세의 5경과 맞추기 위한 의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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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
제2권 |
제3권 |
제4권 |
제5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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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편 |
42-72편 |
73편-89편 |
90-106편 |
107-150편 |
시편의 알려진 저자는 다윗(73개의 시), 아삽(12개), 고라의 자손들(11개), 솔로몬(2개), 모세(1개), 헤만(1개), 에단(1개)이다.
시편의 구조와 기본유형들 :시편은 150개의 시들을 담고 있는데 이것을 일곱개의 기본장르로 분류해보는 것이 유익하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세개의 장르는 각 시에 표현된 감정에 따라 구분하는 것으로 기쁨의 찬양시(hymn), 애가(lament), 그리고 감사시(thanksgivings) 등이다. 이 세 장르는 예배자들의 생활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
- 찬양시(시8,19,29,33,65,67,92,103,113편등 참조) – 찬양시는 주로 주를 찬양하라는 부름으로 시작해서 그 다음에 찬양하는 내용이 뒤따른다. 시편에서 가장 두드러진 유형으로 시편의 지배적 어조를 이룬다. 그래서 시편의 히브리어 제목도 “찬양들(테힐림)”이다. 이 찬양시들은 시편의 시작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등장하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시편의 『대찬양』이라고 알려져 있는 다섯개의 마지막 시편들(146-150편)과 더불어 대단원을 끝난다.
특이한 것은 이 찬양시는 시인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동참하도록 부르는 “복음 전파적 찬양”이다.
- 탄식시(애가)(시17,22,26,42,57편등 참조) – 탄식시는 감정적인 스펙트럼상에서 볼 때 찬양시와는 정반대의 시다. 탄식시는 커다란 재난에 빠져 하나님 외에는 하소연할 곳이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께 울부짖는 것으로 세가지 유형이 있다.
① 시편기자가 자신의 생각과 행동으로 인해 괴로움을 당할 때.
② 시편기자가 그를 괴롭히는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해 불평할 때.
③ 시편기자가 자신이 당하는 박해나 의심이나 아픔속에서 하나님께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할 때.
그런데 애가의 통상적 특징은 마지막에 가서 “찬양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그를 위해 역사하실 수 있고 또 역사하실 것이라는 깨달음에 이르기 때문이다.
- 감사시(시18,32,34,56편 참조) – 감사시는 자신의 탄식이 응답된 것에 대한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제자리에 돌아와서 하나님의 선하심과 권능에 대한 증거를 한다.
- 신뢰시(시11,16,23,27,62,91편등 참조) – 시편기자는 대적이나 어떤 다른 위협이 목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하나님을 신뢰하고 있다는 점을 주장한다. 시23편이 가장 친근한 신뢰시가 아니겠는가?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 때문에 평안할 수 있다. 이 유형의 시들은 하나님을 안전한 피난처로 묘사하고 있는 인상적인 비유들이 등장한다. 하나님은 시편기자의 피난처시요(11:1,16:1), 목자요(23:1), 빛이요(27:1), 반석이요(62:2), 도움이시다(121:2).
- 회상시(시78,105,106,135,136편 참조) – 과거에 대한 기억은 시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자주 인용되는 두 사건이 있는데 하나는 구약의 구원사건의 모범이라고 부를 수 있는 출애굽사건이요(77:10), 또 하나는 언약을 통해 다윗왕조가 수립된 사건이다(시89,132편). 그러한 기억들은 하나님께 대한 신뢰를 쌓아 올리고, 의지할 만한 구원자임을 증거하고, 지금도 그러하실 것이란 믿음을 공고히 한다. 결국 하나님께 대한 찬양으로 이끈다.
- 지혜시(시1,37,73,112,127,128편 참조) –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나 마찬가지인 시편의 서론인 시1편은 악인과 의인을 철저히 구분하면서 인생의 참된 지혜를 낭송한다. 시편의 상당수에서 잠언과 마찬가지로 하나님 앞에서 선하고 의로운 삶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설명한다. 때로는 왜 악인이 번성하는가에 대한 문제로도 씨름한다(시37편). 시73편은 의심과 회의에 대해 다루면서 인생의 진정한 대답을 제공한다.
- 제왕시(시3,20,21,45,47,98편 참조) – 시편의 제왕시는 두 그룹으로 구분된다.
첫째, 이스라엘의 인간왕에게 초점을 맞추는 경우리고 둘째, 하나님을 그들의 왕으로 찬양하는 시들이다. 그러나 이 두 그룹은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은 결국 인간왕은 세상을 다스리는 하나님의 대리자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이야 말로 참 왕이시다. 이러한 범주안에서 시편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시편에는 찬양의 노래보다 탄식시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히브리어로 테힐림(찬양의 노래)라고 불리운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시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보면 결정적인 변화를 감지하게 된다. 시편의 끝으로 갈수록, 찬양이 탄식을 압도해서 시편의 맨 마지막에서는 사실상 찬양이 폭축처럼 터져 나옴을 볼 수 있다. 또한 시편 대부분이 결국 온 세상에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시편에 관해 살펴보았다. 시편은 오랫동안 수집된 찬양집이다. 시편을 통해 예배자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 가식 없이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자신의 깊은 감정도 드러내고, 전적으로 연약한 자신을 의탁한다. 우리의 인간 상황가운데서 시편이 직접 말하지 못하거나 위로나 권면을 하지 못한 경우는 없다. 그러므로 시편은 모든 상황속에서도 우리의 존재양식이 하나님께 대한 찬양임을 강조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떠한가? 무엇이 우리를 웃게 하고 노래하고 춤추며 기뻐 소리치게 하는가? 탄식속에서도 희망의 무지개를 보고 결국 하나님을 찬송하는 시편의 저자들과 동시대의 사람들을 통해서 무엇을 배우고 발견하는가?
우리를 창조하시고 자녀 삼으신 하나님 안에서, 그리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까지 고난 당하신 그 예수님께서 함께하시므로 우리의 존재양식은 진정한 찬양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이 땅에서의 천국을 누리는 우리의 정체성이고 우리의 부를 노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