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아빠가 돌아오셨다”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브리즈번 공연을 마치며…

지난 주말 6개월간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토요일마다 준비를 했던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브리지번 공연이 막을 내렸습니다. 시드니 교민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그곳에서 이틀 동안 총 4회의 공연에 걸쳐 1000명 이상이 관람을 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로써 2015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은 시드니와 브리즈번 공연을 통하여 2100명 이상이 관람을 하는 성공적인 교민제작 뮤지컬 공연이 되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언제나 공연과 연관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시드니 공연에서도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었지만 이번 브리즈번 공연에서도 잊지 못할 두 개의 에피소드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2015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핵심은 엄마을 일찍 떠나 보내고 엄한 군인인 아빠와 함께 살던 아이들이 새로운 가정 교사인 마리아가 전하는 음악을 통해서 막혀있던 아빠와의 관계가 회복되고 가족애를 회복한다는 내용입니다.
첫 번째 아이의 에피소드입니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공부도 상위권이었고 자신이 원하는 것들은 최선을 다해서 얻어냈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뭐든지 열심히 하는 아이가 불안해 보였습니다. 자신을 너무나 혹사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아역 배우를 뽑는 오디션 공고를 보았습니다. 자신이 너무나 좋아하는 뮤지컬이였기 때문에 참가하고 싶었지만 지금도 너무나 많은 것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 엄마는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재능이 있는 이 아이는 엄마 몰래 오디션에 응시하였고 합격을 하였습니다. 걱정했던 것처럼 엄마는 허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부턱으로 기획팀에서는 엄마의 허락을 얻기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을 하였고 결국 엄마의 승락을 받아냈습니다.
6개월 간의 연습이 끝나고 아이는 무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연습 틈틈히 책을 놓지 않았던 아이는 자신의 배역을 넉넉히 감당했습니다. 이 아이에게 맡겨진 많은 대사들이 있었지만 특별히 아이가 크게 외치는 대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아빠가 돌아오셨다.” 였습니다.
사실 이 아이는 8살에 아빠를 암으로 너무 빨리 천국에 보내야 했던 아픔이 있었습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아주 오랫만에 아빠라는 말을 마음 것 외칠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공연이 있던 날 오랜 여행에서 돌아오는 아빠를 만나는 장면에서 누구보다도 큰 소리로 “아빠가 돌아오셨다.”를 외치며 아빠에게 달려가 안겼던 것입니다. 멀리서 보는 사람들은 아빠에게 달려가 안기는 이 아이의 연기를 보며 너무나 자연스럽게 생각을 했지만 객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엄마는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무나 오랫만에 아빠에게 안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공연이 끝이나고 이 아이는 아빠 역활을 맡은 배우에게 오랫 만에 아빠를 실컷 불러서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말을 전했을 땐, 배우 모두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아이의 마음 가운데 막혀 있었던 무언가가 이번 공연을 통하여 뚤려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연기를 하는 아역 배우가 이런 큰 감동이 얻었는데 보는 관객은 어떠했겠습니까?
또 다른 에피소드는 조용하고 숙기도 없어 연습할 때 빼놓고는 거의 말이 없었던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가끔 코믹 연기를 할 땐 언제 그랬냐는듯이 능청스럽게 연기를 했지만 늘 조용한 성격이었습니다.
공연 장면 가운데 마리아 선생님과 함께 알프스 산에서 놀다가 들어와 아빠를 만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아빠에게 달려가는 아이들을 오랫만에 만난 아빠는 나무랍니다. 제복이 아닌 커튼으로 만든 놀이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빠에게 혼이난 아이들은 집으로 들어가 제복을 입고 새엄마가 될 쉬레더 부인 앞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 을 부릅니다. 아이들에게 천한 옷을 입혔다고 화를 내던 아빠는 이 노랫 소리에 감동을 하며 아이들과 포옹을 합니다. 바로 이 장면에서 이 아이의 역활을 ‘아부지’ 라고 크게 외치며 아빠에게 달려가 웃음을 주는 역활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공연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아빠에게 달려가기전 노래를 부르는 이 장면에서 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흘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극중에 등장하는 아빠의 모습속에서 진짜 아빠의 모습이 오버랩이 된 것이었습니다.
이 아이의 가족은 소위 ‘기러기 가족’이라고 불리는 가족입니다. 엄마와 남동생과 함께 호주에서 학업을 진행중인 아이입니다. 한참 아빠의 조언이 필요한 나이인 청소년기에 아빠와 떨어져 사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하여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 것 표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흐르는 눈물 때문에 ‘아부지’ 라고 부르는 목소리는 작게 들렸지만 마음 속에 있던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6개월간 연습을 하면서도 아이들에 대하여 잘 몰랐던 제가 공연을 진행하면서 하나씩 알게 되는 것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아픔이 있었는지 아이들의 꿈은 뭐였는지 지나고 나는 조금 더 다가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한 아쉬움이 큽니다.
‘빈방 있습니까?’ 라는 연극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있어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연극입니다. 이 작품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성탄연극을 준비하던 어느 교회 고등부에서 연출교사는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진아 덕구에게 조연급인 여관주인 역을 맡깁니다. 모든 면에서 소외되던 덕구에게 자신감과 성취감을 주기 위한 교사의 의도는 어려움을 겪지만 덕구의 눈물겨운 연습은 시작되고 자신의 약점을 잘 극복해 나갑니다. 사람들은 좀 부족한 아이와 함께 만들어야 하는 연극을 ‘잘 해낼 수 있을까?’라고 걱정을 하지만 연습은 순조롭게 진행됩니다.
마침내 12월 24일 공연 당일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 앞에서 연극은 매끄럽게 진행 됩니다. 그러나, 요셉과 만삭의 마리아가 고향 베들레헴에서 “빈방 있습니까?”라며 애타게 묻는 질문에 덕구는 극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갈등을 겪다가 끝내 울음을 터트립니다.
사실, 이 때 덕구가 해야 할 대사는 “비, 비, 빈 바이, 비, 빈 바이… 우리 집엔 비, 빈 바이 없습니다. 하, 하지만 저쪽 길로 돌아가믄 낡은 마구간이 하나 있을 거외… 거, 거, 거외다.”였지만 덕구는 이 대사를 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린 것이었습니다.
저도 이 연극을 연출한 경험이 있습니다. 덕구가 대사를 하지 못하고 울음을 떠트리는 이 장면에서 저도 눈물을 흘린적도 있었습니다. 브리즈번 <사운드 오브 뮤직> 을 마치며 “아빠가 돌아오셨다.” 를 큰 소리로 외치며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을 모습을 보며 오래전 연출을 했던 ‘빈방 있습니까?’ 의 ‘덕구’가 생각났습니다.
<빈방 있습니까?>에서 덕구의 연기는 진심을 담고 있었고 <시운드 오브 뮤직>에서 아이들의 연기도 진심을 담고 있었습니다. 2015년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은 관객뿐만 아니라, 배우들과 연출자까지도 회복하고 치료한 뮤지컬이었습니다. 2015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이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는 어느 배우의 고백과 같이 뮤지컬 사역이 많은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문화 사역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시편 118: 1)
임기호 목사는 다음세대와 문화 사역을 위하여 ‘메시지 크리스챤 커뮤니티’ 를 섬기고 있습니다.
Facebook/jameskiho.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