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발달 영역과 성경이야기(5)
언어 발달과 성경이야기
큰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장래희망이 ‘레몬’이었다. 왜 레몬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면 “맛있어서”라고 대답하였다. 레몬이 맛있지도 않을 뿐더러 레몬이 되고 싶다는 아이를 걱정한 지역주민 한분이 유능한 학습지 선생님 한분을 우리집으로 보내주셨다. 그 선생님은 아이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시면서 “침대, 피아노, 책상, 의자 중 다른 것을 골라보라”고 하였다. 정답은 가구가 아닌 악기 ‘피아노’였지만 우리 아이가 고른 것은 ‘침대’였다. 그 이유는 다 앉아 있는데 침대만 누워있기 때문이었다. 학습지 선생님은 문제의 그 질문 “이 다음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어 보셨고, 나중에 아이를 내보낸 다음 나에게 아이의 상태가 다른 아이보다 뒷떨어졌기에 빨리 학습지를 해야 한다고 하였다. 나의 선택은 어떠했을까?
우리 아이는 지금 더 이상 레몬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물론 중간에 개그맨이 되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었지만 레몬 사랑은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아이들은 이해하는 능력과 표현하는 능력에 차이가 있다. 물론 아는 만큼 이해하고 이해한 만큼 표현하지만, 이해한 모든 것을 다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이에게 장래희망은 좋은 것이 되는 거였고, 자기에게 좋고, 자기가 맛잇다고 생각한 것이 레몬이라 그냥 레몬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면 틀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오늘은 ‘어린이 발달단계와 성경이야기’ 마지막 시간으로 ‘언어발달’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아는 것과 표현하는 것의 양이 다른데 아이들의 표현언어는 이해언어를 못 따라가는 수가 많다. 그러기에 표현되는 언어로만 아이가 ”잘한다. 더디다” 판단하지 말고 아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보고 도와주어야 한다. 우리들이 호주에서 이민자로 살아갈 때 우리의 이해 능력은 아무 문제가 없어도 표현언어는 5급 언어장애인 경우인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이런 불편함은 우리의 선택이기에 감수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어떠할까?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더 좋은 교육환경, 특별히 영어를 잘하게 하고 싶어서 이곳에서의 삶을 선택한 경우가 많다. 물론 아이들이 2세 전에 이중언어의 환경에 노출되면 두 가지 언어를 다 습득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중언어라 해도 먼저 받아들이는 언어가 있고, 당연히 한 가지 언어에만 노출된 경우보다 언어발달이 늦게 된다. 더구나 초등학교나 하이스쿨 때 이곳에 와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경우 그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나도 어려운데 이중언어라는 환경에서 자라나는 우리의 다음세대들을 격려해 주고 싶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들이 한국어에 노출되면 영어를 못할까봐 옹아리할 때부터 한국말로 반응해주기보다 영어 비디오를 틀어주기도 하는데 절대 그러면 안된다. 언어는 상호작용하면서 배우는 것이고, 한가지 언어를 완벽하게 익힌 아이가 다른 언어를 더 잘 배우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가 영어를 습득하는데 방해될까봐 집에서 한국어를 안하는 경우, 많은 부모님들이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 일단 언어는 소통이고 문화이다. 아이가 영어만 하게 되면 한국 정서와 배경을 가진 부모와 나눌 수 있는 소통의 폭이 적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와 단절된다. 더구나 글로벌시대에 영어만 구사한다는 것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된다. 영어만 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면 굳이 한국인을 안쓰고 이곳 백인들을 쓰면 된다. 하지만 이민국가인 이곳은 한국어도 하고 영어도 하는 사람이 필요하고, 이중언어는 우리 다음 세대들에게 엄청난 경쟁력이 된다.
모든 발달이 그러하듯이 언어도 아이들의 연령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 아이의 연령에 맞는 자극을 주어야 하고, 또 과유불급이라고 아이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너무 많은 언어 자극을 주게되면, 아이에게 언어는 무의미한 소리로 들리게 된다. 어른들도 영어로 된 책을 읽을 때 그 안에 자신이 모르는 것이 10프로 정도 미만일 때 학습효과가 가장 좋다고 한다. 너무 어려운 것을 잡으면 이해하지 못하고 검은 것은 글씨, 흰 것은 종이같이 그냥 그림보듯 활자를 넘기게 된다. 아이도 마찬가지이다. 무조건 많은 것, 무조건 어려운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아이 수준에 맞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아이들은 아는 만큼 이해할 수 있다. 그러기에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해 주고 아이들과 대화해야 한다.
아이들은 태어나서 울음으로 또는 몸짓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10개월이면 흉내를 내고, 무의미한 옹아리, 의미있는 옹아리를 거쳐 돌이 지나면 단어들을 말하기 시작한다. 처음에 아는 단어가 10단어 미만이었지만 18개월이 지나면 50단어 이상을 표현하고, 두돌이 지나면 어휘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아이가 옹아리를 할 때 엄마가 잘 반응해 주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어휘발달에 50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고 한다. 언어는 추상적이고 기호적이다. 아이가 언어를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지가 필요하다. 아이들은 단어를 익힐 때 처음에는 감각과 단어를 연결하고, 그 다음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사물과 단어를 연결하고, 나중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예를 들어 사랑, 하나님, 믿음같은 추상적인 단어들을 이해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 믿음이 무엇인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설교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어린이들에게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에 대한 교리를 빼고 “말 잘들어야 착한 어린이다”라는 윤리적인 것만 설교 할 수 없다. 예전에 ‘예수믿는 어린이가 알아야 할 것 시리즈’로 하나님이 누구신지, 예수님이 누구신지, 성령님이 누구신지 교리에 대한 커리큘럼을 만든 적이 있다. 하나님의 속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다른 것들은 가르칠 수 있겠는데 ‘거룩하신 하나님’ 부분은 어린이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사야 6장 4절을 가지고, 먼저 영아들에게는 엄마나 선생님이 이사야 6장 4절을 읽어줄 때 ‘Holy’란 단어가 나오면 손을 씻도록 하였다. 영아들은 감각을 통해 단어를 익히게 되는데 ‘holy’란 단어의 의미가 깨끗함과 관련있음을 손을 씻는 감각을 통해 배우게 된다. 글씨를 아직 못 읽고 그림으로 변별하는 유아들에게는 “Holy Holy Holy” 글씨에 풀을 칠하고 반짝이를 붙이게 하였다. 그리고 하나씩 짚어 주면서 ‘홀리 홀리 홀리’라고 읽어주었다. 변별하기가 되어야 읽기가 되기 때문이다. 언어에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가 다 포함된다.
‘믿음’만이 ‘들음’에서 나는 것이 아니다. 잘 듣는 아이가 잘 말하게 되고, 잘 말하는 아이가 잘 표현하는 아이가 된다. 주일학교는 아이들의 언어발달의 훌륭한 장이다. 추상적인 단어들을 그림으로 보고 귀로 듣으며 단어를 익히고 개념을 배우는 곳이다. 어디 언어발달 뿐이겠는가? 다른 또래들과 어울리는 사회성, 공과시간 크라프트를 통한 소근육발달, 율동을 통한 리듬감과 신체활동 증진, 선생님들의 터치와 보살핌으로 인한 정서적 안정 등 모든 통합적 발달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 바로 교회이다. 혹시 여러이유 때문에 아직 교회를 망설이는 독자가 있다면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과감히 교회의 문을 두드리기 권해본다. 우리 아이들이 레몬도 아니고 호주인도 아닌 그리스도인이 되어서 이 땅과 천국에서 살아가길 소망하며 ‘어린이발달 영역과 성경이야기’ 시리즈를 마친다.
우명옥 전도사(시드니한인장로교회 어린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