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자신들을 개방한 ‘성 포르피리우스 교회’ 이야기
가자 지구는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통치 지역으로, 이집트와 이스라엘에 접해 있습니다. 이 지역은 요르단 강 서안 지구과 함께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의 잠재적 영토로 상정된 곳으로 역사가 오래되었으며, 고대 필리시테인의 거주지였습니다. 주민은 팔레스타인인이 99.8%로 절대다수를 차지합니다. 주민들 대부분은 아랍어를 사용하며, 종교는 98%가 이슬람이며 약 1-2%의 기독교 신자들도 있습니다. 지역의 중심도시는 가자이고, 그 이름을 따서 가자 지구라 불리고 있습니다. 364.3km²의 면적에 165만명이 넘는 인구가 몰려 있는 고인구 밀집지역으로, 한때 이 지역의 33%를 이스라엘이 점령하였으나 2005년 8월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 지구에서 군과 정착민을 철수시키며 현재는 이슬람 무장단체인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독립국가의 영토도 아니어서 가자 지구의 주민은 현재 무국적자 상태입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벌어진 교전으로 1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이는 2008년 가자지구 충돌 때보다 배가 넘는 수치라고 전했습니다. 희생자 규모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7백명 이상이 숨지고 3천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휴전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이며 이집트의 휴전 중재안을 수용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무장정파 하마스는 가자지구 봉쇄 해제 없이는 즉각적인 휴전도 없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자지구의 상황속에서도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삶으로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슬람 방송인 ‘알라지라’ 방송은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이 17일째 이어지면서 집을 잃은 가자지구 난민들이 ‘안전지대’를 찾아 교회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슬람교가 국교(國敎)나 다름 없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교회마저 난민수용소의 역활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 등에 마련된 임시수용시설에 더 이상 난민들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난민들 스스로가 인근 교회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어떤 교회는 현재 1천명 넘는 난민들을 수용한 교회도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으며 난민 가운대 한 사람인 ‘와파 바트니지’는 “폭격에 집이 무너져내려 학교를 찾아갔지만 머물 공간이 없었다”며 “결국 교회로 오게되었다.” 라고 전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가운대 중동의 현지 일간지인 ‘더 내셔널’은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난민 ‘마흐무드 칼라프(27)’의 교회에서의 피난 생활에 대하여 보도하며 이런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여기서 이슬람교와 기독교 신자 사이에 사랑이 싹트고 있습니다.” 아마도 유대교의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의 율법보다는 ‘원수를 사랑하라’ 는 말씀이 더 깊이있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칼라프는 북부 샤프 지역의 집을 버리고 다른 팔레스타인 주민 500여명과 함께 약 2주 전에 ‘성 포르피리우스 교회’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그들이 갈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이 교회의 성직자들과 교구 주민들이 그들을 받아줘 비교적 안정적인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처음에는 교회의 십자가 아래에서 기도하는 것이 무척 어색했지만 “어제는 우리 모두 다 같이 함께 가자지구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칼라프는 “전에는 잘 몰랐는데 기독교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됐다”고 하면서 “기독교 신자들은 이제 우리(무슬림)의 형제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교회 성직자와 교구 주민들도 이슬람의 단식 성월인 라마단도 존중해 줬다고 전하며 “기독교 신자들이 라마단 단식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해가 떠 있는 동안 우리들 앞에서는 먹거나 마시지 않고 담배도 피지 않는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는 또한 레바논 일간지 데일리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는 “갈 곳 없는 나를 이곳에서 지낼 수 있게 해 줘 너무 감사하다”며 “기독교인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무슬림이면서 이 교회에서 10년간 청소부로 일한 ‘사브린 알지야라’는 “이번에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신자들이 함께 이드 (알피트르)를 축하할 것 같다”고 말했고 이 교회의 기독교 자원봉사자 ‘타우피크 카데르’는 “예수는 가족뿐만 아니라 무슬림, 시아, 힌두, 유대인 등 이웃과 동료를 사랑하라고 가르치셨다”면서 “우리 문은 모든 사람들에게 활짝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성 포르피리우스 교회’에서는 낯선 풍경이 펼쳐지고 있으며 ‘로이터통신’ 또한 최근까지 1000여명이 이 교회에 머물렀거나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리스정교회’ 소속으로 12세기에 세워진 ‘성 포르피리우스 교회’는 가자지구 피난민들의 안식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피난민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이며 교회는 이들에게 식사는 물론 매트리스와 담요, 장난감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슬람교인들은 교회의 세심한 배려로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며 가족과 친구, 이웃을 잃거나 집과 일터가 부서진 슬픔 속에서도 일상의 작은 행복을 찾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교회 마당에서 공을 차며 잠시나마 웃음을 되찾았으며 한 피난민 여성은 교회에서 아이를 낳고 새 생명의 기쁨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현재 팔레스타인 가지지구의 기독인구는 약 1400여명이며 180만 이슬람교인의 0.08% 정도입니다. 가자지구는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 기독교인들은 그동안 많은 핍박을 받았습니다. 가자지구의 기독교 신자 수는 전체 이슬람 수니파 주민 170만 명 가운데 1천500명 수준까지 줄었었습니다. 다른 중동 지역과 마찬가지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탄압과 높은 실업률 탓에 갈수록 그 규모가 작아진 것입니다. 성 포르피리우스 교회도 2006년 정체불명 무장단체의 공격을 받았지만 교회는 과거를 잊고 어려움에 처한 이슬람교인들을 묵묵히 품었습니다. 한 기독교 자원봉사자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슬람교인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성 포르피리우스 교회’도 공습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피난민들이 너무 많이 몰려들어 몸을 누일 공간이 없거나 석유가 떨어져 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날이 많아졌으며 물자 부족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빵과 물과 같은 구호식량이 배급되는 날이면 그것에 있는 사람들 안에서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지난 22일에는 교회에 붙어 있는 공동묘지가 폭격을 받아 파편이 인근 건물 벽에까지 박히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성 포르피리우스 교회’의 ‘알렉시오스 대주교’는 “기독교인은 물론 이슬람교인 등 모든 이웃들을 돕기 위해 교회를 개방했다”며 “이는 교회의 의무”라고 말하며 “사람은 희망을 가져야 한다. 죽음과 마찬가지로 삶도 늘 우리 곁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 정권을 잡고 있는 무장단체의 공격을 받았던 교회가 자신들을 핏박하던 이슬람 사람들을 위하여 교회를 개방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난민들이 언제 어떻게 돌변하여 무장 단체와 같이 행동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가장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실천하는 ‘성 포르피리우스 교회’와 교인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이들은 건물을 개방한 것을 넘어서 원수를 위하여 자신들을 개방한 사람들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는 것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 일은 꼭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지금 나의 모습과 우리 교회의 모습은 어떠한지 깊은 생각에 잠기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마태복음 5: 44)
임기호 목사는 ‘메시지 컬리지'(예배음악과) 와 ‘메시지 스쿨'(기독문화학교) 사역을 섬기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messageschool.org
학교문의: 0414-228-660 messageschool7@gmail.com

